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4일 금요일

인도의 아스트랄한 정치현실을 한국에서 보게 될줄이야...

2006년에 인도 다큐팀에 있으면서 그 나라의 아스트랄한 정치 상황을 보면서 비웃음을 실실 쪼게고 돌아다녔었습니다. 왜냐구요? 국가시스템을 만들었던 네루, 불가촉천민들의 아버지이자 카스트 할당제도 등을 통해 인간다운 삶의 길을 열고자 애썼던 암베드카르 등...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이들이 만들었던 정치 시스템... 그 정치적 시스템을 만들어놨던 인도의 정치적 현실은 국부들로 칭송받아야 할 그 분들이 다시 태어나신다면 한숨밖엔 나오지 않을 상황이었으니까요.

얼마나 암담했냐구요? 두 가지 사례만 보시면 됩니다. 하나는 정당, 또 하나는 정치인이죠.

2004년 총선에서 구성된 인도 의회의 야당은 BJP(Bharatiya Janata Party)입니다.

Bharatiya...라...

이거부터 한 골때림 합니다. 인도, India로 우리가 알고 있는 국가명을 힌두 발음으로 들으면 요렇게 됩니다. Bharat Ganarajya. "바라트족의 국가"라는 뜻이죠. 바라트족은 또 뭐냐구요? 태양족입니다. 여기서 Janata란 "사람, 부족"등을 의미하는 말이니 당명이 태양족 당이라는 거죠. 여기서 부터 한 포스를 보여주는데... 얘네들의 실제 행동은... 카... 감탄사만 나오죠.

얘네의 97년 선거운동을 보시면 이 정당의 정신상태를 대충 짐작할 수 있으실 겁니다. 인도100배 즐기기라는 가이드 북의 저자, 환타가 2002년에 얘네들의 선거운동을 요렇게 옮겨놓았었습니다.

97년도 총선국면을 맞이하는데, 이때 BJP의 선거운동은 정말 가관이었다. 수십대의 마차에 올라탄 라마와 락쉬만, 하누만, 시타가 하늘로부터 땅으로 재림한 것이다. 물론 배우들과 정치인이 연출한 이벤트였지만 라마신이 본격적으로 선거판에 뛰어든 것이다.

인도인들은 열광했고, BJP는 한술 더떠 선거공약으로‘라마신의 정치재현’을 떠들어댔다. 당시 BJP보다 더한 힌두교 또라이 사브세나라는 넘들은 공공연히 유세장에서‘이 곳에 무슬림이 있다면 꺼져라! 니들의 표는 필요없다!’라고 연설했을 정도다. 이들의 선거공약 중에‘아요디야’라마사원 재건이 있었음은 당근이다.

이들은 이 문제를 중앙정부의 총선에 끌고 들어왔고, 여기에 승부수를 걸었다. 선거결과 집권당이던 국민회의는 260석에서 140석으로 줄어드는 패배를 했고(득표율 29.77%), BJP는 161석을 확보하여 제 1당이 되었다(득표율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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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 락쉬만, 하누만, 시타... 모두 인기있는 힌두의 신들이죠. 그 신들이 정치판에 낑겨들었던 겁니다...

이렇게 집권한 98년, 얘네들은 집권과 동시에 초특급 사고를 치게 됩니다. 바로 핵실험이었죠... 인도 건국의 아버지들이 파키스탄과의 분리를 경험하면서 더 이상 나라가 쪼게져선 안된다고... 국교를 정하지 않았던 그 정신에 정면으로 거슬러올라가면서 정권을 잡았던 이들, 경제제제를 맞고서 일단의 개방정책을 취하지만... 이게 제제속에서의 개방이었다보니 워싱턴 컨센서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여지 자체를 차단시켰죠.

이 골때리는 것들의 주옥같은 발언들을 모아놓으면 아마 정치 코미디 발언록으로 책 한권은 충분히 만들 겁니다만... 인도 정치를 코미디로 만들어버리는 거성이 계시다보니 얘네들은 명함도 못 내민답니다.

그 거성이 누구냐... 이 분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제의 주인공, Laloo Prasad Yadav되겠심다. 1947년 6월 11일생으로 한국 나이론 예순 둘인 이 아저씨. 현재 스코아 인도 정부의 철도장관이자 RJD(Rashtriya Janata Dal, 우리말로 번역하면 국가인민당 정도 될겁니다)의 당수입니다. 사실 RJD도 Janata Dal이라는 정당에서 분리되어 나온 조직입니다만... 요 족보 따지면 골아픕니다. 울나라 정당 족보도 헷갈리는 판국의 남의 나라 족보까지 들춰볼 필요는 없을테니까요... 암튼.

이 아저씨가 인도 정치를 특급 코미디로 만드는 이유... 세상없는 사기꾼이거든요. 가난한 인도에서도 끔찍하게 가난한 Bihar주의 주지사를 15년간이나 역임했는데, 그때 발각된 독직의 사례중에 하나가 2억7천만달러의 사기사건에 연루되었던 겁니다. 뭐 일썰에 의하면 일본이 ODA로 건설한 도로에서도 일본이 보낸 돈의 80%를 꿀꺽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으며... 역시 소문일 뿐입니다만... 막내 딸내미 결혼식때 식대로만 기십억원을 썼다고 하니까... 얼마나 썩은 넘인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2006년 7월 11일 뭄바이의 Suburban 기차폭탄테러 당시에 인도 철도부에서 희생자들에게 꽤나 큰 액수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했을때도 아무도 믿은 사람이 없었었죠. 그 액수의 2/3은 장관님 은행계좌로 들어갈거라고들 생각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내각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 지지층이 두껍기 때문이죠. 더 골때리는건 이 넘의 정당이 일종의 불가촉천민을 대변하는 지역정당이라는 겁니다. Laloo 본인도 카스트 할당정책의 수혜자이기도 했구요.

그러다보니 Laloo를 소재로한 인도인들의 블랙유머들이 장난 아니게 많고... 요 내용들을 듣다보면 BJP의 돌대가리 발언들은 뭐... 거의 하수 정도로 집어줘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리죠.

문제는... 이런 식으로 유머의 대상이 되면서 정치개혁에 대한 희망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는 겁니다. 정치가들이란 자기 아들까지 팔아먹는 넘들이라는 조크를 하는 나라에서 뭔 희망이 있겠어요.

근데... 2006년에 얘네들의 현실을 보면서 비웃었던 대가가 좀 혹독하게 날아오더군요.

지난 대선을 보면서 뚜껑이 심심찮게 열렸던 것은 교회에서 장로를 하고 계시다는 각하께서 메시아의 형태로 묘사가 되었다는 겁니다. "MB가 살려주실꺼야", "살려주이소"...라는 절박한 호소에 답하는 인자한 표정의 각하라뉘. 돌아가시겠더군요. 도대체 BJP의 엽기적인 97년 선거운동과 그게 뭐가 다른 겁니까?

더 골때리는 각하 자신도 Laloo에 비견될 분이라는거죠.

사실 더 겁나는 건... 인도인들처럼 정치를 유머의 대상으로만 한정짓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친박연대나 자유선진당과 같이 거의 비슷한 성향을 가진 정당이 200석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은 정치가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새로운 세상으로의 이끄는 본연의 역할이 아니라... 포기해야 하는 현실로 인지될 수도 있다는 거. 갑갑증이 가슴을 눌러옵니다. ㅠㅠ


 

댓글 3개:

  1. 공감 200%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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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JP의 삽질이 이정도일줄은 몰랐네요.

    단순히 종교 근본주의자들의 모임 일거라고만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사실 작년 뭄바이 테러를 보고, 총선을 노린 이들의 자작극일거라는 음모론을 꿈꿔봤는데 +_+ 이게 정말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게....[...]

    아무튼 인도 관련된 포스팅, 반갑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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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blueclover - 2009/02/09 10:52
    BJP의 코미디중에 하나는... 그게 아마 LeT가 카트만두발 델리행 비행기를 납치해 파키스탄을 거쳐 아프가니스탄의 카불 공항에서 인질극을 벌이는 와중에 나왔던 이야기입니다. "우리도 엔데베작전을 펼쳐야 합니다!"라고 한 넘이 강력하게 주장했었거든요. 뭄바이 테러에서 보여준 그 안습의 대테러작전능력을 가진 넘의 나라가 말이죠. 안습은... 국민회의의 장기집권에 반대하는 이들이 이 정당과 연을 맺고 있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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