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10일 월요일

Ugly Betty를 벤치마킹하라구?

우리나라 영화가 올 한해 동안 꽤나 죽을 쒔죠. 근데 미국도 뭐 그렇게 해피한 상태로 2007년을 마무리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미 시나리오 작가 조합(Writers Guild of America)이 지난 11월 5일 시작한 파업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pre-production과정에서 뒤로 밀린 것들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뭐 미드 팬들의 입장에선 이제 시즌 중반쯤을 달려야 할 시리즈들이 이번 주를 기점으로 일단 방영 중지 되어야 할 상황이니 더 안타까울 겁니다.

뭐 제작자들, 특히 방송국의 입장에선 미국인들의 넋을 빼놓는 겨울 스포츠의 시즌이기도 하니 배짱인거죠.

암튼... 별로 해피하지 않은 2007년 미국 TV드라마와 관련된 시상식들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 하나 있습니다. 아니, 새로 떠오르는 신성이라고도 표현할 수도 있겠죠. 바로 여우주연부분을 쓸고 다니는 America Ferrera의 <Ugly Betty>입니다. 사실 이 시리즈 인기의 절반은 이 아가씨의 캐릭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니 연말의 상복은 당연한 거라고 봅니다.
 

 
원작이 <Yo Soy Betty La Fea>, 우리말로 <내 이름은 배티, 못생긴>쯤으로 번역되어야 하는 멕시코 드라마인데요... 한국계 배우들이 슬금슬금 미드에 등장하는 걸 '한류의 미국상륙'으로 밖엔 보도하지 않는 우리나라 언론에서 이 드라마에 대한 분석을 찾아보긴 어렵죠. 아니, 거의 안 나올 거라고 봅니다. 일단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실제로 아는 것이 별로 없고, 미국에서 꽤 살았다고 하더라도 라틴계들과의 관계가 그렇게 좋다고 이야기하긴 어려운게 한인사회니까요.

그렇다고 어렸을 때 멕시코에서 좀 있었다고 제가 메히코(그 친구들 발음이죠. x가 영어의 h로 발음합니다. H를 R로 발음하는건 포르투갈어구요)에 대해 국가적 분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느 나라에 좀 있었다고 전문가라고 행세하는 거와 별반 다르지 않을겁니다. 더군다나 전 사립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공립학교 나와서 미국으로 월경하거나 마약파는 것 이외의 삶의 해법을 가지지 못하는 대부분의 메히까노들에 대해선 아는게 별루 없거든요.

그럼 아는게 뭐가 있다고 주절거릴거냐... 걔네들의 이야길 들어보면 알 수 있다는 것만 지적할려고 합니다.
 


<Studio 60 on the sunset strip>이라고, <West Wing>의 제작자였던 아론 소킨이 만든 시리즈가 있습니다. 뭐 한 시즌만 하고 종치긴 했지만. <West Wing>을 만들면서 얼마나 갈굼을 받았는지에 대한 방송백서가 아닌가란 생각을 저 혼자 했을까란 생각이 드는 시리즈가 있습니다. 기독교 우파, 부시 행정부에 대한 실랄한 공격과 '미국이라는 나라는 중도들의 나라'라는 이야기를 많은 에피소드들에서 반복하고 있었으니까요.

여기서 UN을 다루는 시리즈를 NBS(NBC의 페러디 같음)에서 방영하기로 사장이 결정하자 회장이 술 한잔 걸치고 주정을 하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이거 기억하는 이유는 주정의 내용이 가관이었기 때문입니다. 주 시청층이라고 할 수 있는 10대들 중에서 어떤 넘들이 다이뿌르에서 뭔 일이 벌어졌는지, 심심하면 튀어나올 다국어 자막들을 제대로 읽기나 할거라고 생각하는지, 뭣보다 수 많은 나라들의 다양한 언어들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배우들을 어떻게 구할 것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길 하거든요.

미국에서 거주하는 라띠노들에게 인기 있다고 해서 그게 그대로 미국에서 먹히고 세계에서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원래 남들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애들이 남들의 형식을 흥미로워할 가능성... 제가 생각하기엔 냥이가 김치에 중독될 가능성과 비슷하거든요. 그런 냥이가 있긴 하지만 모든 냥이들의 기준으로 놓고 보면 터무니없으니까요.

실제로 Betty네 집의 구성을 봐도 원단 멕시코인들이 보기에 짜증 낼 수 있는 부분들이 꽤 되거든요. Betty의 언니역을 맡은 Ana Ortiz는 푸에르토 리코산이고 아빠역을 맡은 Tony Plana는 쿠바산이라구요.
 
 
 <Ugly Betty> 이전엔 주로 이런 역으로 나오셨답니다.

<Gilmore Girls>에서 한국인 2세로 나오는 레인을 일본계 배우가 맡아서 하는 거랑 비슷한거죠. 뭐 <Heroes>에서 안도의 역할을 한국계인 James Kyson Lee가 맡아서 일본애들이 짜증내는 거랑 비슷합니다. 사실 아직도 많은 미국 드라마들이 인도, 중동지역의 배역들을 대충 섞어놓고 있는 판이구요(아무리 많은 배우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역에 맞는 국적의 배우를 찾아낸다는게 쉬운 말이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정서를 이해할 것이냐면...더 터무니없죠. 미국애들이 DONDE VOY의 처절한 가사 내용을 수용할 수 있겠어요? 미국 이민국의 눈을 피하게 해달라는 이야길 그대로 방송에 내보냈다간 국경에서 자경단 놀이하고 있는 아저씨들이 박살 내놓을텐데?

사실 <Ugly Betty>의 인기가 Telenovela의 미국점령, 혹은 한류의 벤치마킹 상대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긴 Salma Hayek이 제작자라는 걸 과소평가한거죠. Salma Hayek이 멕시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영화에 출연했다고 해서 그게 제대로된 멕시코의 분위기였나요? <Bandidas>에선 세상의 풍파에 맞서는 명랑소녀로, 제 눈에 처음 들어왔던 <Desperado>에서도 뭐 그렇게 멕시코적인 분위기는 없었다구요. 물론 <Frida>가 있긴 합니다만... 그거 대박난 영화 아니거든요. 2003년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긴 합니다만. R등급으로 개봉했는데 대박나긴 어렵죠.
 
또 <Ugly Betty>의 인기 자체도 캐릭터에 상당부분 의지하고 있잖아요? X-men에서 Mystique역을 맡았던 Rebecca Romijn등의 몸도 구경거리이긴 합니다만... ^^;;
 
이 언니가

요렇게 나옵니다. ^^;;;

 
이 시리즈를 사실상 끌고 가는 또 하나의 힘은 악역을 맡은 Vanessa Williams의 열연이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Miranda Priestly역을 맡았던 Meryl Streep을 연상시키면서도 훨씬 코믹한 역할을 정말 끝짱나게 보여주거든요.
 

마흔이 넘은 시간을 어떻게든 되돌리기 위해 주기적으로 보톡스를 맞고, 아들 뻘인 남자들과 데이트를 하는가 하면 자기가 키워온 잡지를 통으로 먹겠다고 덤비는 야심을 보여주니 영락없는 마녀입니다만... 하나 밖에 없는 딸 앞에서 엄마일 수 밖에 없는 모습은 감정이입이 될 수 밖에 없는 악역으로 사람의 맘을 돌려놓죠. ㅎㅎㅎ..
 
하지만 Telenovela의 성공가능성은 전혀 없는거냐고 하신다면...그것 역시 아니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만큼의 군부독재시절의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이 땅은 수십년동안 환상문학의 보고나 다름없었거든요. 거기에 브라질을 선두로 경제 성장속도는 물론이고 군부독재가 사라졌으니... 이 지역에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쏟아져 나올 겁니다.

재래식언론 기자들이 쉽게 망각하고 있는 건, 한류의 많은 부분들이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경제성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갔던 것에 기반한다는 겁니다. 거기에 남의 생각들을 자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이게 먹히는거지... 민족주의로 뭐 해보겠다고 나서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구요.
 
그러니 한류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면... 문화라는게 기획서 배끼는 것도 아닌데 벤치마킹 어쩌구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그만큼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깡통에 가깝다는 것의 반증일 뿐이죠. 특히 한류의 한 부분을 차지하던 것이 '표현의 자유'인데... 이게 <청연>이나 <그때 그 사람들>과 같은 황당한 사태를 계속 겪게 된다면... 그리고 영화 하나가 아도치면 한국영화가 잘 되는 거라고 생각하는 <D-War>사태와 같은 밀어주기가 계속된다면... 답 없다는 걸 지적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뭐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만용이 되어버린 사회라 그런건가요? ㅎㅎ..

2007년 11월 26일 월요일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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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지는 않지만 대표적인 대중 과학저술물로 꼽히는 <Cosmos>에서 칼 세이건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일간지가 화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영어 500단어 내외의 원고로 어느 천문학자에게 요청했었는데, 이 아저씨... 그 요청을 충실하게 따라 "We don't know."를 166번 반복해서 타이핑해 보내줬었다고 하더군요. ^^;;

대체로 이과계통의 경우엔 이런 형태의 답변들이 가능합니다. 물론 가능하지 않은 영역도 있죠. 경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부분들의 경우엔 정치적인 입장에 따라 과학적 사실들이 엄한 곳으로 날아가는 경우들도 종종 생깁니다. 이의 대표적인 사례, 바로 '온실가스'문제입니다. 엘 고어가 노벨 평화상을 받은 뒤로 이 이야기가 꽤 많은 매체에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만, 사실관계만 엄격하게 따진다면 '공화당이나 엘 고어나 사실을 마찬가지로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엘 고어의 경고가 더 유의미하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수준이죠...

이런데 이게 우리의 먹고 사는 문제로 오게 될 경우엔... 세계관이 문제가 됩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을 써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조지 레이코프는 선거라는 놀음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어떤 '프레임'에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것이냐는 이야길 했었습니다. 사실 이거, 그렇게 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왜냐면 사람들은 전부 자신들이 '알고 있는 방식으로 세계를 해석'하기 때문이죠.

아마 2005년의 뉴스위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친구들, 인도의 상수도 시설 이야기를 하면서 홀랑 깨는 이야길 꺼냈던 적이 있었습니다. 뭐냐면 시장의 순기능에 맡기지 않고 정부에서 수도관리를 한 까닭에, 인도의 중산층 이상이 빈민층보다 더 싸고 안전한 물을 얻고 있다는 이야기였는데요... 솔직히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좀 헷갈리더군요. 사실 맞긴 합니다. 인도의 하층민들은 민물고기가 놀고 있는 물을 마시고, 그 물로 씻는데... 그나마 수 천명이 사는 마을 하나가 그 우물에 의존하거든요. 그것도 인도에서 가장 발전된 도시라고 하는 뭄바이에서 말이졉. 물 뿐인가요. 전기시설도 중산층이 사는 지역이 훨씬 더 안정적입니다. 전기 도둑질하겠다고 덤비다가 타 죽는 도시 빈민들이 상대적으로 적으니까요.

좀 까리했던 건... 이게 단순하게 시장의 기능에 맡긴다고 해서 나아질 것인지에 대해 동의하기 힘들더라는거죠. 그러니까 어떤 정책이든 경제적인 이슈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 있고 해결될 수 있는게 사실 몇가지 안되는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경쟁을 붙이면 모두가 잘 살수 있다는 이야기, 공병호 류의 아저씨들 입에서 심심찮게 나오는 이야깁니다. 이거에 대해 '아니다'라는 이야길 꺼내면, 이 양반들... 보검 몇 가지를 빼들죠. 그 하나는 '반기업정서'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사회주의적이다'라는 겁니다. 객관적 사실을 해결하기 보단 이데올로기적인 형태로 사안들을 몰고가죠. 하지만 이 양반들의 이야기가 뜬구름 잡는 소리라는거, 경제학 101이상을 이수한 사람들, 특히 아마티야 센이나 스티글리츠의 책들을 한번이라도 펴 본 사람들은 동의하는 이야기죠.

이른바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주의가 사실은 정반대로 작용했다는 거, 이거 세계사에 대해 좀 진지하게 공부했던 사람들이라면 익히 아는 이야기들이죠. 뭐 시청앞 광장에서 성조기 흔들고 미국 국가 부르는 분들의 믿음과는 달리, 미국 건국의 시조들은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인기영합주의'라는 말과 동일한 것으로 이해했었습니다. 그들은 '공화주의자'라고 자신들을 표현했고, 실제 200년 이상 굴러온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국가'는 그들의 이데올로기하에 돌아가고 있죠. 그랬기에 상당기간동안 '보호무역정책'을 고수해왔으며, 대외정책으로는 이게 '고립주의'라는 형태로 나타났었죠.

제가 고등학교 댕기던 시절의 국정교과서는 3.1 운동을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에 영향을 받았다고 기록했지만, 그 넘의 '민족자결주의'라는게 엄한 곳에 가서 힘 쓰지 않겠다는 미국의 정통적 정책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사실은 낼름 세계사 교과서에서 빼놓았었죠.

이런 이야기에 대해 논박을 체계적으로 준비한 책이 한 권 나왔습니다. 물론 대안이라는 것은 참 우리사회에선 찾아보기 힘든 '합의'라는 거이... 사람 갑갑하게 만들고 있습니다만... 사실 인과관계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데는 참 도움이 되는 책이죠.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바로 이 책입니다. 깨는 건... 장 교수의 지적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분이 한국 정치 지형에선 좀 생뚱맞은 분이라는거죠. 민주노동당도 아니고 민주신당은 더더구나 아니며 한나라당 경선에서 2등 먹은 분께서 요즘 말씀하시는게... 이 책을 읽고 동감을 하신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고 있으니... 확~ 깨는 일이졉. --;;

음... 떡밥으로 꺼낼 만한 이야기가 없나 생각하다가 이 사실이 떠 오르더군요. BRIC's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인도가 해외투자유치의 목표로 걸었던 것이 100억달러였습니다. 그런데 120억달러의 해외투자가 들어갔죠. 문제는 그게 딱 한 회사가 질른거라는 건데... 그 기업이 누군지 아시나요? 바로 우리의 POSCO입니다. 이 사실은 국내 기업들도 우리 땅에서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사례로 종종 인용되고 있는데... 민주신당 대선 후보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2등을 먹은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는 자신의 재임기간동안 141억 달러의 해외투자유치를 끌어냈고 일자리 창출도 전국 일등을 먹었다고 하죠.

더 재미있는 것은 두 나라의 상황입니다. POSCO가 공장을 만들겠다고 하는 지역에선 대대적인 공장설립 반대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신문들은 이걸 두고 '공산당의 지령' 어쩌구 저쩌구하는데... 공산당이 집권하고 있는 지역들 대부분도 해외투자유치를 위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니까 나오는 소리일겁니다. 이 사람들에게 중화학 공업단지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1980년대의 해외사건사고 일지들을 뒤져보시면 답이 나올 겁니다.

마찬가지로... 실적 1등이 아저씨가 물을 먹은 이유가 무엇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을겝니다. 탈당한 사람은 1등으로 뽑지 않는다는 원칙이 문제가 아니라는 건... 입만 열면 폭탄이 터지는 분이 지지율 1등 먹고 있는 사실과 꽤 많이 배치되는 현실이죠.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에 대한 해답을 찾는 분이라고 한다면... 이 책.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이사

블로그를 시작했던게 2003년 11월 20일이었습니다. 그때 엠파스에 처음 둥지를 틀었었는데... 여러 포털들 중에서 굳이 엠파스를 선택했던 것은 어느 모임에서 만난 엠파스 직원의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동할 수 없었던 것은... 별 생각없이 써오다보니 어느덧 4년간 1650개가 넘는 포스팅을 올려놓았고... 링크는 물론이고 간단한 html편집까지 한 넘들도 수두룩 하게 되더군요. 짐 많아서 이사 못하는 사태가 된거죠.

하지만... 아무래도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해 슬슬 이사를 해볼까 합니다. 뭐 이사한 집이 너무 썰렁하니 각 카테고리별로 하나씩의 글만 옮겨놓기로 했구요.

국민 여러분~ 성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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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 성공하세요... 어제 퇴근 길에 한나라당 서울시 당사에 붙어 있던 플랜카드의 내용입니다. 근데... 좀 웃기기도 하고... 뭐 그런 느낌이 저만 드는 건지 궁금해지더군요. --'

미녀론

1998년, 부산의 한 극장에서 <Good Will Hunting>을 보다가 옆의 관객이 참 거슬렸었습니다. 여주인공으로 나온 미니 드라이버(Minnie Driver)가 안 이쁘다고 어떤 언니 한 분이 계속 궁시렁거리더라구요. 혹시 부산이 '촌'이라서 그런가란 생각도 했었는데... 듀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는지 씨네21에 쓴 글에서도 그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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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Richies>에 출연중이졉. ^^

따지고 보면 주연 여배우가 안 이쁘다고 지랄 났던 영화가 하나 둘이 아니었죠. <Titanic>의 케이트 윈슬렛(Kate Winslet)이 안 이쁘다고 궁시렁거리던 관객들도 꽤 되었으니까 말이졉. 전 카메룬이 빅토리아식 미녀를 찾느라 꽤나 고생했겠다 싶었었는데 한국 사람들이 미녀로 생각하는 체형과 비교하자면 한 덩치(Quills에서 좀 극명하게 나오죵)를 보여주니... 반응들이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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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로 궁극의 미녀상들이 달라진다는 것을 설명하려면 문화인류학에 대한 책 몇 권에서 다루는 이야기들을 꺼내야 하니 뭐 그렇다치더라도 말이졉... 왜 사람들은 꼭 TV드라마나 영화에 '미녀'만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이해가 좀 안되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김희선이 아무리 이쁘면 뭐하냐구요. <비천무>에서 스턴트가 대신 해준 칼부림을 걔만 클로즈업하면 다 뭉게졌는데. 말레이지아 출신으로 중국어 한 마디도 못하던 양자경이 80년대 홍콩 영화에 출연하면서 무술씬 촬영을 위해 고생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들이 좀 많이 나은 거이 뭐겠습니까. --'

배우의 기본은 연기이며, 발성이라는 걸 개무시하는 국내 사례들과 비교가 많이 되는 현실이죠. 사실 '한류'라는 것 자체가 오래가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던 것도 이 문제에 대한 좀 제대로된 고민들이 그 현장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미국의 경우, 드라마는 물론 영화에서도 배우들의 발성을 담당하는 스탭이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발성훈련이 되어 있는 배우들 대부분은 세익스피어의 연극들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배우들이졉. 미국인이 오디오 북을 녹음해도 강한 영국식 악센트를 느꼈다고 한다면 그 오디오 북을 녹음한 성우가 세익스피어의 연극들에서 꽤나 오래 밥 먹었기 때문이라고 보면 될 정도니까요.

최지우나 권상우, 그리고 윤소이 등이 안습인 건... 이런 부분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없다는 것 때문이기도 하구요. 얼굴 생긴 것만 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하는 이유는... 음... 뭐 이런거죠. 미녀가 망가진 역할을 하는 거, 한국영화에선 손예진이 <작업의 정석>에서 내숭녀로 나오는 수준이지만... 헐리우드의 경우엔 샤를리즈 테론(Charlize Theron)이 특수분장을 해서 <Monster>에 출연하더라는거죠. 그런데 물량이 한참 딸리는 한국에서 미녀들만 뽑아놓고나서 이 짓을 할 수는 없는거고... 평범하나 빛 나는 얼굴을 가진 배우들을 활용한다면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겠냐구요.

Sicko, 앓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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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었던 이 다큐를 드디어 봤습니다.
 
보고 난 소감... 참 복잡하네요.
 
자기들 기준으로 놓고보자면 엄청 지저분한 제3세계, 그것도 '적국'인 쿠바에 가서야 제대로된 치료를 받는 9/11의 영웅들이라니 말입니다. 그런데 좀 뜬금없겠지만 캐나다로 멕시코로 치료를 받으러 가는 미국인들을 보면서 전 싱가폴과 인도, 그리고 태국의 의료산업이 생각나더라구요.
 
뭐 '산업'으로 모든 것을 파악하는 뇌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 '산업'이 왜 되고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들을 사실 잘 안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류우드 어쩌고 하는 헛짓을 하는 분들이 대체로 이 과죠... 누가 그 나라들로 의료관광을 떠나는지 간단하게 따져볼 수 있는 건데 말이졉. 싱가폴, 인도, 태국 등의 1급 병원에서 치료받는데 들어가는 돈은 미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습니다. 그것도 그 나라들이 제공하는 일급 치료시설들을 이용함에도 불구하구요. 그리고 이 수효, 사실은 많이 제한된 상태일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최고의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위급한 환자들은 의료서비스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 중에 절대 다수를 차지하지는 않거든요. 미국의 의료서비스는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라는 평가를 받습니다만... 그건 소득 최 상위층에 들어가는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거고... 고통을 덜어주고 뭐 이러는 일반적인 수준의 의료 행위는 수효가 많은 대신에 돈을 벌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니 말입니다.

이 다큐... 그래서 경제자유도시를 만들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계시는 분들이 참고로라도 봤으면 합니다만... 그럴 가능성은 미국이 전국민의료보험 시스템을 갖출 확율과 비슷하다고 보고... 그들의 행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논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꼭 보실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뭐 길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이 다큐에서 들고 있는 사례들을 이야기하는 것만 해도 충분할 테니까요.

공공서비스의 민영화가 서비스의 질을 더 낫게 만든다는 신자유주의자들의 말이 순 개사발이라는 거, 이 이상 잘 보여주는 증거는 없을 것 같네요. 하긴,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다 읽고 난 다음에 봐서 더 절절한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