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등에서 나돌던 9월 위기설과 관련해 비슷한 형태의 분석이 The Times에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근거는 대략 이렇게 정리되는 것 같더군요.
1. 외환시장 개입, 더 이상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2. 보유 외채의 상당부분이 패니매, 프래디 맥등과 같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관련된 곳에 과도하게 투자된 상태다.
3. 67억 달러에 대한 외채 만기 시점이 9월부터 시작하는데, 이들이 만기 즉시 빠져나간다면 원화 하락의 속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4. 외환보유고 자체도 의문스럽다.
무서우신가요? ^^;;; 명바기 오빠의 롤러코스터의 최고점에 까지 올라가려면 아직 멀었는데 무섭다고 하시면 아마 명바기 오빠는 섭할겝니다.
먼저 두 번째 사안부터 말씀드리자면... 한국은행이 샀던 건 '주식'이 아니라 '채권'입니다. 두 놈의 금융기관 모두 서브 프라임 모기지 충격파를 직접적으로 받을 수 밖에 없는 넘들이다보니... 최악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주가가 의미없는 상황에 까지 갈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빚을 못 갚을 수준으로 가는 것과는 좀 별개의 문제입니다. 얘네들의 빚을 못 갚을 수준이 된다는 이야긴 '미국산 채권' 전부가 골로 가는 것이 된다는 이야기고... 이렇게 되면 브레톤우드 협정 이후 전세계 경제가 굴러가게 되었던 근거... "늬들이 열심히 물건 만들어서 팔면 미국은 그거 열심히 소비해주께"라는 이야기 자체가 없었던 이야기가 된다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도 걱정된다구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국민연금이 다시 몇 년에 고갈될 것이라고... 연금조정을 해야 한다고 설레발 푸는 나쁜 심보를 가진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그 계산에서 핵심적인 것 중에 하나가...'출산율'이거든요? 그 출산율에 따라 연금이 고갈된다고 했을때... 대한민국 국민이 몇이나 되는줄 아세요? 300만 입니다. 3000만도 아니고, 300만이요. 지금은 귀화만 허용하는 국적법이 그 훨씬 전에 바뀌는 것은 물론이고... 수 많은 정책적 변화들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걸 쏙 빼놓고... 곱하기만 열심히 하는 것과 비슷한 산수인거죠.
그리고 이 사태가 벌어지게 되면 중국이 미국에 핵미사일 쏘고도 남았을 상황이니까... 미네랄과 가스 열심히 캐야 하는 SCV입장에선 그냥 신경꺼도 됩니다. 핵터지기 시작하면 제일 먼저 골루 가는게 SCV잖아요?
1, 3, 4번의 경우엔 모두 환율과 관련된 부분이죠... 그런데 환율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금리'입니다. 금리인상과 관련된 압박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고 있음에도... 현 정부는 아직까지 버팅기고 있는 상태죠.
지금 개인 가정이 가지고 있는 빚의 대부분은 '집 사느라 은행에서 대출 받은 것'들입니다. 부동산 폭등으로 참여정부가 혼날 만큼 혼난 상태에서 만들었던 각종 규제들을 하나씩 풀면서도 거래 자체가 발생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만들어도 안 팔리는 아파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게... 작금의 현실이졉. 그런 판에 금리를 올리면 골 아플 수 밖에 없거든요...
만수네가 버팅기고 있는 이유도... 뭐 거의 그 때문이졉. 거기다 알짜 기업들을 민영화 시키면서 실탄이 수급되기 시작한다면 여러가지 압박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짱구도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구요...
하지만 아직까진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많기 때문에... 거꾸로 '위기'라고 이야기하긴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카드'들이 가지고 있는 부수적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9월 위기설은 '그냥 설'로 보시는게 정답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그 뒤입니다. 명박이 오빠네 경제팀이 쓸 수 있는 카드는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닙니다. 특히 적을 수 밖에 없는게... 쟤네들이 그렇게 목놓아 외치는 '민영화'라는 거이 DJ시절에 이미 상당히 많이 진행되었다는 것을 빼놓을 수 없죠... 역시 스타로 비유하자면... 멀티 있다고 자원엔 문제 없다고 이야기하는 중이지만... 그 넘의 멀티를 만들겠다고 한 곳에 다시 뭐 짓는데 소요될 자원과 남아 있는 자원의 상태가 남아있는게 약간 더 많은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겁니다.
아뉘... 위에선 '카드가 많다'고 해놓고 바로 밑에선 '카드가 많은 편이 아니라뉘...?'라는 질문을 하실 분들을 위해 답하자면... '정상적인 뇌 구조를 가진 놈의 나라 경제 관료'라고 한다면 쓸 수 있는 카드가 많기 때문에 문제가 아닌데... 미국 극우파들의 팜플랫이나 달달달 외우고 자빠진 놈들의 경우엔 쓸 수 있는 카드가 지네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적다는 뜻입니다. 오해마시길.
환율도 그렇습니다. 달러당 최대 200원 정도의 변동폭은 그렇게 높다고 이야기하긴 어렵습니다. IMF때 경험으로 놓고보자면... 600원대였던 CAD가 한달만에 900원대로 올라가더니 그 다음 한달이 넘어가니 1,600원이 되던 경험을 캐나다에서 했었죠. 미국 달러 최고 기록은 2400원인가 했던 날로 기억합니다. 그에 비하면... 아직 뭐... 좀 그렇죠?
정말 문제는... 전부 경기 하강을 예측하고 방어하는 모드로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유럽의 경우는 예저녁에 금리를 높였죠), 홀로 '성장우선'을 외치면서 달려가겠다고 하는 돈키호테라는 거고, 이명박은 이걸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이미 압박들은 참여정부 시절부터 시작되었던 겁니다. 다만 중국 경기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그리고 환율 자체가 낮은 상태에서 유지되었기 때문에... 물가상승의 압박까지 벗을 수 있었던거였죠. 사실 2만불 시대라는 말에 헤까닥 할 정도로 경제에 대한 이해가 낮았던 봉하마을 이장님의 경우도, 정권 초반에 카드 대란을 막기 위해 발버둥쳤던 이들이 없었다고 한다면 훨씬 더 서민들이 겪을 고통의 강도가 높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의 한국경제를 지탱해줬던 것들 중에 하나인 '수출'의 상태가 별루 좋지 않은 상태에서... 70년대 마인드를 가진 경제관료들과 60년대 마인드를 가진 정치인들의 결합이 만들어낼 위기는... 돌파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카드의 숫자들을 빠른 속도로 줄여나갈 것이고, 한 두 장 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남아공 월드컵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말 위기의 본질은 외부적인 것보다는 '자산가치 폭락'으로 인한 내부적인 것일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IMF당시에는 그 당시 경제 책임자 말따나... '펀더맨털'은 튼튼했으나 YS재임기간동안 이전과 비교하자면 두 배에 달하는 과잉투자로 인해 유동성이 떨어져서 그랬던 겁니다.
그런데... 내부적 자산에서 '거품'이 발생되고, 그게 터지게 된다면 실제 충격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더더군다나 맛 가는 사태는... 지난 10년간 자영업자, 그리고 비정규직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는 겁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가 거품을 부풀릴 동안에 얻을 수 있는 몫은 너무 작고, 버블이 터질 경우엔 빈민으로 바로 추락하는 것 이외엔 선택지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버블붕괴 이후에 과연 다른 대안들을 만들어낼 수는 있을까... 는 질문을 한다면... 그것도 별루 시덥지 않다고 봅니다. 지난 촛불 시즌 1에서도 경험했던 것이지만, 밥그릇 튼튼한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은 자기들의 밥그릇의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면 절대로 안 움직입니다.
암울한가요? 하지만 준비된 위기는 위기가 아니랍니다. 준비할 수 있는 것의 폭이 크지 않다는 것이... 방어막이 클 수가 없기 때문에 고스란히 맞아야 한다는 것이 문제긴 하지만.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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