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아마... CJ(Allison Janney분)가 비서실장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의 에피소드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출근하던 중에 자쉬(Bradley Whitford분)가 자동차 매장에 들렀는데... 한참 인기를 끌던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카, 프리우스를 한번 쳐다만 보고 아마... 허머 모델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큼지막한 SUV에 정신이 팔려 한번 올라타게 됩니다. 시동을 걸자마자 전화를 받는데... 이 와중에 실수로 대기자 명단만 한참 되는 프리우스를 그냥 갈아버리게 되졉.
이 이야기가 워싱턴의 정치가십 블로그에 올라가게 되고, 사진까지 찍혔다는 사실에 열 받은 자쉬... 블로거에게 전화질을 해서 자신의 입장을 토로합니다. 그리고 블로거는 전화 내용을 몽땅 블로그에 인용하게 됩니다.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했던 비서실장 CJ, 잔뜩 열받아서 정부 내 대체 에너지 담당자들과의 회의를 진행하라고 명령을 날리죠...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지난 정부의 경우엔 청와대 블로그를 만들고 나서 정부 정책에 대해 삐딱한 이야기가 메타 블로그 사이트에서 일정 이상의 히트를 치는 블로그에 올라오면 정말 성실하게 댓글을 달고 트랙백을 걸었거든요. 저 솔직히 그거 오바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고재열 기자는 기자 타이틀 반납하고 블로깅을 한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그게 '기자'니까 가능한 거지 '청와대'는 이야기가 좀 다르거든요... 뭐 대통령이 직접 댓글 다는 정부였으니 보는 입장에선 '니네 참 일 피곤하게 한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죠.
아닌 말로... 정부기관이라고 한다면 개인 블로깅에 직접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기자들이 반응을 했을때 '사실 무근이다/그렇게 보는 수도 있겠다' 정도만 언급해도 되는 것들인데... 그걸 왜 그렇게 집착하냐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푸하~ 이번 정부는 좀 상상초월입니다.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내용을 가지고 '끝장토론'을 하고 싶어한다는 지식경제부 관료도 웃겼지만... 정보기관이 미네르바의 신원확인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곤... 참... 드럽게 할일 없다는 생각 밖엔 안들더군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정보'는 영어로 번역하면 Information입니다. 하지만... 정보기관의 대명사격인 미국의 CIA의 경우, 그 I는 Information이 아니라 Intelligence의 줄인말이죠. 뭐 전 정부는 물론이고 현 정부랑도 별로 사이가 안 좋은 영국의 경제지 Financial Times의 모토도 'Where information began intelligence'라는 걸 감안하면 대충 이 차이가 뭔지는 감이 잡히실 겁니다.
그런데... 미네르바님의 신원이 Intelligence인가요? 국내 테러와 관계가 있나요?
미네르바님이 썼던 글들은 사실 그냥 인터넷에 떠도는 수 많은 말들 중에 하나 아닌가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원확인을 했다는 이야기 자체는 정보기관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분이 그런 사실에 좀 민감하신 분이라는 걸 증명하는 것 밖엔 안되는게 아니냔 말입니다.
북핵관련해서 책 한번 써보겠다고 달려들었던 까닭에... 미국의 Think Tank라고 할 수 있는 곳들로부터 거의 스팸성 메일을 받아보고 있습니다. 그런 저만 하더라도... 지금 미국 입장에서 한미FTA는 순위가 한참 뒤일 수 밖에 없다는 건 '확신'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국회비준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고... 도대체 뇌가 있긴 한건가란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본인이 마지막 글이라고 올린 이 글을 보고... 참 심란해지데요. 석학들이 최악의 불황국면에 들어가고 있다는 글을 쓰는 판에 '펀더맨털은 튼튼해요~'라는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도 웃겼지만, 본격적인 묵시록들이 따로 있는 판국에 대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사람에 집중한다는 거. 참... 수준 안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