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특정 포털을 익스플로어의 시작 페이지로 설정해놓고 삽니다. 제 경우엔 이거 블랭크입니다. 하얀 페이지만 달랑 뜨죠. 뭐 특별하게 의식이 있어서가 아니라... 컴터가 느리기 때문입니다. ^^;;
컴터라는 물건 자체가 일단 사면 바로 낡은 것이 되는 물건인데다 저 같이 돈 없는 넘은 정말 마르고 닳도록 쓰기 때문입니다. 지금 쓰는 렙탑만 하더라도 2006년에 중고로 샀던 넘이라 포털을 시작페이지로 놓으면 로딩되는데 시간 좀 걸립니다. 거기다 익스플로어를 열고 들어가는 페이지들이 거의 매번 다르니 포털이 열리고 나서 들어가는 꼴을 제가 또 못보죠. ^^;;;
그리고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포털들은 네이버를 제외한다면 사용자가 만드는 "content + 언론사 제공의 기사"를 제외하곤... 서비스 자체의 구성이 거의 안됩니다. 물론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것도 사실은 딴 회사가 개발에서 네이버에 붙여놓은 겁니다만...
우리나라 포털은 자신을 시작페이지로 해서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내에서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거, 기본적으로 '가두리 양식장 시스템'입니다. 네이버가 1등 먹고 있는 것도 부가 서비스는 물론이고 커뮤니티와 이멜, 블로그는 물론 게시판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인터넷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네이버 안에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졉.
문제는 이런 서비스를 구축하는데 들어가는 돈이 만만찮다보니, 1등과 2등, 3등의 차이가 계속 벌어지면 벌어지지 좁혀지긴 힘들다는 문제를 안고 가게 됩니다. 포털 사업자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와 컨텐츠는 한계가 있는 반면에... 사람들이 한번 모여서 살기 시작하면 거기에 컨텐츠들이 쌓이기 때문이졉. 뭐 저 같이 네이버 지식IN검색보다는 위키와 구글을 더 많이 쓰는 넘들이 몇이나 되겠어요? 솔직히 저도 생판 모르는 영역의 경우엔 네이버 지식IN서비스에서 기본적인 힌트들은 얻고 들어가는 판이지만 말이졉.
특정 업체가 1등 먹는 걸 그냥 내비 둘 수는 없고, 그렇다고 한국어 기반으로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컨텐츠의 양과 질이 좀 부실하다보니... 의식적으로 네이버가 아닌 곳에서 조금은 헤비한 컨텐츠들을 문체만 말랑말랑하게 해서 올리고 있심다. 다른 나라의 정치상황이나, 문화현상을 읽는게 인기있는 건 아니지만 말이졉.
지금은 티스토리를 플랫폼 삼아 다음의 컨텐츠들을 채워넣고 있긴 합니다만... 작년 이맘때만 하더라도 제가 쓰던 건 엠파스였습니다. 2003년부터 쓰기 시작했고, 써서 포스팅했던 것이 1700개가 넘었으니 꽤 열심히 썼던 편이죠. 작년 이맘때 하루 방문자 숫자가 700~800 정도, 엠파스 대문에 걸렸던 적도 서 너번 되었으니 남들 이상은 썼던 셈입니다.
SK와 합병할 때부터 예측되었던 결과입니다. 블로그 서비스가 본격화되기 전, 홈페이지라는 상당한 노가다가 들어가야 하는 구조에도 불구하고 SK의 netsgo서비스를 통해 인터넷 스타가 되었던 이들이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뭐 게시판 구조인 커뮤니티와 토론방은 일단 뺀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쌓여있던 컨텐츠의 양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었고... 그와 관련된 트래픽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SK는 축구팀 연고지 이전을 단칸방 이사하는 것처럼 했듯, nate라는 새로운 포털을 만들면서 netsgo를 날려버렸었습니다. 사용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말이졉.
처음 하는게 어렵지... 두 번, 세 번하는건 그렇게 어려운게 아닌 법이죠. 이글루스가 SK 손으로 들어갔을때도 수많은 이글루스 사용자들이 우려했던 것은 netsgo사태의 재판이 벌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뭐 그 우려가... 기우는 아니었던 셈이죠. 다만 타겟이... 이글루스가 아니라 엠파스였을 뿐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봤을때, 그게 사용자들에게 아무리 중요해보이는 것들이라고 하더라도 이윤과 관련해 답이 안 나온다고 본다면 언제든지 폐기처분의 대상이 된다는 걸...SK는 두 번이나 보여준 셈이죠.
좀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한국 대기업치고 컨텐츠와 관련된 것으로 그나마 버팅기고 있는 회사는 CJ정도가 유일하기도 합니다. 지네들이 하면 뭔가 다르다고 우기는 쌤숭의 경우... 뤽 베송 아저씨의 영화 <제 5원소>를 극장 상영시간을 늘리기 위해 일부 짤라먹는 만행을 저질러 이 뒤끝 있는 아저씨에게 두고 두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씹혀야 했으며, LG의 경우엔 <스타크레프트>를 수입한 장본인이면서도 진짜 돈은 분리해나간 한빛소프트가 챙겨갔었죠. 아뉘... 네이버만 하더라도 삼성물산의 인터넷 사업팀 소속의 사내회사였던 당시엔 거기로 가는 건 '좌천'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인문학 101 강의를 대학가서 듣고 계시는 거기 임원분들의 바뀐 마인드가 회사 전체로 확산되는데까지 꽤나 걸릴 거라는거... 뭐 안봐도 비됴인 셈이졉.
그/런/데... 방송의 경우로 가면 이게 어떻게 될까요?
올해 MBC가 다큐부분에서 꽤나 신경을 쓰고 있더군요. 인도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서 만든 <겐지스>도 괜찮았지만(물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택에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도 꽤 되었던 걸로 봅니다), 요즘 방영하고 있는 <북극의 눈물>도... 꽤 신경썼더라구요. 작년, 재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작가가 야마를 제대로 잡지 못해서 어리버리해졌던 경우가 꽤 되었는데 말이졉.
그리고 KBS의 경우엔 정현주 사장 시절에 당시로선 상상을 초월하는 예산과 시간을 들여 <인간의 땅>이라는 거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시작했었습니다. 지난 2006년에 인도에서 같이 작업했던 카메라 감독은 올초엔 버마에서 반군과 정부군의 총격전을 찍겠다고 정글에 며칠간 잠복하기도 했다더군요.
다큐나 사진이나... 사람들의 눈을 잡을 수 있는 그림은 그걸 만드는 사람들이 옥황상제를 알현할 준비가 되어있는 경우에나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극한적인 사례들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렇게 돈 때려박아서 찍어왔고, 또 찍고 있는 '다큐'라는 넘이 '장사'는 사실 잘 안되는 것들이라는 겁니다. 아니, 다른 나라 넘들과 비교하자면 지금 우리나라 방송사들이 나름 각성하고 쓰고 있는 돈들도 조족지혈 수준입니다. 험한 동네에서 잘 굴러가기로 명성이 자자한 렌드로버, 외국 방송사들은 시리즈 하나 씩기 위해 스탭이 타고 다닐거까지 사서 신나게 굴린 다음에 중고로 팔아넘깁니다. 헬기가 수시로 뜨는 건 다반사죠.
그렇다고 외국이라고 해서 다큐 하나로 장사가 되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영화 <지구> 정도의 스케일을 가진 넘을 찍었다고 해도 겨우 똔똔될까 하는 수준이죠. Discovery나 NGC의 경우엔 그래서 이른바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으로 가기도 합니다. 사진과 관련된 책자들을 꽤나 많이 팔아먹고 있으니까요.
돈 안되는 것인데도 왜 이걸 하는 걸까요? 잘 만들어낸 다큐멘터리는 그걸 만든 방송국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리는 도구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해가 안된다구요? 미드 많이 보시죠? <하우스>나 <멘탈리스트>가 미국의 어느 방송국에서 방영되었던 것인지를 기억하시면서 보시나요? 물론 어지간한 미드나 영드, 일드광들이라면 방영시간표까지 꿰면서 봅니다만, 이미 그 정도까지 가면 오타쿠 수준이라는건 아시져?
반면에 다큐는 그걸 만든 방송사의 로고를 가지고 시작하는 넘입니다. 일본의 NHK가 전세계 다큐시장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던 것은 전 세계에 <실크로드>를 방영시키고 나서부터였습니다.
아뉘... 뭐 그게 그렇게 대단했던 거냐구요?
위의 사진은 2006년 4월에 인도의 라자흐스탄 사막에서 찍었던 겁니다. 사진에서도 보시듯, 사막에선 '모래'가 흐릅니다. 이 모래, 습기와 아울러 카메라에겐 쥐약인 넘입니다. 더군다나 사막의 모래바람은 입자가 워낙 작아서 더 치명적입니다. 물속에서 촬영할 때 쓰는 하우징에 넣는다고 하더라도... 쉽잖은게 현실이죠. 정말 수많은 카메라들을 해먹을 각오가 아니면 만들기 불가능했던 걸... 그걸 만들어냈던 겁니다. 거의 30년 전에 말이졉.
컨텐츠와 관련된 사업에서 계속 말아먹기만 해오신 분들이... 이런 돈질을 할 수 있을까요?
그나마 잘 봐줘서 다큐가 날아가는 수준이죠... 드라마나 쇼라고 해서 다를 건 없습니다. <트루먼쇼> 기억하시나요? 쇼의 수익을 소품으로 얻다보니 항상 특정 상표의 물건들이 나오죠? 업계용어론 PPL이라고 합니다만... 요거, 엉성해보이긴 해도 지금까진 관련 규정이 있어서 미국만큼 노골적으로 쓰여지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재벌에게 방송이 넘어간다? 당장 이거 부터 풀릴 수 밖에 없심다.
경기 하강국면에서 광고 수입이 계속 줄고 있는게 지금 방송사들의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방송사 하나의 시장 가치는 조 단위졉. 이 조 단위의 회사를 차지하기 위해 수백, 수천억원을 썼는데 광고수입이 줄고 있다면 우짜겠슴까? 컨텐츠를 어떻게 하면 다양한 형태로 팔아먹을 수 있는지에 대해선 지금까지 삼진 아웃만 열심히 먹어오신 분들이 어느날 갑자기 획기적인 경영개선 방안을 만들 거라는 건... 그 사람들의 상상에서나 가능한 이야기고, 당장 현금화 할 수 있는 광고시장과 관련된 각종 규제부터 풀라고 아우성을 칠 겁니다.
그러고 나선?
이게 광고인지 드라마인지, 역시 광고인지 쇼인지 구분이 애매모호한 넘들이 계속 나오겠죠. 너무 나쁘게 보는거 아니냐구요? 박세리가 LPGA에서 우승하기 시작했을때 후원사였던 모 그룹의 로고 크기가 어떻게 바뀌었었는지 기억하시나요? 아뉘... 요즘 LPGA의 새로운 샛별들의 후원사 로고 크기가 얼마만한지 기억들 하시나요? 그리고 다른나라 넘들의 후원사 로고 크기 혹시 찾아보신적 있으신가요?
'실용'주의 정부가 아니라 실용'주의'라는 별로 새로울 것 없는 종교적 신념으로 무장한 분들의 삽질, 어디까지 이어질지 심히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아마 달끝까진 가지 않을까 싶네요. 킁~
잘 봤습니다. 결국 피해를 보는건 최종소비자... 하지만 지금의 최종소비자는 넋놓고 있다는게.... 씁쓸하군요 휴..
답글삭제@식고 - 2009/01/07 23:56
답글삭제평균 연봉 빠방한 방송노동자들이 '이건 아니다'라고 나서는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인건데... 사람들이 모두 생계 때문에 절박한 상황이니 남의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거죠. 시간 좀 되고, 이 정부가 철밥그릇은 고사하고 양은 밥그릇도 안되는 제 밥그릇을 몇 번 찼기 때문에 열 받아 있는 것도 있는데다... 방송관계자들과의 연이 있으니 이러구 있는거죠. 암튼, 잘 봐주시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