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우포늪과 순천만, 그리고 광양 매화마을을 다녀왔습니다. 다음달 이맘때쯤에 진행될 예정인 단체 기행의 답사 때문에 갔던 건데요... 매화마을에서 나오자마자 차가 퍼지는 바람에 바보되어버렸던 것 이외에도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만... 그 우여곡절보다도 두 늪지대의 상태에 실망한게 큽니다.
우포늪, 첨 당황하게 만들었던 건 주차장에서 우포늪으로 가는 길을 시멘트 공구리 치고 있더라는거죠. 우포늪 만큼 되는 습지를 가지고, 그걸 보존하겠다고 람사르 협약에까지 참여한 나라들 중에서 길을 콘크리트로 까는 엽기적인 나라가 몇이나 될거 같으세요?
그 다음으로 당황스러웠던 건... 2000원 주고 들어간 생태학습관이었습니다. 생태학습관은 돈 들인 티가 팍팍~ 납니다. 그런데 그게... 하나같이 문제들이 몇 가지라구요. 우포늪의 자연환경을 아이들에게 알리겠다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안의 내용들을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것들이 아이들의 "키"와 안맞더라구요. LCD 콘솔에선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우포늪 생태계에 대한 설명이 돌아갑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고학년이 아니라면 LCD가 제공할 수 있는 화각 밖에서 이 내용을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는 3D로 틀어주던 만화영화였는데요... 두꺼비의 엽기호러액션러브 스펙타끄르... 유럽이었으면 얼라들에게 이런거 틀어주면 잡혀갑니다요. 뭐 이외에도 색감 자체를 방해하는 조명도 갑갑하더군요.
순천만은 상대적으로 좀 나았습니다. 모든 시청각 기자재들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으며 갯벌과 갈대밭의 사이를 달리는 데크도 꽤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보는데... 문젠 작동되는게 절반이 안되더라는 것, 그리고 관리직원들이 나와 있지 않은 관계로 생태와는 상관없는 놀이터가 되어버린게 아니냐는 생각이 좀 들더라구요. 갯벌에 사는 생물들을 가까이 가서 보겠다고 만들어놨는데... 모두 떠들고 지나가고(이러면 철새들 보기 난감해지죠), 뛰어다니고(아뉘... 못 피하면 갯벌로 빠지라는??), 노점에서 산 각종 군것질 쓰레기들을 갯벌로 던져버리는 분들을 보면서 뭐하고 있는건가 싶더라구요. 뭐 조류탐사선이라고 이름이 붙은 배는 해수욕장에나 있어야 할 시끄럽고 빠른 소형 모터보트라는 사실에도 할 말을 잃긴 했습니다만...
어제 만난 지인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이 양반이 이렇게 대답하더라구요. "그런 문제들이 없으면 이 나라가 대한민국이 아니고 일본이죠~"
하루 유지비 5천만원짜리 초대형 어항 하나 생겼다고 만세 부르고, 소규모 지방 도시의 동물원 정도 되는 넘을 한강변에 만들었다고 사람들이 복작거리는 나라는 뭘 어떻게 해야 그게 제대로 되는건지 별 관심들이 없죠. 언론 로비만 제대루 하면 TIME지의 환경영웅까지 될 수 있으니까 말이졉. 걔들이 뭐 확인하러 오는 것두 아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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