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30일 수요일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논쟁에서 가장 이해가 안되는 부분.

지난 화요일 M본부의 PD수첩에서 방영한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가 꽤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더군요. 뭐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내용들을 다뤘기 때문에 미진했다는 평가들도 있었지만, 별 관심 없었던 사람들에겐 꽤 큰 충격을 줬던 것 같습니다. 머리띠 묶고, 팔뚝질 하는 것 자체가 생소한 엄마들이 뛰어나올 정도니 말입니다.

뭐 광우병 자체에 대한 논란도 꽤나 많고(미국의 알쯔하이머 환자가 90배(9000%!) 증가한 이유는 질병분류체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vs FDA는 자국산 소의 광우병 위험물질이 많이 나오는 7개 부위로 개 사료를 만드는 것도 금지했기에 난 우리집 멍멍이에게도 안 먹인다...등등), 정치적 이해관계(2MB청와대 "우리는 설겆이를 했을 뿐이다"와 "우린 그런 협상 한 적 없다")까지 가다보니 이... 뭐... 황구라 박사 시절의 논쟁이 재현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 좀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하는게 아닌가 싶더군요.

지금은 <88만원 세대>로 나름 베스트셀러 필자가 되셨습니다만... 우석훈 박사가 썼는데 초판도 소화되지 못했던 책중에 <음식국부론>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 '쇠고기 스테이크'라는 넘을 어떻게 영국 서민들이 먹기 시작했는가... 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축제 때나 맛 볼 수 있었던 고단백질 쇠고기를 영국의 노동계급이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산업혁명이 최절정기에 다다라 영국 노동자들의 체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상황 때문이었다고 하시더군요.

스타식으로 표현하자면 SCV의 미네랄과 가스 채굴능력 향상과 유닛 건설 속도 향상을 위해 쇠고기를 SCV용 스팀팩으로 썼다는 이야깁니다.

근데 말이졉... 체력이라는 것은 '먹는 것'보다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하느냐와 많이 연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정력에 좋다고 하면 생뚱맞은 미국 너구리(라쿤)까지 잡아 드시는 넘의 나라에서... 소가 제공할 수 있는 고단백질이 그렇게도 많이 필요한 걸까요? 인수위 시절에 이렇게 조롱받으면서까지 부서 명칭을 굳이 '지식기반' 어쩌구를 붙이셨던 분들이... 18세기 영국이 필요로 했던 것과 비슷한 상태의 동물성 단백질 공급이 21세기의 대한민국에 필요하다고 하시는... 고 이유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들 계세요??


2008년 4월 29일 화요일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언제 어떻게 쓰여졌던 것일까?

이런 글, 별루 쓰고 싶지 않습니다만... 알바하다가 눈이 빠질 것 같아 별 생각 없이 RSS리더 돌렸다가 걸렸던 글들이 있고... 사실관계를 그나마 쬐끔 더 안다고 글적거려둡니다.

일단... 저 정치인 유시민씨는 별루 좋아하지 않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평소에 했던 말이나 입장과는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섰었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아닌건 아닌거니까요. 뭐 너두 유빠냐... 라고 할 사람들을 위한 장치를 두기 위해 이걸 쓰는게 아닙니다. 너무 오래전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고, 이 당시의 이야기들은 저 자신에게도 다양한 트라우마로 남아 있으니까요.

얼마나 오래전 이야기냐구요?

심상정, 유시민, 김문수가 거의 비슷한 조직들에서 활동하던 무렵의 이야기거든요. 한 사람은 민주노동당을 거쳐 진보신당의 대표로 갔고, 또 한 사람은 참여정부를 만드는데 혁혁한 공헌을 했을 뿐만 아니라 그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하면서...도 노명박 정부의 이어진 삽질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죠. 그리고 마지막 한 분은.. 말 안할랍니다. 저 92년도 총선에서 그 분이 소속되었던 정당의 선거운동을 했던 걸 아직도 쪽팔려하고 있으니 말이졉.

이게 왜 이렇게까지 올라가냐면... 지금의 사람들이 생각하고 말하는 것처럼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일반적인 글쓰기 환경에서 쓰여진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애초에 책으로 내겠다고 생각하고 썼던 것도 아닙니다.

그게 아마 1986년 겨울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1996년부터 2000년에 신한국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이었던, 그리고 지금은 다솜방송 회장인 서한샘씨가 그 무렵에 꽤나 신기한 청소년 잡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었습니다.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과 비교하자면 너무도 인문학적인, 또한 사회적인 사실에 대해 당대의 청소년들이 너무 관심이 없다고 생각해... 그런 내용들을 다룰 잡지를 만들겠다고 했었었죠. 폐간 즈음에 나왔던 기자들의 글들중에 하나가 "사장님은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좋은 잡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는... 뭐 그런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지만... 1년을 못갔습니다.

이 잡지의 내용요?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런 급의 청소년 잡지는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시대>라는 월간지였는데... 어떤 글은 조악했지만, 어떤 글은 별 생각없이 읽다가도 필자가 자신이 진짜로 생각하고 있는 사실을 말하지 못해 분노하고 있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을 정도의 글들도 있었었죠. 그리고 요즘 다시 문제가 되고 있는 그 책, <거꾸로 읽는 세계사> 원고의 상당수는 그 책에 연재되었던 원고였습니다.

그때, 그 원고의 필자라고 그 잡지에 나왔던 이름은 제가 기억하기론 유시민이 아니었습니다. 가명으로 실렸었고, 가명으로 실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당시에 조직사건으로 수배중이던 유시민씨가 도피자금 마련을 위해 썼었던 것이니까요. 도피중 생계비를 벌기 위해 썼던 글. 그 즈음에 대한민국의 유일한 BBS는 한국경제신문에서 돌리던 KETEL였습니다. 시국사건으로 도망중인 수배자가 대학도서관에서 참고자료를 얻었겠어요... 그렇다고 이제 갓 돌아가기 시작한 PC통신으로부터 자료들을 얻을 수 있었을까요? 아니 집중해서 글을 쓰는 것이 제대로 가능하긴 했었을까요?

그렇게 만들어졌던 글들을 묶어서 출판한 것이다보니 오역이나 필자가 잘못 알고 있었던 내용들을  찾아내는 것을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더군다나 중고등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잡지에 팔뚝만한 두께를 자랑하는 책들을 요약해 설명한 글들이 많았던 관계로 인용 등에서도 불확실한 부분들이 많은 거구요.

이런 사정이 있었던 만큼... 대한민국에서 인세로 생활이 가능한 유일한 사람이 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했던 책이었음에도... 본인은 "무식해서 쓸 수 있었던 것"이라고 평소에 말하고 다녔었죠. 꽤나 손을 많이 본 개정판도 다른 책들과 비교하자면 꽤나 뒤에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평소에 공공도서관에 가는게 거의 마실인 제가 이 개정판을 봤던게 2005년 즈음이었으니까요.

사실 이 책이 저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이유도... 남들은 대학 1,2학년이 되어서야 읽는 책들을 대부분 고등학교때 이미 읽고 들어갔던, 이른바 '운동권 선행학습자'였던 경험이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모기불님은 이 책을 유시민씨의 흑역사라고 말씀하시지만... 글쎄요... 그 책에 있던 초고들이 쓰여지던 시절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흑역사로 기억되고 있는 시절입니다. 그 시절의 그 이야기들을 한다는 것이 꼰대의 징후가 되어버린 지금... 이라는 시간은 이 글을 쓰는 것도 별루 맘이 안 좋군요.

사실 관계 따지면서 자신들의 욕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겐 그 흑역사가 얼마나 깨는 시절이었는지를 듣지 않을테니 말이죠.


2008년 4월 28일 월요일

대운하가 수면 밑으로 내려갔다구요?

지난 4월 22일, 대통령 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과 관련된 내일신문의 기사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문 계약직 3명이 짤렸다는 이야기보다... 이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내정된 분의 프로필이 좀 깼거든요.

바로 이 분입니다.
 
한자명  鮮于仲皓
 
학력
    
입학년도  졸업년도   출신학교 및 전공
 
1952  1958   경기고등학교 
1959  1963   서울대학교 토목공학 학사 
1966  1968   서스캐처원대학교대학원 수문학 석사 
1969  1973   콜로라도주립대학교대학원 수문학 박사 
 
경력
   
경력기간   경력내역
 
2006. 09   ~      '한국 엔지니어 60인' 선정위원장
   ~      명지대학교 석좌교수
2004   ~      예술의전당 이사
2004   ~      에쓰오일 사외이사
2003. 10   ~      제4대 한국대학총장협회 회장
2000. 12   ~   2004. 12   명지대학교 총장
2000   ~   2000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2000   ~   2002   행정자치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
1996. 02   ~   1998. 08   제21대 서울대학교 총장
1994   ~   1995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학장
1989   ~   1993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관장
1988   ~   1991   한국수자원공사 이사
1986   ~   1988   산업기지개발공사 이사
1984   ~   1996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토목공학과 교수
1981   ~   1982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교 객원교수
1979   ~   1981   서울대학교 교무처 부처장
1969   ~   1973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교 연구보조원

근데... 이 분 이력서에서 특이 사항으로 꼽히는 건 이 분이 S대학교 교수로 계시던 무렵에 평화의 댐과 관련된 주요 이론들을 제공하셨다는 것과... 전공이 "수문학"이라는 겁니다. 뭔가 삘이 오는게 없으신가요들?

더군다나 이 분이 위원장으로 언급되고 있는 자리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고려해야 할 정책방향 설정 및 계획수립"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대통령 자문위원회라는 겁니다.

참... 지난 번의 5년도 꽤나 피곤했었습니다만, 이번 5년도 꽤나 길 것 같습니다. 이제 2달 여 지났다는데 꼭 1년 지난거 같아요. ㅠㅠ


어제 난동을 보고 들었던 몇 가지 잡 생각

어제, 그러니까 4월 27일 서울의 한복판에서 짝퉁 붉은 악마들의 난동질에 인터넷이 난리가 아니더군요. 진중권 거사의 이 말씀도 이 말씀이지만... 참 다양한 형태로 반응하는 분들이 있더라구요. 뭐 혹시라도 대중교역규모가 장난이 아닌 상태에서 중국의 심기를 건드려선 안된다는 분들도 나오더군요. 하늘이 무너질까봐 어떻게 밖에 다니시나 모르겠는 분들이긴 합니다만...

사실 이들의 상태라는거, 별루 새로울 것도 없는 입장에선 좀 다른 것들이 보이더군요.

그 첫 번째는 울나라 경찰에서 명령권을 행사하는 분들은 외신은 안 보는 분들이라는 겁니다. 중국 유학생들이 중심이 된 이들이 다른 나라에서 벌였던 개행사를 봤다면 어느 쪽에서 문제를 일으킬 것인지... 최소한의 대책은 만들었을테니까요.

두 번째는 지금의 의사결정과정을 군대에서도 가지고 있다면 전장에서 소규모 부대들이 차례로 축차소모 될 판이라는 겁니다.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재빨리 판단하고 그에 따른 대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출동 당시에 받았던 명령을 곧이 곧대로 수행했기에 의경들까지 두들겨맞는 사태가 벌어졌던거... 아닐까요? 현 정부 들어서 경찰조직이 빠르게 위만 바라보는 조직이 되었다는 또 하나의 증거가 아닐까 싶습니다.

세 번째는... 쟤네들이 제대로된 국가를 만들어갈 가능성이 없는 만큼... 그동안 제주 해군 기지 신설과 관련해 좀 삐딱하게 봤던 제 시각도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네랄과 가스가 부족해 충분한 플랫폼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원양함대 기지를 제주도에 가져다 놓자는 이야기가 나왔던 건데... 이게 칼날이 명백한 기지라는 점 때문에... 그리고 그 칼날이 향한 쪽에 훨씬 더 많은 미네랄과 가스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좀 거시기 했던 건데요... MD같은 돈지랄에 돈 쓰지 말고 국방개혁 2020을 그대로 추진해야 하는게 아닌가란 생각이 좀 더 강하게 들더군요.

가까운 미래에 중국과의 고강도 분쟁의 가능성이 의외로 존재할 수 있다는... 뭐 그런 생각이 들었으니 말입니다.


석유 없는 세계에 대한 상상, 제로배럴

<시리아나>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법을 석유를 가지고 풀었던 대표적인 정치 영화중에 하나죠. 뭐 꽤 재미있게 봤다는건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CIA요원, 경제분석가, 중동의 왕실, 그리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종교적 극단주의를 받아들이게 되는 파키스탄 출신의 이주노동자... 이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연관관계를 가지는가를 참 무섭게도 보여줬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소설 중에도 이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는 것이 있더군요. 3대 사이언스 픽션상을 모두 쓸었다는 <제로배럴>이 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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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세계각국의 암투, 그리고 절망적인 사람들을 통제하고자 하는 다양한 이들, 세상을 조금 더 낫게 바꾸겠다고 애쓰는 이들의 활약... 724페이지를 정말 단숨에 읽었습니다.

사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그 세계 각국의 암투보다는 이 지구상에 '석유'라는 물질이 사라졌을때 어떻게 될 것인가를 꽤나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겁니다. 최근의 원자재 난, 전세계적인 식량난의 중심에는 먹어야 할 것을 연료로 사용하는 바람에 벌어졌다는 일각의 주장이 꽤 설득력이 있는 건... 이 소설에서 묘사된 상황들이 거의 그대로 적용되더라는 겁니다.

상태 안 좋은 짜장들이 서울 한복판에서 자기들의 힘을 믿고 난동을 부렸지만... 중국이라는 나라가 우리만큼이라도 경제적 성과를 따라잡기 위해선 우리가 지금까지 사용한 총 에너지의 24배 이상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도 그럴 수 있었을까 싶더군요. 그리고 이 에너지 수급현황이 우리가 경제성장을 할때나, 미국이 세계 1위의 국가로 올라서는데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이 되는가... 로 치면 참 암담해지거든요...

무엇보다... 이런 끝이 아주 멀리 있을 것 같지 않은 상태에서 박정희 이후 지속적으로 농업포기 정책을 펼쳐온 이 나라는 어떻게 될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더라구요. 리카르도의 주장은 사실 당대에도 비판받았던 것이라는 것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반도체와 배를 팔아 식량을 수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깨져 나가는 지금, 최악에 대해서 한번쯤은 생각해보기 위해서라도 일독을 권합니다.


2008년 4월 26일 토요일

100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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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말인데 그래도 궁금한 분들은 여길 클릭하세요.

Wiki가 한국에서 안 먹히는 이유.

좃선 찌라시에 좀 뜬금없는 이러뷰가 실렸더군요. 왜 Wiki가 한국에서 고전하는가에 대해 대충 이런 식으로 정리를 하더라구요.

1. 유사 서비스가 강력하게 존재한다. 네이뇬의 지식인
2. 이미 인터넷 사용 자체가 보편화되어 있는 상태라 상대적으로 열성 팬덤이 구축되지 못했다.
3. 지식의 기부, 사회 전반의 전문화 수준이 낮으며, 협업문화가 성숙되지 않았다...

근데... 이런 글들을 읽다보면... 사실 사람들은 어떤 '사실'을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는 자기 눈에 맞게 세상을 재단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합니다.

2006년에 네팔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화가라는 아저씨 한 분이 외교통상부 산하의 KOICA(국제협력단)을 UN산하 조직이라고 빠닥빠닥 우기는 걸 보고 배를 잡고 웃었었는데... 미국의 중앙은행인 FRD가 국제조직이고, PKO가 이라크에서 작전중이라는 둥의 헛소리. 참 읽다보니 짜증 만발로 나더라구요.

대체로 이런 화상들은 어떤 사실 자체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기 보다는 사실이 아닌 구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사람들의 김을 빼는데 탁월한 재주들을 보이졉. 그러는 판국에 '객관성'과 관련해 제대로된 교육 훈련을 받지 못한 이들이  Wiki와 같은 모델에 관심을 보일거라고 믿는거 자체가 말이 안되졉. 사실 지식IN의 경우, 가장 큰 문제가 별로 객관적 자료도 없는 주관적 경험들이나 주장들을 사실처럼 포장해주기 때문에 성공하고 있는거나 다름없으니 말이졉.

2008년 4월 23일 수요일

송영선이 박진보다 몇 배 나은 이유


밀리터리 매냐라고 하는 사람들치고 국회의원을 개차반 취급하지 않는 경우, 좀 드뭅니다. 강기갑 의원에게 한 방 먹고 완전히 나가떨어진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경우엔 "현대아산이 북한에서 사업하는 조건으로 이지스함과 212 잠수함의 설계도를 요구했다는 썰이 있는데... 그거 사실이냐?"라고 했다가 절라리 씹혔었죠.

이지스함의 핵심은 "눈"이고, 이 "눈"은 국내에서 제작한 것도 아닙니다. 미국의 록히드 마틴사에서 만들었죠. 그리고 이 레이다 시스템을 운용하는 S/W 역시 미제입니다. 설계도면을 가져간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산업생산능력으로 보자면 레이더 반사각 정도를 배울 수 있을텐데... 그거 가져간다고 뭐 목업이라도 만들 수 있을지 의심스럽죠. 무기를 수납할 수 있어야 하는데... 미사일 수납하는 것 역시 만만찮은 기술력이 요구되니까요.

이에 반해 박진의원의 사기는 쬐끔 말이 되긴 합니다. 북한이 장사정포를 총동원해 서울을 포격하면 시간당 2만5천여발의 포탄이 떨어져 서울의 1/3을 파괴할 것이라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것도 사기이긴 마찬가지입니다.

현대전에서 포는 일회용 주사기입니다. 대포병 레이더에 포탄이 날아오는게 잡히면 거의 실시간으로 포격지점을 산출하고... 이쪽에서 반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5분이거든요. 우리의 대포병 레이더가 몽땅 다 기계적 결함으로 작동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하면 몰라도... 포격을 한 시간씩이나 할 수 있는 상황은 연출되기 어렵죠. 북한이 발사할 수 있는 포탄의 최대치는 박진 의원이 이야기한 25000여발이 아니라 그의 1/12인 2000여발이 최대치입니다. 그러니 실제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면적은 서울 전체의 33%가 아니라 2.7% 정도가 최대치죠.

그러니 실제 타격으로 인한 피해보다는 전쟁발발에 따른 심리적 공황상태가 더 문제가 될텐데... 이런 식으로 숫자들을 부풀리는건 심리적 공황을 악화시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죠.

반면 송영선 의원은 35만에서 최대 15만으로까지의 감군을 주장했었습니다. 사실 현재의 60만 대군 중에서 그 절반은 비전투병입니다. 거기다 일본 자위대와 같은 하사관 중심의 부대로 구성한다면... 유지병력은 15만, 전쟁발발시 수백만을 만드는 건 뭐 그렇게 어려운게 아니죠. 더군다나 주변국과의 고강도 분쟁 가능성을 놓고보자면 이들을 막는 이들은 알보병이 아니라 해군과 공군이니... 말이 안되는 건 아니었거든요. 더군다나 이런 식의 군구조 개선은 다양한 효과들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일단 포크레인 한 대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걸 일개 대대 병력에게 삽을 쥐어주는 지금과 같은 부대 운영, 졸라 어려워집니다. 당삼하게 사병들을 자기 노비 쯤으로 생각하는 장교들의 행태들도 바뀔 수 밖에 없죠. 그리고 이들은 직업군인인 만큼 처우등은 다를 수 밖에 없고... 청년 실업의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이 직장도 그렇게 나쁜 것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인력수급에 별 문제가 없을거라는 거죠. 대학에서 예비역들의 학력저하의 핵심에 있는게... 이 군대 경험이 워낙 지랄맞기 때문인데... 이게 개선된다면 산업생산개선효과까지도 염두에 둘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의원의 이 발언은 양쪽으로부터 공격받더군요. 남자는 군대 갔다와야 인간된다고 믿는 또라이 영감님들, 그리고 국민개병제가 한국사회의 평등에 끼치는 영향에 집착하는 예비군들에 의해 말입니다.

개혁이라는 것이 난감할 수 밖에 없는 것도... 뭐 이런 이유들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개선의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임에도 그 개선으로 인해 얻을 이득이 자기 개인에게 직접적으로 올 것이 조금이라도 적다고 생각한다면... 뭉게버려야 한다고 믿는... 그 욕망 때문에 말입니다. --;;


철학의 빈곤, 2MB정부의 교육정책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그러니까 주말동안 총 1030km를 달렸습니다. 서울에서 창녕의 우포늪으로, 우포늪에서 함양의 유기농 배밭으로, 유기농 배밭에서 남원의 흥부마을을 거쳐 인산가의 연수원에서 1박을 했었죠. 연수원에서 생태와 관련된 세미나를 진행하고... 생태와 관련된 이런저런 공연을 보고... 뒤풀이 좀 쎄게 한 담에... 담날 아침 9시경에 다시 순천만으로, 광양 홍매실 농원으로, 하동의 유기농 차밭으로... 그리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니 딱 1030km더라구요.

세미나는 물론이고 술자리에서, 그리고 또 홍쌍리 여사의 30여분에 걸친 강의에서도 주옥같은 말씀들이 많았었습니다만... 요건 좀 나중에 올려볼 생각입니다. 도법 스님의 강연을 가지고도 여러 페이지를 써야 하는 상황인데... 바짝 긴장한 상태에서 지난 주가 흘러가고... <흥부기행>이라고 명명된 이 행사의 Staff이었던 관계로 참가자들보다 몇 배는 더 움직여놓으니 온 몸에서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나더니만 결국 몸살루 누웠거든요.

그것도 핸펀 등 참가자들의 분실물 처리를 위해 월요일 출근했던 거이 대박으로 날아오두만요.

그런데... 이 행사가 끝난 담에 뉴스들을 읽다보니 도대체 뭐가 어떻게 흘러가는 건지 알 수 없는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을 좀 더 추가된 레이어로 판단해야 하는게 아닌가란... 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표적인 거. 지난 주인가에 발표해놓고 주루룩~ 일들이 벌어지자 뭐가 잘못된건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여당의 모습은 물론이고... 수습을 못해서 발버둥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의 모습을 보면...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고 있는 단위에서의 문제가 더 심각한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더군요.

0교시, 우열반 편성... 뭐 이런 것들의 근본적인 문제는 애들을 잡는 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교육의 목표"라는 것이 없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더군요.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선 별 다른 이견을 달 생각이 없습니다. 문제는 그게 무엇을 목표로 하는가... 라는 점이죠.

솔직히 말하면... 요즘의 대학생들, 제가 대학 다니던 십 수년 전과 비교하자면 공부는 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공부의 의미라는게 도대체 뭔지 모르겠더라구요. 이거 한편으론 참 한가한 이야기일 수도 있죠. 지지난 주말에... 거의 10여년 만에 학교에 찾아갔더니만 제가 다닌 과 학생회 명의의 플랜카드 하나가 우울하게 만들더라구요. "0몇 학번이 어느 지역의 중등교사로 임용되었다"는 것이 플랜카드의 내용이었거든요. --;;;

구리구리한 지방대의 현실에 대해서 더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저희 때의 상황으로 놓고보자면 교육대학원 졸업만 하면 중등 교사되는데 큰 문제가 없었고, 다른 직업군들과 비교하자면 뭐 그렇게 특별하게 낫다라고 하기도 어려운 직장임에도... 그게 축하해야 하는 일이면... 나머지는 도대체 뭐냐란 생각밖엔 안들더라구요...

이런 상황이라면... 실제로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을 내용이라는 건... 전공에 대한 심화학습보다는 취업용 공부들, 자격증 등에 함몰될 수 밖에 없을거라는 거고... 그나마 성취도도 엄청나게 낮다는 걸 의미하는게 아닐까요?

후기대였던 까닭에... 재수하기 싫어서, 혹은 삼수하기 싫어서 왔던 넘들이 워낙 많았고... 최상위권과 최하위권의 차이가 너무 나서 문제였던 그 학교가... 하향평준화가 된 걸 보고... 오만가지 생각들이 들더라구요.

더 깨는 건... 이 아이들이 버거워하는 학습의 수준이라는 것이 다른 나라들의 기준으로 놓고보자면 그렇게 높은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수능에서 영어 만점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설 하나 제대로 읽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고... 미적분을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배우지 않더라도 공대에 입학을 할 수 있는게... 지금의 제도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이른바 영어로 된 원서라는 걸 읽을 수 있을 것인가... 지금의 공학 수준에 어느 정도 근접한 형태로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솔직히 좀 많이 의심스럽습니다.

깨는 건... 자기 아이들은 좋은 대학을 보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욕망과 이런 교육현실이 야합하고 있다는 거죠. 0교시 수업, 우열반 편성 등과 관련해 사교육비가 로켓처럼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은... 자기 아이들이 쭉정이 되는 걸 어느 부모도 방치하지 않겠다는 욕망이 깔려 있기 때문에 그런 거거든요.

암담한 건... 국제적 기준으로 놓고 봤을때... 그런 식으로 피터지게 공부해놓고도 학업성취도가 그렇게 높은 편이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왜냐구요? 대한민국을 IT강국이라고 이야기합니다만... 공대에서 가르치는 내용들은 쬐끔 많이 갑갑한 상태거든요. 콩나물 사는데 미적분 필요없다는 이야길 합니다만... 현대 공학은 상당한 수준의 수학적 바탕이 없으면 알아먹을 수 없는 난수표나 다름 없으니까요. 고층건물 짓는데 미적분 당삼하게 활용됩니다. 사람들의 동선과 화장실의 갯수, 엘리베이터의 효율적인 운용, 관리비 절감등을 감안한 설계를 하려면... 꽤나 높은 수준의 통계학도 필요하죠.

아니... 텔레메틱스로 넘어가면 당황스럽게도 복소함수를 자유롭게 활용하지 못하면 꽤나 깝깝할 겁니다. 이미지 패턴을 컴터가 인지하고 이걸 사람이 볼 수 있는 형태로 출력하는데 활용되는 각종 필터들은 모두 복소함수들이거든요... 공대에서 이 정도로 수학 빡세게 가르치는 대학들... 이 얼마나 될까요?

얼마전에 2MB각하께서 일기예보가 잘 안맞는다고 기상청을 질타했던 적이 있었죠. 솔직히 저 그거 보고 한참 웃었습니다. 일기예보, 특히나 지금과 같이 각종 개발사업들이 진행되는 바람에 국지적으로 기후변화가 심한 상태라고 한다면... 이전의 통계들 만으로 정확한 예보를 한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이거 복잡한 수식들을 수학자들이 개발하고 그걸 슈퍼 컴터가 계산하고.. 또 이걸 보정하는 작업들이 진행되어야 가능한 일이죠. 그런데... 이 정도 수준의 응용수학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수학자들이 기상청에서 일한다는 이야기는 저 들어본 적 없습니다.

이렇듯... 쓰일 곳이 장난 아니게 많은 학문이 수학임에도... 지방대 수학과 출신들은 어디 교원으로 임용되는 것만으로도 경사났다고 플랜카드 붙는게 현실이라면... 아주 많이 웃기는거죠.

경제규모로 놓고봤었을때... 기초학문의 역량이 그 나라의 과학기술 역량을 그대로 반영하는 수준을 넘어서... 미세한 수준의 차이가 엄청난 경제적 결과들로 이어지는 단계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특히 수학이나 물리학, 화학 등의 경우에는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는 단계에 얼마만큼 근접하느냐에 따라 쫓아 올라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되는 상황이죠.

꽤나 많은 분들이 "세상일은 공식처럼 정해진 것이 아니다"라는 말씀들을 합니다만... 자연 현상중에서 공식으로 환산해 알 수 있는 내용들은 극히 한정되어 있습니다. 사실 그 공식이라는 것들도 수많은 천재들이 찾아낸 것들이구요. 그걸 남들이 해놓은 수준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 만들어가야 하는, 현상들을 새롭게 해석해야 하는 단계에 있는 상황에서... 도대체 뭘 목표로 하고 있는건지 아리송하기만 하더군요.

더군다나... 고등교육 모델로 놓고보자면... 세계 100위안에 들어가는 대학 하나 없이도 세계 최고 수준의 학업 성취도를 자랑하는 핀란드와 같은 모델이 한 편에 있는가 하면... 승자승 원칙이 철저하게 작동되는 미국식 모델이 또 한 축으로 있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느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건지... 그게 없는 상황에서 "남들보다 나은 대우를 내 아이가 받기를 바라는 학부모들의 욕망"만 어떻게 채울 것인가... 라는 쪽으로 지금의 교육정책들이 생산되고 있는거 아닌가요?

투입되는 요소에 비해 산출되는 결과물은 갑갑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는 거. 그거 몰라서 그러는 거 같지는 않구요... 도대체 뭘 욕망하고 있는 건지... 도 모르겠습니다.

2008년 4월 18일 금요일

어느 롯데 팬이 우리 히어로즈 구단에게 보낸 편지 전문

지난 겨울 누구보다 더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여러분들처럼 산과 들의 나무들이 잎을 틔우고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있습니다. 참 눈부신 계절이지요.

저는 롯데 자이언츠를 지독히 짝사랑하는 팬입니다. 먼저 그동안 우리 선수인 임수혁 선수를 잊지 않고 오랫동안 정성을 보내오신 것을 언제나 기억하고 감사드립니다. 저 같은 주부팬에겐 임수혁 선수는 여러 자식 중 몸이 불편하여 세상과 단절된 채 집에만 있어야 하는 가슴 아린 자식 같은 의미입니다.

우리의 아픈 자식을 기억해주시고 이번 3연전에 고마운 행사까지 베풀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고마움을 조금이라도 갚고자 지난 겨울 '유니콘스에게 희망의 뿔을'이란 카페에 가입해 여러분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엔 우리 선수들만 제 눈에 보였는데 이젠 '히어로즈' 선수들도 응원합니다. 주장이신 송지만 선수, 옛주장 이숭용 선수, 롯데팬들에겐 언제나 그리움인 전준호 선수,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박준수 선수. 이름을 다 적을 수는 없지만 모두 감사합니다. 시즌 마칠 때까지 건강하시고 부디 올 시즌의 '히어로'가 되어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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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잊고 있었던 사실을... 이렇게들 기억들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기만 할 뿐입니다.

2008년 4월 17일 목요일

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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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 걸까요? 제가 이상한 건가요?


오늘자 경향신문에는 취업전쟁 때문에 서울대 학생들도 사회과학 서적을 읽지 않는다는 기사가 나왔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블로그 뉴스에는 "고전은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일까?"라는 글이 포스팅되었더군요.

전혀 상반된 주장을 하는 책의 리스트는 이거였는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할말이 좀 없어지더군요.

왜냐구요? 저 리스트 중에서 <태백산맥>, <역사란 무엇인가>, <토지>, <제3의 물결>, <전환시대의 논리>, <해방전후사의 인식>은 제가 고삐리 시절에 읽었던 넘들입니다. 대학들어가서 읽은건 <자본론>과 <꿈의 해석> 정도였고... <과학혁명의 구조>와 <오리엔탈리즘>은 몇 년전에 봤거든요.

정말 농담 아니고 고등학교 1, 2학년때 독서반에 있으면서 학교 도서관에 있던 책 1800여권을 몽땅 다 읽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집 경매로 넘어갈때 약 1000여권을 집 근처의 도서관에 몽땅 다 기증하고도 지금도 40여권이 넘는 책을 어쩌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거. 제가 이상하다고 해야겠죠???

하긴 뭐... 주변의 문자중독증 환자들에게 <문화의 수수께끼> 정도는 대학 교양서적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다가 자기들도 안 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꼬랑지 말긴 했습니다만... --;;;;

솔직히 리스트는 이 정도 되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20대에 읽어야 할 한권의 책
 
1. 이남석 : 내 친구 걸리버 | 조너선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
2. 히라타 유키에 : 동시대에 씌어진 서로 다른 이야기, 그러나 '통하는' 이야기
| 우에노 치즈코.조한혜정 <경계에서 말한다>
3. 오현철 : 나의 세계관을 바꾸어놓은 책 | 카를 마르크스 <경제학-철학 수고>
4. 조현범 : 이분법의 틈새에 새로운 사유를 뿌리내리다 | 정진홍 <경험과 기억>
5. 임형석 : 공자, 신화를 벗다 | H. G. 크릴 <공자-인간과 신화>
6. 정준영 : 낯선 것에 익숙해지는 방법 | 신시아 프리랜드 <과연 그것이 미술일까?>
7. 김욱 :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저주받은 걸작 |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
8. 구춘권 : 21세기의 역사는 반전할 것인가 | 에릭 홉스봄 <극단의 시대 : 20세기의 역사>(전2권)
9. 최기숙 : 하얀 멍, 붉은 인사 - <금오신화>를 읽는 시간 | 김시습 <금오신화>
10. 정태욱 :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 | 장 지오노 <나무를 심은 사람>
11. 주영하 : 옹기장이 입으로 풀어낸 민중의 이야기 | 박나섭 <나 죽으믄 이걸로 끄쳐버리지>
12. 권명아 : '개인의 해방과 자유'라는 개념은 안녕하십니까?
| 캐럴 페이트먼 <남과 여, 은폐된 성적 계약>
13. 김수경 : 짧은 만남, 그리고 돌연한 이별 | 김소진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
14. 전재호 : 평화주의자의 눈으로 본 한국 사회의 부끄러운 초상 | 박노자 <당신들의 대한민국>
15. 김창수 : 21세기와 20세기의 대화 | 리영희.임헌영 <대화 -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16. 박병상 : 역지사지로 본 '동물의 역습' | 마크 롤랜즈 <동물의 역습>
17. 정승우 : '씨알'의 자리에서 읽은 한국 역사 | 함석헌 <뜻으로 본 한국역사>
18. 박애경 : 처용, 그 모호함의 기원을 찾아서 | 유시진 <마니>(전2권)
19. 정진상 : 진짜 마르크스를 만난다 | 알렉스 캘리니코스 <마르크스의 사상>
20. 최유준 : '모차르트 효과'는 모차르트를 키워낼 수 있을까 |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모차르트>
21. 김경욱 : 당신이 제국의 엘리트라고 꿈꾸는 모든 교양, 그러나 제국주의 앞잡이라고 고백하기 싫어하는 진실 ㅣ 에드워드 사이드 <문화와 제국주의>
22. 전미영 : 탈신화화를 통한 새로운 문화 해석 ㅣ 마빈 해리스 <문화의 수수께끼>
23. 서보혁 : 미국의 대북 핵 외교는 합리적인가 ㅣ 리언 시걸 <미국은 협력하려 하지 않았다>
24. 박동진 : 한국 민주주의 이해하기 ㅣ 최장집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25. 이창일 : 몸, 욕망의 고깃덩어리를 벗어나다 ㅣ 데즈먼드 모리스 <바디워칭 - 신비로운 인체의 모든 것>
26. 임종기 : 야생의 사고 ㅣ 미셸 투르니에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27. 정철웅 : 시대 조류와 한 개인의 삶 ㅣ 심복 <부생육기>
28. 공임순 : 가깝고도 먼 나라 북한을 들여다본다 ㅣ 와다 하루끼 <북조선>
29. 조한욱 : 누가 사소한 것의 역사를 두려워하랴 ㅣ 하인리히 야콥 <빵의 역사>
30. 박규태 : 종교와 경제, 혹은 사랑과 욕망의 변주곡 ㅣ 나카자와 신이치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
31. 심재관 : 구름의 마음을 읽던 날들의 추억록 ㅣ 오쇼 라즈니쉬 <삶의 길, 흰구름의 길>
32. 이성용 : 사회학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ㅣ 랜달 콜린스 <상식을 넘어선 사회학>
33. 조세현 : 아나키즘의 거장 크로포트킨의 핵심 이론 ㅣ 표트르 알렉세예비치 크로포트킨 <상호부조론>
34. 김고연주 : 결혼은 계륵이다?! ㅣ 또하나의문화 편집부 <새로 쓰는 결혼 이야기>
35. 이상빈 : 진실과 맞닿은 허구 ㅣ 로맹 가리 <새벽의 약속>
36. 이영호 : 역사의식을 일깨우는 민중문학의 걸작 ㅣ 신경림 <새재>
37. 김주삼 : 미술의 바다를 항해하다 ㅣ 에른스트 H.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38. 이경분 : 낭만적 사랑과 반낭만적 사회 비판 ㅣ 베르톨트 브레히트 <서푼짜리 오페라>
39. 장태한 : 보여주기 싫은 미국의 모습 ㅣ 제임스 w. 로웬 <선생님이 가르쳐 준 거짓말>
40. 이한우 : 근현대 한국 정치를 읽는 하나의 틀 ㅣ 그레고리 헨더슨 <소용돌이의 한국정치>
41. 박현수 : 우리의 트라우마를 넘어서기 위해 ㅣ 황석영 <손님>
42. 김융희 : 신화, 가장 오래된 철학이자 가장 수준 높은 철학 ㅣ 나카자와 신이치 <신화, 인류 최고의 철학>
43. 이은자 : 실크로드 탐험기를 통해 배우는 역사를 읽는 다양한 눈 ㅣ 피터 홉커크 <실크로드의 악마들>
44. 김한종 : 조국을 마음 속에 담은 어느 혁명가의 치열한 삶 ㅣ 님 웨일즈 <아리랑>
45. 김미경 : 잠자고 있는 90퍼센트의 뇌 잠재력을 개발하라 ㅣ 이승헌 <아이 안에 숨어 있는 두뇌의 힘을 키워라>
46. 조지형 : '상징의 숲'을 걷노라면 ㅣ 샤를 보들레르 <악의 꽃>
47. 김사천 : 교과서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지혜, 생활 속의 철학 ㅣ 안지추 <안씨가훈>
48. 조범환 : 흔들림 없는 구도의 여행 기록 ㅣ 엔닌 <엔닌의 입당구법순례행기>
49. 홍기빈 : 21세기와 여운형, 냉전 이후의 한반도를 위하여 ㅣ 이기형 <여운형 평전>
50. 강성호 : 이슬람을 통해 본 세계 문명 ㅣ 이븐 할둔 <역사서설>
51. 김호경 : 시대에 대한 기행 ㅣ 박지원 <열하일기>
52. 노서경 : 살아 있는 노동자들의 역사 ㅣ 에드워드 파머 톰슨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
53. 선우현 : 우리의 삶은 더 나은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가 ㅣ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오래된 미래>
54. 김용복 : 1990년대 위기를 통해 본 일본의 미래 ㅣ 모리시마 미치오 <왜 일본은 몰락하는가>
55. 신성곤 : 오리엔탈리즘의 그늘에서 팍스 몽골리카를 바라보다 ㅣ 박한제 외 <유라시아 천년을 가다>
56. 유기환 : <이방인> 혹은 현대 소설의 시작 ㅣ 알베르 카뮈 <이방인>
57. 김창현 : 미완의 역사, 미완의 완결 ㅣ 홍명희 <임꺽정>
58. 박지현 : 존재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열다 ㅣ 이부영 <자기와 자기실현>
59. 장시복 : 마르크스의 <자본론>, 세계를 뒤흔들다 ㅣ 카를 마르크스 <자본론(전3권)>
60. 김영건 : 여기 진실한 두 인간이 있다 ㅣ 김형국 <장욱진 : 모더니스트 민화장>
61. 하승우 : 자발적인 예속과 불량의 윤리학 ㅣ 후지따 쇼오조오 <전체주의의 시대경험>
62. 김찬호 : 정보 문명을 조망하는 학제 간 지성의 심포니 ㅣ 마츠오카 세이고 <정보문화학교>
63. 최정기 : 죽음의 고통과 희망 ㅣ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64. 박대재 : 우리 시대에 살아 있는 고대로부터의 문화 ㅣ 왕력 <중국고대문화상식>
65. 정성희 : 초보 학자의 중국 과학사 탐구기 ㅣ 조셉 니덤 <중국의 과학과 문명>
66. 이종록 : 성서학자가 읽은 진화 이야기 ㅣ 딜런 에반스 <진화심리학>
67. 탁석산 : 문제는 통찰력이다 ㅣ 조지 오웰 <1984>
68. 이나미 : 길을 찾는 소시민을 위한 책 ㅣ A. J. 크로닌 <천국의 열쇠>
69. 김태만 : 21세기와 바다, 그리고 중국 ㅣ 개빈 멘지스 <1421 중국, 세계를 발견하다>
70. 김대영 :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어난 휴머니즘 찬가 ㅣ 조지 오웰 <카탈로니아 찬가>
71. 이태하 : 참된 행복을 찾아서 ㅣ 아나톨 프랑스 <타이스. 붉은 백합>
72. 김진수 : 낭만적인 사랑과 동경의 초상 ㅣ 노발리스 <파란 꽃>
73. 정유성 : 인간에 대한 가없는 믿음 ㅣ 파울루 프레이리 <페다고지>
74. 김동훈 : 철학자가 쓴 한국 사회 불평등론 ㅣ 김상봉 <학벌사회>
75. 김선욱 : 우리 가까이에 있는 법 ㅣ 김두식 <헌법의 풍경>
76. 김영진 : 깨끗한 문장의 매력 ㅣ 어니스트 헤밍웨이 <헤밍웨이 전집 3>
77. 이지명 : 이기주의를 도덕적 공론의 장으로 끌어들인 지적 도발 ㅣ 요리후지 가츠히로 <현명한 이기주의>  
 
이 중에서 읽은 것이 12권 밖엔 안된다고 쪽팔리다고 생각하는 거... 제가 잘못된걸까요??

문제는 디테일이에요.

제가 <Sicko>를 봤던게 그러니까 작년 11월 경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뭐 개봉이야 올 4월인가에 했지만, 이미 어둠의 경로를 통해 볼 사람들은 그 즈음에 다 봤었죠.

이게 개봉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이 선거 즈음에 폭발적으로 터져나왔음에도 '건강보험 강제지정제' 폐지를 검토한다는 정당이 과반을 낼름 먹어버리는 사태에 이르자... 이게 어케 굴러갈 것인지 대충 짐작하게 된 분들은 '국민이 우매해서...'라고 정리들을 하시더군요.

글쎄요? 지금 건강보험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숫자로 들이밀면서 얼마만큼을 더 낸다면 건강보험 강제 지정제와 같은 택두 없는 악몽을 피할 수 있다고... 그리고 그 얼마만큼을 더 내는 방법은 최상위 소득층을 분화시켜 부담율을 어떻게 높이는 방식으로 가면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었어도 표가 그런 식으로 갔을까요?

대충 제가 알고 있는 숫자로 계산하면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에서 최상위 계층을 더 세분화시키고 그 세분화된 쪽에서 0.X%씩 더 부담시키는 형태로만 가도 빵꾸나는 숫자들은 물론 민간보험에 의존하고 있는 중대질병에 대한 건강보험 지급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 중에서도 비교적 늦게 봤던 제가 대충 계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이 문제를 가지고 정치를 해야 하는 분들이라면 더 일찍 계산했었어야 옳은것 아닐까요? 그나마 진보신당은 민노당 뽀게고 나와 실질적인 당 활동 기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에 면피를 할 수 있다지만... 80년대 운동권의 트라우마를 상징자본으로 가져갔던 민주당의 이른바 386 의원 나으리들은 이 이야기들은 꺼내지도 않더군요. 하긴 뭐... 이 분들 중 상당수가 '바다이야기'가 한국 게임산업의 진흥을 이끌것이라고 믿었던 분들이라죠. --;;

어제 발표된 0교시 부활, 우열반 편성 자율화 등과 관련된 부분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OECD국가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조사가 이 나라에서 벌어졌던 것은 10년이 넘었죠. 그리고 대체로 그동안 지적받았던 내용들도 비슷합니다. 중학교 이후의 과정에 들어가면 그 똑똑하던 아이들의 학업성취도가 급속도로 꺾이는데... 그 가장 큰 원인은 '실수, 혹은 실패를 극심하게 두려워 하기 때문'이라고...

예... 이거 다양한 원인의 결과죠. 수능에서 영어 만점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Harry Potter>시리즈를 사전 없이 읽기엔 무리가 따르는 것이 현실이고... 수학 공부 안하는 학생들 중에서 괜찮은 넘들을 뽑겠다고 수 많은 대학들이 미적분을 안 배워도 되도록 입학사정기준들을 바꿔 놓은 탓도 있죠. 뭐 문제 하나를 틀렸다고 구간이 달라져버리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이를 보완할 방법들을 찾았어야 옳은데... 이에 대해선 제대로된 고민들을 하고 있지 않다가 자기들이 만든 계획을 10여년 만에 리셋하겠다는 분들에게 같이 농락당하는 사태 아닙니까?

7차 교육과정을 만들었던 장본인이 지금은 야인으로 돌아간 그 정당의 정책위원회에 계셨었잖아요? 박세일이라고. --;;;

뿐인가요? 작년 대선때 깼던 공약들 중에 하나는 너 나 할 것 없이 '중소기업 대책'을 내놓겠다고... 나섰었었죠. 하지만 이 분들이 한글로 내놓았던 공약집보다 EU의 중소기업 포털에 실린 내용들이 훨씬 더 잘 읽혔습니다.

이렇듯... 문제는 디테일입니다요... 그리고 이 디테일이라는 건...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거든요? 어차피 3년간 선거도 없고보면... 이 참에 이 부분들에 집중하시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2008년 4월 16일 수요일

단체로 15년간 면벽수도를 쌓고 오신거 같아요. --;;

1. 교육부분

어제 PD수첩에 여당 정책위원장님이 잠깐 잠깐 나오시던데... 기가 막히더군요. 자립형 사립고 100개를 만들겠다는 이야기가 사실상 완전한 평준화 해제라는 걸 인정하지 않는 것도 않는 거지만... 어륀지 인수위에서 몰입 교육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유치원부터 난리인 걸 두고... 그게 그게 아닌데라고 말하시더라구요. 아니... 일제고사를 부활시킨 상태에서 그런 이야기들을 하면 그게 그렇게 안 될거라고 생각했던 걸까요?

OECD국가 아이들의 학력테스트를 해보면 우리가 꽤나 수위권에 올라가지만 중등교육 이후부터는 심각한 랙이 걸린다는 사실을 그동안 쭈욱~ 보여줬었죠. 얘네들이 "틀리는 걸 두려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연구라는 것도 물론이고, 학습이라는 것의 본질이 시행착오를 넘어서는 것인데... 중학생 무렵부턴 "틀리지 않기 위해 공부한다"는 형태로 학습 패턴이 바뀐다는 것이 주요 이슈였던 거죠. 근데 지금 보여주시고 있는 것들이 그것과 대치되는 걸까요? 이 패턴이 나오기 시작했던게 한 10년쯤 되는데... 어디 계셨던 걸까요?

2. 경제

747에서 앞의 7이 5로 바뀐거 가지곤 뭐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만약 그걸 보고 찍었다면 찍으신 분들이 시간 내셔서 경제학 기초 이론 공부를 하셔야 할 분들이니까요. 하지만 오늘 기획재경부 장관님의 말씀으로 가면 맛이 확~ 갑니다.

울나라,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 맞습니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가 요즘처럼 환율이 춤을 추고 있으면... 기껏해봐야 이익율이 몇 %단위인 회사 입장에선 안정적인 뭔가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죠. 환보험에 가입을 하거나 환 헤징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거 요즘은 무역학과 대학생들도 상식으로 알고 있는 이야기라구요. 그런데 장관님께선 IMF이전까지만 경제판에 계셨었는지... "은행들이 환율 헤징을 유도해서 수수료 받아먹는다"라고 일갈을 하셨다네요. 아뉘... 그럼 수출 대금 가지고 환투기를 하라는 건가요???

3. 사회

IMF이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사회적 갈등의 양상은 복잡해졌을 뿐만 아니라... 해법도 그동안 별로 모색되지 않았던 상태입니다. 참여정부의 경우엔 복지예산을 쥐꼬리만큼 늘렸을 뿐이죠. 그런데 그 복잡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면 GDP가 오른다"는 Dog Shir철학으로 무장하신 분께서 대통령 자리에 오르자 백골단이 부활되더군요. 두들겨 패서 격리시키면 된다... 뭐 그런 말씀이신거죠.

4. 남북관계

통미봉남의 추억이 스물거리지 않으십니까?

참... 재미있는 세상입니다.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노랠 부르더니만... 해법이라고 내놓는게 10년, 혹은 그 이전에 검토나 해봤을 내용들을 해법이라고 내놓다니...

2008년 4월 15일 화요일

Battlestar Gallactica, 현대 미국 혹은 우리의 초상


Animation이라는 장르의 특징이 실사로는 보여주기 힘든 것들을 보여줄 수 있다(요즘은 CG의 발전으로 좀 많이 퇴색한 부분입니다만)는 것이라면 SF가 가지는 특징은 "이건 구라거든"이라는 걸 아예 달고 가기 때문에 일반 극화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내용들도 담을 수 있다는 것이죠.

판타지 문학 초창기 작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걸리버 여행기>처럼, 혹은 남미의 판타지 문학들이 80년대의 암울한 남미의 정치현실을 몽환적으로 담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졉.

꽤나 오랜 기간동안 아동용 도서쯤으로 취급받았지만,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는 당대의 정치적 상황들을 꽤나 쎄게 풍자한 풍자소설입니다.

"계란을 어느쪽으로 깰 것인가"라는 중대한(!) 이론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는 소인국의 모습은 스위프트가 살던 당시 영국의 양대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토리당(Tory Party))과 휘그당(Whig Party)의 정쟁을 풍자했던 것이니까... 이게 그 당시에 얼마만한 불온서적(!)이었는지 감 잡으실 수 있을 겁니다.

대부분의 SF소설들은 이런 장르적 특성들을 충실히 따라가죠. <로봇>에서 로봇 공학 3대 원칙을 처음으로 제시했던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만 하더라도 별 생각없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는 SF소설이지만, 이거 사회과학적 지식이 쬐끔만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주인공인 셀던에게서 맑스와 엥겔스, 두 독일산 털보 영감님들의 잔영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어떤 소설들이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뭐 <신들의 사회>에 담긴 '혁명에 대한 메타포'를 읽으실 수 있는 분들이라면 Neo가 몇 년전에 추천을 했던 다음의 책들도 관심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1. '정상'이란 무엇인가? <앨저년에게 꽃을> & <어둠의 속도>

2. 감춰진 학살 <제5도살장>

3. 사회주의자가 읽어야 할 SF소설 50선

문제는 순전히 작가의 상상력과 디테일로 독자들을 매혹시킬 수 있는 소설이라는 매체와 달리 영화로 가면 '돈'이 문제가 됩니다. 많은 분들이 SF영화라고 생각하시는 <Star Wars>의 경우만 하더라도... '나 SF좀 알어'라고 하는 사람들로부터 'Space Fantasy'의 이니셜인 SF라는 꾸리한 평가가 떨어지죠.

실제로 떼돈을 들여서 괜찮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Blade Runner>와 같은 비운을 피해가기 어렵습니다. 같은 시기에 개봉되었던... 얼라들의 착한 모습을 보여준 <E.T.>는 흥행에서 대박난 반면... 이 비운의 걸작은 사실 컬트무비로 소화가 되어버렸으니 말입니다.

사실 "군대가면 사람된다"는 속설(?)을 보여주겠다고 주리줄창 공중강습 기병대(우주전 하면 기갑부대나 포대는 필요 없는 모양이더군요. --;;;)와 클렌다투의 원주민(?)인 벌레들과의 이전투구를 거의 심의를 포기한 자세로 보여준 <Starship Troopers> 정도를 제외한다면 미국의 메이저 감독들이 뭔가 성찰을 하는 자세로 SF물을 만드는 경우는 좀 드문 편이기도 합니다. 아마 폭파된 노바리님 블로그에 올라가 있었던 글로 기억을 하는데, 나름 한 SF한다는 감독들이 <반지의 제왕>을 만든다면 어떤 형태로 만들었을 것인지를 함 상상해보는 것도 이 타임에서 나쁘지는 않을 겁니다(근데... 쬐끔 깁니다. ^^;;)

그런데... 이런 뭣 같은 상황에서 정공법을 택하는 미친 넘들이 가끔 튀어나와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하죠. 바로 <Battlestar Gallactica>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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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형 사이보그의 탄생으로 도대체 누가 적인지 분간하기 쉽지 않은 상황, 다신교와 유일신앙간의 종교적 충돌, 신앙적 세계관(교리를 그대로 해석하는)과 세속적 세계관의 갈등, 무능한 정치리더 등... 우리가 현대라는 시대를 살면서 만나게 되는 모든 현실의 상황들을 SF, "나 구라거든"이라는 얇은 방패 하나 가지고도 충실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작가들 스스로가 미국인들이기에 아무래도 미국의 상황으로 읽기 편한 부분들이 많죠.

뭐 <West Wing>의 어느 에피소드에서 지금의 현실적 상황과 성경 말씀이 사맛디 아니한데... 그걸 어떻게 현대에 적용시킬 것이냐를 기독교 원리주의 방송인에게 묻는 장면이 하나 있었었죠.

몇 번째 시즌의 몇 번째 에피소드였는지는 기억 안나는데... 대충 출애굽기 21장 7절("사람이 그 딸을 여종으로 팔았으면 그는 남종 같이 나오지 못할 지며"), 35장 2절("엿새 동안은 일하고 제 칠일은 너희에게 성일이나 여호화께서 특별한 안식일이라 무릇 이 날에 일하는 자를 죽일지니"), 레위기 11장 7, 8절("돼지는 굽이 두 쪽으로 갈라진 쪽발이기는 하지만, 새김질을 하지 않으므로 너희에게는 부정한 것이다. 너희는 이런 짐승의 고기는 먹지 말고, 그것들의 주검도 만지지 말아라. 이것들은 너희에게 부정한 것이다")와 관련된 이야기들이었죠.

근본주의적인, 특히 종교에 근본주의적인 철학을 가진 이들이 얼마만큼 남들을 난감하게 만드는가에 있어서도 이 명작 SF물은 다양한 방식으로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아야 하는거 아니냐는... 더 난감한 질문을 던집니다.

사일런은 유일신을 믿는 존재들인 반면, 인간들은 열 두 신을 믿는 다신교 사회라는 거... 일각에선 이를 두고 현대의 이슬람과 기독교간의 '종교전쟁'을 비유하는 이야기라고도 이야기하긴 합니다만... 글쎄요... 사실 현실에서의 '종교분쟁'의 껍데기를 까보면 '계급갈등'이거나 '자원전쟁'의 형태임에도 서로의 정당성을 위해 "신의 이름"을 빌리는 형태잖아요?

실제로 극중에서 종교적인 형태의 질문들을 하게 되는 경우들은 <West Wing>과 같이 "교리와 지금의 삶"이 사맛디 아니한 부분에 대한 해결을 어떻게 할 것이냐...혹은 어떤 무조건적인 믿음을 가진 이들과 어떻게 공존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뭣보다 <Battlestar Gallactica>가 참고로 삼은 레퍼런스들의 방대함은... 쬐끔 기가 질릴 정도입니다. 사이보그(사일런)이 죽으면 다시 그들의 영혼이 재생선에서 다운로드 된다는 설정은 명백히 <신들의 사회>에서 따온 것이죠. 도구일 뿐인 레이드(사일런의 우주전투기형 모델)는 높은 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다운그레이드를 해야 한다는 인간형 사일런의 모습(지난주 방영분이죠)과 센추리온들에게 자의식을 부여해 이들과 맞서는 또 다른 인간형 사일런의 모습은 영락없는 <신들의 사회>의 그것입니다.

또 한편으론 간간히 보이는 사람들의 발언이 사실은 얼마나 절제되지 못한 것인지... 그것이 어떻게 우리들의 의식에 제약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꽤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사이보그인 사일런의 경우에도 다양한 자의식들을 가지고 있으며, 그 조직 내에서의 입장이 상이함에도... 적으로 만나는 인간은 그들을 하나로 뭉뚱그린다는 거죠. Toaster라고.

이 Toaster라는 말은 안 알려진 5명 중의 4명, 그리고 사일런과 입장을 달리하는 Athena의 존재도  가려버릴 뿐만 아니라... 실제로 어떤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는 부분들도 차단해버리는 형태로 작용되고 있죠.

이거... 뭐 우리라고 다른가요. @@빠로, 난#구, 탄$리, 등등으로 부르는 호칭들이 실제로 어떤 다른 가능성 조차도 차단하고 있는 것들은 아닐런지요?

TV드라마를 가지고 너무 많은 것들을 보고 있는게 아니냐구요? 글쎄요... 전 뉴타운 메롱쑈와 같은 엽기적인 정치현실을 가지고 분개하기 보다는... 어찌되었건간에 같이 살아야 하는사람들이라면 어떻게 같이 살고, 어떻게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해법들을 만들어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고민들을 해보고 싶은 분들... 지지난주 부터 드디어 마지막 시즌인 시즌 4가 시작했으니... 한번 감상에 빠져보시는게 어떨까 싶군요.

2008년 4월 11일 금요일

Life goes on...

이변이라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한나라당의 이방호 의원을 물리친 것 정도로 꼽히는 이번 총선.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기대하는 것 자체가 없었기에 놀랄 일이 없었죠. 서울에서 한나라당이 표를 쓸어간 이유가 자신들과 그닥 상관관계가 없는 뉴타운 건설이었다는 거... 뭐 선거전 초반부터 익히 알고 있었던 내용이구요.

"부패했으나 능력있다"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사실은 "부패했으며 동시에 무능하다"는 사실을 눈감아버린 큰 이유는... 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는 쪽에서 내놓는 카드들이 하나같이 한심했기 때문이죠. 아닌 말로 2MB각하에게 문제있다는 거, BBK의 김경준이 아니어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죠. 그러나 부패했다는 것을 이미 인지하고 있는 사람에게 그 이야기를 꺼내는 거. 별루 답 없는 것이었음에도... 민주당의 선거전략은 자나깨나 BBK에 머물러 있었죠.

메시아의 옷을 입구 있는 양반의 비전이라는 것이 그닥 신뢰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찍어줘야 할 이유를 다른 쪽에서들 만들어내지 못하니... 표가 몰릴 밖에요. 그 정당에겐 죽어도 표를 줄 수 없는 사람들은 기권해버렸던거구요.

그럼에도... 이번 총선에서도 이 과정은 사실 그대로 되풀이 되었습니다. 인간 광우병 환자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음에도 미국 농무부의 이야기를 그대로 되풀이하는 관련 부서가 우리의 정부부서이며... 이걸로도 모자라 광우병 위험물질로 취급되는 소뼈까지 아예 통크게 수입하겠다고 나서고 있죠. 뿐인가요? 건강보험 강제지정제 폐지로 <Sicko>가 우리의 미래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인데요.

"오로지 민영화만이 살길이다..."라는 구호, 특히 양은이나 종이 밥그릇들의 눈에 거슬리던 철밥그릇들을 같은 나락으로 떨어트리는데 더 열중하는 심리와 이어지면... 일사천리로 진행되겠죠.

그런 상황에서 나는 안 찍었"읍"니다... 라는 캠패인을 하는 것도... 뭘 하는 것도 아무런 의욕이 들지 않아서 퍼져 있었는데...

반칙으로 낙선된 정치인들에게, 0.06%의 차이로 의석 하나 건지지 못한 정당에게 사람들이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더군요.

Life goes on...이라는 말, 한편으론 아프게... 또 한편으론 무겁게 다가오는 저녁입니다.


어느 재수생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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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9일 수요일

선거결과... 개별적 분리독립이 답이 아닐지?

어제 티벳 집회에 다녀온 Terry와 Terry의 후배, 집 쥔과 함께 개표방송을 보면서 거하게 한 잔 했습니다.

감상...은 참 거시기하더군요. 학생들을 상대로나 사기쳐 먹던 화상에게 김근태가 나가떨어졌고, 명백한 귀족에게 진보정치의 스타가 졌으니 말입니다. 다행이라면 한화갑, 김홍업도 떨어졌고, 문국현과 강기갑이 되었다는 거... 정도일까요?

친구는 이러더군요. 80년대와 그 이후의 진보세력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으며, 양형은 5년이라고...

글쎄요. 무능했다는 것에 대해선 동의하지만 유죄라는 것에는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죄변론을 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이미 지난 대선에서 남의 나라라는 생각을 했었고, 이번 총선은 그 생각 자체가 더 굳어지는 계기만 되었으니까요.

건강보험 강제 지정제가 폐지되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병원비가 올라도... 누구 탓을 할 것인지 명백한 그 분들과 같은 국적을 유지하고 싶은 생각... 더 없어지누만요.

대선이 끝난 뒤... 딴지일보에 대선 끝난 담에 처음 했던 행동이 뭐냐는 질문에 '이민정보 취합'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던 것처럼... 어차피 분리독립을 하기도 어렵다고 한다면... 아예 개별적인 분리독립이 답이 아닌가 합니다. 이민... 처럼 거주지를 해외로 옮기는 것 말입니다.

2008년 4월 8일 화요일

푸할... 다음 대문에 달렸음...

엠파스에서 블로깅할때 세 번인가 메인에 박혔던 적이 있었습니다. 평소 습관이 이멜 확인하고 바로 블로그 메뉴로 이동하는 거였는데... 하루 100명 안밖으로 들어오던 제 블로그에 천 단위가 찍혔다... 그러면 메인에 박힌 거였거든요.

근데... 오늘은 별 생각없이 포스팅 해놓고... 롯데 경기보기 위해 빨랑 퇴근하려고 하던 차에 보니... 카운트가 좀 미쳐 있더군요.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70명 안밖(그 중에 절반은 RSS로 보시는 분들이라고 봅니다만...)이었던 방문자가 갑자기 천 단위를 넘어가고 있더라구요.

어디서 들어오는거지... 싶어 유입경로를 보니... 다음 메인이더군요.

이사한 담에 처음으로 메인에 함 박혀보니 기분은 좋습니다만... 뭐 그렇게 성의있게 썼던 건 아닌지라 무진장 쪽팔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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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감


아까 지나가면서 봤던 뉴스 중에 하나가 이겁니다.

"유흥업소에 투자해서 떼돈을 벌구 계시는 분들이 있다..." 이런 뉴스들은 주로 스포츠서울의 남아존 같은 곳(최근엔 계약을 해지했는지 이쪽에선 안 보이더군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뉴스라고 생각했는데 포털에 뜨는 걸 보곤 이게 뭐 어떻게 되어가려고 그러나란 생각만 들더군요.

유흥업소에 대한 도덕적 판단이 아니라 그 동네에서도 돈 버는 사람들만 번다는건, 대충들 다 아는 사실 아닌가요? 거기다 기사에서 언급된 것처럼 유흥업소들이 중견기업 이상들의 현금융통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도 뭐 그렇게 새로운 뉴스라고 하긴 그렇구요.

주목해야 하는건 "현금"을 돌리기 위해 기업이 이런 쪽으로까지 진출해야 할 정도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몇몇 신용평가기관이 우리나라 신용등급 평가를 하면서 "단기채무가 급증하고 있다"는 평가를 했던 것과 맞물리면... 어디선가 봤던 듯한 그림이 떠오르시지 않나요?

대운하와 같은 삽질이 어떤 파국을 몰고 올 것인가에 대해, 다분히 묵시록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음에도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이 워낙 강해서 그런지... 10년전에 봤던 것과 비슷한 것들을 보게 된다는 건... 결코 반갑지가 않습니다.

이런 기시감 같은 걸 느끼는 사람들의 바램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내일 총선결과가 나올 것입니다만...

2008년 4월 7일 월요일

Skins, 이 막나가는 청춘들이 부러운 이유

Weeds 이후, 이렇게 박장대소를 하면서 봤던 드라마는 처음입니다. 영국의 상업방송인 Channel 4에서 더 많은 영국 드라마들을 보여주기 위해 작심하고 만들었다는 이 시리즈. XTM에선 어제부터 방영을 시작했지만 뭐... 미드족들이 보는 루트를 통해 어제 시즌1을 다 봤습니다.

제목부터 확 깨는게... Skins는 대마초 피울때 싸는 종이를 말하는 겁니다. ㅋㅋ Weeds랑 뭐 삐까한 수준의 작명이죠.

보고나서... 으흠... 오만가지 생각들이 들더군요.

드라마 소개는 KLoG님의 이 글을 참고로 하시면 될 것 같구요...

보고나서 생각났던 것들만 정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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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뭣보다... About a boy의 이 꼬맹이가... 이렇게 변했습니다. --;;

아이들은 쑥쑥 큰다는... 말이 정말 실감나더군요. 하긴 Ally McBeal의 이 꼬마 아가씨가 누군지 알아보시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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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oes에서 Claire Bennet역을 맡은 Hayden Panettiere입니다. 얘두 엔간히 컸죠. ㅋㅋ.. 요즘은 일년에 2백만달러 정도의 수입은 가뿐하게 올리고 있다니 뭐. --;;;

2. 그 다음으로 제 눈에 들어왔던 것은... 이 막장 청춘들이 공부하고 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대학진학을 선택한 학생들이 가는 예비학교가 Skins의 배경인데요... 얘네들, 한 반에 12~15명 안밖이며 공부하고 있는 내용들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의 여자친구 사진을 가지고 자위하고, 역시 그 친구의 말이라면 뭐든 다 따르는 Sid가 역사과목에서 낙제를 면하기 위해 쓰는 리포트의 주제가 이거더군요.
 
"레흐 바웬사의 자유노조운동이 구공산권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뭐 자사고 예찬론자들의 눈엔 이 청춘들이 대마초 피우고, 약물과 파티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꽤나 난잡한 성을 즐기고 있는 것들만 보이겠지만... 16, 17살짜리들이 공립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내용이 저거고, 학교 시설도 어지간한 대학보다도 나은 상태라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더군요.

시리즈의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토니가 보고 있던 책, 사르트르의 <구토>였다는 것도 쩝쩝거리게만 만들었구요.

3. 심리학 선생님을 쫓아다니고(결국 성공하더군요. 짜아식~ ^^;;), 파티광인 Chris의 경우에도 눈에 들어오던건 그 결말부분이었습니다. 엄마가 집 나가버리는 바람에 오갈 곳 없어진 이 녀석을 거둬주는 것은 학교였습니다. 물론 심리학 선생님이 힘을 써준 덕도 있긴 하지만... 공립학교 선생님들에게 학교에서 제공하는 숙소가 있고, 그 숙소에 오갈데 없는 학생이 들어간다는 거. 절라리 부럽더군요.

4. 최근들어 갑자기 핀란드의 교육현실에 대해 관심이 많이 높아지고는 있습니다만... 영국의 이 모델이 어떻게 만들어진건지...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모르겠더군요. 뭐 발음이 안 좋아서 선진국 못된다는 정부가 이걸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구요.

솔직히 대학에 애들을 보내는게 문제가 아니라... 이미 대학 이전에서의 격차가 저만큼 되는 상태에서 저 녀석들을 따라 잡을 생각이나 있는지 의심스럽기도 하구요.

아이들의 섹스, 약물중독, 섭식장애... 뭐 이런 것들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는 것 때문에 국내에서 19세 이상 상영가지만... 정작 같은 또래인 우리의 꼬마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더라구요. 얘네들이 10대에 이미 끝내버린 고민들을 20대 중반까지도 가져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지금 상태가 아닐런지... 그리고 저 녀석들을 쫓아간다는게 지금의 상태로 가능하긴 한건지... 말입니다. 1만3천개가 넘는 블로그에 이 막장 청춘들을 다룬 드라마가 소개되어 있긴 합니다만... 보는 것들은 다 거기서 거기더군요. 쩝~


2008년 4월 6일 일요일

West-Wing이야기2 양당제와 대통령 중심제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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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선 미국의 정치제도가 고대 로마를 그 모델로 했다는 이야길 했었습니다. 이거, 뭐 미국사를 전공한 학자들이 일반적으로 내놓는 이야기입니다만... 거꾸로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이야기와는 약간 동떨어진 형태이기 때문에 프리메이슨을 비롯한 각종 음모론들의 출발지가 되기도 합니다. 뭐 미국인들 스스로가 즐기는 음모론이기도 하죠. 하지만 워싱턴DC의 오벨리스크는 물론이고 미국 지폐에서 볼 수 있는 프리메이슨과 연결된 듯한 각종 문양들은 정치 모델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따져보면 음모론만으론 제대로 보기 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이 땅에서 마지막 왕조였던 조선조의 경우엔 그 정치구조가 철저하게 유교적인 형태로 구성되었었잖아요. 그래서 왕은 물론 신하들의 복색, 도시구조조차도 유교철학에 따라 만들어졌었던 것과 비슷한 겁니다.

암튼... 미국의 독립 자체를 놓고보자면 혁명의 일종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부분들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원래 "혁명"이라는 것은 사회의 권력 구조, 혹은 가치 체계, 경제 하부 구조등을 통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합니다만... 미국의 독립전쟁은 대지주와 부농의 기득권을 강화시키는 형태로 진행되었거든요.

더군다나 초창기 미국 정치인들에게 있어서 '민주주의(democracy)'라는 말은 '대중추수주의(populism)'과 동일한 형태로 사용되었습니다. 정치적으로 "욕"으로 쓰였거든요. 실제로 미국의 3대 대통령이었던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1743.4.13~1826.7.4.)만 하더라도 민주주의자라고 자신을 설명하기 보다는 공화주의자라고 주장했었답니다.

미국에서 양당제가 정착되게 되었던 이유도... 이런 건국과정에서의 철학적 배경들이 많이 작동됩니다. 건국초기에는 수많은 정당들이 난립했지만 19세기말, 20세기 초반에 들어서면서부턴 거의 지금의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체제로 정리되었죠.

사실은 이것도... 다른 근대 국가들과 꽤 다른 점이죠. 정당결성의 자유가 있는, 우리가 민주주의 국가라고 부를 수 있는 상당히 많은 나라들이 연합정부의 형태로 내각이 구성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죠. 그러다보니 한 정당 내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정치적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습니다. 리버럴한 민주당원과 보수적인 민주당원은 정치적 입장의 차이를 우리와 비교한다면 진보신당과 한나라당 정도의 차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이러한 현상을 '정치적으로 안정된 사회'로 가는 길로 해석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양당제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 말이죠. 하지만 한 당 내부에서 가지는 입장의 차이가 사실상 다른 정당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거리를 가지고 있기에 각 계파간의 입장조절을 하는 것과 연립정부의 형태로 굴러가는 것과 별다른 차이를 가지지 않습니다.

West Wing에서 이런 미국의 정치적 상황들은 대법관 임명과 관련된 에피소드에서 볼 수 있습니다. 뭐 대법관 임명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시즌1의 9번째 에피소드인 The Short List에서도 나오긴 합니다만... 이들간의 차이가 얼마만큼 되는가를 보여주는 에피소드는 시즌5의 17번째 에피소드인 The Supreme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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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에서 지명을 받았던 연방 대법원 판사가 사망하자 그의 자리를 이을 후보를 찾는데... 이때 별 생각없이 봤던 극좌파 후보 랭 판사(이젠 대배우라는 칭호를 붙여도 무방할 Glenn Close가 이 역할을 맡았습니다. 뭐 Air Force One등과 같은 영화에선 "뭐삼...?"이라는 소리가 나오긴 합니다만)가 맘에 들자... West Wing의 주인공들은 비슷한 수준에서 오른쪽 끝에 가 있는 법관을 임명하는 대신, 민주당에서 임명한 대법관에게 은퇴를 종용하죠...

좌우의 균형을 맞춰서 상원인준 통과를 쉽게 하고, 더불어 그만큼 더 나아갔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뭐 그러는거죠. 하지만 랭판사의 정치적 입장을 놓고보자면 끝까지 중도노선(그것도 민주당의 중도노선이 아니라 양 정당 사이의 중도노선)을 걷는 바틀렛 정부와는 꽤 멀죠. 다른 나라들이었다면 틀림없이 다른 정당이었을 정도의 수준이니까요.

그럼에도 민주당 소속일 수 밖에 없는 것은 현실 정치에서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정당이 둘 밖에 없기 때문인건데... 글쎄요... 전 이것이 과연 선진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선진국들의 경우, 연정을 구성하면서도 정치적 안정을 이루고 있는 나라들은 많거든요.

이건 다양한 목소리들을 조율해온 경험이 그 만큼 많기 때문인거고... 이 경우, 정치권 내부에서의 타협만으로도 추가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능력...의 문제. 이건 민주주의의 역사가 짧은 국가들이 대부분 겪고 있는 문제죠. 어느 에피소드인가 지금은 기억이 안나는데... 미국의 대통령 중심제를 미국이 수출한 것 중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라는 이야길 토비가 하기도 하니까요.

뭐 반응들이 별루 없기에 그냥 접으려고 했는데... 무시할 수 없는 압력이 들어와 하나 더 올립니다. ^^;; 담번엔 미국의 기본적인 입장이 과연 '고립주의'인가라는 걸 주제로 함 다뤄볼까 합니당.


 

2008년 4월 5일 토요일

Vexille을 보고 든 의문


2001년에 봤던 영화중에 조조로 보길 잘했다라고 생각했던 것이 딱 두 편있습니다. 하나는 <Tomb Raider>였고, 또 하나는 <Final Fantasy: The Sprits Within>이었죠. <Tomb Raider>는 안젤리나 졸리의 부풀린 가슴 이외엔 생각나는 것이 거의 없는 영화고, <Final Fantasy>는 3D라는 넘의 한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들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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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실사에 가깝게 만들었다고 하더라도(돈과 작업자들의 피와 눈물과 땀은 실감났지만), 위의 사진과 같이 뭔가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건 뭐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뭣보다... 두 넘의 영화 모두 "아무 내용 없음"... 이 가장 큰 문제였거든요. 뭐 포르노 장르로치면 PWP(Plot? What Plot?)과였으니 말이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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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개봉했던 <Vexille>은 <Final Fantasy>와 비교하자면...일단 네러티브는 꽤 보강되었습니다. 그리고 3D 기술력도 jag(이게 뭔지는 영화 직접 보시면 압니다. ^^;;)가 출연하는 부분에선 꽤나 더 나아갔다는... 한 스펙타클하는 걸 보여주죠.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더군요. 네러티브 자체가 좀비 영화의 문법들을 따르고 있다는 것(거기서 뭔가 더 보여주는 극적 긴장감은... 없습니다), 그리고 1927년에 만들어졌던 <Metropolis>에서도 역시 몇 가지 부분들을 차용했다는 혐의가 좀 있거든요. 음... 차용한게 <Meoroporisu>일 수도 있긴 합니다만...

뭣보다 메카닉이나 풍경등은 3D가 더 나은 효과를 줄 수 있지만 인간을 묘사하는 것은 아직도 2D만 못한 질감을 가진다는 점도 빠질 수 없겠죠...

그래서... 보고 나서 한참동안 생각하게 되던게... 이게 일반 셀 에니메이션으로보다 3D로 만드는 게 인건비가 덜 들어서 그러는게 아닐까... 라는 것이었심다.  3D가 제공하는 표현의 자유로움보다는... 말이죠. 물론 셀 에니메이션의 현장도 저임금에 근로기준법을 아슬아슬하게 오락가락하는 현장이긴 합니다만...

돈의 흐름

원자재값에 이어 쌀값까지 국제시장에서 폭등하고 있습니다.

뭐 사실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죠. 기계농이 근본적으로 취약한 부분은 낮은 유가가 없었다고 한다면 불가능한 생산구조니까요. 어떻게보자면 21세기의 가장 첨단 산업이 될 수 있는 부분은 농업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실제루 이런 모델이 있는게... 우리가 조빠지게 배 만들고 반도체, 손전화 수출해서 벌구 있는 돈과 비슷한 수준의 돈을 스페인은 농업수출로 쌤쌤이 맞추고 있거든요.

특히... 각종 알러지 때문에 식품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지속되면 지속될 수록 유기농에 대한 수효는 늘어나고... 이게 안전한 형태로 취급되기 위한 수단으로 IT 기술들이 응용될 가능성 역시 이미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산 유기농 식품들을 수입하는 일본회사들은 RFID로 생산당시의 정보부터 최종소비자에게 이르기까지 어떤 경로를 밟아왔는가를 전산정보로 제공하고 있으니까요...

한국사회의 짧은 지적 수준 덕택에 당장에 돈이 되는 문화만 컨텐츠로 바라보니까 더 답이 안나오는 형태로... 발음이 안 좋아서 선진국이 못된다는 상스럽기 짝이 없는 인식수준을 가지고 있으니... 더 답이 안나오는 형태로 몰고 가고 있으며 앞으로 5년간 이 경로는 더 더욱 가속화되기만 할 것입니다만...

파시스트가 될 수 없는 그들의 한계를 안다면... 적어도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곰곰히 따져봐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과반을 쓸어버릴 것으로 예측되는 그 정당에서도 재태크에 있어서 한 가닥 한다는 분들이 대부분 현금으로(심지어 어떤 양반은 집까지 전세로 바꿔서)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들 자신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는 거나 다름없으니 말이죠...

이전에는 돈이 되지 않았던 것이 돈이 되는 세상. 이렇게 전환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곡소리가 땅에 깔릴지 빤히 봅니다만... 거꾸로 그만큼 기회가 커지는 부분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좀 드네요. 그리고 그 돈이 되는 것들은 지금까지 돈이 안된다고 생각했던 부분에서 주로 열릴 것으로 보이니까 말이죠...

2008년 4월 4일 금요일

<시칠리아의 암소, 한줌의 부도덕> 중에서...

언젠가 우연히 '전대협 동우회'에서 펴낸 [전대협 6년사-불패의 신화]라는 책을 읽었다. 역대 전대협 의장이 자신들의 투쟁기를 무협지 형식으로 엮은 책인데, 그것을 읽고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거기서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이들의 낮은 지적 수준, 의심스러운 도덕의식과 촌스런 미감이 아니었다. 그 역사(?)를 서술하는 관점이 철저하게 전체주의 국가를 지배하는 노멘클라투라들의 그것과 닮았기 때문이었다. 작은 수령들의 활약에 대한 자화자찬, 이들을 보위하는 대중들의 헌신적인 투쟁에 보내는 공치사, 그리고 이 충성스런 대중들에게 작은 수령들이 베풀어준 은총에 관한 미담...... 그나마 의기소침한 진보세력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썼다는 그 가상한 집필 동기도, 이들이 자기들끼리 그룹을 지어 기성 정치권을 기웃거리고 있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나는 더 이상 믿을 수 없었다.

작년엔가, 우연히 그 중 한 사람을 베를린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그는 내게 자기들이 '진보세력의 정치적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나도 참 순진한 것이, 이 말을 듣고 이들이 진보정당을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임수경 씨가 "NHK 가라오케바로 오라"는 말을 듣고 "NHK와 기자회견을 하나 보다"하고 순진하게 생각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도대체 5월 18일, 광주에 내려가 가라오케 기계 앞에서 즐겁게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임수경 씨에게 도저히 이해가 안 되듯이, 평범한 386세대의 사전에 따르면 "진보세력의 정치적 진출"이란 어느 경우에도 기성정당에 입당하는 것을 의미할 수 없다. 그것을 의미하려고 했으면 다른 어휘를 사용했어야 한다. 나는 이게 매우 불쾌하게 느껴진다. 하긴 "애들을 다룰 때는 처음엔 조지고 다음에는 얼르라"고 버젓히 말하는 그 분께 애당초 너무 큰 기대를 했는지도 모른다. 이 분이 언젠가 다시 "조지"고 "얼르"는 고귀한 위치에 올라가기 까지 윗분들께 '비비고 기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까?

이들이 운동과정에서 맺어진 인간관계를 이제까지 유지하며 결속을 해왔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진보세력의 정치적 진출을 위하여? 이들이 자기들의 운동경력을 '불패의 신화'로 찬양한 동기가 과연 무엇이었을까? 진보세력에게 자긍심을 주기 위해서?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의 얘기를 들었다. 독일에서 68세대를 연구하는 386세대의 여학생인데, 어느날 한국에서 '세대론'에 관한 책을 낸다고 원고를 써달라는 연락이 왔단다. 이 여학생에게 68세대를 연구한다는 것은 아마도 결코 잊혀지지 않을 과거의 트라우마를 심리적으로 극복해내는 의미를 가질 게다. 그런데 정작 그 책이 나온 다음에 알게 된 것인데, 그 책의 출간 주체가 바로 기성정당에 입당을 노리던 그 그룹이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그의 논문이 이 아이들을 정치권에 상품으로 내놓기 위한 포장지로 사용되었다는 얘기다. 왜 굳이 이렇게 해야 하는가? 선거철만 되면 부랴부랴 괴상한 저서들을 내놓는 기성 정치인들과 대체 뭐가 다르단 말인가?

공사의 구별도 없는 모양이다. 예컨데 이 애숭이들이 금배지를 달 수 있었던 것은 검증될 기회조차 없었던 그들의 정치력 덕분이 아니라, 전적으로 '모래시계 세대의 대표'러눈 상징자본 덕분이었다. 어떤 이는 그게 다 자기의 능력 덕분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대범함을 과시하는데,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라. 아무리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고 해도 어느 정당에서 미쳤다고 특정한 직업이 없는 백수들에게 공천을 주겠는가. 기성정당에 들어간 사실 자체를 문제삼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기에, 누구든 자기가 원하는 정당에 가입할 권리가 있다. 설혹 그것이 썩어빠진 기성정당이라고 하더라도 거기에 입당하는 것 자체는 벅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아무 문제도 없다. 문제는 입당을 하는 방식이다. 즉 기성정당에 입당하려면 철저히 개인 자격으로 했어야 한다. '모래시계 세대'의 '신화'를 조작해가며 한 세대의 상징자본을 몽땅 챙겨 튀는 방식이 아니라......

이왕 우리 세대의 상징자본을 활용해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적어도 사후(事後)에라도 그 상징의 격조에 걸맞게 처신을 해야 할 것이다. 경위야 어쨌든 그 상징을 한번 제 것으로 내걸었으면, 되도록 그것을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것이다.


<시칠리아의 암소, 한줌의 부도덕>, 진중권, 다우 pp32-34


ps. 거의 8년이 지난 지금 읽으니 참 다른 맛들이 많이 느껴집니다...

인도의 아스트랄한 정치현실을 한국에서 보게 될줄이야...

2006년에 인도 다큐팀에 있으면서 그 나라의 아스트랄한 정치 상황을 보면서 비웃음을 실실 쪼게고 돌아다녔었습니다. 왜냐구요? 국가시스템을 만들었던 네루, 불가촉천민들의 아버지이자 카스트 할당제도 등을 통해 인간다운 삶의 길을 열고자 애썼던 암베드카르 등...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이들이 만들었던 정치 시스템... 그 정치적 시스템을 만들어놨던 인도의 정치적 현실은 국부들로 칭송받아야 할 그 분들이 다시 태어나신다면 한숨밖엔 나오지 않을 상황이었으니까요.

얼마나 암담했냐구요? 두 가지 사례만 보시면 됩니다. 하나는 정당, 또 하나는 정치인이죠.

2004년 총선에서 구성된 인도 의회의 야당은 BJP(Bharatiya Janata Party)입니다.

Bharatiya...라...

이거부터 한 골때림 합니다. 인도, India로 우리가 알고 있는 국가명을 힌두 발음으로 들으면 요렇게 됩니다. Bharat Ganarajya. "바라트족의 국가"라는 뜻이죠. 바라트족은 또 뭐냐구요? 태양족입니다. 여기서 Janata란 "사람, 부족"등을 의미하는 말이니 당명이 태양족 당이라는 거죠. 여기서 부터 한 포스를 보여주는데... 얘네들의 실제 행동은... 카... 감탄사만 나오죠.

얘네의 97년 선거운동을 보시면 이 정당의 정신상태를 대충 짐작할 수 있으실 겁니다. 인도100배 즐기기라는 가이드 북의 저자, 환타가 2002년에 얘네들의 선거운동을 요렇게 옮겨놓았었습니다.

97년도 총선국면을 맞이하는데, 이때 BJP의 선거운동은 정말 가관이었다. 수십대의 마차에 올라탄 라마와 락쉬만, 하누만, 시타가 하늘로부터 땅으로 재림한 것이다. 물론 배우들과 정치인이 연출한 이벤트였지만 라마신이 본격적으로 선거판에 뛰어든 것이다.

인도인들은 열광했고, BJP는 한술 더떠 선거공약으로‘라마신의 정치재현’을 떠들어댔다. 당시 BJP보다 더한 힌두교 또라이 사브세나라는 넘들은 공공연히 유세장에서‘이 곳에 무슬림이 있다면 꺼져라! 니들의 표는 필요없다!’라고 연설했을 정도다. 이들의 선거공약 중에‘아요디야’라마사원 재건이 있었음은 당근이다.

이들은 이 문제를 중앙정부의 총선에 끌고 들어왔고, 여기에 승부수를 걸었다. 선거결과 집권당이던 국민회의는 260석에서 140석으로 줄어드는 패배를 했고(득표율 29.77%), BJP는 161석을 확보하여 제 1당이 되었다(득표율 23.5%)."

원문보기

라마, 락쉬만, 하누만, 시타... 모두 인기있는 힌두의 신들이죠. 그 신들이 정치판에 낑겨들었던 겁니다...

이렇게 집권한 98년, 얘네들은 집권과 동시에 초특급 사고를 치게 됩니다. 바로 핵실험이었죠... 인도 건국의 아버지들이 파키스탄과의 분리를 경험하면서 더 이상 나라가 쪼게져선 안된다고... 국교를 정하지 않았던 그 정신에 정면으로 거슬러올라가면서 정권을 잡았던 이들, 경제제제를 맞고서 일단의 개방정책을 취하지만... 이게 제제속에서의 개방이었다보니 워싱턴 컨센서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여지 자체를 차단시켰죠.

이 골때리는 것들의 주옥같은 발언들을 모아놓으면 아마 정치 코미디 발언록으로 책 한권은 충분히 만들 겁니다만... 인도 정치를 코미디로 만들어버리는 거성이 계시다보니 얘네들은 명함도 못 내민답니다.

그 거성이 누구냐... 이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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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주인공, Laloo Prasad Yadav되겠심다. 1947년 6월 11일생으로 한국 나이론 예순 둘인 이 아저씨. 현재 스코아 인도 정부의 철도장관이자 RJD(Rashtriya Janata Dal, 우리말로 번역하면 국가인민당 정도 될겁니다)의 당수입니다. 사실 RJD도 Janata Dal이라는 정당에서 분리되어 나온 조직입니다만... 요 족보 따지면 골아픕니다. 울나라 정당 족보도 헷갈리는 판국의 남의 나라 족보까지 들춰볼 필요는 없을테니까요... 암튼.

이 아저씨가 인도 정치를 특급 코미디로 만드는 이유... 세상없는 사기꾼이거든요. 가난한 인도에서도 끔찍하게 가난한 Bihar주의 주지사를 15년간이나 역임했는데, 그때 발각된 독직의 사례중에 하나가 2억7천만달러의 사기사건에 연루되었던 겁니다. 뭐 일썰에 의하면 일본이 ODA로 건설한 도로에서도 일본이 보낸 돈의 80%를 꿀꺽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으며... 역시 소문일 뿐입니다만... 막내 딸내미 결혼식때 식대로만 기십억원을 썼다고 하니까... 얼마나 썩은 넘인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2006년 7월 11일 뭄바이의 Suburban 기차폭탄테러 당시에 인도 철도부에서 희생자들에게 꽤나 큰 액수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했을때도 아무도 믿은 사람이 없었었죠. 그 액수의 2/3은 장관님 은행계좌로 들어갈거라고들 생각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내각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 지지층이 두껍기 때문이죠. 더 골때리는건 이 넘의 정당이 일종의 불가촉천민을 대변하는 지역정당이라는 겁니다. Laloo 본인도 카스트 할당정책의 수혜자이기도 했구요.

그러다보니 Laloo를 소재로한 인도인들의 블랙유머들이 장난 아니게 많고... 요 내용들을 듣다보면 BJP의 돌대가리 발언들은 뭐... 거의 하수 정도로 집어줘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리죠.

문제는... 이런 식으로 유머의 대상이 되면서 정치개혁에 대한 희망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는 겁니다. 정치가들이란 자기 아들까지 팔아먹는 넘들이라는 조크를 하는 나라에서 뭔 희망이 있겠어요.

근데... 2006년에 얘네들의 현실을 보면서 비웃었던 대가가 좀 혹독하게 날아오더군요.

지난 대선을 보면서 뚜껑이 심심찮게 열렸던 것은 교회에서 장로를 하고 계시다는 각하께서 메시아의 형태로 묘사가 되었다는 겁니다. "MB가 살려주실꺼야", "살려주이소"...라는 절박한 호소에 답하는 인자한 표정의 각하라뉘. 돌아가시겠더군요. 도대체 BJP의 엽기적인 97년 선거운동과 그게 뭐가 다른 겁니까?

더 골때리는 각하 자신도 Laloo에 비견될 분이라는거죠.

사실 더 겁나는 건... 인도인들처럼 정치를 유머의 대상으로만 한정짓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친박연대나 자유선진당과 같이 거의 비슷한 성향을 가진 정당이 200석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은 정치가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새로운 세상으로의 이끄는 본연의 역할이 아니라... 포기해야 하는 현실로 인지될 수도 있다는 거. 갑갑증이 가슴을 눌러옵니다. ㅠㅠ


 

2008년 4월 2일 수요일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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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26일, 지금은 미국의 SF에 있는 열성 롯데팬인 목사님과 함께 간만에 야구를 보러 갔었습니다. 이 날의 경기... 0:8에서 8:8, 다시 8:11에서 13:11로 동점에 역전, 재역전을 이어가는 경기를 보고 좋아 죽을뻔 했었죠. 저 경기는 3천원짜리 경기가 아니라 300만원짜리 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롯데가 힘을 못쓰더군요. 2006년에도 2007년에도... 심지어 2007년엔 문학경기장 근처에 둥지를 틀었던지라 롯데 경기를 하면 함 보러가겠다고 했었는데... 쭈압~ SK와의 경기가 끝났다는 건 한참 뒤에 알았었죠.

그랬던 롯데가... 오늘도 6회 초 현재 6:1로 먼저 달려나가는 걸 보면... 오늘까지 4연승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99년의 대구구장에서 시끄러웠던 그 플레이오프전을 끝으로 한번도 가을에 야구를 하지 못했던 롯데가... 올해 가을엔 제발 올라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말에 LG와의 3연전이 있는데... 요건 일 때문에 못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좀 갑갑해지긴 합니다만... 그래도 서울에 오면 꼭 찾아다닐 생각입니다. 적어도 한국에 있는 동안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