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9일 수요일

정치인 한 명의 귀환

음식 쓰레기의 자원화 과정에서 지렁이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를 설명했다는 이유로, 그리고 이해관계자 의사조정에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겠다는 이유로 국회의원 직을 내놔야 했던 정치인이 있었습니다.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하고 나서 그는 재생 에너지 역시 정치의 문제임을 깨닫고 수년간 이와 관계된 공부를 참 열심히 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활동들을 했죠. 그리고 거대 여당의 차기 주자 중의 1명이 계속 상주한 자신의 선거구에서 이겼습니다.

뭐 단일화라는 참 거추장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만...

한국 정치에 대한 희망같은 건 사치라고 생각했었는데... 가끔 이런 일이 일어나긴 합니다. 원자력에 초록색 페인트칠 한 것이 현 정부의 '녹색성장'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그의 대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가장 잘 아는 한 명의 정치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제한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아무도 없는 것보단 낫겠죠. 조승수 의원의 화려한 귀환을 축하드리며... 건승을 기원합니다. 그 건승에 백지장 하나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저도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움직일 겁니다.

2009년 4월 16일 목요일

[긴급] 헌혈증 급구

인도와 네팔을 여행한 분들이라면 한번씩은 보셨을 인도 100배 즐기기의 공동필자인 마녀님이 A형 간염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현재 간성혼수 상태로 이틀에 한번씩 고가의 간투석까지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 수술을 준비중인데, 10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대형수술이라 다량의 혈액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수술에 들어가지 않은 지금도 계속 수혈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하는데요... 다량의 헌혈증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부군인 환타님은 간호를 위해 병원에 있는 관계로 처제인 분에게 보내주시면 됩니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정자3동 백설마을 현대 코오롱 아파트 596동 604호 유택용(017-723-8233)으로 헌혈증을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참고로... 부군인 환타는 작년 촛불집회 당시 6월 1일 새벽의 참사에서 "나는 괜찮아요"라는 여학생의 사진(애국소녀로도 알려져 있죠)을 찍은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ps. 수술은 잘 끝났다고 합니다. 이제 환자가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는 상태인데요... 아직도 헌혈증이 많이 필요하고(계속 수혈 받아야 한다네요), 이젠 병원비가 눈에 좀 들어오는 상황입니다. 이 부부의 수입은 인세 수입밖엔 없는데... 간투석 한 번 할때마다 1년치 인세가 들어갔다네요. 어마어마한 병원비를 물게 될텐데... 헌혈증이 없는 분들도 티끌모아 태산 한번 만들어보는데 동참해주셨으면 합니다.

하나은행 136-910010-46408 예금주 전명윤(환타님 본명입니다).

2009년 4월 15일 수요일

울돌목. 명량해전의 현장



개나 소나 '신에게은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는 충무공의 말씀을 인용하는 바람에 모두가 명량해전 당시의 비장한 상황에 대해 익숙해져 있긴 합니다만... 실제로 여기의 물살이 얼마나 빠른지는 잘 모르시는거 같더군요.
KoSiF의 최애정 간사가 찍은 동영상입니다. 저 통통배와 바지선이 거의 쾌속정 속도로 달리는 걸 보면... 쬐끔 짐작하실까요? 진도대교 바로 밑입니다.

2009년 4월 13일 월요일

진정한 녹색혁명가들을 만나다

네팔의 카트만두와 방글라데시 다카를 15일 동안 댕겨왔습니다. 지난 주말에 꽤 큰 행사까지 있었던 상태라 방 청소도 제대로 못하고 있었기에 이에 대한 포스팅을 할 여력이 없었죠. 워낙 급한 일들이 많은 판에 한가하게 블로그에 글 올릴 시간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행사를 치르고 나서 본격적으로 출장갔다온 것을 가지고 문서 작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머릿속을 좀 정리하는 의미에서라도 하나 올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들의 활동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선진적'이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이걸 적용시키려고 하는 나라 뿐만 아니라 충분히 산업화된 국가인 대한민국도 배워야 할 부분들이 있거든요. 몇 가지 신화들이 깨어지기 때문입니다.

-1/. PV, 태양광 발전도 경제성이 있다.

 

예... 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전기의 양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형광등 하나 켜고, 모바일 전화기 충전하고(유선전화보다 무선전화의 보급율이 제3세계에서 더 높은 이유는 아시죠?), 라디오나 흑백 TV하나 켤 수 있는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40W 패널이면 떡을 칩니다. 더군다나 40W 패널, 이 사람들이 조명 대신 태우는 케로신 사용량을 감안하면 3년내에 본전 뽑을 수 있는 수준이라는거죠. 훈련생들과 단위 사업자들을 얼기 설기 엮은 모델로 가니까... 그라민 은행의 자회사인 그라민 샥티는 지난 10여년간 그리드에 물리지 못하는 22만가구에 총 10MW급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보급할 수 있었더군요. 그리고 다년간의 마이크로 크래딧의 경험이 있는 그라민 은행은 이걸 자기들이 대출하는 시스템을 응용해서 보급하구 있더라구요.

 

 사업현황을 설명하는 Grameen Shakti의 Senior Manager Fazley Rabbi씨.

 -2/. 음식쓰레기의 효과적 처리 방법은?

 더 깬건 Waste Concern입니다. 정치 명문가와 재벌가의 아들네미 둘이 사회적 기업을 하겠다고 만든 이 넘의 회사는 음식물 쓰레기를 가지고 고품질 퇴비를 만들고 있습니다. 농축퇴비의 경우엔... 5성급 호텔에 주로 납품하고 있는데... 주로 원예용으로 들어가는 이 넘의 퀄리티가 장난이 아닌겝니다. 거기다 방글라데시는 석유화학플랜트가 없는 관계로 톤당 화학비료의 가격이 좀 쎕니다. 거의 120달러 수준이거든요. 이 친구들, 그보다 훨씬 나은 유기성 퇴비를 톤당 40~60달러 수준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당삼 돈 됩니다. 이 아저씨들은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로 CDM 인정까지 받은 상태라 더 돈 됩니다.

 Waste Concern 100t/d plant. Dhaka 남동부에 위치.

 아무리 쓸모 없어 보이는 것도 어디다 낑구느냐의 차이에 따라 달라진다는 참... 어처구니 없는 일상의 깨달음을 확인한 셈이라고 할까요? 발전소로는 최악인 PV도 자가용으로 달면 답이 나옵니다. 마찬가지로... 퇴비 가격이 없는 나라와 달리 비료의 need가 충분한 나라들은 유기 폐기물을 가지고도 장사할 수 있습니다. 아니... 이건 제3세계 뿐만 아니라 제1세계에서도 진행하는 겁니다. 바이오 가스 플랜트로 유기성 도시 폐기물을 처리하면 답 안 나옵니다. 하지만 돈 별루 안들어가는 호기성 퇴비화 플랜트는 프랑스도 잘만 돌리고 있죠. 더 나아가... 독일 아저씨들은 이 들쑥 날쑥인 재생 에너지들을 가지고 "기저부하"로 잘만 쓰고 있습니다. 

 

Waste Concern. 퇴비화 마스터 훈련센터. 하루 10t/d 처리 Dhaka 남부에 위치. 

 녹색"성장"을 외치는 가카네 정부의 활약으로 보건데... 가카의 임기말쯤이면 탄소세라는 황당한 세원까지 추가될 거 같더군요. 사실 이거 감안하면 아파트형 축사의 가능성도 없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실제로 제가 계산을 해봤으니까요. 권리의식은 가지고들 있어서 뼛가루 날린다고 화장장 반대운동은 하시는 분들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플랜트로 처리하는 방식은 거꾸로 현실의 넘사벽 덕택에 말이 안됩니다만... 호기성 처리 시설은 얼마든지 말이 되는 형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좀 연식이 오래된 사기들이 등장을 하게 됩니다. 뭐냐...

"한국 음식물 쓰레기는 짜고 매워서 퇴비화하는데 애로사항이 만발한다"

조까라 하십셔.

남쪽 나라로 내려갈 수록 더 짜고 더 맵습니다. 사실 매운 성분의 함유량을 표시하는 팹사이드의 수준으로 보면 청량고추 조차도 고추 평균 팹사이드의 함유량의 중간도 안됩니다. 3분 카레 말고, 정말 매운 음식을 인도에서 혓바닥에 올려놓은 경험이 있다면... 이런 사기 안 속습니다. 왜냐면 걔네들은 그거 가지고 잘만 자원화하고 있거든요.

맵고 짠거 먹고 나서 우유와 물 마시면 되잖아요?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흙이나 톱밥을 추가하고 지렁이를 잘 쓰면 됩니다.

그럼 왜 이런 사기를 쳤을까요?

문젠... 퇴비화 혹은 사료화 시설로 가면 거대한 플랜트를 만들 수 없다는 거쥬. 위의 시설들을 보세요. 건축, 토건 업체가 돈 벌게 있나. 나까마로 돈 버는 컨설팅 업체는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GDP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건축과 토건 업체분들이 돈 벌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들어갑니다. 현대식 화장장 치고... 뼛가루 날리는 화장장은 없습니다. 섭씨 3천도 이상으로 태우는데 뭐가 날린다는건 심각한 물리학적 상식이 없는 이야기니까요. 그런데두 이런 선동, 잘만 들어갑니다. 마찬가지로... 냄새가 좀 나는 호기성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이야기는 많이 달라집니다만... 사람들은 그에 관계없이 일단 반대부터 하고 시작하는게 이 땅의 현실이라는 겁니다.

더군다나... 이런 "이해관계자 조정"이라는 난이도가 상당한 민주적 의사결정의 경험이 대한민국에는 "별로 없다"는 아픔이 걸리죠. 그 결과... 남들은 몇 십억도 안 들어가는 시설 가지고 탄소배출권 문제까지 해결하면서 처리하는 처리 시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천억이 들어가는 시설을 가지고 발전은 까꿍이고 퇴비는 품질관리가 안되는 액비만 나오는 설비들을 앞다퉈 돌리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방글라데시 아저씨들과 프랑스 아저씨들이 앉아 있는 자리에서 해주니까 자지러지더군요. 근데 우울해지던건... 그 다음의 대화였습니다. 

"야... 너네 중앙정부에서 그런 삽질을 해도 정권유지가 되냐?"

"어... 일단은 이게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자체가 하는건데?"

"뭐셔? 예산을 그렇게 낭비해도 지자체장들 탄핵 안 당해?"

"탄핵은 무슨... 지자체 한지 십 수년 동안 한 정당이 아도 치고 있는걸"

"하..."

"그니까... 니들 나에게 보여줄거 좀 다 보여줘"

"OK!"

 

 Waste Concern의 공동설립자 Iftekar Enayetullah

예... 사실 화석연료 시대를 끝내고 재생에너지의 시대로 돌입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기술력'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정치행위'에 그 핵심이 있습니다. 효율만 쫓는다고 한다면 재생에너지를 가지고도 황당한 삽질들을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의 경우, 현재로선 가장 효율이 높은 게 '추적식'입니다. 하지만 이거... 산 깎아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죠. 친환경적이라고 우길 수 있을까요? 쓰레기 처리의 경우엔 더 깝깝합니다. 한국은 분리수거가 세계에서 가장 잘되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이걸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있을까요? 소각이 가장 저렴한 방식이지만, 어느 동네는 수효예측에 실패해서 1KWh를 발전하기 위해 18만원에 가까운 돈을 퍼붓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문제는 '철학'과 '정치적 리더십'입니다. 대한민국에는 없는 이 두 가지, 방글라데시에서 뼈저리게 느끼게 되더군요. 실제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곳에서 가장 확실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이 우리에게 없다는 것에 대비해 이걸 끌구 가는 이들에게선 확실하게 볼 수 있는 것. 그래서 진정 이들을 영웅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목수정씨의 레디앙 기사에 대해 딱 한마디만.

다 좋다구요. 근데 말이졉... 남의 나라 노조 덕택에 복직할 수 있었던 XX가 자기 나라 노조를 두고 거한 말씀을 하셨던 것만큼 황당했던 기사였나요?

ps. 옹알이를 할 분들을 위해 쪼끔만 더 덧붙이자면... 이번에 방글라데시 출장에서 나름 결례를 무릅쓰고 찾아갔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물론이고 그 나라의 유구한 권력자들의 아들네미들로부터 '연대'의 손을 얻어내는데 성공했슈. 의미가 없는 행동이라고 하면 몰라도, 의미가 있는 행동에서의 진심은 짧은 소통구조를 가져도 됩디다. 내가 겪었던 건 제3세계고, 거긴 제1세계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면... 내 딱 한마디 더 붙여드리리다.

야! 이 씨발 놈들아 아가리 닥쳐!

2009년 4월 9일 목요일

한국 정치에 대한 관심이 없어졌음...

노통이 박연차로 부터 얼마를 받았는지, 북한 로켓이 어떻다든지... 별 관심이 없어졌심다. 네팔과 방글라데시에 있을때 한국 뉴스 클릭했던 것도 WBC결과와 김연아, 그리고 월드컵 남북 예선전이었지... 다른 거 없었거든요. 어차피 인터넷 속도가 안되니까 딱 볼일만 봐야 하는 상황이었구 말이졉.

뺑뺑이 도느라 정신없는데다... 갔다오는 길에 비행기에서 잠깐 생각해보니... 어차피 지금의 대한민국은 내 나라도 아니잖는가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니 뭐...

2009년 4월 7일 화요일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는 단어, Entrepreneurship

몇년 전, 군사쿠데타를 일으켜서 집권세력을 쫓아내는데 성공한 방글라데시 군부가 참 순진무구한 행태를 보였던 적이 있습니다. 지네들이 권력을 장악하려니 사방에서 눈치가 보였던거죠. 뭐 명망가를 수상으로 내세우고 자기들은 뒷마당에서 권력놀이를 하는게 더 현명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만... 암튼 일단 이전 권력을 청소하는데 성공한 방글라데시의 군발스들, 쬐끔 엽기적인 인기투표를 하게 됩니다. '누가 우리의 대표자가 되었음 좋겠어?'라는.


근데... 정말 의외의 인물이 1차 투표에서 나가 떨어져 버립니다. 외국인의 눈으로 보자면 좀 깨는게... 1차 투표에서 나가떨어진 양반이 외국인들은 다 아는 사람이었던 겁니다. 방글라데시라는 나라가 어디에 붙어있는지, 인구밀도가 얼마나 되는지, 국민소득이 얼마가 되는지는 몰라도 딱 한 사람의 프로필을 읊으면 알아먹는 분이 있거든요. 바로 마이크로 크래딧의 성공을 보여준 무하매드 유누스(Muhammad Yunus)죠. 유누스의 이름은 몰라도 극빈층에게 소액대출을 해서 노벨 평화상을 받은 인물이라고 한다면 대충들은 다 알아먹을 정도입니다만... 이 아저씨, 방글라데시 군발스들이 벌였던 인기투표에서 1차에 나가떨어졌습니다.



복잡하게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지만, 간단하게 생각하면 답은 가까운 곳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유누스가 세운 조직들은 모두 '자립'을 전제로 합니다. 쉽게 생각해보자구요. 10만원을 유누스가 만든 Grameen 은행에서 빌렸습니다. 닭을 몇 마리를 사서 얘네들을 키워 대규모 양계장을 만들면 떼돈을 벌 수도 있겠죠? 하지만 또 한편으로 보자면... AI 때문에 걔네들을 몽땅 다 폐사시켜야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라면 Grameen은행과 같은 조직들은 대출 회수와 관련해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만기 연장을 해줍니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인 경우로 간다면 답이 안 나올 수도 있거든요...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직장인들보다 몇 배는 더 부지런하고 상대방의 반응에 빨리 빨리 반응하지 않는다면 바로 말아먹는다는 겁니다.


닭이 한 마리도 없는 사람이 양계장을 하면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상상하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밀집된 곳에서 닭을 키우는 현장으로 가면 이야기는 좀 많이 달라집니다. 거기다 이걸 유기농으로 키우겠다고 가면... 몇 배는 더 힘들어지죠. 병아리 한 마리 한 마리를 자기 자식 키우듯 해야 하니 말입니다.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모델을 들어볼까요? 합법적인 다단계회사들은 자신의 회사에 가입한 사람들을 IBO라고 부릅니다. Independent Business Owner, 독립자영업자라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근데, 이거요... 애물단지입니다. 직딩이 회사에서 짤려서 다른 직장으로 옮기려고 하는 와중에 최저 생계비를 보장해주는 고용보험을 받으러 갔을때 이런 류의 회원이라고 한다면 돈 안 나옵니다. 왜냐구요? 독립된 생계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을 하는거죠.


재미있는건... 성공하는 IBO가 있긴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에게 따라 붙는 또 다른 말이 하나 있죠. '뭘 하든 성공했을 사람'이라는 타이틀입니다. 쉽게 말하면 사장이 될 사람들이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국가들의 교육정책상... '사장'이 하나 나오기 위해선 참 눈물겨운 이야기들 없이는 또 불가능합니다. 왜냐구요? 일반적으로 국가들이 '국민'을 교육시키는 목표는 '말 잘 듣는 근로자'를 양산하는 쪽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죠. '때로는 사람을 이용할 수도 있어야 하며', '때로는 상어와 같이 노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건...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물론... '안분지족'의 삶을 삶의 목표로 채택했다고 한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집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이런 삶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간 딱 굶어죽기 알맞습니다.


저개발 국가들에 가면 흔히 듣는 이야기가 있죠. '이 나라의 정치가들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만 일한다.' 근데요... 이거 조금 범위를 다르게 놓고 추적을 하면 조금 다른 결론에 다다르게 됩니다. '개발 국가들의 정치인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는 자신들의 지지층의 이해관계와 동일하다'로 말입니다. 미국이 바로 대표적인 사례 아니겠습니까? 미국 노조의 이해관계와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동일한 오바마의 입장에서 한미FTA에서 자동차 부분과 관련된 재협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동력들을 추적하다보면... 결국 검은 캐네디의 입장이라는 것이 미국 철강 노동자들의 입장과 동일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마주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그래서... 개개인들의 욕망이 수용되는 형태의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이 더 어려운거죠. 천사와 악마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천사들만이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는 것도 환타지의 세계로 진입하는 이야기가 되지만... 동시에 사탄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지옥도를 만들어내는 것도 맛 가는 이야기입니다. 개개인의 욕망이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그래서 정말 어려운 이야기가 되는거죠.


Grameen의 자회사인 Grameen Shakti와 Waste Concern을 둘러보고온 입장에서... 이런 생각이 조금은 더 굳어지게 되더군요. 이들이 분명 시대의 영웅들이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이들의 성취가 모두에게 공유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한 편으론 하게 되었으니까요.


사실... 이런 일에 참여를 할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게 되는 말이 하나 있긴 합니다. 한비야씨가 이야기한건데요... 자신이 월드비전에서 맡고 있는 역할은 '모두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을 살리는 것'이라는 탄식 말입니다. Grameen모델은 모두를 살리지 못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현재보다 나은 삶을 만들 수 있도록 하며, 최선의 모델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대출금을 못 갚는 사람들도 분명하게 생기기 마련이죠. 마찬가지로... Waste Concern과 같은 회사에서 Compost Master의 지위에 오를 수 있는 사람들도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기회조차 주어지지 못하는 삶과 최소한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시스템에 편입된 삶은 이야기가 다른 거거든요...


Waste Concern의 훈련 사이트에서 찍은 사진. 이 들 중에서 Compost Master가 나오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ntrepreneurship. 우리말로 기업가 정신. 박원순 변호사의 강연을 네팔과 방글라데시로 떠나기 바로 전전날 들었었는데... 이게 강연 당시에도 그랬고, 갔다와서도 그렇고... 조금 골을 썩입니다. ㅋㅋ.

2009년 4월 6일 월요일

카트만두와 다카에 다녀왔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올리도록 하고... 일단 갔다왔다는 인증짤이나 하나 올리죠. ^^;; 포카라의 사랑곳에서 찍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