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108배에 행진에 음주가무까지 벌이다가 노숙까지하는 바람에(그러고보니 길바닥에서 이틀을 연짱 잤던 것 같습니다), 몸이 제 몸이 아니었습니다. 암튼... 대충 챙겨 입고 이번엔 다음의 인도방랑기와 함께 역사의 현장에 서보겠다고 다시 나갔죠. 간만에 본 선배는 얼굴이 "왜 그렇게 떴냐?"고 농을 걸더군요.
만나기로 했던 곳이 기자들이 주로 진을 치는 카페 앞이었는데, 애국자들께서 그 앞에서 집회를 하고 계시두만요. 그래서 약간 뒤쪽의 파라솔 있는 곳에 몇 분 모여 있었습니다. 대충 사람들 모이고 나서, 서울신문 앞에 베이스켐프를 치고 행진을 조금 쫓아다녀봤습니다. 날이 후덥지근 하다보니 같이 가던 인도방랑기 동호회원들 몇분은 이런 말씀도 하시더군요. "오늘 같은 날에 살수차 쏴주면 고마울텐데" ㅋㅋ 그 정도로 덥더라구요.
서울신문앞에서 안국동까지 걸어갔다와서 술값을 걷었었는데... 그 중에 절반을 촛불집회에 수고하는 분들을 위해 기부해야 한다고... 대책위에 드릴까... 다른 곳에 드릴까... 이야기가 잠깐 나왔는데 그 자리에 있었던 환타선수가 자기 환급받은 돈 중에서 20만원을 대책위에 내놓았다고 다른 곳에 하자고 하더라구요. 뭐 제가 강력하게 칼라TV를 주장했고, 결국 4만원은 칼라TV후원금으로 나갔습니다.
갔다주고 오는 길에 안치환의 <자유>가 울려퍼지더군요. <자유>만 따라하곤 자리에 앉았는데... 아 이 양반들이 DVD Prime의 <V for Korea> 플래시몹과 KOEX에서 벌어졌던 소울드레서의 플래시몹을 감동적으로 본 분들이 많았나보더라구요. 그래서 이쪽도 인도를 주제로 하는 뭔가 이야기꺼리들이 없을까... 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구호들을 만들어봤는데... 흐흐... 자지러졌습니다.
"명박 추리, 쭛따 마로" - 쥐명박을 슬리퍼로 패자..
"빠글 가히, 짤로 청와대" - 미친소는 청와대로
"인끌랍 찐다바" - 우리나라 만세
"데모끄라시 찐다바" - 민주주의 만세
이러고 놀고 있다보니 힌디를 알아듣는 스님도 아는척하고 지나가시고 인도인도 잠깐 와서 앉았다고 하더군요. 전 술도 좀 올랐던 상황에 간만에 서울거리를 신나게 걸어다닌 교수님 한 분이 여의도까지 태워준다고 해서 먼저 들어왔습니다.
이 와중에도 득템 하나 했심다.
바로 이 사진.
박재동 화백과 사진 한 방 찍었습니당.
그나저나... 엊그제 촛불집회를 불법집회로 만드신 스님들은 앞선 종교단체들과 달리 본진인데, 거기다 하안거라 해인사 스님들이 못 나오신건데... 쟤네들은 어쩔라구 저라구 있나 모르겠심다. ㅎㅎ
나도 다녀왔소....진짜 더워 죽는줄 알았네.... 깔끔한 강원도 공기만 먹다가 후텁지근한 서울공기, 거기에 인파의 열기...행진의 칼로리.....죽다 살았네....사진..왕건이넷...^^;;
답글삭제@안아픈세상 - 2008/07/07 04:11
답글삭제안국동쪽으로 갔었을때... 정말 더워서 '살수 안해주나', '오늘 같은 날은 경찰이 살수해주면 참 고맙겠는데', '살수! 살수!' 뭐 이러면서 공권력을 희롱(!)하고 왔지... 정말 덥더라. 근데... 이게 얘네 치울때까지 매주말마다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네 그랴. --;
@Anonymous - 2008/07/07 22:41
답글삭제어흐... 엠파스 카페 가입을 해야 하네용... --;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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