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7일 토요일
Battllestar Gallactica 아놔... 이 황당함이란.
2000년전에 핵이 터져 다 죽었는데... Final Five는 도대체 2000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온 것일까요? 부활할 수 있는 단위도 거의 안 남아 있었을텐데 말이졉. Final Five의 정체도 황당했지만, 스타벅은 어떻게 둘 인거죠?
2008년 12월 22일 월요일
같이 늙어가는 그녀들2
Kathryn Morris 1969.1.28
케릭터 자체가 좀 오락가락하더니... Cold Case 시리즈로 좀 안정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있는 배우죠. 동안이긴 합니다만, 세월은 어디 안간다는거... ^^;;
Mary McCormack 1969.2.8
West Wing에서 안보보좌관인 Kate Harper역으로 인상이 남아서 그런지 몰라도, 역시 여전사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In Plain Sight 시리즈의 주인공을 맡았는데... 생각보다 시청율은 별로 안 나온 것 같습니다. 하긴 수사물이 넘쳐나는 미국 드라마 시장을 감안하면... 뭐 그렇게 찾아봐야 할 정도로 강렬한 이미지를 주진 못했다는게... 문제겠죠.
2008년 12월 12일 금요일
노다메 칸타빌레, 재능있는 사람들이 즐긴다면...
만화는 일본 만화 참 좋아하는데, 일본 드라마는 만화만큼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사실 만화의 경우도... 이게 권수가 좀 늘어나면 끝까지 읽겠다고 덤비는 경우는 좀 적은 편입니다.
왜냐구요...?
<맛의 달인>을 예로 들어보죠. 세계 각국의 각종 음식들을 방대한 분량으로 다루고 있긴 합니다만, 그래서 맛구경하는 재미는 있지만... 이 넘의 만화, 갈등구조가 너무 단순합니다.
"갈등발생->주인공 투입->음식으로 갈등해소->모두가 즐겁다"
요기서 달라지는 것이라곤 '갈등을 일으키는 사람'과 '어느 나라 어떤 음식'만 계속 반복되면서 90권을 넘어가더군요.
뭐 따져보면... 다른 만화들도 마찬가지죠. 이젠 사장님까지 되셔서 한국의 '솜상'그룹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계시는 시마 아저씨의 경우만 하더라도 "문제 발생->여자 개입->Sex한판->여자가 문제 해결"의 반복이잖아요?
여기서 예외라고 할 수 있는 정도는 제가 봤던 걸론 <마스터 키튼>과 <명가의 술>과 정도... 였다고 할까요?
이런 판에 일본 드라마들의 상당수의 원작이 '만화로 성공한 작품'들이다보니... 아무래도 별로 땡길 것이 없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끌리는 넘들이 나옵니다. '일본은 관료주의 때문에 망한다'는 이야기 하나만 주리줄창하고 있는 <춤추는 대수사선>은 케릭터 때문에 찾아봤었습니다. 오다 유지(織田裕二)와 미즈노 미키(水野美紀)에 반했거든요. ^^;;
삐딱한 마녀여사는 일본 건 그렇기 때문에 다 살 생각이 별루 안 든다면서 같은 바운더리로 묶어버렸었습니다만... 전 이걸 드라마로, 그것도 제가 좋아하는 배우인 우에노 주리(上野 樹里)가 주연인 걸로 먼저 봐놓으니 한동안 정신을 못차렸거든요.
바로 노다메 칸타빌레(のだめカンタービレ)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 드라마도 이야기하는 내용은 '간단'합니다.
"재능이 있는 넘들이 어떤 것이든 그걸 '즐기기 시작'하면 지상 최강이 된다."는 거죠.
재능있는 청춘들이 주인공이니 여기에 러브러브 라인이 빠질 수 없습니다만... '즐겨라'라는 메시지 만큼 강렬하진 않습니다.
4화의 '베토벤 교향곡 7번'의 연주, 그리고 5화에서 '렙소디 인 블루'를 연주하는 S오케스트라의 활약만큼... 이걸 강렬하게 보여주는 걸 찾긴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기계적인 연주만을 하던 넘', '충동으로만 연주하던 뇬', 자신의 재능 자체를 찾지 못했던 넘들... 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 11화에서 이사장님이 "매년 수 천명의 음대생들이 졸업을 하지만 전업 연주자의 길에 들어설 수 있는 사람들은 한정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할때... 쬐끔 울컥하더라구요.
재능은 있으나... 그 재능이 발견되지 않은 아이들을 찾아내고, 그들을 교육/훈련시키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는 말씀인데... 우리의 모습이 좀 중첩되더라구요.
일단 우리의 학교는... 아이들이 즐기는 것을 훼방놓는데 더 열심입니다. 요 며칠 전에 우리나라 학생들이 '수학과 과학'의 성취도는 높으나 '즐겁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조사 대상국 가운데 최하위권이었다는 평가가 나왔었죠. 이게 무슨 뜻일까요?
'틀리는 것'에 대한 압박을 가장 많이 갖기 시작하는 시점이 대략 중 2정도부터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인간은 틀리는 것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가장 많은 동물'이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을 자기 수하의 군발스 정도로 이해하는 노땅들의 한풀이... 사실 영감님들의 특징들 중에 하나는 '절대로 새로운 것을 배우지 못하는 이들'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 뭣 같은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하나 밖에 없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재능이 있는 이들이 즐기기 시작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우리는 안다는 거죠. 뭐냐구요? 이 사진 혹시 기억하시나요?
더 설명할 필요 있을까요? ^^;;
2008년 12월 7일 일요일
같이 늙어가는 그녀들
Ellen Pompeo 1969.11.10
Chandra Wilson 1969.8.27
Pauley Perrette 1969.3.27
저도 오늘로 마흔입니다. ㅠㅠ
Judging Amy, 제대로된 판단을 한다는 것.
방대한 작가군들이 활약을 하는 미드들은 별로 극적인 장면이 없는 소품들이라고 하더라도 몇 마디 대사로 다른 나라 시청자들의 넋을 잃게 만드는 경우들이 꽤 됩니다. <Gilmore Girls>의 경우만 하더라도 코딱지만한 동네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 딸과 엄마의 연애담이 주축임에도 꽤 재미있었거든요. 뭐 한국 시청자들의 상당수는 약간은 과장된 한국인 가정을 두고 불만이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저야 엄마 로렐라이 역을 맡았던 Lauren Graham이 이상형이기 땀시롱... ^^;;;
암튼... 비슷한 소품이면서도 '산다는 게 뭐냐?'는 질문을 하게 만들었던 미드가 <Judging Amy>입니다. 요즘은 <Private Pracitice>에서 Dr. Violet Turner로 나오고 있습니다만... Amy Brenneman이 제작과 주인공을 맡았었죠. 거칠게 번역하면 '판결하는 에이미'라는 뜻에서 알 수 있듯... '판사'역할이었습니다. 주인공은 이혼한 가정법원 판사, 주인공의 어머니는 아동보호국의 터줏대감, 오빠는 회계사로... 에이미네 가정사와 법정이 주 무대입니다.
사실, 이 드라마는 주인공이자 제작자인 Amy Brenneman이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헌사 비슷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가끔은 했었습니다. 어머니가 최초로 하버드 법대를 졸업했던 여성들 중에 한 명이며, 동시에 연방대법원 판사거든요. 아버지도 환경관련된 소송을 주로 맡는 변호사구요. 뭐 본인도 하버드에서 비교종교학을 전공한 재원입니다만... 암튼... 이 이야기는 중요한게 아니고...
가정법원이라는 공간이 '이기는게 짱이다'라는 룰이 지배하는 <Shark>처럼 스릴있는 형사법원과 또 다른 형태의 인간들이 노니는 곳이라는 것이 가장 처음 눈에 들어오더군요. 한국으로 치자면 <긴급출동 SOS 24>이 한축에서 벌어지고, 또 한축에선 <사랑과 전쟁>을 찍는 곳이잖아요?
어쩌다가 지나가면서 봤던 거다보니... 세세한 에피소드들은 거의 기억이 안 납니다. 더군다나 이게 DVD로도 안 나와있고, 어둠의 경로에서 다운 받기도 쉽잖습니다. 뭐 한 자극하는 미드들이 하늘의 별만큼 많은 요즘에 이런 소품들을 찾아볼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으니까요.
그럼에도 기억나는 에피소드들이 몇 개 있긴 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강렬하게 남아 있던 것은 Amy가 대학에 강의를 나가서 벌어지던 에피소드입니다.
싱글맘에 소소한 본인의 일상들을 해결하기도 바쁜 가정법원 판사께서... 준비 제대로 하지 않고 강의에 나섰다가 수많은 판례들을 언급하면서 질문하는 학생들에게 제대로 한 방 맞습니다. 버벅거리니까 학생들은 '니 판사 맞냐?'는 식으로 쳐다보거든요. ^^;;;
물론 씩씩한 여주인공이 이렇게 한 방 맞는 걸로 극이 끝날 수는 없죠. 다음번 강의였나에서... Amy는 대략 이런 말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우리는 매일 수 많은 사건들을 맡으며 그때 그때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 결정이 옳기만을 바라면서."
판례별로 공부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선 판례 하나 하나를 며칠간 분석해볼 수 있지만, 정작 그 결정을 내린 판사는 신중하게 한다고 하면서도 본인의 실수가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하고 있다는... 뭐 그런 분위기였죠...
어쩌면 그 대사를 기억하게 된 건... 그 즈음에 어느 선배와의 식사자리에서 나왔던 한 마디 때문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선배가 기업에서 기획을 한다는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의 사소한 결정 때문에 기업이 골루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길 했었거든요.
뭐 2MB정부의 행각이야... 한 발 떨어져서 보면 대체로 Total Comedy죠. 제 밥그릇만 안 걷어찬다면 개그로 웃어줄 수 밖에 없는 일들이 대부분입니다만... 최근의 두 가지 사건은 이 사람들이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판단을 하는 사람들인지가 궁금해지더군요.
첫 번째는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현대사 특강입니다. 뭐 다른 시각으로 현대사를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과 관련해선 별루 시비걸 생각 없습니다. 문제는 그게 해석이 아니라 '아이들의 판단을 대신하려 한다'는 겁니다. 영감들이 뭔데 남의 소중한 아이들이 '독자적인 판단'을 하는 걸 훼방놓겠다는 겁니까?
두 번째는 아무래도 IT하곤 심히 사맛지 아니한 정부가 보여주는 아스트랄한 판단들입니다. 지난번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1등과 2등인 사이버 마켓플레이스가 합병하는 것에 OK도장을 찍는 황당한 짓을 하더니... 이번엔 IT 콘트롤 타워가 필요없다는 발언을 하셨더라구요.
시장의 적이 독점이라는 경제학 101을 뒤엎는 결정을 내린 공정거래위원회도 한 개그해주셨지만... 이번의 결정은 "新주파수배분 수익 정보통신기금과 신설될 방송통신기금에 배분 "과 관련된 부처들간의 업무주도권 다툼을 두고 청와대가 내린 결정이랍니다.
이게 개그인건... 미국의 FCC의 경우엔 가장 꼬장꼬장한 연방기구중에 하나라는 사실이 겹쳐지기 때문입니다. 원래 새롭게 어떤 시장이 열리게 되면 초창기엔 물반 고기반이지만, 생태계 자체가 안정되면서 승자와 패자가 순식간에 갈라지게 됩니다. 문제는 이 순간에 독점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는거죠...
실학적 세계관이 아니라 신학적 세계관을 가지신 분들에게 권력을 독점해줬을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제대로 경험하는 고마운 정부라고 생각하는게... 그게 맘 편할까요?
2008년 11월 13일 목요일
미네르바 사태를 보고 기억난 West Wing의 한 장면.
그게 아마... CJ(Allison Janney분)가 비서실장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의 에피소드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출근하던 중에 자쉬(Bradley Whitford분)가 자동차 매장에 들렀는데... 한참 인기를 끌던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카, 프리우스를 한번 쳐다만 보고 아마... 허머 모델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큼지막한 SUV에 정신이 팔려 한번 올라타게 됩니다. 시동을 걸자마자 전화를 받는데... 이 와중에 실수로 대기자 명단만 한참 되는 프리우스를 그냥 갈아버리게 되졉.
이 이야기가 워싱턴의 정치가십 블로그에 올라가게 되고, 사진까지 찍혔다는 사실에 열 받은 자쉬... 블로거에게 전화질을 해서 자신의 입장을 토로합니다. 그리고 블로거는 전화 내용을 몽땅 블로그에 인용하게 됩니다.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했던 비서실장 CJ, 잔뜩 열받아서 정부 내 대체 에너지 담당자들과의 회의를 진행하라고 명령을 날리죠...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지난 정부의 경우엔 청와대 블로그를 만들고 나서 정부 정책에 대해 삐딱한 이야기가 메타 블로그 사이트에서 일정 이상의 히트를 치는 블로그에 올라오면 정말 성실하게 댓글을 달고 트랙백을 걸었거든요. 저 솔직히 그거 오바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고재열 기자는 기자 타이틀 반납하고 블로깅을 한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그게 '기자'니까 가능한 거지 '청와대'는 이야기가 좀 다르거든요... 뭐 대통령이 직접 댓글 다는 정부였으니 보는 입장에선 '니네 참 일 피곤하게 한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죠.
아닌 말로... 정부기관이라고 한다면 개인 블로깅에 직접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기자들이 반응을 했을때 '사실 무근이다/그렇게 보는 수도 있겠다' 정도만 언급해도 되는 것들인데... 그걸 왜 그렇게 집착하냐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푸하~ 이번 정부는 좀 상상초월입니다.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내용을 가지고 '끝장토론'을 하고 싶어한다는 지식경제부 관료도 웃겼지만... 정보기관이 미네르바의 신원확인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곤... 참... 드럽게 할일 없다는 생각 밖엔 안들더군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정보'는 영어로 번역하면 Information입니다. 하지만... 정보기관의 대명사격인 미국의 CIA의 경우, 그 I는 Information이 아니라 Intelligence의 줄인말이죠. 뭐 전 정부는 물론이고 현 정부랑도 별로 사이가 안 좋은 영국의 경제지 Financial Times의 모토도 'Where information began intelligence'라는 걸 감안하면 대충 이 차이가 뭔지는 감이 잡히실 겁니다.
그런데... 미네르바님의 신원이 Intelligence인가요? 국내 테러와 관계가 있나요?
미네르바님이 썼던 글들은 사실 그냥 인터넷에 떠도는 수 많은 말들 중에 하나 아닌가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원확인을 했다는 이야기 자체는 정보기관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분이 그런 사실에 좀 민감하신 분이라는 걸 증명하는 것 밖엔 안되는게 아니냔 말입니다.
북핵관련해서 책 한번 써보겠다고 달려들었던 까닭에... 미국의 Think Tank라고 할 수 있는 곳들로부터 거의 스팸성 메일을 받아보고 있습니다. 그런 저만 하더라도... 지금 미국 입장에서 한미FTA는 순위가 한참 뒤일 수 밖에 없다는 건 '확신'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국회비준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고... 도대체 뇌가 있긴 한건가란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본인이 마지막 글이라고 올린 이 글을 보고... 참 심란해지데요. 석학들이 최악의 불황국면에 들어가고 있다는 글을 쓰는 판에 '펀더맨털은 튼튼해요~'라는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도 웃겼지만, 본격적인 묵시록들이 따로 있는 판국에 대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사람에 집중한다는 거. 참... 수준 안습입니다.
2008년 5월 11일 일요일
각하께 권하는 미드
일전에도 쓴 적이 있긴 하지만... 학부 전공이 수학이었다는 사실 때문에 논네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 한 마디 때문에 속으로 부글부글 끓어버리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뭔 이야기냐...
"세상 일이라는게 수학 공식 같은게 있는게 아니라서..."
이 따위 말을 사람들이 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이 분들이 중고등학교때 배웠던 수학 선생들이 수학을 잘못 가르쳤기 때문이졉. "공식을 외워라" 밖엔 말을 할 줄 모르는 분들이 수학 선생이었으니, 두르려 맞고 배웠던 기억밖엔 없을테니 말입니다.
일전에도 썼던 겁니다만... 수학공식이라는 것은 자연현상, 혹은 사람들의 행동, 어떤 상황의 예측을 하기 위해 천재들이 정형화시킨 겁니다. 라이프니쯔와 뉴튼이 거의 동시에 미분이라는 개념을 만들어서 이걸 썼던 부분은 '속도'와 '가속도'의 관계였습니다.
그런데 꽤나 오랜 세월동안 학교라는 곳에서 거꾸로 가르친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고급수학(이라고 해봐야 17세기 이후에 발전된 수학)은 일상생활과 하등 상관이 없는 것이라는 뿌리깊은 믿음으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잡히게 됩니다.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죠. 수 많은 건축물들과 토목기술의 결과물 들치고 미적분으로 부터 자유로운 경우는 없습니다. 아니, 한 지역에 얼마나 많은 복지시설이 필요한가를 계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 지역을 완전히 파괴시키기 위해 얼마만큼의 폭탄이 필요한가를 계산하는 것도 수학이죠(이런 건 산수 수준입니다만 ^^).
일전에 Terry가 각하에 대한 인물평을 하면서 "똑똑하고 근면함"이라고 했을땐 별 생각 없었지만, 기상청에 쫓아가 일기예보가 잘 안 맞는다고 일장훈시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나서부턴 등신 취급하기로 했었습니다.
왜냐구요?
일기예보를 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방법은 통계적 방법입니다. 예년에 기압관계가 어떤 식으로 분포되었을때 어땠다...라는 거죠. 하지만 슈퍼 컴터를 쓰기 시작한 요즘엔 실제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작업을 하려고 한다면 꽤나 고급 수학자들이 기상청에 각종 자문을 꽤나 오랜 시간동안 해줘야 일기예보의 정확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거죠.
근데 그 등신은 기상청 찾아가서 '훈시'라는 걸 하더군요. 일을 제대로 하려면 수학학회 등을 찾아가 지원금들을 어떻게 내놓을테니 일기예보의 정확성을 좀 더 높이는 작업을 도와달라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말이졉.
문제는 이런 식의 교육을 받은 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일일히 다 해명하는 방식으로 가봐야... 그리고 뭣보다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으로부터 뭘 배우는 걸 쪽팔리다고 생각하는 Narrow Mind의 소유자들인 이 논네들에게 이런 이야기하다보면 기껏해봐야 들을 수 있는 이야긴 '니 똥 칼라다' 되겠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을 위해 요즘 제가 쓰는 방법은... 바로 스콧 부라더스(<Gladiator>, <Black Hawk Down>등을 만든 그 스콧 부라더스입니당)가 제작하는 <NUMB3RS>라는 미드입니다.
FBI LA지국에서 팀장으로 뛰고 있는 형 Don Eppes, 그리고 CalSci(이게 사실은 Caltech이라는거야... ^^;;)의 수학교수로 NSA등에도 각종 수학 자문을 하고 있는 Charlie Eppes, 그리고 이들 형제를 둘러싼 사람들이 미궁에 쌓인 사건의 해결에 수학을 동원해 풀어가는 방식인데요...
꽤 흥미진진합니다. 미국의 몇몇 고등학교에선 이 시리즈를 수학 부교재로 활용하기도 한다더군요.
이걸 대통령에게 권하는 이유는 그 세대 즈음에선 외워야 했던 것들중에 하나인 수학 공식이라는 넘이 이젠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국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국방을 예로 들어볼까요? 오늘 아침 연합뉴스는 우리 군이 '스텔스 기술'을 일부 독자 개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전파 흡수 도료를 국산화했다는 이야기인데, 이게 배나 전투기 등에서 사용되기 위해선 반사각은 물론이고 엔진에서 나오는 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도 해결을 해야 실제 '스텔스 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거, 수학과 물리학, 그리고 화학과 같은 말 그대로의 기초학문이죠.
인터넷에서 수학이 가장 빛나는 부분은 전자상거래를 가능하게 해주는 인증서입니다. 안전한 전자상거래가 이루어지려면 암호 알고리즘이 뒷받침되어야 하죠... 이것 역시 수학입니다. 전자상거래의 활성화가 얼마나 많은 작은 기업들을 탄생시켜왔는지...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한미FTA가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낼 것이라고 주장하는 분들, 특히 국가 경제기관에서 이런 예측결과모델을 내놓는 것도 '행렬'연산을 통해 내놓는 겁니다.
그런데... 각하께선 국가 경쟁력의 핵심들 중에 하나인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핵융합연구소, 그리고 극지 연구소를 통폐합 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결정을... 그것도 공문 하나로 내렸다고 하더군요.
몇 편이라도 좋으니... 21세기에 얼마나 이런 기초학문이 국가의 위상을 결정짓는지 좀 보고 이해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뭐 뇌가 시멘트 콘크리트로 구성되어 있어 변형 단백질 따위론 뇌에 구멍이 날 수 없는 분들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런 이야기조차도 쇠귀에 경읽기이겠습니다만...2008년 4월 15일 화요일
Battlestar Gallactica, 현대 미국 혹은 우리의 초상
Animation이라는 장르의 특징이 실사로는 보여주기 힘든 것들을 보여줄 수 있다(요즘은 CG의 발전으로 좀 많이 퇴색한 부분입니다만)는 것이라면 SF가 가지는 특징은 "이건 구라거든"이라는 걸 아예 달고 가기 때문에 일반 극화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내용들도 담을 수 있다는 것이죠.
판타지 문학 초창기 작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걸리버 여행기>처럼, 혹은 남미의 판타지 문학들이 80년대의 암울한 남미의 정치현실을 몽환적으로 담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졉.
꽤나 오랜 기간동안 아동용 도서쯤으로 취급받았지만,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는 당대의 정치적 상황들을 꽤나 쎄게 풍자한 풍자소설입니다.
"계란을 어느쪽으로 깰 것인가"라는 중대한(!) 이론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는 소인국의 모습은 스위프트가 살던 당시 영국의 양대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토리당(Tory Party))과 휘그당(Whig Party)의 정쟁을 풍자했던 것이니까... 이게 그 당시에 얼마만한 불온서적(!)이었는지 감 잡으실 수 있을 겁니다.
대부분의 SF소설들은 이런 장르적 특성들을 충실히 따라가죠. <로봇>에서 로봇 공학 3대 원칙을 처음으로 제시했던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만 하더라도 별 생각없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는 SF소설이지만, 이거 사회과학적 지식이 쬐끔만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주인공인 셀던에게서 맑스와 엥겔스, 두 독일산 털보 영감님들의 잔영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어떤 소설들이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뭐 <신들의 사회>에 담긴 '혁명에 대한 메타포'를 읽으실 수 있는 분들이라면 Neo가 몇 년전에 추천을 했던 다음의 책들도 관심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1. '정상'이란 무엇인가? <앨저년에게 꽃을> & <어둠의 속도>
2. 감춰진 학살 <제5도살장>
3. 사회주의자가 읽어야 할 SF소설 50선
문제는 순전히 작가의 상상력과 디테일로 독자들을 매혹시킬 수 있는 소설이라는 매체와 달리 영화로 가면 '돈'이 문제가 됩니다. 많은 분들이 SF영화라고 생각하시는 <Star Wars>의 경우만 하더라도... '나 SF좀 알어'라고 하는 사람들로부터 'Space Fantasy'의 이니셜인 SF라는 꾸리한 평가가 떨어지죠.
실제로 떼돈을 들여서 괜찮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Blade Runner>와 같은 비운을 피해가기 어렵습니다. 같은 시기에 개봉되었던... 얼라들의 착한 모습을 보여준 <E.T.>는 흥행에서 대박난 반면... 이 비운의 걸작은 사실 컬트무비로 소화가 되어버렸으니 말입니다.
사실 "군대가면 사람된다"는 속설(?)을 보여주겠다고 주리줄창 공중강습 기병대(우주전 하면 기갑부대나 포대는 필요 없는 모양이더군요. --;;;)와 클렌다투의 원주민(?)인 벌레들과의 이전투구를 거의 심의를 포기한 자세로 보여준 <Starship Troopers> 정도를 제외한다면 미국의 메이저 감독들이 뭔가 성찰을 하는 자세로 SF물을 만드는 경우는 좀 드문 편이기도 합니다. 아마 폭파된 노바리님 블로그에 올라가 있었던 글로 기억을 하는데, 나름 한 SF한다는 감독들이 <반지의 제왕>을 만든다면 어떤 형태로 만들었을 것인지를 함 상상해보는 것도 이 타임에서 나쁘지는 않을 겁니다(근데... 쬐끔 깁니다. ^^;;)
그런데... 이런 뭣 같은 상황에서 정공법을 택하는 미친 넘들이 가끔 튀어나와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하죠. 바로 <Battlestar Gallactica>가 그렇습니다.
인간형 사이보그의 탄생으로 도대체 누가 적인지 분간하기 쉽지 않은 상황, 다신교와 유일신앙간의 종교적 충돌, 신앙적 세계관(교리를 그대로 해석하는)과 세속적 세계관의 갈등, 무능한 정치리더 등... 우리가 현대라는 시대를 살면서 만나게 되는 모든 현실의 상황들을 SF, "나 구라거든"이라는 얇은 방패 하나 가지고도 충실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작가들 스스로가 미국인들이기에 아무래도 미국의 상황으로 읽기 편한 부분들이 많죠.
뭐 <West Wing>의 어느 에피소드에서 지금의 현실적 상황과 성경 말씀이 사맛디 아니한데... 그걸 어떻게 현대에 적용시킬 것이냐를 기독교 원리주의 방송인에게 묻는 장면이 하나 있었었죠.
몇 번째 시즌의 몇 번째 에피소드였는지는 기억 안나는데... 대충 출애굽기 21장 7절("사람이 그 딸을 여종으로 팔았으면 그는 남종 같이 나오지 못할 지며"), 35장 2절("엿새 동안은 일하고 제 칠일은 너희에게 성일이나 여호화께서 특별한 안식일이라 무릇 이 날에 일하는 자를 죽일지니"), 레위기 11장 7, 8절("돼지는 굽이 두 쪽으로 갈라진 쪽발이기는 하지만, 새김질을 하지 않으므로 너희에게는 부정한 것이다. 너희는 이런 짐승의 고기는 먹지 말고, 그것들의 주검도 만지지 말아라. 이것들은 너희에게 부정한 것이다")와 관련된 이야기들이었죠.
근본주의적인, 특히 종교에 근본주의적인 철학을 가진 이들이 얼마만큼 남들을 난감하게 만드는가에 있어서도 이 명작 SF물은 다양한 방식으로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아야 하는거 아니냐는... 더 난감한 질문을 던집니다.
사일런은 유일신을 믿는 존재들인 반면, 인간들은 열 두 신을 믿는 다신교 사회라는 거... 일각에선 이를 두고 현대의 이슬람과 기독교간의 '종교전쟁'을 비유하는 이야기라고도 이야기하긴 합니다만... 글쎄요... 사실 현실에서의 '종교분쟁'의 껍데기를 까보면 '계급갈등'이거나 '자원전쟁'의 형태임에도 서로의 정당성을 위해 "신의 이름"을 빌리는 형태잖아요?
실제로 극중에서 종교적인 형태의 질문들을 하게 되는 경우들은 <West Wing>과 같이 "교리와 지금의 삶"이 사맛디 아니한 부분에 대한 해결을 어떻게 할 것이냐...혹은 어떤 무조건적인 믿음을 가진 이들과 어떻게 공존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뭣보다 <Battlestar Gallactica>가 참고로 삼은 레퍼런스들의 방대함은... 쬐끔 기가 질릴 정도입니다. 사이보그(사일런)이 죽으면 다시 그들의 영혼이 재생선에서 다운로드 된다는 설정은 명백히 <신들의 사회>에서 따온 것이죠. 도구일 뿐인 레이드(사일런의 우주전투기형 모델)는 높은 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다운그레이드를 해야 한다는 인간형 사일런의 모습(지난주 방영분이죠)과 센추리온들에게 자의식을 부여해 이들과 맞서는 또 다른 인간형 사일런의 모습은 영락없는 <신들의 사회>의 그것입니다.
또 한편으론 간간히 보이는 사람들의 발언이 사실은 얼마나 절제되지 못한 것인지... 그것이 어떻게 우리들의 의식에 제약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꽤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사이보그인 사일런의 경우에도 다양한 자의식들을 가지고 있으며, 그 조직 내에서의 입장이 상이함에도... 적으로 만나는 인간은 그들을 하나로 뭉뚱그린다는 거죠. Toaster라고.
이 Toaster라는 말은 안 알려진 5명 중의 4명, 그리고 사일런과 입장을 달리하는 Athena의 존재도 가려버릴 뿐만 아니라... 실제로 어떤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는 부분들도 차단해버리는 형태로 작용되고 있죠.
이거... 뭐 우리라고 다른가요. @@빠로, 난#구, 탄$리, 등등으로 부르는 호칭들이 실제로 어떤 다른 가능성 조차도 차단하고 있는 것들은 아닐런지요?
TV드라마를 가지고 너무 많은 것들을 보고 있는게 아니냐구요? 글쎄요... 전 뉴타운 메롱쑈와 같은 엽기적인 정치현실을 가지고 분개하기 보다는... 어찌되었건간에 같이 살아야 하는사람들이라면 어떻게 같이 살고, 어떻게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해법들을 만들어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고민들을 해보고 싶은 분들... 지지난주 부터 드디어 마지막 시즌인 시즌 4가 시작했으니... 한번 감상에 빠져보시는게 어떨까 싶군요.
2008년 4월 7일 월요일
Skins, 이 막나가는 청춘들이 부러운 이유
Weeds 이후, 이렇게 박장대소를 하면서 봤던 드라마는 처음입니다. 영국의 상업방송인 Channel 4에서 더 많은 영국 드라마들을 보여주기 위해 작심하고 만들었다는 이 시리즈. XTM에선 어제부터 방영을 시작했지만 뭐... 미드족들이 보는 루트를 통해 어제 시즌1을 다 봤습니다.
제목부터 확 깨는게... Skins는 대마초 피울때 싸는 종이를 말하는 겁니다. ㅋㅋ Weeds랑 뭐 삐까한 수준의 작명이죠.
보고나서... 으흠... 오만가지 생각들이 들더군요.
드라마 소개는 KLoG님의 이 글을 참고로 하시면 될 것 같구요...
보고나서 생각났던 것들만 정리해봅니다.
1. 뭣보다... About a boy의 이 꼬맹이가... 이렇게 변했습니다. --;;
아이들은 쑥쑥 큰다는... 말이 정말 실감나더군요. 하긴 Ally McBeal의 이 꼬마 아가씨가 누군지 알아보시겠나요?
Heroes에서 Claire Bennet역을 맡은 Hayden Panettiere입니다. 얘두 엔간히 컸죠. ㅋㅋ.. 요즘은 일년에 2백만달러 정도의 수입은 가뿐하게 올리고 있다니 뭐. --;;;
2. 그 다음으로 제 눈에 들어왔던 것은... 이 막장 청춘들이 공부하고 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대학진학을 선택한 학생들이 가는 예비학교가 Skins의 배경인데요... 얘네들, 한 반에 12~15명 안밖이며 공부하고 있는 내용들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의 여자친구 사진을 가지고 자위하고, 역시 그 친구의 말이라면 뭐든 다 따르는 Sid가 역사과목에서 낙제를 면하기 위해 쓰는 리포트의 주제가 이거더군요.
"레흐 바웬사의 자유노조운동이 구공산권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뭐 자사고 예찬론자들의 눈엔 이 청춘들이 대마초 피우고, 약물과 파티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꽤나 난잡한 성을 즐기고 있는 것들만 보이겠지만... 16, 17살짜리들이 공립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내용이 저거고, 학교 시설도 어지간한 대학보다도 나은 상태라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더군요.
시리즈의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토니가 보고 있던 책, 사르트르의 <구토>였다는 것도 쩝쩝거리게만 만들었구요.
3. 심리학 선생님을 쫓아다니고(결국 성공하더군요. 짜아식~ ^^;;), 파티광인 Chris의 경우에도 눈에 들어오던건 그 결말부분이었습니다. 엄마가 집 나가버리는 바람에 오갈 곳 없어진 이 녀석을 거둬주는 것은 학교였습니다. 물론 심리학 선생님이 힘을 써준 덕도 있긴 하지만... 공립학교 선생님들에게 학교에서 제공하는 숙소가 있고, 그 숙소에 오갈데 없는 학생이 들어간다는 거. 절라리 부럽더군요.
4. 최근들어 갑자기 핀란드의 교육현실에 대해 관심이 많이 높아지고는 있습니다만... 영국의 이 모델이 어떻게 만들어진건지...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모르겠더군요. 뭐 발음이 안 좋아서 선진국 못된다는 정부가 이걸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구요.
솔직히 대학에 애들을 보내는게 문제가 아니라... 이미 대학 이전에서의 격차가 저만큼 되는 상태에서 저 녀석들을 따라 잡을 생각이나 있는지 의심스럽기도 하구요.
아이들의 섹스, 약물중독, 섭식장애... 뭐 이런 것들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는 것 때문에 국내에서 19세 이상 상영가지만... 정작 같은 또래인 우리의 꼬마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더라구요. 얘네들이 10대에 이미 끝내버린 고민들을 20대 중반까지도 가져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지금 상태가 아닐런지... 그리고 저 녀석들을 쫓아간다는게 지금의 상태로 가능하긴 한건지... 말입니다. 1만3천개가 넘는 블로그에 이 막장 청춘들을 다룬 드라마가 소개되어 있긴 합니다만... 보는 것들은 다 거기서 거기더군요. 쩝~
2008년 4월 6일 일요일
West-Wing이야기2 양당제와 대통령 중심제의 한계
지난 글에선 미국의 정치제도가 고대 로마를 그 모델로 했다는 이야길 했었습니다. 이거, 뭐 미국사를 전공한 학자들이 일반적으로 내놓는 이야기입니다만... 거꾸로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이야기와는 약간 동떨어진 형태이기 때문에 프리메이슨을 비롯한 각종 음모론들의 출발지가 되기도 합니다. 뭐 미국인들 스스로가 즐기는 음모론이기도 하죠. 하지만 워싱턴DC의 오벨리스크는 물론이고 미국 지폐에서 볼 수 있는 프리메이슨과 연결된 듯한 각종 문양들은 정치 모델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따져보면 음모론만으론 제대로 보기 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이 땅에서 마지막 왕조였던 조선조의 경우엔 그 정치구조가 철저하게 유교적인 형태로 구성되었었잖아요. 그래서 왕은 물론 신하들의 복색, 도시구조조차도 유교철학에 따라 만들어졌었던 것과 비슷한 겁니다.
암튼... 미국의 독립 자체를 놓고보자면 혁명의 일종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부분들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원래 "혁명"이라는 것은 사회의 권력 구조, 혹은 가치 체계, 경제 하부 구조등을 통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합니다만... 미국의 독립전쟁은 대지주와 부농의 기득권을 강화시키는 형태로 진행되었거든요.
더군다나 초창기 미국 정치인들에게 있어서 '민주주의(democracy)'라는 말은 '대중추수주의(populism)'과 동일한 형태로 사용되었습니다. 정치적으로 "욕"으로 쓰였거든요. 실제로 미국의 3대 대통령이었던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1743.4.13~1826.7.4.)만 하더라도 민주주의자라고 자신을 설명하기 보다는 공화주의자라고 주장했었답니다.
미국에서 양당제가 정착되게 되었던 이유도... 이런 건국과정에서의 철학적 배경들이 많이 작동됩니다. 건국초기에는 수많은 정당들이 난립했지만 19세기말, 20세기 초반에 들어서면서부턴 거의 지금의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체제로 정리되었죠.
사실은 이것도... 다른 근대 국가들과 꽤 다른 점이죠. 정당결성의 자유가 있는, 우리가 민주주의 국가라고 부를 수 있는 상당히 많은 나라들이 연합정부의 형태로 내각이 구성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죠. 그러다보니 한 정당 내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정치적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습니다. 리버럴한 민주당원과 보수적인 민주당원은 정치적 입장의 차이를 우리와 비교한다면 진보신당과 한나라당 정도의 차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이러한 현상을 '정치적으로 안정된 사회'로 가는 길로 해석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양당제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 말이죠. 하지만 한 당 내부에서 가지는 입장의 차이가 사실상 다른 정당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거리를 가지고 있기에 각 계파간의 입장조절을 하는 것과 연립정부의 형태로 굴러가는 것과 별다른 차이를 가지지 않습니다.
West Wing에서 이런 미국의 정치적 상황들은 대법관 임명과 관련된 에피소드에서 볼 수 있습니다. 뭐 대법관 임명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시즌1의 9번째 에피소드인 The Short List에서도 나오긴 합니다만... 이들간의 차이가 얼마만큼 되는가를 보여주는 에피소드는 시즌5의 17번째 에피소드인 The Supremes입니다.
공화당에서 지명을 받았던 연방 대법원 판사가 사망하자 그의 자리를 이을 후보를 찾는데... 이때 별 생각없이 봤던 극좌파 후보 랭 판사(이젠 대배우라는 칭호를 붙여도 무방할 Glenn Close가 이 역할을 맡았습니다. 뭐 Air Force One등과 같은 영화에선 "뭐삼...?"이라는 소리가 나오긴 합니다만)가 맘에 들자... West Wing의 주인공들은 비슷한 수준에서 오른쪽 끝에 가 있는 법관을 임명하는 대신, 민주당에서 임명한 대법관에게 은퇴를 종용하죠...
좌우의 균형을 맞춰서 상원인준 통과를 쉽게 하고, 더불어 그만큼 더 나아갔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뭐 그러는거죠. 하지만 랭판사의 정치적 입장을 놓고보자면 끝까지 중도노선(그것도 민주당의 중도노선이 아니라 양 정당 사이의 중도노선)을 걷는 바틀렛 정부와는 꽤 멀죠. 다른 나라들이었다면 틀림없이 다른 정당이었을 정도의 수준이니까요.
그럼에도 민주당 소속일 수 밖에 없는 것은 현실 정치에서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정당이 둘 밖에 없기 때문인건데... 글쎄요... 전 이것이 과연 선진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선진국들의 경우, 연정을 구성하면서도 정치적 안정을 이루고 있는 나라들은 많거든요.
이건 다양한 목소리들을 조율해온 경험이 그 만큼 많기 때문인거고... 이 경우, 정치권 내부에서의 타협만으로도 추가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능력...의 문제. 이건 민주주의의 역사가 짧은 국가들이 대부분 겪고 있는 문제죠. 어느 에피소드인가 지금은 기억이 안나는데... 미국의 대통령 중심제를 미국이 수출한 것 중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라는 이야길 토비가 하기도 하니까요.
뭐 반응들이 별루 없기에 그냥 접으려고 했는데... 무시할 수 없는 압력이 들어와 하나 더 올립니다. ^^;; 담번엔 미국의 기본적인 입장이 과연 '고립주의'인가라는 걸 주제로 함 다뤄볼까 합니당.
2008년 3월 24일 월요일
크리미널 마인드 2x17, 외상형 장애에 대한 단상
이 역시 같은 동호회에 작년에 썼던 글입니다. 크마 이야기가 나온 김에 안 올릴 수가 없더군요. ^^;;
작년 여름에 귀국하기 전까지 거의 1년을 인도와 네팔에서 지냈습니다. 우연찮게 선배의 다큐 작업에 행정으로 참여했던 게 이런 저런 인연으로 확장되어 좀 오래있었죠.
네팔이야 작년 4월 왕이 사실상의 항복선언을 하는 덕에 거의 10년을 끌었던 내전이 정리되어 가던 중이라 신변의 위협을 느낀 적이 없었지만 인도에선 단 1주일의 차이로 다큐 촬영팀 전체가 북망산 등정을 할뻔 했었습니다.
작년 7월 11일 인도 뭄바이의 suburban기차길을 따라 연쇄적으로 폭탄이 터졌던 그 길을 딱 1주일 전에 정확하게 따라가면서 촬영을 했었거든요. 여러편을 동시에 촬영하느라 폭탄이 터졌던 그 날엔 꼴까따에 있었습니다. 식은 땀 한번 흘리고 나선 그 다음부터 일이 벌어지면 얘네들은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관찰할 수 있었었죠. 인도의 영자 신문과 주간지들을 참 열심히 사서 봤는데요... 그 더운 동네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더군요.
지금까지도 폭탄테러를 감행한 단체에 대한 윤곽은 불분명합니다만, 용의선상에 바로 올라가버렸던 이들은 LeT를 비롯한 인도 내부의 이슬람 과격단체들이었습니다. 핵실험 한 번씩 교환하고 전쟁 분위기 물씬 풍기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당시 연립정부를 이끌던 국민회의가 목숨 걸고 진행하던 것이 파키스탄과의 긴장완화였는데... 그 분위기 바로 싸해졌었죠. 당시 싱 총리도 외부에서의 적(거의 파키스탄을 겨냥한) 어쩌구 하는 이야기를 국회에서 꺼내기도 했었으니까요.
그런데 재미있던 건 파키스탄 쪽의 반응이었습니다. 일이 터지자 마자 가장 먼저 위로 전문을 보냈던 나라들 중에 하나였음에도 대놓고 배후세력 취급을 받으니 정치권이야 외교적 발언들만 하고 있었지만 파키스탄 일반인들의 반응은 바로 냉각되었거든요. "그 일이야 유감이긴 하지만, 너넨 쥐가 죽어도 우리 탓이라고 하지 않냐?" 뭐 이러면서 말이졉.
그런 내용들이 들어간 시사주간지에 실렸던 파키스탄 방문기를 읽다보니 묘하게 우리의 모습이 close up되더군요. 아시다시피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인도는 두 나라, 하지만 세 조각으로 나뉩니다. 왼쪽에 파키스탄, 가운데에 인도, 오른쪽에 동파키스탄으로. 그리고 또 다시 동파키스탄이 방글라데시로 독립하면선 아예 세 나라로 갈라지죠. 힌두와 무슬림의 오랜 반목이 결정적인 원인이긴 했지만 이렇게 갈라지는 과정에서 양쪽에서 수없이 많은 목숨들이 희생됩니다. 인도 루피화에 항상 모습을 드러내는 간디 영감님의 암살도 이 당시의 정치적 상황 때문이었구요.
내전에 가까운 상황으로 분리되었던 나라여서 그런지 서로의 적대감은 장난이 아닙니다. 인도에서 가장 큰 욕이 "짤루 파키스탄"(파키스탄으로 꺼져~!)일 정도니까요. 둘 다 핵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그 수준이라는 게 작년에 실험한 북한 핵보다 못한 넘이고, 실제 전투의 경험이라고 해도 카쉬미르와 스리나가르에서 심심찮게 터지는 폭탄을 제외하곤 대포 몇 발 쏘는 수준이긴 합니다만... 전쟁 참가자들의 상당수가 겪는 외상형 스트레스 증후군의 경험에서 좀 비슷한 것들이 발견되더라구요.
1, 2차 세계대전은 물론 베트남전에 참여했던 상당수의 참전군인들이 전쟁에서의 경험 때문에 지독한 사회부적응 상태를 겪게 되죠. 하지만 비슷한 수준의 전쟁경험을 가지고 있는 우리의 경우엔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이는 군 경험 이전은 물론 군 이후의 일상적인 사회생활에서도 특정한 이들을 '적'으로, 정확하겐 같은 인간이라기 보다는 말살해야 할 대상으로 인지시키는 심리적 과정이 있기 때문에 '사람을 죽였다'는 것으로 겪는 고통이 상대적으로 적은 거죠.
이는 광주에 투입되었던 사병들이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전두환과 노태우가 특별법으로 구속되고 나서 80년 광주 진압에 나섰던 특전사 사병들이 10년이 넘은 세월에도 불구하고 정신병원으로 후송되었던 사례들이 꽤 많거든요. 시민군으로 참여했던 이들보다 늦게 발병한 경우가 많았던 것은 자신들이 정당했다고 생각했던 얇은 믿음이 허구였다는 것을 많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깨달았기 때문인거죠.
하지만 사회 일반이 가진 적대감이라고 하는 것도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외상형 장애가 은폐되었을 뿐, 언제 다시 드러날지 모르는 상황으로 봐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가끔 한국 사회 전체가 정신 오락가락하는 것 같아 보이는 사태들이 보이는 이유들 중에 하나가 이게 아닌가란... 그런 생각도 좀 하게 되네요.
크리미널 마인드 1x14, 사형제도에 대한 잡담
ps3. 유영철과 이번에 두 어린 소녀를 죽인 살인범은 전형적인 싸이코페쓰죠. 반사회적 행동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 사람들은 대체로 10만명당 1명 정도로 태어난다는 사회적 돌연변이들입니다. 이들의 정신상태를 분석하는 것은 가능하니 이들을 처음부터 격리시키는 방안들에 대해 가끔 이야기들도 나옵니다만... 이들이 또 다른 인물들과 겹친다는 것 때문에 시도되지 않고 있죠. 인류사에서 길이 남을 업적을 가졌던 정치인들과 성공한 비즈니스맨에도 이런 반사회적 인물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겁니다. 정치인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건 히틀러가 아니라 윈스턴 처칠이며, IT바닥에서 날고 긴다는 세계적 기업의 총수들의 심리상태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거든요. 인간이라는게 얼마만큼 복잡한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야겠죠.
2008년 3월 6일 목요일
West Wing이야기1, God bless America!
아마 작년 9월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TV자체를 PMP에 연결된 비됴기계로 쓰기 시작했던 거이 말이졉. 뭐 딱히 보는 프로그램들도 몇 안되었던데다 현 대통령의 아슷흐랄한 행각과 전 대통령의 비슷한 행각들을 보면서 올라가는 스팀 자체를 어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뭐 현 대통령과 내각의 엽기 행각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그 엽기 내공을 자랑하던 바, 인수위 두 달의 현기증은 그야 말로 예고편에 불과했다는 것을 실감나게 만들어주더군요.
요즘은 경비행기 조종에 푸욱~ 빠져 있던 진거사가 이 꼴을 두고 일갈을 했던 거이 거의 한 달 전이고 보면... 그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들은 더 말할 필요도 없겠죠. 가장 나은 양반이 이 모양이었고, 뭐가 뛰니 뭐가 뛴다고 골방에 처박혀 갈 날이나 기다리고 있어야 할29만원 논네까지 가세를 하더군요.
이 갑갑한 현실을 보고 있느니 영어공부나 할 겸... West Wing을 한 다섯 번은 반복해서 봤던 것 같습니다. 총 7개 시즌에 시즌당 20편 내외... 거의 154시간 분량을 그 동안 다섯 번 반복해서 봤다는 이야기는... 주말엔 완전폐인모드로 모니터로 이 드라마만 보고 있었다는 이야기이자, 동시에 출퇴근 시간에 들고 다니면서 보는 PMP에서 가장 오래 돌아간 넘이 이 넘들이란 뜻이졉.
West Wing. 1999년 시작해 2006년까지 장장 7년동안 NBC에서 방영되었던 이 시리즈는 2번의 에미상 수상을 비롯해 총 87개의 각종 상들을 싹쓸이했던 명작이기도 합니다. 민주당 골수 지지자로 대선 때마다 그 이름을 보이는 Aaron Sorkin의 정치적 지향점이 상당히 강하게 나타나죠. 1999년부터 2006년에 이르는 7년의 세월동안 총 155개 에피소드의 각본을 직접 썼고 제작까지 맡았으니(제작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였습니다) 뭐...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백악관을 다루고 있는 만큼 미공군 1호기는 심심하면 등장하는 수준이니.. 스케일도 장난이 아니죠. 자기 시리즈들을 가지고 있는, 나름 한 끝발한다고 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하고... 그들이 쏟아내는 대사들은 세익스피어에서부터 동네 얼라들의 양아식 말투까지 포괄하니 작가들의 방대한 지식에 감탄사만 나올 뿐이죠.
거기다 7년간의 대통령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사람이라니... 뭐 골수 민주당원이 그리는 이상적인 미국사회가 어떤 모습인지 감상하는 것도 꽤 재미가 쏠쏠합니다.
문젠... 이 '이상적인 대통령'이 남의 나라와는 심히 사맛디 아니한 존재라는 것을 이해하는 순간부터, 요거 할말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그냥 미드 감상기라기 보단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구성되었는가, 그리고 왜 조사이아 바틀렛 행정부가 가장 미국 민주당의 이상적인 정부인가를 두 번에 걸쳐 정리해볼까 합니다.
옛날 영국에 버크(Edmund Burke, 1729.1.12(?)~1797.7.9)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대한민국의 정치세력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보수주의자'라고 하는 그 '보수주의(conservatism)'이란 말을 만든 장본인으로 보수주의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정치사상가, 동시에 정치인입니다.
'보수주의'라는 걸 만든 분 답게, 자신이 목도한 프랑스 혁명에 대해 상당히 날카로운 비판을 가했죠. 그의 책 <프랑스 혁명론. Reflection on the revolution in France>(1790)에서 그는 “어리석은 군중과 전통을 파괴하는 무책임한 이론가들의 폭거”라고 했다니까.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독일 트리어지역에서 발생한 종말론의 창시자인 털보아저씨(Karl Marx)는 이걸 두고 “죽은 세대의 해묵은 유산이 산 자의 두뇌를 악몽으로 짓누르고 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프랑스 혁명에 대해 날선 비판을 했던 이 분이 정작 미국의 독립전쟁은 적극적으로 옹호했었다는 겁니다. 미국이 독립선언을 하자 진압군 출동을 명한 조지 3세더러 ‘반란은 영국의 국왕이 일으킨 것이다!’라며 거꾸로 왕을 비판합니다.
요 포인트. 쫌 햇갈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냐구요? 제가 봤던 세계사 교과서에서 '미국의 독립전쟁'과 '프랑스 대혁명'은 똑같이 인류의 위대한 진보의 한 걸음이었다는 평가를 했었고... 그걸 외워서 토해놔야 점수 받을 수 있었거든요?
"사회는 실로 그 구성원들 사이의 계약의 산물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협력의 목표는 단시일내에 달성되는 것이 아니며 동시에 그 공조관계라는 것도 현재인의 계약관계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조상들과 장래에 태어날 후손들이 소유하는 계약관계이기도 한 것이다... 떠도는 일시적인 기분에 의하여 사회구조에 변혁을 가하려 한다면 세대와 세대 사이를 이어주는 역사의 연결고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인간은 한여름의 파리보다 나을 것이 전혀 없다."
이 아저씨의 말씀을 쫌 도식화시켜서 이야기하자면... 덕성이라는 넘은 시간이 지르면 타락하는데, 이 타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추억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뭐 이런 겁니다.
당시 영국을 지배하고 있었던 휘그 과두정과 박터지게 싸우고 있었던 이들은 고대 로마 시대의 공화적을 가장 이상적인 정치체제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미국의 독립운동 세력에게 미쳤던 영향은 엄청났었죠. 그러니 휘그당 중도파의 핵심 인물이었던 로킹엄 후작 2세 찰스 윗슨 웬트워스(Charles Watson-Wentworth, 2nd marquess of Rockingham, 1730. 5. 13~1782. 7. 1)의 개인 비서였던 버크가 왜 이 말을 했는지 이해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이들의 공화주의는 1인이 현명하게 통치하는 군주정과 소수가 사심 없이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귀족정, 그리고 다수가 올바로 지배하는 민주정을 혼합하는 형태였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이상향'은 절대적 권한을 가지는 대통령과 임기 6년에 2년마다 1/3씩만 선거함으로써 안정성을 확보하는 상원, 그리고 매 2년마다 몽땅 다 뽑는 하원을 만드는 것으로 미국의 헌법에서 구현되었죠.
여기에 이들은 이러한 체제 자체를 반대하는 이들이 집권해 이 체제 자체를 부정하게 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도록 헌법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연방헌법은 다른 나라들처럼 몇 차 헌법이라고 아예 문항들 자체가 날아가고 신설되는 형태가 아니라 '상황이 변화면 수정'만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게 현실과 심히 사맛디 아니하다는 건 이들이 선거부 작성을 위해 인구 센서스를 전수조사를 할 것이냐 통계로 처리할 것이냐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에피소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죠. 선거를 할 수 있는 것은 '노예'를 제외한 자유인들이었으니... 실제 미국의 인구가 아니라 '자유인'들의 숫자를 세도록 되어 있는 겁니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2008년 2월 21일 목요일
Sci-Fi 미드에 대한 잡담
하지만 TV시리즈로 가면 이 조차도 제작비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수단이 되질 못하죠. 대표적인게 거의 10년전에 당시 신인급이었던 제시카 알바를, 조연으론 NCIS의 토니를 내세운 제임스 카메룬의 Dark Angel인데요... 치솟는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해 시즌 2개로 종쳤었습니다.
이때의 제시카 알바, 지금과 비교하면 좀 중성적인 분위깁니당. ^^;;
그리고 이 넘의 스핀오프인 스타게이트 아틀란티스
이런 저런 문명들의 수준이 대체로 그렇게 높은 편들이 아니기 때문에(지구 보다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는 곳들은 '너희들은 아직 어려서 그런거 가지면 안되거든'이라면서 따돌리니까), 신화들을 주로 쫓아가고 기껏 수준이라고 해봐야 1차 세계대전 이전인 곳들과 조우를 하니... 아무래도 좀 그랬던 부분이 있죠. SG1이 시즌 10을 마지막으로 종쳤던 이유도 10년이 지난 만큼 떨어진 시청율에 비해 주연이었던 이들의 게런티가 너무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었다니까 말이졉.
하지만 이들과는 달리, 아예 정통으로 돈 때려 박아넣으면서 가는 넘도 있습니다. 이 사례의 대표작을 두고 스티븐 킹은 이렇게 평가했다죠. “특수효과보다는 캐릭터들의 힘에 의해 진행되는 아름답게 쓰여진 이야기. 그러나 특수효과 마저 좆나 근사하다.”
미국 드라마 좀 챙겨본다는 분들에게 익숙한 이름 중에 하나가 바로 '그레이스 박'이라는 처자인데, 이 시리즈에선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는 사이보그로 나옵니다. 그것도 개별 케릭터들의 성격이 다 달라 이 시리즈의 팬들은 어느 역이 더 낫네, 마네를 가지고 팬 투표도 하더군요. ^^;;
바로 이 처자입니다. 므흣한 걸로 함 골라봤심다. ^^;;;
하지만 이 시리즈가 무엇보다 가치있는 건... 지금의 미국이 겪고 있는, 그리고 수 많은 현대 국가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갈등들을 날것으로 보여준다는 거죠. 인간형 사이보그의 탄생으로 도대체 누가 테러리스트인지 알 수 없는 상황, 다신교와 유일신앙의 충돌, 신앙적 세계관과 세속적 세계관의 충돌, 무능한 정치 리더이자 자폐적 지식인 등등등... 하지만 주제가 무거워서인지, 아니면 지나치게 무거운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인지 시청율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하더군요. 하긴 시즌3의 에피소드 13, Dirty Hands와 같은 경우에는 우리에게도 시시하는게 많거든요. 사회 계층에 따라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된다는 것...그리고 전쟁상황에서의 파업권 이야기가 나오는 이 에피소드는 사회적 갈등이라는 것이 어떻게 해결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나름 이야길 합니다만... ㅎㅎㅎ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더군요.
이 시리즈의 팬들이 활동하는 사이트에선 사실 폴 버호벤과 같은 이들이 제작과 감독을 맡아 '군대가면 사람된다'는 속설이 사실이라는 광고과의 전투신을 기대하는 분들이 더 많다는 것도... 어쩌면 문제일 수 있겠죠.
하긴, 현실의 해골아픔이 장난이 아닌데... 쉬겠다고 틀어놓은 TV에서까지 그 모양이라면 별로 위안을 받고 싶진 않겠죠. 그러나 초창기 SF소설이었다고도 할 수 있는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가 당대 정치현실에 대한 지독한 정치풍자였다는 것을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올인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올해엔 마지막 시즌이라고 예고된 시즌 4가 시작하니 말입니다.
2007년 12월 10일 월요일
Ugly Betty를 벤치마킹하라구?
뭐 제작자들, 특히 방송국의 입장에선 미국인들의 넋을 빼놓는 겨울 스포츠의 시즌이기도 하니 배짱인거죠.
암튼... 별로 해피하지 않은 2007년 미국 TV드라마와 관련된 시상식들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 하나 있습니다. 아니, 새로 떠오르는 신성이라고도 표현할 수도 있겠죠. 바로 여우주연부분을 쓸고 다니는 America Ferrera의 <Ugly Betty>입니다. 사실 이 시리즈 인기의 절반은 이 아가씨의 캐릭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니 연말의 상복은 당연한 거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어렸을 때 멕시코에서 좀 있었다고 제가 메히코(그 친구들 발음이죠. x가 영어의 h로 발음합니다. H를 R로 발음하는건 포르투갈어구요)에 대해 국가적 분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느 나라에 좀 있었다고 전문가라고 행세하는 거와 별반 다르지 않을겁니다. 더군다나 전 사립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공립학교 나와서 미국으로 월경하거나 마약파는 것 이외의 삶의 해법을 가지지 못하는 대부분의 메히까노들에 대해선 아는게 별루 없거든요.
그럼 아는게 뭐가 있다고 주절거릴거냐... 걔네들의 이야길 들어보면 알 수 있다는 것만 지적할려고 합니다.
<Studio 60 on the sunset strip>이라고, <West Wing>의 제작자였던 아론 소킨이 만든 시리즈가 있습니다. 뭐 한 시즌만 하고 종치긴 했지만. <West Wing>을 만들면서 얼마나 갈굼을 받았는지에 대한 방송백서가 아닌가란 생각을 저 혼자 했을까란 생각이 드는 시리즈가 있습니다. 기독교 우파, 부시 행정부에 대한 실랄한 공격과 '미국이라는 나라는 중도들의 나라'라는 이야기를 많은 에피소드들에서 반복하고 있었으니까요.
여기서 UN을 다루는 시리즈를 NBS(NBC의 페러디 같음)에서 방영하기로 사장이 결정하자 회장이 술 한잔 걸치고 주정을 하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이거 기억하는 이유는 주정의 내용이 가관이었기 때문입니다. 주 시청층이라고 할 수 있는 10대들 중에서 어떤 넘들이 다이뿌르에서 뭔 일이 벌어졌는지, 심심하면 튀어나올 다국어 자막들을 제대로 읽기나 할거라고 생각하는지, 뭣보다 수 많은 나라들의 다양한 언어들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배우들을 어떻게 구할 것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길 하거든요.
미국에서 거주하는 라띠노들에게 인기 있다고 해서 그게 그대로 미국에서 먹히고 세계에서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원래 남들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애들이 남들의 형식을 흥미로워할 가능성... 제가 생각하기엔 냥이가 김치에 중독될 가능성과 비슷하거든요. 그런 냥이가 있긴 하지만 모든 냥이들의 기준으로 놓고 보면 터무니없으니까요.
실제로 Betty네 집의 구성을 봐도 원단 멕시코인들이 보기에 짜증 낼 수 있는 부분들이 꽤 되거든요. Betty의 언니역을 맡은 Ana Ortiz는 푸에르토 리코산이고 아빠역을 맡은 Tony Plana는 쿠바산이라구요.
그렇다고 정서를 이해할 것이냐면...더 터무니없죠. 미국애들이 DONDE VOY의 처절한 가사 내용을 수용할 수 있겠어요? 미국 이민국의 눈을 피하게 해달라는 이야길 그대로 방송에 내보냈다간 국경에서 자경단 놀이하고 있는 아저씨들이 박살 내놓을텐데?
사실 <Ugly Betty>의 인기가 Telenovela의 미국점령, 혹은 한류의 벤치마킹 상대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긴 Salma Hayek이 제작자라는 걸 과소평가한거죠. Salma Hayek이 멕시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영화에 출연했다고 해서 그게 제대로된 멕시코의 분위기였나요? <Bandidas>에선 세상의 풍파에 맞서는 명랑소녀로, 제 눈에 처음 들어왔던 <Desperado>에서도 뭐 그렇게 멕시코적인 분위기는 없었다구요. 물론 <Frida>가 있긴 합니다만... 그거 대박난 영화 아니거든요. 2003년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긴 합니다만. R등급으로 개봉했는데 대박나긴 어렵죠.
마흔이 넘은 시간을 어떻게든 되돌리기 위해 주기적으로 보톡스를 맞고, 아들 뻘인 남자들과 데이트를 하는가 하면 자기가 키워온 잡지를 통으로 먹겠다고 덤비는 야심을 보여주니 영락없는 마녀입니다만... 하나 밖에 없는 딸 앞에서 엄마일 수 밖에 없는 모습은 감정이입이 될 수 밖에 없는 악역으로 사람의 맘을 돌려놓죠. ㅎㅎㅎ..
재래식언론 기자들이 쉽게 망각하고 있는 건, 한류의 많은 부분들이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경제성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갔던 것에 기반한다는 겁니다. 거기에 남의 생각들을 자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이게 먹히는거지... 민족주의로 뭐 해보겠다고 나서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구요.
2007년 11월 26일 월요일
미녀론
1998년, 부산의 한 극장에서 <Good Will Hunting>을 보다가 옆의 관객이 참 거슬렸었습니다. 여주인공으로 나온 미니 드라이버(Minnie Driver)가 안 이쁘다고 어떤 언니 한 분이 계속 궁시렁거리더라구요. 혹시 부산이 '촌'이라서 그런가란 생각도 했었는데... 듀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는지 씨네21에 쓴 글에서도 그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요즘 <Richies>에 출연중이졉. ^^
따지고 보면 주연 여배우가 안 이쁘다고 지랄 났던 영화가 하나 둘이 아니었죠. <Titanic>의 케이트 윈슬렛(Kate Winslet)이 안 이쁘다고 궁시렁거리던 관객들도 꽤 되었으니까 말이졉. 전 카메룬이 빅토리아식 미녀를 찾느라 꽤나 고생했겠다 싶었었는데 한국 사람들이 미녀로 생각하는 체형과 비교하자면 한 덩치(Quills에서 좀 극명하게 나오죵)를 보여주니... 반응들이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시대별로 궁극의 미녀상들이 달라진다는 것을 설명하려면 문화인류학에 대한 책 몇 권에서 다루는 이야기들을 꺼내야 하니 뭐 그렇다치더라도 말이졉... 왜 사람들은 꼭 TV드라마나 영화에 '미녀'만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이해가 좀 안되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김희선이 아무리 이쁘면 뭐하냐구요. <비천무>에서 스턴트가 대신 해준 칼부림을 걔만 클로즈업하면 다 뭉게졌는데. 말레이지아 출신으로 중국어 한 마디도 못하던 양자경이 80년대 홍콩 영화에 출연하면서 무술씬 촬영을 위해 고생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들이 좀 많이 나은 거이 뭐겠습니까. --'
배우의 기본은 연기이며, 발성이라는 걸 개무시하는 국내 사례들과 비교가 많이 되는 현실이죠. 사실 '한류'라는 것 자체가 오래가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던 것도 이 문제에 대한 좀 제대로된 고민들이 그 현장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미국의 경우, 드라마는 물론 영화에서도 배우들의 발성을 담당하는 스탭이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발성훈련이 되어 있는 배우들 대부분은 세익스피어의 연극들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배우들이졉. 미국인이 오디오 북을 녹음해도 강한 영국식 악센트를 느꼈다고 한다면 그 오디오 북을 녹음한 성우가 세익스피어의 연극들에서 꽤나 오래 밥 먹었기 때문이라고 보면 될 정도니까요.
최지우나 권상우, 그리고 윤소이 등이 안습인 건... 이런 부분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없다는 것 때문이기도 하구요. 얼굴 생긴 것만 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하는 이유는... 음... 뭐 이런거죠. 미녀가 망가진 역할을 하는 거, 한국영화에선 손예진이 <작업의 정석>에서 내숭녀로 나오는 수준이지만... 헐리우드의 경우엔 샤를리즈 테론(Charlize Theron)이 특수분장을 해서 <Monster>에 출연하더라는거죠. 그런데 물량이 한참 딸리는 한국에서 미녀들만 뽑아놓고나서 이 짓을 할 수는 없는거고... 평범하나 빛 나는 얼굴을 가진 배우들을 활용한다면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겠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