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16일 일요일

핑계는 그만,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오린쥐 위원장님 같은 분은 이렇게 해야 이해하실지도 모르겠군요. "A pretext is never wanting."

아무래도 카테고리를 하나 새로 늘려야 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각하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주옥같습니다. 최근에 일하느라 정신이 없어 뉴스를 보지 않아서 더 많은 옥성들을 놓쳐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밥 먹고, 간만에 퍼져서 좀 쉬다가 인터넷 뉴스를 읽다보니 오늘 이런 말씀을 하셨다는군요.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가는 시절에는 무엇보다 정치적 안정이 굉장히 필요하다"

1996년 대한민국은 OECD에 가입합니다. 물론 UR은 물론이고 WTO협상과정에서 우린 아직도 "개도국" 대우를 해달라고 해서 여러 나라들의 눈총을 받고는 있습니다만... 순전히 말빨로 남의 것들을 챙겨와야 하는 '외교'라는 놀음이라 그런 것일 뿐이지, 그 나라가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던 1990년대의 상황이랑 지금이랑은... 거리가 멀죠. 그런데... 중진국이라구요?

그리고 정치적 안정이라... 참... 그런 분들이 2004년에 헌정중단사태까지 일으키셨었습니까? 그리고 그 이후에도 우리가 지켜봤던 겁니다만, 어느 한 정당이 과반을 점유한다고 해서 '정치적 안정'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아니, 사실 벌써 싹수를 보여주고 계시는게... 과반을 설사 점유한다고 하더라도 '친박, 친이'의 차이에 따라 내부 갈등이 결코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쉽잖은데... 과반이상을 확보하면 된다는 거. 그거 오만이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닐런지요?

더 깨던 이야기는 이겁니다.

"지난 10년 동안 참 국제환경이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

각하, 어디 갔다 오셨어요??

지난 10년간 국제환경, 좋았던 적 별루 없습니다.

잊어버리고 계시는 것 같은데 DJ영감님이 집권했을땐 IMF구제금융 받았던 땝니다. 말 그대로 경제주권을 남에게 줬다고, 그래서 국민들이 집안에 있는 금덩어리들을 내놓으면서 나라를 살려야 한다고 하던...뭐 그런 시절이었죠. 그 와중에도 그 "피와 눈물의 덩어리인 금"을 가지고 외환위기를 일으킨 것이나 다름없던 이들은 돈벌이에 나섰었습니다만...

그럼 뭐 지금 봉화마을로 내려간 분이라고 해서 좋은 환경에서 취임을 했었냐.. 그럼 그렇지도 않거든요. 신용카드 대란을 수습해야 했고, "악의 축"이라며 카우보이 짓을 하고 돌아다니던 큰 나라 대통령 덕택에 유가는 그때도 100달러 선으로 급등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출범 20일임에도 사람들의 기대는 마치 6개월 넘은 정부에게 요구하는 것과 같다라고도 말씀하시더군요. 글쎄요... 제가 보기엔 본인께서 왜 집권하셨는지도 기억이 안 나시는 것 같습니다.

각하, 혹시 이 동영상 기억하시나요?





저 동영상에서 청년은 이렇게 말합니다.

" 우리의 10년은 날고 싶은 새들의 날개를 확 꺾어버린 잔인한 시간이었습니다. 사람답게 살려면 일자리가 필요합니다. 자존심을 지키는데도 사랑을 지키는데도 일자리는 필요합니다..... 목 마른 사람에게 오직 갈증을 해결해줄 물만이 필요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저는 비정규직의 설움, 청년 백수의 불안을 누구보다 잘아는 사람, 청년 백수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에게 제 소중한 한표를 줄 생각입니다.

부지런하고 정직한 사람이 잘 사는 나라, 일자리 넘치고 중산층이 두터운 나라를 약속한 ooo후보,

전 당신의 약속을 믿습니다. 제발 절 살려주이소!"

대선과정에서 각하께서 살려주실 것이라고 저렇게 확신을 하던 이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보여주신 것보다는 잘 안되는 것은 모두 전임자의 탓이라는 말씀만 하셨죠. 저 동영상을 보면서 얼마나 다급한가라는... 그런 생각을 했던 처지에서 각하의 말씀은 무~척~ 한가해보입니다.

각하, 제발 핑계라는 꼼수는 그만 쓰시고...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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