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6일 목요일

West Wing이야기1, God bless America!

아마 작년 9월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TV자체를 PMP에 연결된 비됴기계로 쓰기 시작했던 거이 말이졉. 뭐 딱히 보는 프로그램들도 몇 안되었던데다 현 대통령의 아슷흐랄한 행각과 전 대통령의 비슷한 행각들을 보면서 올라가는 스팀 자체를 어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뭐 현 대통령과 내각의 엽기 행각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그 엽기 내공을 자랑하던 바, 인수위 두 달의 현기증은 그야 말로 예고편에 불과했다는 것을 실감나게 만들어주더군요.

요즘은 경비행기 조종에 푸욱~ 빠져 있던 진거사가 이 꼴을 두고 일갈을 했던 거이 거의 한 달 전이고 보면... 그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들은 더 말할 필요도 없겠죠. 가장 나은 양반이 이 모양이었고, 뭐가 뛰니 뭐가 뛴다고 골방에 처박혀 갈 날이나 기다리고 있어야 할29만원 논네까지 가세를 하더군요.
 

이 갑갑한 현실을 보고 있느니 영어공부나 할 겸... West Wing을 한 다섯 번은 반복해서 봤던 것 같습니다. 총 7개 시즌에 시즌당 20편 내외... 거의 154시간 분량을 그 동안 다섯 번 반복해서 봤다는 이야기는... 주말엔 완전폐인모드로 모니터로 이 드라마만 보고 있었다는 이야기이자, 동시에 출퇴근 시간에 들고 다니면서 보는 PMP에서 가장 오래 돌아간 넘이 이 넘들이란 뜻이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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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 Wing. 1999년 시작해 2006년까지 장장 7년동안 NBC에서 방영되었던 이 시리즈는 2번의 에미상 수상을 비롯해 총 87개의 각종 상들을 싹쓸이했던 명작이기도 합니다. 민주당 골수 지지자로 대선 때마다 그 이름을 보이는 Aaron Sorkin의 정치적 지향점이 상당히 강하게 나타나죠. 1999년부터 2006년에 이르는 7년의 세월동안 총 155개 에피소드의 각본을 직접 썼고 제작까지 맡았으니(제작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였습니다) 뭐...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백악관을 다루고 있는 만큼 미공군 1호기는 심심하면 등장하는 수준이니.. 스케일도 장난이 아니죠. 자기 시리즈들을 가지고 있는, 나름 한 끝발한다고 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하고... 그들이 쏟아내는 대사들은 세익스피어에서부터 동네 얼라들의 양아식 말투까지 포괄하니 작가들의 방대한 지식에 감탄사만 나올 뿐이죠.

거기다 7년간의 대통령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사람이라니... 뭐 골수 민주당원이 그리는 이상적인 미국사회가 어떤 모습인지 감상하는 것도 꽤 재미가 쏠쏠합니다.

문젠... 이 '이상적인 대통령'이 남의 나라와는 심히 사맛디 아니한 존재라는 것을 이해하는 순간부터, 요거 할말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그냥 미드 감상기라기 보단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구성되었는가, 그리고 왜 조사이아 바틀렛 행정부가 가장 미국 민주당의 이상적인 정부인가를 두 번에 걸쳐 정리해볼까 합니다.

옛날 영국에 버크(Edmund Burke, 1729.1.12(?)~1797.7.9)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대한민국의 정치세력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보수주의자'라고 하는 그 '보수주의(conservatism)'이란 말을 만든 장본인으로 보수주의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정치사상가, 동시에 정치인입니다.

'보수주의'라는 걸 만든 분 답게, 자신이 목도한 프랑스 혁명에 대해 상당히 날카로운 비판을 가했죠. 그의 책 <프랑스 혁명론. Reflection on the revolution in France>(1790)에서 그는 “어리석은 군중과 전통을 파괴하는 무책임한 이론가들의 폭거”라고 했다니까.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독일 트리어지역에서 발생한 종말론의 창시자인 털보아저씨(Karl Marx)는 이걸 두고 “죽은 세대의 해묵은 유산이 산 자의 두뇌를 악몽으로 짓누르고 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프랑스 혁명에 대해 날선 비판을 했던 이 분이 정작 미국의 독립전쟁은 적극적으로 옹호했었다는 겁니다. 미국이 독립선언을 하자 진압군 출동을 명한 조지 3세더러 ‘반란은 영국의 국왕이 일으킨 것이다!’라며 거꾸로 왕을 비판합니다.

요 포인트. 쫌 햇갈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냐구요? 제가 봤던 세계사 교과서에서 '미국의 독립전쟁'과 '프랑스 대혁명'은 똑같이 인류의 위대한 진보의 한 걸음이었다는 평가를 했었고... 그걸 외워서 토해놔야 점수 받을 수 있었거든요?

"사회는 실로 그 구성원들 사이의 계약의 산물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협력의 목표는 단시일내에 달성되는 것이 아니며 동시에 그 공조관계라는 것도 현재인의 계약관계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조상들과 장래에 태어날 후손들이 소유하는 계약관계이기도 한 것이다... 떠도는 일시적인 기분에 의하여 사회구조에 변혁을 가하려 한다면 세대와 세대 사이를 이어주는 역사의 연결고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인간은 한여름의 파리보다 나을 것이 전혀 없다."

이 아저씨의 말씀을 쫌 도식화시켜서 이야기하자면... 덕성이라는 넘은 시간이 지르면 타락하는데, 이 타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추억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뭐 이런 겁니다.

당시 영국을 지배하고 있었던 휘그 과두정과 박터지게 싸우고 있었던 이들은 고대 로마 시대의 공화적을 가장 이상적인 정치체제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미국의 독립운동 세력에게 미쳤던 영향은 엄청났었죠. 그러니 휘그당 중도파의 핵심 인물이었던 로킹엄 후작 2세 찰스 윗슨 웬트워스(Charles Watson-Wentworth, 2nd marquess of Rockingham, 1730. 5. 13~1782. 7. 1)의 개인 비서였던 버크가 왜 이 말을 했는지 이해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이들의 공화주의는 1인이 현명하게 통치하는 군주정과 소수가 사심 없이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귀족정, 그리고 다수가 올바로 지배하는 민주정을 혼합하는 형태였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이상향'은 절대적 권한을 가지는 대통령과 임기 6년에 2년마다 1/3씩만 선거함으로써 안정성을 확보하는 상원, 그리고 매 2년마다 몽땅 다 뽑는 하원을 만드는 것으로 미국의 헌법에서 구현되었죠.

여기에 이들은 이러한 체제 자체를 반대하는 이들이 집권해 이 체제 자체를 부정하게 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도록 헌법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연방헌법은 다른 나라들처럼 몇 차 헌법이라고 아예 문항들 자체가 날아가고 신설되는 형태가 아니라 '상황이 변화면 수정'만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게 현실과 심히 사맛디 아니하다는 건 이들이 선거부 작성을 위해 인구 센서스를 전수조사를 할 것이냐 통계로 처리할 것이냐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에피소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죠. 선거를 할 수 있는 것은 '노예'를 제외한 자유인들이었으니... 실제 미국의 인구가 아니라 '자유인'들의 숫자를 세도록 되어 있는 겁니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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