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8일 목요일

어젯밤의 KBS인사명령은 숙청입니다.


어제 저녁에 KBS에서 '숙청'이라고 불러야 할 인사이동이 있었습니다. 탐사보도팀의 핵심 팀장은 지방으로, 보도 전문 기자는 스포츠 중계팀으로, 꽤 굵직한 아이템들을 다루던 친한 선배는 컨텐츠팀으로 발령이 났더군요... 이게 '숙청'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고재열 기자의 이 포스팅을 참고로 하시면 될 겁니다. 어용노조에 반대하고 관재 낙하산 사장 취임에 반대한 '사원행동'에 소속된 사람들이 모두 황당한 곳으로 발령받았으니 말입니다...
 
정작 선배는 껄껄 웃으면서... 94년도인가... 파업 당시에 징계맞았던 이들이 2003년에 모두 금의환양했었다면서 잘 싸우면 되겠지... 뭐 그런 이야길 했습니다만... 속이 속이 아닐거라는 건 일러무삼한 이야기겠죠. 기자는 근본적으로 고자질쟁이일 수 밖에 없다는 MBC의 한 기자 말이 떠오릅니다만... 탐사보도를 통해 한국사회의 음습한 구석들을 까발렸던 이들이 쫓겨나고 났으니... 한동안은 땡이뉴스를 보게 되겠더군요.
 
이 와중에도 KBS의 뉴라이트 노조분들은 선유도로 소풍을 나오셨다죠. 예상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면 조금 침착해야 할텐데... 제 속도 끓어오르니... 당한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2008년 9월 15일 월요일

뉴스 클리핑

1. 리먼이 결국 자빠지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을 먹고, 그 여파로 코스피에서 사이드카가 작동되는 상황까지 왔죠. 그런데... 이 와중에 꼭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있는거 같심다. 이 기사에 나오는 분들의 이름은... 필히 외워둬야 나중에 맛가는 사태 겪지 않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2. 제주도 해군기지는 그 전략적 가치가 높음에도... 우리보다 항상 더 미네랄과 가스를 많이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중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하기 땀시롱... 고려해야 할 부분, 합의해야 할 부분이 절라리 많은 영역인데... 경제 살리기의 일환으로 낑겨들어갔더군요. 칼럼에서 우박사는 MD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그건 좀 오버같고... 중국과 일본을 '잠재적인 적'이 아니라 실체적 적으로 보게 된다는게... 이게 어떤 형태로 화살이 돌아올지 궁금해지는 바입니다.


2008년 9월 14일 일요일

이것 저것...

1. 금연 78시간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음... 뭐 그럭저럭 견딜만 한데... 재작년에 담배 끊을때는 두 번 실패한 뒤에 끊었지만... 3일 넘어가니 정말 담배 생각이 안 났는데... 이번엔 아직도 생각나는게 좀 그렇습니다요. --;;

2. 목사님들의 정제되지 못한 발언들과 관련한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읽다가 문득 생각난건... '먹고 사는 문제와 종교'를 같이 언급한다는 것은... 그 주장하는 종교 자체가 '현세에서의 복'을 위한 종교라는 거고... 그렇다고 한다면 소원 들어주는 수 많은 잡신들로 기독교의 하나님이 떨어지는 셈이 아닌가 싶더군요. 뭐 그게 아니라면... 이런 말을 한다는게 말이나 되남요?

좀스럽기 그지 없는 외교통상부

뭐 나름 기계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인 입장에서 좀 신기하게 생각했던 것들 중에 하나는... 6mm카메라들의 판매량이 장난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주로 Sony에서 만든 것들입니다만... VX2000부터 PD100, 150, 170으로 넘어가는 이 모델군들이 국내에서 팔린 것이 만 단위로 알고 있거든요. 한 대당 가격이 300만원대는 가뿐하게 되는 이 물건들이 그만큼 팔린 것을 두고... 여러가지 해석들이 나오더군요. 방송국에서 일자리만 준다고 한다면 언제든지 카메라 들고 뛰어들 사람들이 그 만큼 많다는... 좀 음울한 현실이나 돈으로 자식들을 지원하려고 하는 학부모들이 워낙 많다는 또 다른 현실에 이르기까지, 해석의 범위는 참 넓기만 합니다.

암튼, 카메라가 어찌되었건간에 그만큼 많이 굴러다닌다는 이야기는 그 만큼 6mm카메라를 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고, 방송이든 영화든... 다양한 목적을 위해 사람들이 들구 댕긴다는 이야기졉. 물론 같은 카메라라고 해서 이들이 같은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작가들이 장면 장면을 몽땅 다 구성해서 던져주면 그에 따라서 기계적으로 찍고 오는 이들은 <VJ특공대>에서 이쪽 밥을 처음으로 먹기 시작한 고달픈 이들이죠. 반면 자기 기획안을 가지고 자기가 알아서 찍어오면 작가가 이 이야기를 조금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최소한의 손질만 한 대본을 만들고 그에 따라 편집만 하는 중견PD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찾아가는 현장은... 연차와 관계없이 공중파 방송국의 정규직 PD들이 잘 찾아가지 않는 곳들입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총질하고 있는 현장이면 달려가는 기자들의 대부분은 특정 매체의 소속이 아니라 프리렌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작년인가요? 버마 군사독재정권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취재하던 사진작가가 버마 군인이 쏜 총을 맞고 쓰러지면서도 카메라를 놓지 않던 장면이 방송을 탔었죠. 사망한 사진기자 나가이 센지도 프리렌서 작가였습니다.

아, 이런 현장들에 비정규직이 투입되는 이유는 정규직이 등 따습고 배 부른 철밥그릇들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보험료를 들 수 있습니다.

총알이 날아다니는 곳에 정규직 방송인력을 몇 번 투입하면 보험회사들에서 보험요율을 겁나게 높여버리죠. 사건이 터지는 모든 현장에 투입하는 것도 아닌데... 그런 보험료를 일상적으로 내라고 하면 좀 갑갑해지지 않겠어요?

보험료는 그나마 자원을 해서 가는 경우고... 위험평가가 나오지 않은 곳에 취재인력을 투입할 경우엔... 노조와의 다음번 단체협상에서 꽤나 큰 문제거리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덧붙여...이런 현실들은 어느 나라든 보여주고 싶어하는 그림들이 될 수 없다는 것도 빼놓을 순 없을 겁니다.

아체 반군들이나 동티모르 독립운동과정에서의 끔찍한 화면이 방송될 경우엔 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쌩난리를 피울 것이고, 스리랑카의 테러리스트들인 타밀 타이거즈를 방송하면 스리랑카 대사관이, Naxal이나 LeT, SIMI등의 테러그룹들을 인터뷰했다고 한다면 인도 대사관이 뒤집어질 겁니다. 뭐 뒤집어지는 거야 어케 달래면 되는 겁니다만... 사내 인력이 투입되었던 것이라고 한다면 해당 공중파 방송국 인력들은 그 나라에 취재비자 받는데 애로사항이 꽃피게 되죠.

암튼, 그런 까닭에... 꽤 많은 독립PD들이 분쟁의 현장을 찾아갑니다만... 그들 중에서 가장 방송을 많이 타는 이들은 의외로 여성 분들입니다. 강경란 PD님과 김영미 PD님과 같은 분들을 예로 꼽을 수 있습니다. 뭐 업계 종사자라면 두 분을 같은 Level로 놨다간 한 소리 들을 겁니다만... 업계 종사자가 아니니, 상관없을 것이라 봅니다. ^^;;

뭐 여성이라고 해서 좀 음습한 그림을 상상할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분들이 현장에서 그림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영화 <Blood Diamond>에서 Maddy Bowen(Jennifer Connelly분)이 아슬아슬한 상황들을 넘어갈 수 있는 것과 비슷한 방법을 쓰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반군이고,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 쯤으로 생각하는 놈들이라고 하더라도 여기자들에게까지 함부로 하는 놈들은 훨씬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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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장면... 되겠심다.

그런 까닭에 두 분이 그 위험천만한 곳에서 찍어내는 영상들은 평범한 것들이 아닙니다.

최근 김영미PD는 이라크 주둔 미군의 종군기자 프로그램을 이용해 지난 5월부터 취재에 나섰다가 한국군 통신장교에 의해 위치가 파악되었고, 2007년 발효된 새 여권법(외교통상부 장관 허락 없이 여행금지국(현재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 들어간 이에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한다)에 의해 처벌대상이라는 이유로 대한민국 외교통상부는 미군에게 김PD의 '방출'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림이 좀 웃기는건... 자국민 보호에 있어서 별루 유능한 결과물들을 생산한 적이 없는 대한민국 외교통상부가 안전과 관련해선 한 칼 그리는 미군에게 '방출'을 요청했다는 겁니다. 그것도 한국군 통신장교가 사실을 확인하고 바그다드 주재 한국 대사관에 알렸다는 거... 뭔가 그림이 좀 꾸리...하다는 느낌 들지 않으신가요?

뭐 메이저 언론이라고 하는 분들이 기껏해봐야 하루에 2면에서 4면 사이의 지면을 '국제(라고 이름 붙여놓고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여러가지 가십거리들이 주제인 지면이졉)'라고 할당하는 나라에선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분들이 '이라크까진 왜 가셨수?'라는 당황스러운 질문을 하더라는 나라다보니... 김영미PD의 상황에 대한 기사가 나오는 매체도 극히 적습니다. 찾아보니 원고가 가장 잘 실리는 시사IN프레시안 정도... 더군요.

두 매체의 경우엔 기자의 취재권과 관련한 부분에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만... 글쎄요? 제가 보기엔 김영미PD가 워낙 외교통상부와 악연이 깊어서 이런 당황스러운 사태가 발생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외교통상부보다 훨씬 더 강도높은 보호의 막을 제공할 수 있는 미군과의 협력프로그램으로 취재하고 있는 사람을 쫓아내라고 그 난리를 쳤다는 거... 벌금 300만원이나 징역 1년 이하의 처벌을 할 수 있는 '법' 때문에 그랬다고 보기엔 너무 수고롭거든요... ^^;;

김영미PD의 이름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2006년 7월 25일 소말리아에서 피랍된 동원호 피랍선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PD수첩> 때문일 겁니다. 바로 <PD수첩-피랍 100일, 조국은 왜 우리를 내버려두는가>편 말이졉. 반론보도 신청을 언론중재위원회에 내는 것을 출발로 정부 기관이 방송사를 대상으로 민사소송까지 벌였으니 말이죠.

사실 이 이전에도 악연이 있습니다. 자이툰 부대가 파병될 당시 이라크에서 활동하던 유일한 언론인이었던 김영미PD는 잠깐 나왔다가 다시 이라크에 입국하기 위해 이라크 대사관에 비자를 신청했었습니다. 그런데 외교통상부가 압력을 넣어 김영미PD만 비자를 발급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범죄자들에게나 떨어지는 '출국정지처분'을 받았거든요.

MBC PD수첩과 민사소송을 벌이면서 '일개 프리렌서 PD의 무책임한 취재'라면서 민사소송을 벌이면서(이는 독립PD협회장의 글을 보시면 될 겁니다) 외교통상부가 주장했던 것은 '자신들은 최선을 다 해왔으며, 거꾸로 무책임한 방송으로 인해 해적들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는 등의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거, 아무리 생각해봐도 좀 웃긴게... 소말리아 해적들에 의해 이후에도 납치된 분들의 석방 속도가 최소한 더 나아졌어야 하는게 원칙일텐데(메뉴얼을 만들었을테니까)... 그 속도가 션찮은건 여전히 마찬가지인거 같거든요?

그냥... 체면이 구겨졌다는 것 정도인거 같은데... 정책 실패에 대한 법적 처벌을 받지 못하도록 헌법으로 보장된 권리를 가지고 있는 정부기구가 이런 식으로 나온다는 건... 거꾸로 뭔가 뒤가 캥기는거 아니냐고 보게 되지 않냔 말이졉.

장로 대통령에 대해 불편한 말을 꺼낸다고 일단 발끈하고 시작하는 목사님들처럼 맹목적인 믿음을 가지신 분들이 아니라고 한다면... 거대한 정부기구와 그들이 이야기하듯 '일개 프리랜서 PD'의 싸움을 어떻게 볼거냔 말입니다. 그럼에도 이 악연을 계속하는 외교통상부... 스스로 생각해도 쫌스럽다는 생각도 안 하나 봅니다.

2008년 9월 13일 토요일

신일주 목사 설교 동영상과 발언 전문



내가 대놓고 이명박 찍으라고는 못하고..그래서 뽑힌 대통령인데 어떤 사람들이 지금 막 퇴진하라고 그런 싸가지 없는 사람들이 있는데 말같은 소리를 해야죠. 더구나 머리를 밀은 사람들이, 정신나간 사람들이여. 누구 대통령보고 물러나라 하고 정권 퇴진하라고 하고 웃기는 짬뽕들이 있어 진짜. 정신나간 사람들이지. 대통령이 무신 동장 반장 뭐여. 무식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양손 바짝 들어봐요. 손내려봐요. 장경동 목사가 지난주 부흥회하다가 막깠어 불교를 땡중이니 거지니 불교믿는 사람들은 다 거지같이 산다고 말이여.

그랬더니 중들이 난리가 났어. 장경동 아주 죽이라고. 우리 기독교가 할말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여러분. 내가 우리교회 집사님도 한나라당에 그 직책은 아멘말안하겠는데 사무총장급 집사가 있어요. 가서 국회의원들에게 전해라. 종교편향 얘기하는데 불교계 주는 천억, 공평하게 하려면 문공부에서 주는 돈 절간에 천억주면 기독교에도 천억주라. 기독교에는 쥐뿔도 주지 않으면서 절간에 하느님 있다고 천억을 주냐. 우리 기독교 천억 주든지 아니면 똑같이 할려면 ㅠ우리 기독교 주는 것만큼 절간에 줘라. 그러면 돈이 확 떨어져요. 엄청 떨어져요. 말도

여러분 한번 확인해 보세요. 나라돈이 얼마나 절간에 많이 가는지 쓸잘데기 없이 많이 가는지 몰라요. 아주 종교편향주의여. 양손 들어. 내가 할말이 얼마나 많은데. 장경동 목사도 할말이 얼마나 많은데요. 조용기 목사도 할말이 엄청 많아요. 내 참고 있는거예요. 지금 예.

장경동 목사 말이 맞아요. 불교믿는 나라 여러분들이 한번 보세요. 230개 나라 중에서 불교믿는 나라 보세요. 다 가난해요. 어느정도 가난한 지 아세요. 뚱구녕이 찢어지게 가난해요. 부처님이 살아있으며는요. 아멘. 자기가 믿는 신도들에게 복을 줘야지 복준 게 없어요. 그러니깐 230개 나라 중에 불교믿는 나라 보세요. 지도 펴놓고. 전부다 거지같이 가난해요. 오늘밤에 집에 가서 애들시켜서 세계지도 펴놓고 하나님 믿는 나라 동그라미치면서 못사는 나라 있음 한나라만 이야기 해봐요. 내가 현찰로 10만원 줄테니까. 다 잘살아요. 다 잘살아.

손들어 봐여. 아이구 속이 다 시원하네. 이러면 내일 또 인터넷에 올라오겠지. 신일수 목사 철야예배가가지고 뭐 헛소리했다고. 헛소리같은 소리하네. 진짜 말할말만 한 거여. 아이고 우리 목사들이 가만히 있으니까 이것들이 이상하게 보는데. 진짜 할말 많아요. 우리가 참는거여. 손 내려봐요. 옛날에 박정희 말이여.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 있을 때 완전히 불교판이었어요. 절간 도와주고 절간 세워주고. 아이고 그때 우리 기독교 아무말도 안했어. 동전에다 다보탑인가 뭔가 집어넣고 막하고 절간에다 천억이상 도와주고 , 그때 우리기독교인들 종교편향이라고 말한 적도 없고 데모한 적도 없어.

뭔 놈의 종교편향이여. 장로님이 대통령이면 당연히 기독교 얘기하는 거지. 아멘 좀 해봐여. (아멘) 기도 세게 하시기 바랍니다. 125년 기독교 역사 속에서 교인이 152년전 이 땅에 한명도 없었어요. 125년만에 지금 1,200만이여. 세계적 인물 나오는 것보면 전부 기독교인이여. 여러분요. 그 뭡니까. 노벨상 받는 사람들. 조사를 해봤잖아요. 국민일보에서 종교가 뭔가. 97.5%가 전부 다 하나님을 믿으면서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 (아멘) 불교믿는 사람 몇 명 되지도 않아요. 이게 열맵니다. 열매. 하나님을 살아계셔요 여러분요. 어떻게 살아계셔요. 시퍼렇게 살아계셔요. 양손 들어봐요. 옆에 사람에게 하나님 시퍼렇게 살아계십니다. 자 시작. 하나님 시퍼렇게 살아계십니다. 하나님 시퍼렇게 살아계십니다.

그저 막 장경동 목사를 욕하고 불교계에서 난리가 났어. 여기에 장경동이 또 있다. 신장경동이 또 있다. 나도 욕해라.

연예인의 발언과 수습의 모범사례, Dixie Chi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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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슈퍼볼에서 '성조기여 영원하라'를 부를 정도로 최정상의 인기를 달리던 여성 그룹이 있었습니다. 그 이름, Dixie Chicks였습니다. 음악 장르로 치자면 백인 뽕짝이라고 할 수 있는 컨트리 음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그룹입니다.

이 포인트에서 주목할 거. 이 세 여자가 부르는 음악이 '백인 뽕짝'이라는 것 되겠심다. 지정학적(?)으로 놓고보자면 양쪽의 해안가의 도시들처럼 '국제적인 감각'을 가지는 이들보다는 미국의 내륙지방에 살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이 자기들을 뭐라고 하는지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즐기는 장르라는 거죠.

그리고... 이 2003년이라는 해를 다시 봐야 하는게... 지금이야 이라크의 WMD(대량파괴무기)라는게 네오콘과 그 하수인들의 질 낮은 농담 정도로 취급되고 있습니다만... Axies of Evils가 나오고(중동국가들만 넣기가 심심했는지 북한을 여기다 낑겨넣었었죠), 후세인의 이라크를 박살내겠다고 으르렇거리고 있던 참입니다.

문제는... 91년의 1차 이라크전과 달리... 2차 이라크전에는 군대 좀 보내달라고 국무장관이 전세계 투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좀 션찮았죠. 우린 헬기만 제공되면 헬리본 부대로 운영할 수 있는 병력을 1개 사단 좀 안되는 형태로 파견했습니다만... 다른 나라들은 WMD운운하는 미국을 두고 '거... 그냥 이라크의 석유가 너무 탐났어요~'라고 이야기하면 믿어는 줄께... 분위기였죠.

특히 프랑스와는 노골적으로 충돌했었고... 기원이 프랑스도 아닌 감자 튀김들의 이름은 '프랜치 프라이'에서 '프리덤 프라이'로 바뀌기까지 했던 즈음이었습니다. 사실 1차 이라크전 이후로 이라크의 군대라는 것의 상태가 심히 안습이었고, 미군의 군사력이라고 하는게... 항공모함 전단 하나가 군사력 20위권 밖의 나라일 경우엔 혼자서도 초토화시키는 것이 가능한 정도니... 뭐 한 게임 해볼만 하다고 미국은 생각하고 있었죠.

그렇게 한참 기세 좋게 밀고 들어가는 즈음에... 이 인기 여성 그룹이 사고(?)를 치게 됩니다. 2003년 5월 10일, 영국 런던의 Shepherd Bush Empire 공연장에서 리드싱어인 나탈리가 이런 말을 했던 거죠.

"잘 아시겠지만, 우리도 여러분과 같은 생각입니다. 우리는 전쟁과 폭력을 반대합니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 출신이라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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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장면>

당시 런던을 비롯한 전세계에선(대한민국 제외) 파병반대, 전쟁반대 시위가 계속 열리고 있었고, 연인원이 상당히 기록적이었던 상황임에 반해... 미국, 특히나 컨트리 음악 즐겨듣는 분들의 심사를 해석하면 대충 이런 상태였었죠.

"존마니 하나가 위험한 거 가지고 놀겠다고 해서... 동네 짱인 우리가 손 좀 봐주려고 하는데, 늬들 그게 꼬와?"

이게 가디언을 통해 AP로 전달되고, 미국의 거의 모든 매체들이 받아서... 쪼끔씩 뻥튀기를 합니다.

그 결과... '팬이었다고 주장하는 시민 A, B, C'가 등장하게 되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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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기 흔들면서 딕시 언니들이 정신나갔다고 주장하는 시민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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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기는 머플러로, 딕시 언니들의 음악은 쓰레기통이 제 자리라고 주장하는 시민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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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트렉터로 이들의 CD를 뽀게면서 좋다고 박수치는 시민 C

여기에 뇌의 상태가 그 팬들과 비슷한 또라이 하나가 낑겨들게 됩니다. 인터넷으로 사진 합성을 해서 발언의 주인공인 나탈리가 사담 후세인의 품에 안겨 있는 자켓 사진을 선보인 Toby Keith라는 red neck께서 좀 더 쎄게 시비를 건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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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져... Dixie Chicks들도 만만찮긴 대한민국 아줌마들과 비슷한 수준이더군요. 뭐 애 낳아보면 세상에 무서운 것이 별루 없다던 사촌 누나의 한 마디가 기억나는 상황들이 연달아 벌어지게 됩니다.

시민 A, B, C야... 그냥 반대자들일 뿐이니 뭐 그러려니 하고 지나갑니다만... Toby Keith가 그따위로 나오자... 소란의 주인공인 나탈리는 투어 과정에 FUTK라고 빤짝이를 티에 붙이고 등장하는가 하면... 어느 공연장에서 살해될 것이라는 협박편지를 받고서도 일단 공연은 진행하는 배짱을 보여주거든요. 물론 방비는 많이 하긴 했지만...

뿐인가요. 이들이 대중으로부터 먹은 욕에 대해 처음 반응했던 것이 이거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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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빌보드 부동의 1위를 차지하던 이 언니들, 50위권 밖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이들이 이렇게 밀려나게 된 배경엔... 미국의 라디오 네트워크가 사실 우파들에 의해 심각할 정도로 장악되어 있고, 이들이 사실상의 보이콧을 했기 때문이었죠. 물론... 이게 불법이기 때문에 관계 기록은 아무것도 안 남겼지만...

딕시 언니들의 수난은... 해가 두 번 바뀌어 새 앨범을 내고, 투어를 떠나기 전까지도 계속됩니다. 보통 싱글들을 먼저 내놓고, 이들의 반응을 봐가면서 엘범을 만들게 되는데... 그 체널이 되어야 할 컨트리 라디오 방송국들이 여전히 이들의 엘범을 탄저균 폭탄 취급을 하고 있었으니, 이게 제대로 돌아가긴 좀 어려웠던 거죠.

그럼에도... 2006년 월드투어의 출발지인 Shepherd Bush Empire에서 이들은 다시 그 문제의 발언을 반복합니다. '대통령이 텍사스 출신인 것이 부끄럽습니다.'라고 말이졉...

이상은 이 언니들이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문제의 장소에서 행해진 발언 이후에 겪어야 했던 상황을 다룬 <Dixie Chicks, Shut up And Sing>의 내용을 요약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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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던 것은... 이 다큐를 보면서 가장 머릿속을 지배하던 것은... 매니저가 그런 상황에 빠지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겠느냐는 교본을 본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 다큐 자체도 그런 성격을 가지고 나온 것으로 보이고... 뭐 매니지먼트의 교본이 동원되었던 덕인지... 이 언니들 2007년 그래미를 또 휩쓸어버리게 됩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요? 사회현안에 대해 연예계 종사자가 한 마디 말을 했다고 해서 조리돌림의 대상이 되는 경우, 흔히 있습니다. 아니, 정치의 영역에서 맹활약을 하시는 분들도 꽤 되졉. 제 경우엔 지금 청와대에 계시는 분의 선거운동을 꽤나 열성적으로 하셨던 가수분들 이름은 안 잊어버리려고 꽤 노력중이기도 합니다. 별 이유는 없고, 혹시라도 노래방에서 그 분들 노래를 부를까봐 싶어서...

암튼, 사회적 발언이나 정치적인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음에 비해... 실제 연예계 종사자들의 반응은 좀 거시기 합니다. 그냥 납작 엎드리고 말거든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다음에야 적당하게 시간이 지나갈때까지 밤무대만 열심히 뛰는 경우들도 많구요.

하지만... 정작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고 한다면... 딕시 언니들처럼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들의 경우엔 곱절로 상황이 안 좋았던 데에 반해...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의 악조건에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해야 할 상황은... 거의 없다고 보거든요. 이게 안되는 건... 기획사들이 미디어를 다루는 방식이 아직도 좀 클래식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뭐... 것보단 얼마전에 자살한 분의 죽음이 촛불에 있다는 좀 황당한 주장을 하는 분들과 우리가 같이 살고 있어서 그런 '과학적 대응'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말이졉... 어느 경우든 연예인들은 어떤 집단보다도 대중의 공격에 노출되기 쉬운 사람들이거든요. 아예 숀펜처럼 '덤비면 뒤진다'의 카리스마를 풍기는 이들이 아니라면 항상 이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구요. 그런데도 언제까지 고전적인 대응만 할 건지... 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슴다.

ps. 다시 금연하기 시작한지 30시간으로 달려가고 있심다. 수요일 아침까지 섬 안에 있을 거라... 담배 끊기 최적의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들어왔는데... 음... 슬슬 금단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네요. 뭐 견딜만 하긴 합니다만... ^^;;

2008년 9월 12일 금요일

삼천포 마도입니다.

어제 심야우등으로 내려왔습니다. 뭐 이래 저래 맘 안 좋은 일들이 많아서 그랬는지... 맘 편하게 잔 게 꽤 오래전의 일이라서 그랬는지... 밥 먹고 줄기차게 잤습니다. 지금은 잠깐 야구 본다고, 인터넷 한다고 깨어 있는 상태지... 양치질 하고 또 뻗을 겁니다. ^^;;

이래저래.... 안에서 정리할 것도 있고, 이번 추석을 기해 다시 담배 끊겠다는 나름 결의를 한 상태라...  Detox하고 서울로 돌아가는 기회 비슷하기도 하고...뭐 그렇습니다.

작년 11월 경에 여길 만들어 놓고... 2월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던 공간입니다만... 그 동안 꽤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죠. 오시는 모든 분들, 추석 연휴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2008년 9월 10일 수요일

김정일 관련 보도를 보면서 드는 생각 하나...



새터민들 덕택에 북한의 일반인들이 어떻게 사는가와 관련된 정보들은 꽤 많이 쌓이고 있는 상태이긴 합니다만... 북한의 권력 핵심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선 사실상 '언론'을 통해 노출될 수 있는 내용들은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뭐 여러가지 이유에 의해서 말이졉.

그런데... 재미있는 건... 최근 김정일의 건강 이상과 관련해 나오고 있는 신문들을 보고 있다보면... 요 출처가 하나같이 미국인데... 정작 미국 정부는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의 언론들은 기정사실로 만들어놓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요건... 이유가 좀 있심다.

94년인가요? 1차 핵위기 당시 미국의 대북정책의 방향은 모두 '북한 체제가 곧 붕괴할 것이다'라는 전제하에 짜여졌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작계 5029가 출발했던 것도 이것이 전제였죠. 심지어는 미군이 공습플랜을 짜보기도 하고 여러가지 안이 나왔지만... 모두 실패했죠. 남이나 북이나 완전한 섬의 형태에서 수십년을 버텨온 특이한 나라들이라는 것에 대해 주시했던 이들이 아무도 없었던 거죠.

그리고 부시가 집권한 이후, ABC(Anything, But Clinton!)라면서 대북기조를 바꿨을때... 2002년부터 2차 북핵위기가 시작했을때에도 역시 네오콘들은 '북한 체제는 곧 붕괴할 것이다'라는 전제로 모든 정책들을 만들기 시작했었습니다. 6년간 그게 실패했고, 그에 따라 입장 변화들이 상당히 많이 전개된 상황이었죠.

이는... 사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이 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조중동을 지나가다면서 보면... 마치 김정일의 의료기록을 본 것처럼 기사들을 쓰고 있더군요. 미국은 이 짓 안하는데 우리 언론들이 하는 이유... 쓰는 놈들이나 읽는 놈들이나 몇달전만 넘어가면 아무것도 기억을 하지 않는 참 편리한 뇌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아니... 읽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것이 서로 모순된다는 것 자체를 기억할 정도로 삶에 여유가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일겁니다.

기억해야 할 건 좀 기억하고 살아야 하는데두... 그게 안되는거죠. 그러니 그게 먹히는거고, 아니면 발뺌하면 되는거고... 참 이래저래 북한이라는 카드는 포커판의 조커라고 밖엔 할 수 없는 이유가... 요게 아닌가 싶네요. 쩝~

운기조식중...

당연히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안되면 참... 계획이고 나발이고 암 것도 없어지는 법이죠... 지난 주에 저에게 그런 일이 있었던 까닭에... 어떻게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말두 안되는 사건들이 터지고, 말두 안되는 이야기들이 나와도 글 한 줄 쓸 심리적 여유가 없네요.

참... 명박스러운 시대에 명박스러운 일들이 터지고 있는 셈이긴 한데... 그게 남의 일 뿐만 아니라... 제 자신의 일이 되니 참 정신차리기 힘듦니다.

조금이라도 운기조식해야....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도 뭐... 이래저래 쉽잖습니다. ㅠㅠ

2008년 9월 5일 금요일

굳이 강의석을 편드는 이유

예비군을 넘어 민방위로 넘어온지 한참 된 입장이다보니 군대 이야기는 가급적 안 하는 편입니다. 뭐 특별하게 의식있는 군발스였던 것도 아니고, 하라는 거 충실하게 하고, 가끔 조인트 까이고 뭐 그러면서 보냈던 시절에 대해 뭐 이야기할게 있나 싶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조선조 말기에 부패한 군역의 역사와... 지금까지도 유사한 부분이 많이 있다보니 군대 문제에 대해 흥분하는 분들을 이해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정말 줄을 잘 서서 갔던 부대가 강남 낑깡족들(오렌지들이 어디 군대 오남요) 훈련시키던 부대였기 때문에 더 실감나게 봤죠. 국회의원 아들네미나 어디 공사 아들네미들은 한 중대에 모두 밀어놓고, 다른 중대는 하루 죙일 PRI시키는 동안 그 놈들은 시늉만 좀 시키다가 재웠거든요... 아실 분들은 다 아실만한 부대죠. 쩝. 그 와중에도 총기사고 일으키고 자살하는 넘들 때문에 당황했던 경우가 많긴 합니다만. 암튼.

그런데... 사병에 대한 처우개선부터 시작해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 군대로 만들 것이냐라는 질문이 나오기 시작하면 제대로된 이야기들이 거의 안 나옵니다. 정책을 만들어야 할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군 면제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정작 이해당사자라고 할 사람들은 '군대는 그런 곳'이라는 생각 밖엔 안하거든요.

하지만... 이거 아시나요? 지난 92년부터 작년까지 대한민국의 국방예산이 전략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러시아보다 최소 10억 달러 이상 편성되어 있었다는 사실 말입니다. 요 몇년간 고유가로 돈이 좀 들어간 덕택에 이제 전력증강사업을 해야 한다고 러시아 불곰들이 움직이는 동안에... 우린 걔네들보다 1조원 이상의 국방예산을 쓰고 있었음에도 장병들의 처우는 러시아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죠.

실감 안나실 겁니다. 좀 더 실감나는 예를 들자면... 군화 한 컬래의 군납가격이 5만원입니다. 행군 좀 했다고 발 다 나가게 만들던 그 군화의 군납가격이 말이졉. 그런데 우리가 미국드라마에서 보는 미국 특수부대용 군화의 납품가격도 5~7만원 사이를 오고간다는 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국내 신발 기업들이 못만드냐면 그것도 아니에요. 산악화 전문기업인 트랙스타는 외국의 여러 군대로 비슷한 가격에 군화를 납품하고 있으니까요. 품질이요? 훠얼씬 좋습니다. Tactical 5.11과 우리가 신었던 군화의 가격이 많아야 2만원이라는 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런 식으로 돈이 날아가는게... 군화 뿐일까요?

사람의 경우엔 더 심합니다. 제가 베이비 부머의 마지막 세대였던 터라... 제가 군번줄 달고 댕기던 시절엔 방위가 거의 현역숫자의 절반을 오로가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놓으니 사단 내에 별 희안한 보직들이 다 있었죠. 사우나병.. 같은. --;;

최근에 PX병을 없애기로 했다는 이야길 들었습니다만... 실제 군의 인력자원 배치로 놓고보면 절반은 굳이 군인이 아니어도 상관없는 보직들입니다. 이건 제 말이 아니라... 민간 군사전문가로 국방부가 한때 대변인을 맡기려고 했었고, 지금은 한나라당을 거쳐 친박연대로 국회의원 자리를 이어가고 있는 송영선 아줌마의 말입니다. 60만 대군 중에서 30만 가까운 병력이 사실은 대한민국 국군 그룹 산하의 (주)육군 몇 사단 지사 몇 연대 현장에 파견근무중인 머시기 대리라는 겁니다.

좀더 냉소적으로 지금의 군보직 현황을 놓고보면 아직도 카스트 제도가 숨쉬고 있는 인도와 별로 다를바가 없습니다. 원래 카스트라는게 직업을 세습하는 제도였고, 워낙 인구 수가 많다보니 별의 별 직종들이 다 있죠. 테이블만 닦는 넘, 홀만 닦는 넘, 음식 쓰레기만 버리는 넘, 접시만 닦는 넘, 음식을 나르는 넘, 손님이 다 먹은 음식을 치우는 넘... 등등등으루 말이졉.

이런 형태로 인력을 운용하다보니 장군님들은 빤쭈까지 각잡고 줄 잡아 입고, 자신을 보좌하는 수많은 병들을 굴릴 수 있었던거죠. 그런데 이게... 필요한가요?

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북괴와 맞서고 있고, 중국이 옆에 있고, 일본이 옆에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예... 그런데 말이졉... 냉전 당시에 서독은 바르샤바 조약군이 언제든지 대규모 탱크로 밀고 들어올 바로 그 길목에 있었음에도 군 병력 배치와 관련해선 우리보다 훨씬 더 유연한 형태로 설계했었습니다. 국지전이 아니라 세계3차 대전이 벌어지면 바로 최전방이 되는 곳이 거기였다구요...

그리고... 현대전은 이미 군인의 머리숫자로 하는 놀음이 아니라는 거... 모두가 다 아는 현실 아닌가요? 정치적으로는 이견이 많지만 전력증강과 관련해 비교적 말이 되는 소릴 자주하는 송영선 의원의 경우엔 최적화된 형태로 군 인력감축사업을 벌인다면 하사관 중심의 부대로 10~15만을, 그리고 상비군으로 30만을 운용하는 것이 맞다고 이야기하더군요. 이건 지금처럼 국민개병제 형태가 아니라 대부분의 국민들은 기초군사훈련만 받는 것으로 국방의 의무를 끝내고, 실제 전력은 100% 지원군으로 만드는 걸 의미합니다. 참고로... 지상최강인 미군의 지상군 사단 숫자는 우리보다 적습니다. 그것도 1/3은 예비사단이라구요. --;

이런 이야기할때마다 돈 이야기 나옵니다. 근데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병들의 월급을 지금처럼 주는 것도 '불가능하다'라고 지래 짐작하고 포기했던 상황 아니었나요? 누가 가냐고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런데 2005년 기준으로 준사관 2호봉의 연봉이 1850만원입니다. 요즘 숙식제공에 연봉 1850만원짜리 직장을 잡는게 쉬운가요?

군대는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사실은 쇄뇌된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대안을 이야기하기 위해선 정말 말두 안되는 것부터 정말 사소하기 그지없는 것들까지 수 많은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사실 말로는 쉽지만 무엇인가를 바꾸기 위해 고려해야 할 것들은 상상을 초월하기 마련입니다. 더군다나 군대와 관련해선... 전투기 사올 돈이 없어서 국민성금을 걷어야 했던 시절에... 고생한 사람들이 밥이나 굶지 말라고 만들어졌던 단체들이 지금은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을 쥐고 흔드는 큰손들이 되어 있는 실정입니다. 이들의 저항이... 작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한 가지 더.

강의석이 서울대 법대 휴학중이라는 사실 때문에 기득권으로 갈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사실상 풍찬노숙을 하고 있는 진보신당의 심상정 대표, 그리고 지금은 낙향거사로 책을 쓰고 있는 유시민 전 의원, 요즘 경기도 땅값을 올리기 위해 불철주야 뛰어다니는 김문수 경기도 지사 이 셋이 대학졸업후에 한동안 같은 조직에서 대한민국을 바꾸기 위해 뛰어다녔던 인물들입니다. 그리고 걸어간 길들은 셋이 모두 다르죠...
 
아직 어떤 길을 갈지 알 수 없는 넘이... 거대한 이해관계들이 엮여있는 조직을 대상으로 자신이 가질 수 있는 최대의 상상력을 발휘했다고 해서 뭐라고 한다면, 군대는 그냥 성역으로 남아 있기만 할 겁니다.

민주주의라는 체제의 탁월함은 통제될 수 있는 수준의 관용성에서 나옵니다. 20대 청춘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작은 매체 하나에 글을 실었다고 해서 '통제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건 10대가 섹스하면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공정택과 무엇이 다른지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 아닐까 합니다. 10대의 섹스가 다 같은 섹스가 아니라 강간부터 합법적인 결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걸 공정택 같은 놈들은 제한된 자신의 사고로 세상의 만물을 평가하고 그 개똥철학으로 세상을 재단하고 있잖아요? 그럼에도 얼라 하나의 글을 가지고 뭐라고 하는건... 기껏해봐야 매체를 좀 타는 20대와 실제 집행을 하는 사람들을 같은 기준에서 평가하는 것은 아닐까요?

무엇보다... 군대 자체가 바뀌어야 하는 것들 중에 하나는... 지표상으로는 국가GDP의 2.4%를 쓰고 있는 조직이지만, 삽 한자루 들고 2년간 카스트 제도하에서 대약진운동하고 나오면 뇌가 이전만큼 안 돌아갑니다. 예비역들의 상당수가 외국어를 비롯한 전반적인 학습능력 저하를 겪는 상황임에도... 이걸 계속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해관계도 이해관계지만... 오로지 상명하복만이 존재하는 조직을 경험한 사람들을 창조적인 노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고... 이 나라가 생각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말입니다.

뒤늦게 읽은 오바마의 후보 수락연설...

전문은 테라포밍님의 블로그에 있습니다. 제가 옮겨온 부분들은 번역문을 조금 고친 것들입니다.

우리는 그 결정적인 시점들 중 하나에서 만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전쟁 중이고, 경제는 곤경에 처했으며, 미국의 약속이 다시금 위협받고 있는 시점입니다.

오늘 밤, 더 많은 미국인들이 실직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일한 만큼 받지 못합니다. 여러분 중 더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었고, 훨씬 많은 분들은 주택가격이 곤두박질치는 것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여러분 중 더 많은 분들이 차량유지를 감당할 수 없고, 지불을 감당할 수 없는 신용카드 고지서, 그리고 능력 밖의 학비 대출금을 갖고 있습니다.

이 난관들은 모두 정부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실패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조지 부시의 실패한 정책과 워싱턴의 붕괴된 정치에 있습니다.


...


우리는 미국의 경제력이란 포춘지에 랭크되어 있는 상위 500개 기업수익율이나 억만장자들의 숫자가 아니라, 한 개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는지 여부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웨이트리스가 아픈 아이를 위해 휴가를 내도 해고당할 두려움에 떨지 않아도 되는가에 달렸고 봅니다. 즉, 노동의 존엄성을 소중히 여기는 경제입니다.

...


대통령으로서 저는 우리의 천연가스 보유분을 이용할 것이고, 청정 석탄 기술에 투자할 것이며, 원자력을 안전하게 이용할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저는 우리의 자동차 회사들이 공정을 다시 갖추어 바로 이곳 미국에서 미래의 연비가 좋은 자동차가 만들어지도록 도울 것입니다. 저는 미국인들이 이 새로운 차들을 더욱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감당할 수 있고, 재생할 수 있는 에너지, 그러니까 풍력, 태양력, 그리고 다음세대의 바이오 연료들에 다음 10년 동안 1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인데, 이는 신산업과, 새로운 5백만 개의 일자리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 일자리들은 보수가 좋을 것이고, 아웃소싱이 불가능할 것입니다.

미국이여, 지금은 자그마한 계획을 세울 때가 아닙니다.

지금은 우리의 도덕적 의무를 충족시킬 때입니다. 모든 아이들에게 세계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 말입니다. 왜냐하면 세계 경제에서 경쟁하려면 이보다 못한 게 없기 때문입니다. 미셸과 저는 저희가 교육에서 기회를 얻었기 때문에 오늘밤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몇몇 아이들이 그런 기회를 갖지 못한 미국에 안주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유년기 교육에 투자할 것입니다. 저는 대규모로 새로운 선생님들을 모집할 것이며, 더 많은 보수와 더 많은 지원을 드릴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신, 저는 더 높은 기준과 더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든 미국 젊은이들에게 우리의 약속을 지킬 것입니다. 즉, 만약 여러분이 여러분의 지역사회나 나라를 위해서 봉사하기로 약속한다면, 우리는 여러분이 대학 교육을 감당할 수 있음을 보장하겠습니다.

볼드처리한 부분. 경제문제에 있어서 정치가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새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임.

2008년 9월 4일 목요일

사진 찍으면서 변함없이 느끼는 명백한 사실...

지난 몇 달간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주한 외국인 서울 문화체험 프로그램에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뭐 알량한 사진 실력으로 제대로 찍기나 하겠습니까만...

오늘 대한항공 외국인 승무원들을 찍고나서 사진들 정리하다보니... 명백한 사실 하나가 새삼 기억이 나네요.

미녀는 발로 찍어도 미녀다. ^^;;;

2008년 9월 1일 월요일

9월 위기? 에이... 시작두 안했슈...

아고라등에서 나돌던 9월 위기설과 관련해 비슷한 형태의 분석이 The Times에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근거는 대략 이렇게 정리되는 것 같더군요.

1. 외환시장 개입, 더 이상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2. 보유 외채의 상당부분이 패니매, 프래디 맥등과 같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관련된 곳에 과도하게 투자된 상태다.

3. 67억 달러에 대한 외채 만기 시점이 9월부터 시작하는데, 이들이 만기 즉시 빠져나간다면 원화 하락의 속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4. 외환보유고 자체도 의문스럽다.

무서우신가요? ^^;;; 명바기 오빠의 롤러코스터의 최고점에 까지 올라가려면 아직 멀었는데 무섭다고 하시면 아마 명바기 오빠는 섭할겝니다.

먼저 두 번째 사안부터 말씀드리자면... 한국은행이 샀던 건 '주식'이 아니라 '채권'입니다. 두 놈의 금융기관 모두 서브 프라임 모기지 충격파를 직접적으로 받을 수 밖에 없는 넘들이다보니... 최악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주가가 의미없는 상황에 까지 갈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빚을 못 갚을 수준으로 가는 것과는 좀 별개의 문제입니다. 얘네들의 빚을 못 갚을 수준이 된다는 이야긴 '미국산 채권' 전부가 골로 가는 것이 된다는 이야기고... 이렇게 되면 브레톤우드 협정 이후 전세계 경제가 굴러가게 되었던 근거... "늬들이 열심히 물건 만들어서 팔면 미국은 그거 열심히 소비해주께"라는 이야기 자체가 없었던 이야기가 된다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도 걱정된다구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국민연금이 다시 몇 년에 고갈될 것이라고... 연금조정을 해야 한다고 설레발 푸는 나쁜 심보를 가진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그 계산에서 핵심적인 것 중에 하나가...'출산율'이거든요? 그 출산율에 따라 연금이 고갈된다고 했을때... 대한민국 국민이 몇이나 되는줄 아세요? 300만 입니다. 3000만도 아니고, 300만이요. 지금은 귀화만 허용하는 국적법이 그 훨씬 전에 바뀌는 것은 물론이고... 수 많은 정책적 변화들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걸 쏙 빼놓고... 곱하기만 열심히 하는 것과 비슷한 산수인거죠.

그리고 이 사태가 벌어지게 되면 중국이 미국에 핵미사일 쏘고도 남았을 상황이니까... 미네랄과 가스 열심히 캐야 하는 SCV입장에선 그냥 신경꺼도 됩니다. 핵터지기 시작하면 제일 먼저 골루 가는게 SCV잖아요?

1, 3, 4번의 경우엔 모두 환율과 관련된 부분이죠... 그런데 환율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금리'입니다. 금리인상과 관련된 압박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고 있음에도... 현 정부는 아직까지 버팅기고 있는 상태죠.

지금 개인 가정이 가지고 있는 빚의 대부분은 '집 사느라 은행에서 대출 받은 것'들입니다. 부동산 폭등으로 참여정부가 혼날 만큼 혼난 상태에서 만들었던 각종 규제들을 하나씩 풀면서도 거래 자체가 발생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만들어도 안 팔리는 아파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게... 작금의 현실이졉. 그런 판에 금리를 올리면 골 아플 수 밖에 없거든요...

만수네가 버팅기고 있는 이유도... 뭐 거의 그 때문이졉. 거기다 알짜 기업들을 민영화 시키면서 실탄이 수급되기 시작한다면 여러가지 압박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짱구도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구요...

 하지만 아직까진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많기 때문에... 거꾸로 '위기'라고 이야기하긴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카드'들이 가지고 있는 부수적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9월 위기설은 '그냥 설'로 보시는게 정답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그 뒤입니다. 명박이 오빠네 경제팀이 쓸 수 있는 카드는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닙니다. 특히 적을 수 밖에 없는게... 쟤네들이 그렇게 목놓아 외치는 '민영화'라는 거이 DJ시절에 이미 상당히 많이 진행되었다는 것을 빼놓을 수 없죠... 역시 스타로 비유하자면... 멀티 있다고 자원엔 문제 없다고 이야기하는 중이지만... 그 넘의 멀티를 만들겠다고 한 곳에 다시 뭐 짓는데 소요될 자원과 남아 있는 자원의 상태가 남아있는게 약간 더 많은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겁니다.


아뉘... 위에선 '카드가 많다'고 해놓고 바로 밑에선 '카드가 많은 편이 아니라뉘...?'라는 질문을 하실 분들을 위해 답하자면... '정상적인 뇌 구조를 가진 놈의 나라 경제 관료'라고 한다면 쓸 수 있는 카드가 많기 때문에 문제가 아닌데... 미국 극우파들의 팜플랫이나 달달달 외우고 자빠진 놈들의 경우엔 쓸 수 있는 카드가 지네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적다는 뜻입니다. 오해마시길. 

환율도 그렇습니다. 달러당 최대 200원 정도의 변동폭은 그렇게 높다고 이야기하긴 어렵습니다. IMF때 경험으로 놓고보자면... 600원대였던 CAD가 한달만에 900원대로 올라가더니 그 다음 한달이 넘어가니 1,600원이 되던 경험을 캐나다에서 했었죠. 미국 달러 최고 기록은 2400원인가 했던 날로 기억합니다. 그에 비하면... 아직 뭐... 좀 그렇죠?

정말 문제는... 전부 경기 하강을 예측하고 방어하는 모드로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유럽의 경우는 예저녁에 금리를 높였죠), 홀로 '성장우선'을 외치면서 달려가겠다고 하는 돈키호테라는 거고, 이명박은 이걸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이미 압박들은 참여정부 시절부터 시작되었던 겁니다. 다만 중국 경기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그리고 환율 자체가 낮은 상태에서 유지되었기 때문에... 물가상승의 압박까지 벗을 수 있었던거였죠. 사실 2만불 시대라는 말에 헤까닥 할 정도로 경제에 대한 이해가 낮았던 봉하마을 이장님의 경우도, 정권 초반에 카드 대란을 막기 위해 발버둥쳤던 이들이 없었다고 한다면 훨씬 더 서민들이 겪을 고통의 강도가 높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의 한국경제를 지탱해줬던 것들 중에 하나인 '수출'의 상태가 별루 좋지 않은 상태에서... 70년대 마인드를 가진 경제관료들과 60년대 마인드를 가진 정치인들의 결합이 만들어낼 위기는... 돌파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카드의 숫자들을 빠른 속도로 줄여나갈 것이고, 한 두 장 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남아공 월드컵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말 위기의 본질은 외부적인 것보다는 '자산가치 폭락'으로 인한 내부적인 것일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IMF당시에는 그 당시 경제 책임자 말따나... '펀더맨털'은 튼튼했으나 YS재임기간동안 이전과 비교하자면 두 배에 달하는 과잉투자로 인해 유동성이 떨어져서 그랬던 겁니다.

그런데... 내부적 자산에서 '거품'이 발생되고, 그게 터지게 된다면 실제 충격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더더군다나 맛 가는 사태는... 지난 10년간 자영업자, 그리고 비정규직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는 겁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가 거품을 부풀릴 동안에 얻을 수 있는 몫은 너무 작고, 버블이 터질 경우엔 빈민으로 바로 추락하는 것 이외엔 선택지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버블붕괴 이후에 과연 다른 대안들을 만들어낼 수는 있을까... 는 질문을 한다면... 그것도 별루 시덥지 않다고 봅니다. 지난 촛불 시즌 1에서도 경험했던 것이지만, 밥그릇 튼튼한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은 자기들의 밥그릇의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면 절대로 안 움직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잘 먹혀들어갈 무기는 '노노대결'이죠.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대기업 정규직과 몰락해가는 자영업자가 대결하는 양상... 주상복합 아파트의 가격이 기십억이 넘는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돈을 어떻게 뿌리고 다닌다고 하더라도 뭄바이 빈민가에서 당장 생존이 급박한 사람들이 바로 옆에 있는 Reliance통신에서 뭔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관심 없는 것과 비슷한 형태가 될 겁니다.
 
제 경우.. 멕시코와 미국 국경 도시인 티후아나에서 어렸을때 몇년 을 살았는데... 팬스 하나를 경계로 한 두 나라의 상황은 좀 극적이었습니다. 한쪽은 사막에 덤불 굴러다니고... 바로 뒤는 잔디에 스프링쿨러가 돌아가고 있었거든요. 인도의 경우엔 이거보다 더 심해서... 하루 1달러 미만으로 먹고 사는 뭄바이 빈민가 바로 뒤에 있는 Reliance라는 회사는 거대한 철문 두개를 넘어야 들어갈 수 있고... 그 안은 완전히 실리콘벨리와 똑같습니다. 악취 풍기는 빈민가와 첨단기업... 그 부조화에 벙 쪘었는데... 이게 몇 년 뒤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니... 속이 무진장 쓰립니다.  

암울한가요? 하지만 준비된 위기는 위기가 아니랍니다. 준비할 수 있는 것의 폭이 크지 않다는 것이... 방어막이 클 수가 없기 때문에 고스란히 맞아야 한다는 것이 문제긴 하지만.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