이 포인트에서 주목할 거. 이 세 여자가 부르는 음악이 '백인 뽕짝'이라는 것 되겠심다. 지정학적(?)으로 놓고보자면 양쪽의 해안가의 도시들처럼 '국제적인 감각'을 가지는 이들보다는 미국의 내륙지방에 살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이 자기들을 뭐라고 하는지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즐기는 장르라는 거죠.
그리고... 이 2003년이라는 해를 다시 봐야 하는게... 지금이야 이라크의 WMD(대량파괴무기)라는게 네오콘과 그 하수인들의 질 낮은 농담 정도로 취급되고 있습니다만... Axies of Evils가 나오고(중동국가들만 넣기가 심심했는지 북한을 여기다 낑겨넣었었죠), 후세인의 이라크를 박살내겠다고 으르렇거리고 있던 참입니다.
문제는... 91년의 1차 이라크전과 달리... 2차 이라크전에는 군대 좀 보내달라고 국무장관이 전세계 투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좀 션찮았죠. 우린 헬기만 제공되면 헬리본 부대로 운영할 수 있는 병력을 1개 사단 좀 안되는 형태로 파견했습니다만... 다른 나라들은 WMD운운하는 미국을 두고 '거... 그냥 이라크의 석유가 너무 탐났어요~'라고 이야기하면 믿어는 줄께... 분위기였죠.
특히 프랑스와는 노골적으로 충돌했었고... 기원이 프랑스도 아닌 감자 튀김들의 이름은 '프랜치 프라이'에서 '프리덤 프라이'로 바뀌기까지 했던 즈음이었습니다. 사실 1차 이라크전 이후로 이라크의 군대라는 것의 상태가 심히 안습이었고, 미군의 군사력이라고 하는게... 항공모함 전단 하나가 군사력 20위권 밖의 나라일 경우엔 혼자서도 초토화시키는 것이 가능한 정도니... 뭐 한 게임 해볼만 하다고 미국은 생각하고 있었죠.
그렇게 한참 기세 좋게 밀고 들어가는 즈음에... 이 인기 여성 그룹이 사고(?)를 치게 됩니다. 2003년 5월 10일, 영국 런던의 Shepherd Bush Empire 공연장에서 리드싱어인 나탈리가 이런 말을 했던 거죠.
"잘 아시겠지만, 우리도 여러분과 같은 생각입니다. 우리는 전쟁과 폭력을 반대합니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 출신이라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당시 런던을 비롯한 전세계에선(대한민국 제외) 파병반대, 전쟁반대 시위가 계속 열리고 있었고, 연인원이 상당히 기록적이었던 상황임에 반해... 미국, 특히나 컨트리 음악 즐겨듣는 분들의 심사를 해석하면 대충 이런 상태였었죠.
"존마니 하나가 위험한 거 가지고 놀겠다고 해서... 동네 짱인 우리가 손 좀 봐주려고 하는데, 늬들 그게 꼬와?"
이게 가디언을 통해 AP로 전달되고, 미국의 거의 모든 매체들이 받아서... 쪼끔씩 뻥튀기를 합니다.
그 결과... '팬이었다고 주장하는 시민 A, B, C'가 등장하게 되졉.
여기에 뇌의 상태가 그 팬들과 비슷한 또라이 하나가 낑겨들게 됩니다. 인터넷으로 사진 합성을 해서 발언의 주인공인 나탈리가 사담 후세인의 품에 안겨 있는 자켓 사진을 선보인 Toby Keith라는 red neck께서 좀 더 쎄게 시비를 건거죠.
그런데 말이져... Dixie Chicks들도 만만찮긴 대한민국 아줌마들과 비슷한 수준이더군요. 뭐 애 낳아보면 세상에 무서운 것이 별루 없다던 사촌 누나의 한 마디가 기억나는 상황들이 연달아 벌어지게 됩니다.
시민 A, B, C야... 그냥 반대자들일 뿐이니 뭐 그러려니 하고 지나갑니다만... Toby Keith가 그따위로 나오자... 소란의 주인공인 나탈리는 투어 과정에 FUTK라고 빤짝이를 티에 붙이고 등장하는가 하면... 어느 공연장에서 살해될 것이라는 협박편지를 받고서도 일단 공연은 진행하는 배짱을 보여주거든요. 물론 방비는 많이 하긴 했지만...
뿐인가요. 이들이 대중으로부터 먹은 욕에 대해 처음 반응했던 것이 이거였거든요.
이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빌보드 부동의 1위를 차지하던 이 언니들, 50위권 밖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이들이 이렇게 밀려나게 된 배경엔... 미국의 라디오 네트워크가 사실 우파들에 의해 심각할 정도로 장악되어 있고, 이들이 사실상의 보이콧을 했기 때문이었죠. 물론... 이게 불법이기 때문에 관계 기록은 아무것도 안 남겼지만...
딕시 언니들의 수난은... 해가 두 번 바뀌어 새 앨범을 내고, 투어를 떠나기 전까지도 계속됩니다. 보통 싱글들을 먼저 내놓고, 이들의 반응을 봐가면서 엘범을 만들게 되는데... 그 체널이 되어야 할 컨트리 라디오 방송국들이 여전히 이들의 엘범을 탄저균 폭탄 취급을 하고 있었으니, 이게 제대로 돌아가긴 좀 어려웠던 거죠.
그럼에도... 2006년 월드투어의 출발지인 Shepherd Bush Empire에서 이들은 다시 그 문제의 발언을 반복합니다. '대통령이 텍사스 출신인 것이 부끄럽습니다.'라고 말이졉...
이상은 이 언니들이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문제의 장소에서 행해진 발언 이후에 겪어야 했던 상황을 다룬 <Dixie Chicks, Shut up And Sing>의 내용을 요약한 겁니다.
재미있던 것은... 이 다큐를 보면서 가장 머릿속을 지배하던 것은... 매니저가 그런 상황에 빠지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겠느냐는 교본을 본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 다큐 자체도 그런 성격을 가지고 나온 것으로 보이고... 뭐 매니지먼트의 교본이 동원되었던 덕인지... 이 언니들 2007년 그래미를 또 휩쓸어버리게 됩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요? 사회현안에 대해 연예계 종사자가 한 마디 말을 했다고 해서 조리돌림의 대상이 되는 경우, 흔히 있습니다. 아니, 정치의 영역에서 맹활약을 하시는 분들도 꽤 되졉. 제 경우엔 지금 청와대에 계시는 분의 선거운동을 꽤나 열성적으로 하셨던 가수분들 이름은 안 잊어버리려고 꽤 노력중이기도 합니다. 별 이유는 없고, 혹시라도 노래방에서 그 분들 노래를 부를까봐 싶어서...
암튼, 사회적 발언이나 정치적인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음에 비해... 실제 연예계 종사자들의 반응은 좀 거시기 합니다. 그냥 납작 엎드리고 말거든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다음에야 적당하게 시간이 지나갈때까지 밤무대만 열심히 뛰는 경우들도 많구요.
하지만... 정작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고 한다면... 딕시 언니들처럼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들의 경우엔 곱절로 상황이 안 좋았던 데에 반해...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의 악조건에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해야 할 상황은... 거의 없다고 보거든요. 이게 안되는 건... 기획사들이 미디어를 다루는 방식이 아직도 좀 클래식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뭐... 것보단 얼마전에 자살한 분의 죽음이 촛불에 있다는 좀 황당한 주장을 하는 분들과 우리가 같이 살고 있어서 그런 '과학적 대응'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말이졉... 어느 경우든 연예인들은 어떤 집단보다도 대중의 공격에 노출되기 쉬운 사람들이거든요. 아예 숀펜처럼 '덤비면 뒤진다'의 카리스마를 풍기는 이들이 아니라면 항상 이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구요. 그런데도 언제까지 고전적인 대응만 할 건지... 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슴다.
ps. 다시 금연하기 시작한지 30시간으로 달려가고 있심다. 수요일 아침까지 섬 안에 있을 거라... 담배 끊기 최적의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들어왔는데... 음... 슬슬 금단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네요. 뭐 견딜만 하긴 합니다만... ^^;;
잘 읽고 갑니다. 저도 딕시칙스가 부시에 관한 발언으로 인해 얼마나 피해를 많이 받았는가.. 설마 이렇게까지 받기야라고 생각했는데 님의 글을 읽고... 정말 글을 읽는 제가 느낄 정도로 심각해지더군요... 그리고 끝으로 정말 딕시칙스 앞으로도 좋아할꺼에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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