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13일 일요일

<놈,놈,놈> & 금강산 총격사건


어제 아침밥 먹구 나서 뒹굴거리다가 촛불집회 쫓아다니느라 그동안 못봤던 TV프로그램들을 실컷 봤심다. 그 중에 하나가... <출발 비디오여행>이었는데... 쭈압~ 평소에 했던 생각입니다만... 이 놈의 프로그램은 영화를 선택하게 하는 것보단 영화를 안 보게 만드는데 상당한 공헌을 하더군요.

안 보기로 결심한 영화... 바로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입니다.

뭐 비주얼은 나름 신경쓴 듯 합니다. 예를 들어 말타고 달리면서 총질하는 정우성이라든가... 아니면 웃통 벗은 이병헌이 칼 던져 지네 잡는 씬이라든가... 언니들 뒤로 넘어가게 만드는 씬들이 쬐끔 되더군요.

그런데 전 바로 그 부분 때문에 요거... 안 보기로 했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말타고 달리면서 총질하는 거... 현직 캘리포니아 주지사님이 거의 20년전에 찍었던 T2에서 보여주셨던 한 손으로 재장전 하면서 샷건 쏘기와 같은 수준의 포스는 아니지만... 나름 멋져 보이는 정우성의 총질이... 심각한 에러인게... 이거 안 맞거든요. 수 십미터까지 쫓아가서 쏘는게 아닌 이상 말이졉.

두 번째는 열차에서 정우성과 이병헌이 총질하던 장면 때문입니다. 이 아저씨들이 직선으로 달리고 있는 열차에서 총질하는 걸 잡았는데... 닝기리... 총구가 열차 선 밖으로 약 3~5도쯤 틀어져 있더군요.

그런 판에 정우성을 보고 '스나이퍼' 어쩌구 하는게... 존니 웃기더라구요.

이번에 금강산에서 총격으로 돌아가신 분과 관련된 기사를 보고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총알 날아가는 거 계산해보면 이 역시도 말이 안되는 것 투성이니 말입니다.

2차 대전 중반 즈음에 개발되기 시작한 돌격소총은... 기본적으로 400미터 안쪽에서 총질해야 할 상황에 맞춰 만들어진 겁니다.

반복하지만 AK47(북한군은 이거 변형 모델을 쓰고 있죠)이나 M16과 같은 놈들에서 날아가는 총알은 400M 안쪽의 목표물을 제압하는데 유효하지... 그 이상의 거리는 좀 문제가 있거든요? 그런데 현장의 거리를 보면 800미터 즈음에서 쏜 것이라고 북한쪽에선 발표를 했더군요.

그것도 10초 간격으로 두 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하는데... 피해자가 두 발을 모두 맞았다는 점을 전제로 운동 에너지를 역산하면 그 거리에서 다 쐈다고 하는 건... 뻥이라고 봅니다. 특히 AK47의 경우엔 M16계열과 달리 탄두가 크기 때문에 전달되는 운동에너지가 더 크지만, 화약은 상대적으로 적은 양을 쓰기 때문에... 원거리로 가면 메롱이거든요.

초병이 스나이퍼가 아닌 담에야... 택두 없는 이야기인거죠.

이해 안되시는 분들을 위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군사시설에 그 정도로 접근을 했을 경우 초병이 발포 할 수 있는 건 맞습니다(이건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우린 에너지 사정이 좋아서 서치라이트 켜고, 마이크로 방송을 먼저 날리죠. 근처에서 얼쩡거리고 있을때). 하지만 피격당한 분의 위치로 놓고 볼때... 아무리 계산해봐도 돌아가신 분은 초병이 쏜 총에 맞으신게 아닙니다.

이거, 명백한 도발이죠. 연초부터 서해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언급했었습니다만... 그 비슷한 상황이 금강산에서 벌어진거죠. 더군다나 북한 입장에선 꿩 먹고 알 먹고가 되는게... 이게 북한이 배짱 튕기게 되는 부분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전도깡 정도의 배짱이 있는 넘이라고 한다면 바로 무력시위라도 함 할텐데... 주변 4개국으로부터 빙신취급받는 이 정부는 그랬다가 벌어질 파장 자체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니 말입니다.


댓글 3개:

  1. trackback from: 의혹 투성인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하루가 멀다하고 어의없는 사고가 연일 터지네요. 언제부터인지 뉴스에서는 살인, 사고, 부정 등의 기사만이 판을 치고 있죠. 지난 11일 금강산 관광을 떠났던 박왕자씨가 피격을 당해 숨지는 사고가 생겼죠. 여기서 말하는 사고(事故)의 사전적인 뜻은 몇가지가 있죠. 1.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 2. 사람에게 해를 입혔거나 말썽을 일으킨 나쁜 짓. 3. 어떤 일이 일어난 까닭. 처음 기사를 접했을때만 해도 관광중에 안전수칙을 어겨서 생겨난 뜻밖에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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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처음엔 영화를 볼 때, 줄거리도 그렇지만 배경이나 소품 등에 나만큼 신경 쓰는 이구나! 생각했는데, 금강산 피격 사건에 관한 이야기가 주제였군요. 상황이 좋지 못할 때 박왕자 씨의 행동에도 문제가 있긴 했지만, '남북관계의 급격한 동결 탓에 희생양'이 된 게 더 안타깝습니다. 북은 이명박 정권에 본때를 보일 제물로 바칠 대상을 끊임없이 찾고 있었는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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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aejoji - 2009/01/11 09:54
    총은 좀 관심있게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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