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22일 화요일

반시장적인 정부의 악플 통제강화정책


촛불이면, 인터넷이면 그냥 치가 떨리나 봅니다.

그러니 정보화 역기능, 인터넷 유해정보 등등의 참 거침없는 이야기들이 튀어나오죠. 그러나 이거, 가만히 생각해보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것을 '시장에게 맡겨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진정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글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서비스들의 경우, 방문자 숫자가 가장 많은 곳들이 어디일거 같으신가요? 저 위험천만한 발상을 하고 계시는 분들은 그게 '포털'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방문자 숫자 누적집계로 따지든, 서비스 업체들의 숫자로 따지든, 가장 많은 곳들은 전자상거래 서비스들입니다.

그리고 이 전자상거래 회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의 형태를 놓고보면 사실 포털과 그렇게 큰 차이들을 가지지도 않죠. 포털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들을 거의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사이트들이 제공을 하고 있잖아요.

거기다 요 몇년간 가장 급속도로 성장한 부분은 e-Market Place라고 정의되는 곳들입니다. 물건을 만들거나, 유통구조에서 우위에 있거나 기타등등의 경쟁력들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온갖 거래들을 벌이고 있는 상태죠.

문젠... e-Market Place와 같은 공간에서 제3자냐, 이해당사자냐를 구분하는 것이나, 그게 건전한(?) 비판글이냐, 악플이냐를 구분하는 것이나... 난감하긴 비슷한 수준입니다.

물건 하나가 만들어지고, 최종소비재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상품의 범위도 각종 서비스 용역에 이르기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인데... 이 복잡한 것들을 최종소비자가 모두 이해해야 한다는 이야기랑 뭐가 다른건가요? 행위주체로 놓고보면 특정 순간엔 제3자가 될 수도 있는건데 말입니다.

지금도 골때리는 경우들이 발생되고 있긴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직접 경험했던 것이기도 하구요.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좀 친했던 디자이너가 있었는데... 이 친구가 어디 공모전에 내놓았던 디자인과 동일한 디자인을 사용한 병원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 디자이너를 아는 사람들은 이 사실에 분개했죠. 다들 인터넷에 자기 공간들이 있었으니 자기들의 공간에서 문제를 삼았었죠. 결국 그 병원은 원 디자이너에게 일종의 합의금을 지불했습니다.

하지만 합의사실은 잘 전달되지 않았고... 블로그도 한동안 방치하기도 하는지라... 그 내용이 몇 년동안 계속 검색되고 있었던거죠. 병원측에선 법무법인을 고용해 좀 살벌한 협박장들을 날리기 시작하더군요. 블로그서비스를 받고 있던 곳에서 블라인드 처릴하긴 했습니다만... 글쎄... 그게 효용성이 있을까 궁금하더군요.

왜냐구요? 검색엔진에는 여전히 그 내용이 저장된 상태로 뜨니까 말이졉.

인터넷 구조에 대해 쪼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었다면... 삭제하라는 '협박장'을 보내는게 아니라... 합의 다 봤으니까 내용을 수정해달라고 해야죠.... 그래야 검색엔진에 올라가 있는 내용이 달라지니 말입니다.

아마 현 정부에서 정책 만지작거리는 분들은 기억도 못하는 내용이겠지만...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은 세계 유수의 IT기업, 혹은 첨단 소비재를 판매하는 회사들이 물건을 가장 먼저 푸는 곳이었습니다. 소비자들이 꼼꼼할 뿐만 아니라... 상당히 까칠해서 조금이라도 결함이 있으면 바로 문제제기를 했기 때문이었죠.

이 과정에서 과연 친절하고 우아하고, 교양있는 대응만 오고갔을까요?

사실, 일부 변태를 제외하고 일부러 악플을 다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리고 악플 자체에 대해서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거의 없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플이 확대재생산되는 경우는 상대방의 대응이 심히 웃길때 아닌가요? 인터넷 신뢰저해... 라고 말하시는 그 분들이 예로 드는 사례에서... 실제로 사람들이 분노해 맹폭을 가했던 곳의 초기대응이, 그리고 그 이후의 대응들이 어떠했는지 한번 따져보십셔.

제대로 머리가 돌아가는 경영자들은 이 상황을 '힘으로 돌파하겠다'는 생각, 안 합니다. 외국 기업들이 까칠한 소비자를 반겼던 것은 더 큰 시장에서 문제가 되었을때 벌어질 상상을 초월하는 리콜과 각종 손배소보다... 빠른 대응이 훨씬 더 이익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거죠.

그리고... 이게... 시장이 작동되는 것 아니던가요?

자신들이 책임지기 어려운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나서 기업이 가장 얻기 힘든 '신뢰'를 튼튼하게 쌓았던 존슨엔 존슨과 확률을 들먹이면서 문제제기를 악플 취급하다가 기업신뢰도에 치명상을 입었던 인텔의 사례가 떠오르는 아침입니다.


댓글 2개:

  1. trackback from: 062. 촛불정국 이후 인터넷을 예측한다 (1) (08.07.14)
    1. 어수선한 세상 (0:00) 2. 이명박과 조중동이 싫어하는 인터넷의 속성 (6:42) 3. 인터넷에 대한 공세 1) 게시자에 대한 압박 ㄱ. 압박의 양태 (14:29) ㄴ. 방통심위의 역할과 예상 (19:53) 2) 열람자에 대한 압박 ㄱ. 인터넷 종량제 (25:34) ㄴ. 부정적인 이미지 주입 (29:31) 4. 끊어갑시다 ^^;;; (32:21)

    답글삭제
  2. trackback from: 063. 촛불정국 이후 인터넷을 예측한다 (2) (08.07.17)
    1. 이어갑시다 (0:00) 2. 복습 (2:31) 3. 인터넷에 대한 공세 3) 포털 ㄱ. 왜? (4:01) ㄴ. 어떻게? a. 국회의 입법 (7:29) b. 검,경의 압박 (11:07) c. 공정거래이슈 (20:51) d. 세무조사 (21:33) e. 인터넷 사이드카 (23:22) f. 실명제의 강화 (27:07) ㄷ. 김철균 카드의 의미 (41:12) ㄹ. 석종훈 카드의 의미 (48:35) ㅁ. 한놈만 패? (51:55) 4. 전망 (57:32)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