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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1일 월요일

Avatar

Avatar 보고 들어왔심다...

 

아바타... 한국에서야 상품으로 개발되면서 수익모델로 가장 먼저 취급받았지만... 사실 이거 산스크리스터로 '화신'을 의미하는 말이죠.

 

영화보기 전에... neoscrum의 좌파적 감상도 보고 갔었습니다만... 환타님의 지적도 말이 좀 되는거 같다는 생각이 들두만요. 포카혼타스, 늑대와 춤을 등에다가... '멍청하게 취급받는 넘이 알고보니 대단한 브라만 가문이 적통 후예더라'는 인도 영화들에서 주로 써먹는 코드들이 녹아 있었다는 지적.

 

특히... 용산참사를 연상케 하는 부분들이 좀 있는데... '저게 과연 화염병 몇 병으로 용역들을 조금 뒤로 후퇴하게 한 것' 이상이라고 봐야 하냐고 하더군요. 뭐... 녹색이라곤 없는 지구에서 거이 6년을 우주선으로 날아와야 함에도 꾸역꾸역 오고, 수익을 찾았던 걸 보면... 그 지적도 꽤나 타당하다고 봅니다.

 

근데요... 저는 마지막 대전투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남태평양 어디로 가서 비행기 면장이나 따오겠다는 진중권 거사의 입에서 나와 유명해진 '데우스 엑스 마키나'였습니다. 분노한 자연의 여신의 한 방에 결국은 나가떨어진다는게... 역부족인 나비족과 우월한 인간 용병부대들의 전투를 좀 생뚱맞은 신이 교통정리하는 느낌이라서 말이졉;;;

 

생태영화라고 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글쎄요? 생태 영화라고 한다면... 영혼의 나무를 불태워버렸을때 인간들이 6년이나 우주를 날아가서 구하는 그놈의 광물은 물론이고 판도라 행성의 모든 생명체가 죽어버리는 형태로 끝나야 되었던게 아닌가란 생각도 좀 들더군요.

 

머... 비주얼이야... 짱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게 바로 갈릴 가능성이 높아보이긴 하지만... 3D 입체 영상 기술이라는 것이 어디까지 간 건지 지대로 보여주니까요. 거의 3시간 짜리 롤러코스터 타면서 생각이 너무 많았던 걸까요? ㅎ

 

 

2009년 11월 29일 일요일

저는 왜...?

총 쏘는 영화나 드라마만 보면 이런 것만 보이는 걸까요?


...

이해가 안되신다구요? 김소연이 글록을 눈으로 조준하고 있나요... 이마로 조준하고 있나요? 뭐 아예 조준도 안하는 김태희는 할 말두 없게하지만...

2009년 5월 10일 일요일

7급 공무원이 불편했던 이유

몇년 전에 <개와 늑대의 시간>으로 한국 드라마에서도 첩보기관의 활약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만, 수 많은 드라마들이 명멸하는 미국의 경우엔 액션, 혹은 수사물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정보기관의 활약을 꽤 진지한 모드로 다룬 <The Agency>,  첩보원이 국가 공무원 신분이 아니라 개인일 경우엔 어떤 개그가 되는가를 보여주는 <Burn notice>, 등이 첩보기관, 혹은 스파이의 활약을 다루고 있죠. 일의 특성상, 첩보쪽은 드라마보다는 영화가 훨씬 더 많은 편입니다. 아닌 말로 국가가 허가해준 도둑이 이들이니 이들에 대해 시시콜콜 따지는 시리즈를 만드는 건 좀 부담되잖아요?

반면에... 남의 나라에서 보낸 정보원들을 감시, 체포해야 하는 방첩부대의 활약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죠. 말이 필요없는 <24>를 시작으로 FBI가 주인공인 드라마들은 최소한 한 번씩은 테러리스트나 타국 첩보원 체포와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낑겨들어갑니다. <Numb3rs>, <Criminal Minds>,  그리고 영국 드라마인 <Spooks>까지.

근데 이거 아시나요? 상당수의 국가들은 스파이들을 키우고 남의 나라에 집어넣는 첩보기관과 남의 나라에서 침투한 이들을 상대로 하는 방첩기관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정보기관은 CIA, NSA등이지만 방첩기관은 FBI, 영국의 정보기관은 MI6라는 별칭으로 더 알려진 SIS고, 방첩기관은 "5"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SS입니다. 프랑스는 DSGE가 정보기관이고 방첩기관은 DST죠. 유명한 이스라엘의 모사드는 정보기관이지만 방첩기관은 Shin Beth라는 별도의 조직입니다.

왜 이렇게 번거롭게시리 둘로 나눠서 돌리냐구요? 그건 첩보전의 역사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1960~70년대, CIA는 수많은 쿠바 사람들을 포섭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포섭한 사람들은 모두 쿠바 비밀경찰이거나 그 끄나풀들이었죠. 그 결과... 상당한 돈을 미국이 카스트로에게 열심히 가져다주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었죠. 이 정도의 스켄들이면 기관이 문을 거의 닫아야 하는 상황에까지 갑니다만... 소련 권부 근처에 있는 이들을 포섭하는데 성공했기에 있을 수 있는 실수 정도로 넘어간 적도 있습니다.

상대 국가의 고위 관계자를 포섭할 수 있다면 정보기관의 입장에선 금광을 캔 것과 같은 상황이 됩니다만... 반대의 경우가 된다면 그 보다 더한 악몽은 없을 겁니다. 실제로 CIA의 소련분과 방첩부장이 KGB에 포섭되었던 적이 있었고, KGB의 지역담당자가 CIA에 포섭된 경우도 있었거든요. 가장 깬 상황은 CIA방첩국장이 KGB에 포섭되어 수많은 자원(asset)들을 숙청했던 경우입니다. 상대방에게 침투한 이들을 Mole(두더쥐)이라고 부르고 이들을 찾아내는데 혈안이 되는 것도 이런 경험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아무리 냉혈한이라고 하더라도 같은 조직 소속일 경우엔 사실관계의 파악에 들이는 에너지보다 의심받는 이들을 변호하는 사람들을 상대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들을 소비하게 되죠. 이런 기술적인 문제들 뿐만 아니라... 첩보기관과 방첩기관은 업무방식도 사실 상당히 다릅니다.

사실 <7급 공무원>을 보면서 불편했던 지점도 이것 때문이었습니다. 엄밀하게 보자면 둘 다 '방첩업무'에 투입되어 있는 자원들이기에 서로 추적 및 도청기를 부착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긴 많이 어렵습니다. 같은 국 소속일 가능성이 높으니 말이졉. 아니... 무엇보다 같은 기관이기 때문에 서로 상대방에 대해 자료 검색에 들어갔을때 같은 회사 소속이라는게 바로 뜰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게... 가장 맹점이었던거죠.

CIA와 FBI가 서로 자료 공유가 안되어서 버벅거리는 상황이랑 좀 많이 다른 것이 한국적 상황인데, 그 전제 자체가 캐무시되어 있으니 몰입이 안되더라는거쥬. 한국의 현실을 놓고 봤을때 애초부터 그 설정인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가 성립되기 어려운데 그걸 그냥 밀고 가버리니... 김하늘과 강지환이 아무리 열심히 망가져 준다고 한들... 겉돌 수 밖에 없는거죠.

더 확 깨던건... 해외파트 팀장 아저씨의 어학능력이었습니다. 개그로 설정한 부분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러샤 아저씨들 추적하는 팀의 팀장이 러시아 말을 한 마디도 못한다는 건 좀 깨잖아요? 웃겠다고 들어갔다가 열심히 웃어버렸던 장면은 BB탄 총격전과 엔딩 크레딧 부분이었으니 김이 좀 빠지졉.

근데... 어쩌면 현실이 더 개그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미, 중, 북, 러, 일의 치열한 첩보전이 벌어지는 공간에서... 첩보기관이자 방첩기관은 그 위치가 공개되어 있고(이런 배짱 부리는 나라, 미국 밖엔 없습니다. 모사드의 경우엔 그 대빵의 이름과 얼굴조차도 1급 기밀이라구요. 프랑스도 DGSE가 어디에 있는지 공개가 안되는 판국에), 그 수장은 이런거 잘 모르는 분인 나라잖아요? --;;

2009년 1월 2일 금요일

Bordertown


수천명의 여자들이 강간당한 뒤에 살해된 곳이 있습니다. 깨는 것은 경찰들은 이 여성들을 해치는 흉악범을 체포하기 위해 뛰어다니기 보다는 그 사실을 보도하는 신문사를 습격하고 신문을 뺏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기자 폭행은 일상다반사, 심지어 실종된 딸들을 찾는 부모들에게도 '공권력의 힘'을 과시합니다.

어디냐구요?

어느 외교관이 대통령에게 '꿈의 미래'라고 주장한 멕시코의 마킬라도라(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조립, 수출하는 멕시코의 외국계 공장들을 통칭함)들이 즐비한 곳이죠. 대표적인 곳은 국경도시들 중에 하나인 Juarez입니다.

여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고발한 영화가 있습니다. 배우들도 쟁쟁합니다. Martin Sheen, Jenifer Lopez에 Antonio Banderas까지 나오죠. 그런데 한국에는 수입이 안되었습니다.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나 접할 수 있는 이 영화의 제목은 Bordertown입니다.

캐나다의 방대한 자원(이 넘의 나라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나무만 팔아도 자국민을 모두 먹여 살릴 수 있습니다. 거기다 끝에서 끝까지 가면 처음 베어내기 시작했던 나무들은 다시 자를 수 있을 정도로 크죠), 미국의 자본, 그리고 멕시코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면 모두가 잘 살 수 있다는 설레발로 시작한 NAFTA... 그러나 그렇게 훌륭한 협상이었다면... 왜 이 협상에 사인을 했던 이들의 말로가 별로 좋지 못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겁니다.

NAFTA에 사인했던 캐나다 수상은 꽤나 긴 '전통'이 있던 자신의 정당이 공중분해되는 것을 봐야 했습니다. 멕시코의 대통령 역시 쫓겨났습니다. 미국이요? 1999년 WTO협상이 벌어지던 시애틀에 얼마나 분노한 이들이 몰려들었는지 기억하시면 될 겁니다.

무엇보다... 이 협정의 희생자들은 멕시코 국경도시의 여성들입니다. 저임금에도 일하며, 가족에게 누구보다도 헌신적인 이들. 1960~70년대의 수출자유지역 공단에서 밤새워 일하며 동생들을 공부시켰던 이들과도 같습니다. 다만... 이 나라의 치안은 마약을 고리로 단단히 묶여 있는 미국과 멕시코의 범죄조직들이 날뛰는 곳들보단 훨씬 좋은 수준이었다는 겁니다.

범죄조직들은 물론이고... 공단 내에서의 인권침해가 기업들의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만 하는 정치인들의 명령이... 자국민의 안전보다 몇 단계 더 우선인 멕시코 경찰 덕택에... 기본적인 수준의 안전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거죠.

그리고 이런 현실이 '싼 물건을 찾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알려질 것을 두려워하는 기업인들과 정치인들은 이 사실을 취재한 언론사에 대해서도 압력을 행사합니다.

참여정부 시절, 한미FTA에 대한 장밋빛 환상을 어떻게 대통령에게 심어줬는지 몰라도... KDI가 수출이 감소한다는 전망을 내놓자 보고서를 다시 만들라고 압력을 넣었고... 몇달 만에 다시 나왔던 보고서는 장밋빛 환상만 가득한 숫자들을 담고 있었죠.

이 숫자들,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방송법 개정과 관련해 중앙일보가 앞장서서 내놓고 있는 시장창출, 특히 고용과 관련된 숫자들은 상당한 수준이 마사지를 통해 내놓은 전망치죠. 한미 FTA로 창출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던 고용규모가 한달에 50만원 안밖의 임금을 받는 마킬라도라의 노동현실을 한국에 그대로 이식할 경우에 나올 수 있는 숫자들이었습니다. 핵심적인 '노동의 질'은 철저하게 배제되었던 겁니다. 지금도 <6mm세상 속으로>와 같은 프로그램들을 실제로 취재하는 PD들은 한달에 30만원 겨우 받는 경우가 허다하거든요...

이 사기극이 용인되었기 때문에 삽 한 자루 든 메시아의 강림으로까지 이어졌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전히 사람들이 제대로 보지 못하는 한미FTA가 가져다 줄... 상황을 앞서서 남들의 현실로나마 한번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추합니다.

 

2008년 12월 23일 화요일

Twilight


뭐... 줄거리를 요약하면 대략 이렇게 요약정리를 할 수 있심다.

1. 4차원 생선소녀와 고양이 소년의 연애질
2. 도둑 냥이들이 고양이 소년네 가족의 영역에 들어오는 바람에 벌어지는 혈투극.

즉, 스토리만 요약해놓고보면 진부하기 짝이 없습니다. 특수효과의 수준이라는 것도 비슷한 벰파이어 미드인 Moonlight 수준이죠. 그러니 나쁘게 보실 분들은 한 없이 나쁘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 재미있었던게...

1. 워싱턴주의 그 칙칙한 분위기를 기가 막히게 화면으로 뽑아냈다는 겁니다. DC가 아니라 워싱턴주는 전형적인 북대서양 기후죠. 주리줄창 비옵니다. Grey's Anatomy의 시애틀이 있는 이 동네, 동네 토박이들은 지네들 날씨를 이렇게 이야기한다죠.

"비가 안온다? 비가 올 것이다. 비가 온다? 계속 비가 올 것이다."

일년에 석달 정도를 제외하곤 정말 부슬비가 끊이질 않습니다. 시애틀의 바로 윗동네인 벤쿠버에서 이 날씨를 저도 꽤 경험했었죠. 그런데... 어떻게 보면 조금은 음산할 이 동네의 날씨가 나름 분위기가 있거든요. 그 분위기... 정말 화면에 기가 막히게 옮겨놓았습니다.

2. 배우.

남자 주인공인 Robert PattinsonHarry Potter시리즈에서 Cedric Diggory역으로 나왔을때만 하더라도 별 다른 느낌을 주지 못했었죠. 물론 이 시리즈 자체가 주인공 3인방을 좀 지나칠 정도로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의외로 연기의 기본이 된 친구더군요. 특히 겉모습은 10대이면서도 실제 나이는 수백살인 까닭에 발생되는 정체성 미스매칭이 참... 잘 드러나더라구요. 이 넘, 기대하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여 주인공인 Kristen Stewart는 점퍼의 마지막 부분에 잠깐 얼굴을 드미는(주인공의 아빠 다른 여동생으로 나오죠) 정도이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스쳐지나갔었는데... 오... 이 친구도 꽤 기대하고 봐도 될 것 같더라구요. 사춘기 소녀의 4차원적인 감수성을 잘 표현하더라구요...

뭣보다... 10대인 딸의 남자친구와 딸의 아버지 사이의 묘~한 관계가 자연스럽게 붙어 있던 것도 간간히 웃게 만드는 부분이었구요.

3. 뭣보다... 좋았던 것은 첫 사랑의 긴장감이었습니다.

시사IN의 영화평이 그래서 '샤방샤방한 연애질 영화'라는 제목이 붙었는지도 모르겠더군요. 첫 사랑의 그 긴장감... 마흔인 솔로가 그 걸 보는 느낌은 참... 복잡해지더군요. 뭐 그래서 그런지... 이벤트를 담당한 회사에서 커피 캔 한 박스를 두고 간단 퀴즈를 내놨을때 '커플이 아닌 쪽'에 우선권을 주더라구요. ㅋㅋㅋ

빤한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그걸 어떻게 끌구 가느냐... 누가 연기하고 연출하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힐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보라는 거냐... 말라는거냐... 라고 물으신다면... 연애질 초입인 커플에겐 강추되겠심다. 역시 솔로의 비애를 크리스마스 시즌에 좀 씹어보겠다는 분들에게도 강추드립니다. 바뜨... 연식이 좀 된 커플들이라고 한다면... 알콩달콩한 커플을 두고 '좋을 때다~'라는 식의 반응만 나오는 커플이라고 한다면 절대 비추하겠습니다. ^^;;

ps. Twilight은 해질녁이나 새벽녘을 뜻합니다. ^^;;

2008년 11월 21일 금요일

스트리퍼 출신의 작가에 대한 잡담


필명이 Diablo Cody인 처자가 있습니다. 제 기준에선 방년입니다만... 요즘은 이 나이를 두고 '방년'이라고 불렀다간 돌 맞더군요. ^^;; 1978년 생이고, 직업은 저널리스트, 전업블로거,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 되겠습니다.
 
이 언니, 아마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이면 어디선가 이름은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작년 말에 개봉했던 영화 Juno의 각본을 써서 2008년 오스카 각본상을 받았거든요... 뭐 올 초에 엔간히 벗는건 벗는 것으로 취급 안하는 Showtime과 TV시리즈까지 계약을 했으니 꽤 잘 나가고 있습니다.
 
뭐 이 정도의 이력으로는 별로 인상적이지 않을 겁니다만... 이 언니가 알려지게 되었던 것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스트리퍼의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면서부터였습니다. 예... 이 언니 스트리퍼 출신입니다. 아이오와 주립대에서 미디어를 전공해놓고 학교 댕길때 방송도 좀 했다는 언니가... 우짜다가 스트리퍼 생활을 좀 했던거죠.

그래서... 처음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던 것은 섹스산업과 관련한 사람들의 이중성을 꽤나 상세하게 묘사한 것이었습니다. 제목이 아마... "Candy Girl: A Year in the Life of an Unlikely Stripper"였을 겁니다.
 
뭐... 아시는 분들은 다들 아시는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미국 사회는 사실 서방 국가들 가운데 가장 종교적이고 가장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곳입니다. 뭐 이번 대선에서도 나타났지만 캐나다와 접경한 곳들과 양쪽 해안가를 제외하곤 '오바마는 빨갱이'라는 선동이 그대로 먹혀 들어가는 나라거든요... 그런 나라에서 대학물 먹은 언니가 이런 식의 이야기를 풀기 시작하면... 거기도 여러 방화범들에 의해 대기중의 다이옥신 수치가 꽤나 올라가게 됩니다. 사실 울나라의 그 황당한 먹사님들의 이념적 아버지들이 그 동네 목사님들이니... 사탄의 화신 정도로 취급당했던 경후도 꽤나 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우파적 색깔이 강한 분들에게... 헐리우드는 창녀와 게이의 소돔과 고모라 정도로 취급 받는 근거 중에 하나가 된 셈이니... 그림 참 웃기죠. 물론 돌아온 싱글인 이 처자는 그런 비난들에 대해 콧방귀만 뀌고 있긴 합니다만.
 
그런데... 이 처자의 최근 활동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만약에... 정말 만약에... 대한민국의 성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처자중에 하나가... 상당한 필력을 가지고 블로깅을 시작했다고 했었을때... 저 만큼의 성공이 가능할까... 란 생각이 들더군요.
 
뭐... 대답은 보나마나일 겁니다. 아마 블로그 개설을 직후에 19금 딱지 붙어서 접근성 자체가 떨어지게 될 거고... 사람들이 많이 찾기 시작한다고 한다면... 바로 기독교계 단체들의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될 겁니다. 뭐 "난 그런 탄압 두렵지 않아"라는 똥뱃장을 비슷한 수준으로 가졌다고 한다면 외국의 블로그 서비스에 한글로 쓰기 사작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면... 바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 사이트를 통으로 차단에 나서겠죠. 그 전쟁을 벌이는 동안에... 오프매체로 진출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설사 비슷한 뱃심을 가진 출판사를 만난다고 하더라도 판매 금지가 되지 않을까요?
 
자신을 실패한 스트리퍼라고 말하는 이 언니(뭐 사진 검색해보시면 왜 그런지 대충 짐작 가능합니다. ^^;;)는 문제의 그 글 뿐만 아니라... 우짜다가 덜컥 애를 만든 10대가 어떻게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것인가라는 꽤 심각한 문제를 상당히 이쁜 형태로 다루는 각본을 만들어 떼돈을 벌어들였는데... 우리는 그런건 꿈에도 못 꾼다는 거죠. 웃기는건 실제 섹스산업의 규모로 놓고보면 우리가 훨씬 더 크다는 겁니다(사실 포르노 산업의 규모는 실제보다 많이 과장되어 있습니다).
 
근데... 이런 경우들을 보다보니... 왜 국헌문란을 꽤하는 불온선전물과 포르노가 같은 바운더리에서 다뤄지는지(관세법이 대표적이죠. ^^;;) 쬐끔 이해가 될거 같기도 하더라구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 더러운 X의 글은 뭐하러 읽고 보냐구요? 그러는 댁은 얼마나 깨끗하슈?

2008년 7월 13일 일요일

<놈,놈,놈> & 금강산 총격사건


어제 아침밥 먹구 나서 뒹굴거리다가 촛불집회 쫓아다니느라 그동안 못봤던 TV프로그램들을 실컷 봤심다. 그 중에 하나가... <출발 비디오여행>이었는데... 쭈압~ 평소에 했던 생각입니다만... 이 놈의 프로그램은 영화를 선택하게 하는 것보단 영화를 안 보게 만드는데 상당한 공헌을 하더군요.

안 보기로 결심한 영화... 바로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입니다.

뭐 비주얼은 나름 신경쓴 듯 합니다. 예를 들어 말타고 달리면서 총질하는 정우성이라든가... 아니면 웃통 벗은 이병헌이 칼 던져 지네 잡는 씬이라든가... 언니들 뒤로 넘어가게 만드는 씬들이 쬐끔 되더군요.

그런데 전 바로 그 부분 때문에 요거... 안 보기로 했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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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타고 달리면서 총질하는 거... 현직 캘리포니아 주지사님이 거의 20년전에 찍었던 T2에서 보여주셨던 한 손으로 재장전 하면서 샷건 쏘기와 같은 수준의 포스는 아니지만... 나름 멋져 보이는 정우성의 총질이... 심각한 에러인게... 이거 안 맞거든요. 수 십미터까지 쫓아가서 쏘는게 아닌 이상 말이졉.

두 번째는 열차에서 정우성과 이병헌이 총질하던 장면 때문입니다. 이 아저씨들이 직선으로 달리고 있는 열차에서 총질하는 걸 잡았는데... 닝기리... 총구가 열차 선 밖으로 약 3~5도쯤 틀어져 있더군요.

그런 판에 정우성을 보고 '스나이퍼' 어쩌구 하는게... 존니 웃기더라구요.

이번에 금강산에서 총격으로 돌아가신 분과 관련된 기사를 보고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총알 날아가는 거 계산해보면 이 역시도 말이 안되는 것 투성이니 말입니다.

2차 대전 중반 즈음에 개발되기 시작한 돌격소총은... 기본적으로 400미터 안쪽에서 총질해야 할 상황에 맞춰 만들어진 겁니다.

반복하지만 AK47(북한군은 이거 변형 모델을 쓰고 있죠)이나 M16과 같은 놈들에서 날아가는 총알은 400M 안쪽의 목표물을 제압하는데 유효하지... 그 이상의 거리는 좀 문제가 있거든요? 그런데 현장의 거리를 보면 800미터 즈음에서 쏜 것이라고 북한쪽에선 발표를 했더군요.

그것도 10초 간격으로 두 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하는데... 피해자가 두 발을 모두 맞았다는 점을 전제로 운동 에너지를 역산하면 그 거리에서 다 쐈다고 하는 건... 뻥이라고 봅니다. 특히 AK47의 경우엔 M16계열과 달리 탄두가 크기 때문에 전달되는 운동에너지가 더 크지만, 화약은 상대적으로 적은 양을 쓰기 때문에... 원거리로 가면 메롱이거든요.

초병이 스나이퍼가 아닌 담에야... 택두 없는 이야기인거죠.

이해 안되시는 분들을 위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군사시설에 그 정도로 접근을 했을 경우 초병이 발포 할 수 있는 건 맞습니다(이건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우린 에너지 사정이 좋아서 서치라이트 켜고, 마이크로 방송을 먼저 날리죠. 근처에서 얼쩡거리고 있을때). 하지만 피격당한 분의 위치로 놓고 볼때... 아무리 계산해봐도 돌아가신 분은 초병이 쏜 총에 맞으신게 아닙니다.

이거, 명백한 도발이죠. 연초부터 서해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언급했었습니다만... 그 비슷한 상황이 금강산에서 벌어진거죠. 더군다나 북한 입장에선 꿩 먹고 알 먹고가 되는게... 이게 북한이 배짱 튕기게 되는 부분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전도깡 정도의 배짱이 있는 넘이라고 한다면 바로 무력시위라도 함 할텐데... 주변 4개국으로부터 빙신취급받는 이 정부는 그랬다가 벌어질 파장 자체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니 말입니다.


2008년 4월 5일 토요일

Vexille을 보고 든 의문


2001년에 봤던 영화중에 조조로 보길 잘했다라고 생각했던 것이 딱 두 편있습니다. 하나는 <Tomb Raider>였고, 또 하나는 <Final Fantasy: The Sprits Within>이었죠. <Tomb Raider>는 안젤리나 졸리의 부풀린 가슴 이외엔 생각나는 것이 거의 없는 영화고, <Final Fantasy>는 3D라는 넘의 한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들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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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실사에 가깝게 만들었다고 하더라도(돈과 작업자들의 피와 눈물과 땀은 실감났지만), 위의 사진과 같이 뭔가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건 뭐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뭣보다... 두 넘의 영화 모두 "아무 내용 없음"... 이 가장 큰 문제였거든요. 뭐 포르노 장르로치면 PWP(Plot? What Plot?)과였으니 말이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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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개봉했던 <Vexille>은 <Final Fantasy>와 비교하자면...일단 네러티브는 꽤 보강되었습니다. 그리고 3D 기술력도 jag(이게 뭔지는 영화 직접 보시면 압니다. ^^;;)가 출연하는 부분에선 꽤나 더 나아갔다는... 한 스펙타클하는 걸 보여주죠.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더군요. 네러티브 자체가 좀비 영화의 문법들을 따르고 있다는 것(거기서 뭔가 더 보여주는 극적 긴장감은... 없습니다), 그리고 1927년에 만들어졌던 <Metropolis>에서도 역시 몇 가지 부분들을 차용했다는 혐의가 좀 있거든요. 음... 차용한게 <Meoroporisu>일 수도 있긴 합니다만...

뭣보다 메카닉이나 풍경등은 3D가 더 나은 효과를 줄 수 있지만 인간을 묘사하는 것은 아직도 2D만 못한 질감을 가진다는 점도 빠질 수 없겠죠...

그래서... 보고 나서 한참동안 생각하게 되던게... 이게 일반 셀 에니메이션으로보다 3D로 만드는 게 인건비가 덜 들어서 그러는게 아닐까... 라는 것이었심다.  3D가 제공하는 표현의 자유로움보다는... 말이죠. 물론 셀 에니메이션의 현장도 저임금에 근로기준법을 아슬아슬하게 오락가락하는 현장이긴 합니다만...

2008년 3월 5일 수요일

유랑하는 연인들, 첨밀밀

한 시대를 열었던 매체의 글쟁이에서 컨텐츠 기획자로, 마케팅 기획으로... 그러다가 다큐멘터리 팀의 행정을 하고, 지금은 사회단체의 간사를, 좀 있으면 꽤 큰 사업을 중계하는 에이전트를 하게 되네요. 이력서 치곤 참 난잡하기 그지 없는 셈입니다.

가끔 불안 때문에 제 자신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많았던게... 컨턴츠를 가지고 있는 업체에서 기획을 했던게 아니라 그걸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고, 이제 서비스 시작하는 넘을 마케팅하러 다녔으며... 개발도 되지 않은 ASP(Application Servie Provider, 우리말로 프로그램 임대업)를 팔러 다니기도 했었죠.

캐나다에서 만나 지금까지 계속 메신저나 메일을 주고 받고 있는 대만친구는 저의 이런 삶의 궤적을 두고 流浪이라고 이야기하더군요. 그 친구랑 그 이야기를 하던 즈음에 봤던 영화가 첨밀밀이었는데... 네팔에서 그 영화평 썼었던게 있었는데...

그거나 함 올려보렵니다.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은 참 웃겨서 시간이 일정 이상 흘러버리면 '본 것'과 '못 본 것'의 간극까지 섞어버리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사람 얼굴에 대한 기억은 그나마 이유라도 있지요. 사람들이 얼굴을 기억하는 방법은 얼굴의 특징적인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나머지 부분들은 대충 두리뭉실한 형태로 기억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인종일 경우엔 얼굴 특징들 자체가 '섞이는 바람'에 다른 특징들만으로 사람의 얼굴을 구분하게 됩니다.
 
그러나 좀 더 골때리는 경우는 우짜다가 '보지 못했던 영화'들도 가끔은 '본 영화'리스트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본 영화'들이 '못 본 영화'의 리스트에서 헤매는 경우들입니다. '못 본 영화'라고 해서 DVD를 돌렸을 때 영화 줄거리가 기억나는 경우라면 그나마 낫지요... 못 본 영화였는데, 지금까지 본 줄 알고 있었다가 줄거리는 물론이고 장면 하나 기억나는 것이 없더라는 걸 느끼게 되면 '뇌의 노화'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8개월 가깝게 끊었다고 하더라도 거의 20년 가깝게 피운 담배와 그 즈음부터 지금까지 연속선에 있는 알콜 섭취등에 대해 절라리 고민하게 되는거죠. ㅠㅠ
 
<첨밀밀>도 이 경우에 해당되는 영화였습니다(이런 영화가 몇 편이냐고 물어보시면 저두 할말 없심다. 그거 기억하고 있으면 이런 기억력 버그 벌써 잡았죠. ㅠㅠ). 아마 등려군의 노래가 워낙 익숙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중국 사람들이 '한 대륙'으로라면 몰라도 같은 나라 사람이라는 것에 대해 일본이나 우리에 비해 훨씬 그 '농도'가 떨어진다는 사례로 이 영화가 자주 들먹여져서 그랬던 것일 수도 있고... 당대 최고의 홍콩 배우들이었던 장만옥과 여명이 워낙 익숙한 배우들이라서 그랬을 수도 있지요...
 
삼시 세끼 꼬박 챙겨먹고 타멜 거리 밖을 절대로 벗어나지 않은 운동량을 두 달 가깝게 유지한 결과, 나날히 부풀어 오르고 있는 제 배와 비슷한 속도로 부풀러 오르고 있는 네팔 카트만두 분지의 보름달을 보면서 왠지... 이 영화 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돌렸는데...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이 영화가 개봉한지 1년 후, 전 Canada Vancouver에 둥지를 틀겠다고 덤비고 있었습니다. 그때 만난 여러 사람들 중에서 그래도 때 되면 서로 인사하는 사람들이 몇 있습니다. 한동안 일용할 양식을 공급했던 넘도 있고(이 친구, 자기가 반대한 일을 추진한 사람들은 도망간 상태에서 뒷 수습하느라 고생중입니다), 대체로 영어 실력이 backslide할 즈음이면 영문 타이핑 속도를 이빠이 높여주는 몇몇 외국 친구들도 있지요. 그 중에 한 명인 대만 친구가 네팔 카트만두에서 추석 보내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더니 제 가슴에 이렇게 못을 박더군요.
 
"i am not sue if u can read the words. '流浪'.  i think that is Ur destiny"
 
무척 더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ㅠㅜ
 
그런데...
 
저 말이 이 영화와 묘하게 매칭되더군요. "대륙 사람들이 홍콩으로 넘어오고 있었을 때, 홍콩 사람들은 다른 나라로 떠나고 있었다."는 이야기나 "이젠 고향으로 가야 돈 벌어"라고 뉴욕에서 불법체류 신분을 가까스로 갱신한 장만옥에게 이야기하던 관광객의 말이나... 제 기억으론 <첨밀밀> 역시 홍콩이 반환되기 전, 홍콩 사람들 스스로가 불안감을 많이 내보이던 시절에 만들어진 영화였던 까닭에 영화 곳곳에 박혀 있는 비유나 상징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들을 꽤나 많이 읽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많이 들었던 사례가 '고향의 여자' = '중국본토', '돈 벌기에 정신 없는 여자' = '현대 홍콩인, 혹은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홍콩인' 뭐 이런 식으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케릭터를 해석하는 것이었죠. 특히 뉴욕에서 두 연인이 만난다는 것 자체를 '본토놈들 믿지 말고 이민가라'라고 선동하는 내용이라고 해석들을 많이 했었던 것 같구요. 뭐... 한때 아시아의 금융기지였던 홍콩의 쇠락(이른바 '본토'로 많이 넘어간 상태죠)을 보는 입장에선 그리 틀리지 않았던 예언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유랑하는 이들이 자신의 인연을 다시 찾아가게 된다는 건 아무래도 진가신 감독의 바램에서나 가능한게 아닐까요?

ps. 등려군이 부른 첨밀밀을 동영상으로 붙입니다.

[Flash]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63D05060046B5311E2F4539917A6A68D3809&outKey=72ffe9815f21a99d0823b1ea7797346335b6a05c0671f62e3f0a6d3f8571e3f0f64a65baa58c52512a6c08be851aa64b

2008년 3월 3일 월요일

<주노>로 보는 한국사회의 이중적 성의식

생선 다섯 마리로 예배에 참석한 모든 신자들을 먹일 수 있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예수님두 아닌 넘이 며칠 밤만에 뽀다구 나는 걸 만들어야 하는 미숑 임파시블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대가리를 쥐어 뜯다가 담배 한 대 물고 잠깐의 휴식을 위해 뉴스를 클릭했는데요... 뇌의 압력게이지가 또 한 단계 위로 올라가버리더군요.

어떤 현실이든 그 현실이 나타나게 되는 원인들은 다양한 층위들을 가지기 마련입니다.

하나의 현상으로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그 현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수 많은 단계들을 거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지난 숭례문 방화사건의 경우 반사회적 성향을 가진 한 사람의 빗나간 욕망 때문에 발생된 것이지만, '토지수용' 자체가 사회적 부의 축적수단으로... 거의 신분 자체를 바꿔줄 수도 있는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그 '빗나간 욕망'만 비난한다고 일이 앞으로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거든요.

이런 류의 사람들을 몇 년째 취재해 방영하고 있는 PD인 친구녀석은 이 사건을 두고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그 개인이 생기는 것도 사회적 문제라는 얘기죠. 그 개인의 문제를 치료하고 해결하는 것도 사회의 책임이라는 겁니다. 한 개인의 문제가 있으면 그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부각시키는 것도 필요하지만, 또 그렇다고 그 문제를 덮어 둘 수는 없다는 겁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 "책임질 사람이 없다."가 되기 십상이거든요.'

비슷한 사례를 들라고 한다면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던 유시민씨가 건보재정이 낭비되는 사례로 같은 약을 수백번 반복해서 처방받은 어느 정신질환자의 사례를 들었었는데... 사실 제대로 된 해법은 "그 사람에게 제대로된 정신과 치료를 했어야 한다"는 것이지 그 사례를 '낭비의 사례'로 들어선 안되는 것이었던 것처럼 말이죠.

미성년자들의 성행위 그리고 그로 인한 결과도 역시 마찬가지로 다양한 층위에서 발생되고, 해법들도 다양한 형태가 될 수 밖엔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미성년자 임신의 사례들은 결손가정, 혹은 부모들의 경제적 기반이 워낙 취약해 아이들을 보살필 수 없는 환경에 노출되었을때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부모가 경제적 능력이 있는 경우라고 한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지는게... 자신들이 아이들을 통제하지 못한다고 지래 결론들을 내리고 아이들을 다른 나라로 '추방'하죠. 이렇게 망가지는 아이들, 97년에 유학이랍시고 캐나다에 가서 꽤나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공부하라고 보냈지만 식당에서 음식 주문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수준의 영어실력이라 TOEFL도 안보고 그냥 저냥 College라고 이름 붙은 학원만 다니는 아이들. 이 아이들에게 동거는 다반사지만 어케 저케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 정상적인 삶으로 편입들을 합니다.

특히 이게 나쁘게 작동되는 것은 '성적으로 조숙한 아이들'을 일반 교육현장에서 분리시키는 것으로 일차적인 처벌이 가해진다는거죠. 학교에서 짤린 아이들이, 그것도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가정의 아이들이 다음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돈을 벌러 나가는 것 밖엔 없으며... 이는 미성년자들이 성매매의 현장으로 유입되는 1순위를 차지합니다. 대체로 이 아이들이 처음으로 유입되는 곳이 바로 '티켓다방'이죠.

이 다음부터의 연결되는 고리들도 사례에 따라 또 다양해지긴 합니다만... 어느 곳이든 성매매로부터 분리되기 어렵습니다. 이 학력사회에서 중학교 중퇴, 혹은 고등학교 중퇴의 학력을 가진 아이들이 가서 일할 수 있는 곳이 어디있답니까?

더 갑갑한 것은 각 단계별로, 층위별로 문제를 해결해야 함에도 사람들은 이걸 현상학적으로만 따져서 "이거 아니면 저거"라는 형태로 밖엔 반응하지 않는다는 거죠.

성매매는 유입부터 다양한 경로들을 가지고 매매현장 자체가 다양한 형태로 나눠지기 때문에 하나의 수단으로 이걸 해결하겠다고 덤비는 거 자체도 당랑거철이 될 수 밖엔 없죠. 2004년의 성매매특별법이 그겁니다. 이 법의 가장 큰 문제는 가장 하층의 범위에서 벌어지는 성매매현장만 건드렸다는 것이었고... 법을 만든 사람들은 이 법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는 것이었죠. 민주노동당 정책위에서 이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었는데... 이 이야기긴 고함들 속에서 묻혀버렸고, 이런 문제인식으로 해법을 찾던 이들은 "코리아 연방제"면 만사 형통이라고 믿는 아저씨에 의해 몽땅 다 쫓겨났었습니다.

가장 하위 범위에서 벌어지는 성매매 현장에서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원하는 것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기초적인 것들입니다. '매수자로부터 안 맞는 것', '포주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돈을 뜯기지 않는 것'과 같은 것들이거든요. 성적 욕망을 몇 만원의 돈으로 간단하게 해결하겠다고 하는 이들의 경제적 사정이 어떨 것이며, 그 돈을 벌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인지는 추정 가능하지 않나요? 자신이 받는 스트레스를 다른 사람에게 이전하는 것으로 풀어버리겠다고 덤벼드니... 이들이 어떤 형태의 폭력에 노출 될 것인지는 상상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런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는 고리가 '유사가족의 형태'를 취하는 포주들과 어깨들이라는 사실은 지독하게 저학력인 이들이 자신의 처지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는데 나서지 못하게 만들어버립니다. 이해가 안된다구요? 지금의 20대에겐 "88만원 세대"라는 달갑잖은 딱지가 붙어 있죠. 이 처지를 개선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들이 단결하고 자신들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한 대표자들을 적극적으로 정치권에 파견하는 형태로 움직여야 해법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자신은 "88만원 세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88만원 세대"를 양산하는 시스템에 협력하고 있잖아요? 어렵다구요? 1억달러짜리 내각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모르세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 <주노>는 10대의 임신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가지고 이 문제의 해결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가장 이상적인 방식을 제시하려고 만든 겁니다. West Wing으로 낯익은 Allison Janney가 이 영화에 출연을 결심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고 하는데... 우리 네티즌의 반응은 아주 간단하더군요.

10대의 섹스라니! 꺼져!

현재의 문제들을 두고, 이것이 앞으로 어떤 일로 이어질 것인지를 예측하고 사회 자체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제도와 사회적 방법들을 고민하는 나라와... '꺼져!'라는 션한 한 마디로 모든 것을 정리하는 나라...와의 차이가 무엇일지... 한번쯤은 생각해보셔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그렇게들 오매불망 갈망하는 '선진국'이 아닐까요?

이해를 위해 첨언하자면...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현대전의 '층상방어' 시스템이라는 겁니다. 탄도탄에 대한 방어를 위해 다양한 층위에서의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것처럼... 한 가지 문제처럼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 문제를 세심하게 파악하려고 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솔루션'을 고민해야... 겨우 해결될까 말까 하는게 현대 사회잖아요. 그런데... 그냥 성층권에서 떨어지는 핵폭탄을 요격하기 위해 핵폭탄으로 대응하겠다던 70년대 핵전쟁 교리와 지금 '꺼져!'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 무엇이 다른 걸까요?

층상방어와 같은 개념을 구현하는 것도 쉽잖고, 그런 개념을 구현한다고 하더라도 완벽하게 막을 수가 없는건데 말이졉.

2008년 2월 24일 일요일

코헨형제에 대한 기억

서울 출신이면서도 아예 춘천에 자릴 잡은 선배는 춘천을 두고 '춘촌'이라고 했었죠. 사실 따지고 보면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했던 이들에 비해 '할 일'이 좀 집중되는 경향이 있긴 했습니다. 뭔가에 집중하기 딱 좋은 곳이거든요. 다른 걸 할게 없어서 말입니다. --;;;

암튼... 그때나 지금이나 워낙 영화를 좋아는 하는데... 갈 극장이 마땅찮다보니 1만에 비됴테프 잔뜩 빌려가지고 주말을 몇 년 보내고 나니... 자취방 근처의 비됴 가게들에 안 본 비됴가 거의 없게되더군요. 그래서 학교 영화 동아리가 가지고 있던 비됴들을 슬금슬금 보기 시작했었습니다.

뭐 몰래 들어가서 본다기 보단... 그 동아리에 있는 넘 하나를 꼬득이는 거죠. 술과 안주를 내놓을테니 밤에 같이 보자... 대충 이런 식으로.

그렇게 해서 봤던 영화들로 기억나는 건... 남학생들 넷이 맥주와 소주를 놓고 보면서 안주보다는 영상을 보면서 더 많은 침을 흘렸던 <북회귀선>, 한밤중에 보고 방으로 들어가면서 잔뜩 겁 먹고 들어갔던 <엔젤하트> 등이 있었지만... 별 생각 없이 봤다가 가장 즐겁게 봤던 넘은 누가 뭐라고 해도 <라이징 아리조나> 였습니다.

이젠 엑션 배우로 취급받고 있지만... 이 영화를 찍을 무렵만 하더라도 니콜라스 케이지는 B급 호러무비와 같은 마이너 작품들에 많이 출연하고 있었죠. 뭐 <Studio 60 on the sunset strip> 과 같은 TV 시리즈물에서도 풍자의 대상이 되는 홀리헌트만 하더라도 그 전까지의 출연작은 그리 많지 않았죠. 음... 방금 기억났는데 니콜라스 케이지도 Studio 60에서풍자의 대상이더군요. ^^;;

이 영화는 코헨 형제가 감독한 두 번째 영화였음에도... 제가 이 두 형제의 이름을 기억하게끔 만들더군요. 더 재미있었던 건... 이 영화 이야길 좀 늘어놨다는 이유로... 캐나다에 있었을 때 일반적인 한국인들과는 좀 다른 형태의 이야기들을 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전에 테리가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일반적인 한국사람들은 영어를 아무리 잘한다고 하더라도 말 시켜놓으면 15문장을 잘 안 벗어나거든요. ^^;;;

그런 추억거릴 만들어준 이 두 양반이 또 영화를 하나 만들었더군요. 최근에 좀 정신이 없어서 뒤늦게 안 건데... <노인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내리기 전에 후딱 가서 봐야겠습니다. 뭐... 그러고 보면 이 두 양반의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건 또 첨이 되겠군요. ㅋㅋ

2008년 2월 21일 목요일

에반겔리온 序: You are (not) alone에 대한 잡담

C8을 한 열댓번쯤 하면서 용산 CGV로 갔습니다. 광명에서 여의도까지 무려 3개의 CGV가 있음에도 이 동네들에선 개봉을 안하고 용산과 상암에서 그것두 하루 한 번이나 두 번쯤 상영하는 짠돌이 마케팅도 좀 거시기 했거니와... 이렇게 모아두면 95년 TV판에 홀딱 맛들이 갔던 오타쿠들이 서로 뻘쭘해하면서 볼 수 밖에 없으니 나름 좀 난감했거든요.
 


암튼... 보고나서 이런 저런 생각들이 좀 돌더군요. 이미 12년전에 TV로 나왔던 것을 두고 스포일러라고 붙이는 것도 좀 그렇긴 하지만... 4부작으로 진행될 극장판 에바의 첫 번째 작품인 이 넘에 대한 해설은 디제님이 올려놓으신 이 글로 대체합니다.
 
사실 제 머릿속에선 같은 섬나라에서 만들어진 아이들의 성장을 다룬 두 텍스트가 아주 많이 다르더라는, 왜 이게 다를 수 밖에 없는가가를 짚어보는게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에바의 비교대상이 될 넘은 바로 롤링 여사의 Harry Potter 7부작입니다.

이유는 주인공인 해리와 신지 둘 다 인류의 운명을 짊어져야 하는 황당한 시추에이션을 만나지만 이 두 아이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선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졉. 예를 들어 Harry Potter의 2편인 <Chamber of secrets, 비밀의 방>의 마지막 장면은 지니를 이용해 다시 부활하고자 하는 볼드모트를 12살 밖에 안된 꼬맹이가 목숨걸고 대적하지요. 바실리스크에게 물려 자신은 죽어가면서도 지니보고 먼저 나가라고 하는 장면에 이르면 저 꼬맹이가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엄청난 짐을 어떻게 저렇게 담담하게 받아드리나... 란 생각밖엔 안들죠. 물론 본격적인 사춘기가 묘사되는 5편 <The order of the phoenix, 불사조 기사단>과 6편 <Half blood prince, 혼혈왕자>에서 쬐끔 반항을 하긴 합니다만.

이건 아무래도 해리가 사실은 비범한 가족의 후손임에도 속물인 이모의 집에서 자랐다는 것, 그리고 기본적인 틀이 영국의 '공립학교'가 아니라 학비가 엄청나게 비싸 엔간한 민간인들은 접근이 어려운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좀 더 이해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워낙 끌려다녀서 그 의미 자체가 많이 퇴색하긴 했습니다만... 롤링은 Noblesse oblige를 실천하는 영국 귀족 계급의 아이가 어떻게 커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반면... 안도의 에반겔리온은 애초에 이 만화 자체가 얼라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해야 할 것 같습니다. Dynamic Korea라는 국정홍보처의 구호가 어쩜 저렇게 잘 어울리는가를 시시때때로 곱씹어보게 하는 대한민국과 달리 일본은 <초 안정국가>입니다. 관심의 대부분을 자기 자신에게 쏟을 수 있으며 사회적 이슈들 자체의 파급력이 우리와는 또 다르죠.

그런데... 1985년, 미국의 압력으로 맺을 수 밖에 없었던 두 개의 합의(반도체 합의와 플라자 합의) 이후, 버블붕괴는 이들의 삶의 기반 자체를 붕괴시켜버립니다. 에바식 표현을 빌자면 이거 Second Impact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2차 대전 패배이후 '일본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암묵적 합의 자체가 조또 의미없는 것이 되었으니까요.

우리로 치자면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나,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해 온 몸을 바치겠다'며 열심히 일해 세계적인 수준의 경제력을 갖추게 되었으나... 자기에겐 국물 한 방울 떨어지지 않는 것을 경험하는 것과는 또 다른 충격이었던 겁니다. '개인에 대해 집중할 수 있었던 일본과 아직도 집단적 가치가 우선시 되는 한국'이라고 이분화하는 것도 좀 거시기 하긴 합니다만...

여기에 Harry Potter가 아이들을 중심으로 어른들까지를 포섭하는 구조를 가지는데에 반해, 에바는 거의 '키덜트, 혹은 adult Children'이라고 꼽히는... 몸은 어른이나 애들처럼 노는 친구들을 중심이라는 것도 결정적인 차이를 가집니다. 대표적인 캐릭터, 바로 이와나미 레이죠.
 


이 14살짜리 소녀의 나신이 심심찮게 나타나는 이유가 뭐겠어요. 더군다나 레이라는 캐릭터는 '엄마, 여동생, 세상 모든 여자들의 총합'이라고 불러야 하는 판이니 말입니다.

이건 본인이 오타쿠면서도 오타쿠들에게 질겁을 했던 총제작자의 자신이 에반겔리온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캐릭터의 일부분들을 가지고 있으니 뭐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도 좀 하게 되더군요.

98분짜리 에니메이션 한 편 보면서 두 사회를 비교하고 있는 거이... 뭐 그렇게 상황들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이번의 序는 자꾸 이렇게 바라보게 만들더군요. 음... 몇몇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지방개봉관도 더 잡을 예정이라고 하니, 떡밥으로 던져준 2부(破)도 충분히 한국에서 개봉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제가 이걸 극장에서 볼 수 있느냐는 좀 다른 이야기겠습니다만...

ps. 그래서 보라는거냐.. 말라는거냐...라구요? 에바광팬과 에바에 대해 이야길 들었는데 한번도 보지 못하신 분껜 추천, 이전의 TV판을 보고 "일본 쪽빠리 변퉤세퀴들!"이라고 하신 분들이나... TV판 보고도 무덤덤하셨던 분들은 비추되겠습니다.

우리들 생애 최고의 순간



<Women's murder club>이라는 TV시리즈가 있습니다. 검사, 검시관, 형사, 그리고 기자인 여자 넷이 사건을 해결한다는 시리즈물인데... 요거 꽤 재미있습니다. 나이 마흔이 다 된 검사와 검시관, 그리고 형사가 나이 때문에라도 겪게 되는 상황들이 나름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이런 형태의 이야기를 보면 작년에 읽었던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에서 제시하는 한국의 조직위기 해결방안이 생각나더군요. 지금까지 있었던 한국에서의 유일한 조직론, 그리고 활동하는 유일한 조직형태는 군대밖에 없었는데... 이게 이젠 다양한 사람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말입니다.

술 자리에서도 몇 번 나왔던 이 이야긴 최근에 개봉한 한 영화랑 또 묘하게 엮기더군요. 배운 것이 운동이라서 먹고 살기 위해 죽도록 운동했던 선수들이 팀의 해체를 겪고, 그러면서도 올림픽에서의 메달은 기대하는 웃기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젊은 애들과 아줌마들이 같이 뛰는 상황.

상황설명만 들어도 깝깝한데...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실화에 바탕을 뒀다니... 이 사람들 제 정신으로 영화만들었나 싶더라구요. 바로 <우리들 생애 최고의 순간>, 2004년 120분이 넘는 혈투 끝에 덴마크에게 지고서 은메달을 땄던 바로 그 아줌마들 이야기라는데... 함 보고 싶더라구요.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머리가 참 복잡해지두만요. 아줌마들의 갑갑한 상황이라는 거, 일부 삐딱한 친구들은 '부부클리닉' 혹은 '인간시대'라고 혹평들을 하지만... 그 상황에서 이 사람들이 도전하게 되는 그 게임 자체에 대해서도 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거든요..? 아닌 말로... 비 인기종목인 헨드볼 선수가 설령 금메달을 땄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삶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물론 금메달 따면 포상금이 있긴 합니다만... 그게 모두일까요...?

거기다 더 갑갑한 것은 이 아줌마들이 당대의 에이스들인데도 이 상황을 겪는다는 겁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게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어떤 일들이 주어지고... 또 그 일들이 주어지는 상황이라는 게 하나같이 지랄맞은 건데...두... 우린 그걸 넘어서기 위해 죽어라 노력하지 않느냐는 말이죠...

이 영화, 아쉬운 걸로 치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주연들의 연기는 꽤 흔들리고 있으며, 배경음악은 '니가 이래도 안 울래?'라는 분위기로 끝까지 몰아가고... 이른바 '신구세대의 조화'라는... 모래알 같았던 이 팀이 '팀'으로 변화되어 가는 과정도 몇 개의 에피소드로 설명하죠. 거기다 '과학적 훈련'을 이야기하는 넘도 졸라 깬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던게... 여자 선수들이 생리적 변화에 따라 신체 능력이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도... 모르더라는 겁니다.

뭐 과학적이고, 경제성장 우선 어쩌구 하는 분들이 지금 인수위에서 벌이는 아스트랄한 행태들을 보면 그게 사실을 '지들이 믿는 과학'이고 '지들과 이해관계가 있는 경제'라는 거...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죠...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그렇게 아스트랄한 곳이라고 해서... 삶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뭐랄까... 맘이 흔들리고 그럴때... 보시면 울컥하는 느낌들을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돈 값은 한다는 이야기졉... 기대치를 약간 낮춘다면... 2008년의 영화감상을 이 영화로 열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2007년 11월 26일 월요일

Sicko, 앓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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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었던 이 다큐를 드디어 봤습니다.
 
보고 난 소감... 참 복잡하네요.
 
자기들 기준으로 놓고보자면 엄청 지저분한 제3세계, 그것도 '적국'인 쿠바에 가서야 제대로된 치료를 받는 9/11의 영웅들이라니 말입니다. 그런데 좀 뜬금없겠지만 캐나다로 멕시코로 치료를 받으러 가는 미국인들을 보면서 전 싱가폴과 인도, 그리고 태국의 의료산업이 생각나더라구요.
 
뭐 '산업'으로 모든 것을 파악하는 뇌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 '산업'이 왜 되고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들을 사실 잘 안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류우드 어쩌고 하는 헛짓을 하는 분들이 대체로 이 과죠... 누가 그 나라들로 의료관광을 떠나는지 간단하게 따져볼 수 있는 건데 말이졉. 싱가폴, 인도, 태국 등의 1급 병원에서 치료받는데 들어가는 돈은 미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습니다. 그것도 그 나라들이 제공하는 일급 치료시설들을 이용함에도 불구하구요. 그리고 이 수효, 사실은 많이 제한된 상태일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최고의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위급한 환자들은 의료서비스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 중에 절대 다수를 차지하지는 않거든요. 미국의 의료서비스는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라는 평가를 받습니다만... 그건 소득 최 상위층에 들어가는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거고... 고통을 덜어주고 뭐 이러는 일반적인 수준의 의료 행위는 수효가 많은 대신에 돈을 벌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니 말입니다.

이 다큐... 그래서 경제자유도시를 만들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계시는 분들이 참고로라도 봤으면 합니다만... 그럴 가능성은 미국이 전국민의료보험 시스템을 갖출 확율과 비슷하다고 보고... 그들의 행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논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꼭 보실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뭐 길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이 다큐에서 들고 있는 사례들을 이야기하는 것만 해도 충분할 테니까요.

공공서비스의 민영화가 서비스의 질을 더 낫게 만든다는 신자유주의자들의 말이 순 개사발이라는 거, 이 이상 잘 보여주는 증거는 없을 것 같네요. 하긴,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다 읽고 난 다음에 봐서 더 절절한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