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평론가였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유독 디스토피아적인 미래가 영화의 설정으로 되는 일이 많은가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던 적이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야 미래라고 골 아프게 이것저것 세트 안 만들고 몽땅 다 뽀게진 걸로 하면 제작 단가가 낮아지니 그런거지." 쩝... 핵심중에 하나라고 봅니다. ^^;;
하지만 TV시리즈로 가면 이 조차도 제작비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수단이 되질 못하죠. 대표적인게 거의 10년전에 당시 신인급이었던 제시카 알바를, 조연으론 NCIS의 토니를 내세운 제임스 카메룬의 Dark Angel인데요... 치솟는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해 시즌 2개로 종쳤었습니다.
이때의 제시카 알바, 지금과 비교하면 좀 중성적인 분위깁니당. ^^;;
아무래도 이런 면들 때문에 세트 제작비용을 비교적 절감할 수 있는 넘들이 오래 살아남는 경향들을 가지죠. 대표적인 넘으로 놓고보자면 Sci-Fi 체널에서 10년을 울궈먹곤 이젠 스핀오프로 끌구 가고 있는 Star Gate시리즈입니다. 이거, 화려하게 말아먹었던 영화 스타게이트에서 출발한 TV시리즈인데, 예전에 비디오 샵에 가면 뜬금없이 이 넘들이 꽂혀 있어 캐이블 안 보던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넘이죠.
그리고 이 넘의 스핀오프인 스타게이트 아틀란티스
이런 저런 문명들의 수준이 대체로 그렇게 높은 편들이 아니기 때문에(지구 보다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는 곳들은 '너희들은 아직 어려서 그런거 가지면 안되거든'이라면서 따돌리니까), 신화들을 주로 쫓아가고 기껏 수준이라고 해봐야 1차 세계대전 이전인 곳들과 조우를 하니... 아무래도 좀 그랬던 부분이 있죠. SG1이 시즌 10을 마지막으로 종쳤던 이유도 10년이 지난 만큼 떨어진 시청율에 비해 주연이었던 이들의 게런티가 너무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었다니까 말이졉.
하지만 이들과는 달리, 아예 정통으로 돈 때려 박아넣으면서 가는 넘도 있습니다. 이 사례의 대표작을 두고 스티븐 킹은 이렇게 평가했다죠. “특수효과보다는 캐릭터들의 힘에 의해 진행되는 아름답게 쓰여진 이야기. 그러나 특수효과 마저 좆나 근사하다.”
바로 Battle Star Gallactica를 두고 한 말이졉.
미국 드라마 좀 챙겨본다는 분들에게 익숙한 이름 중에 하나가 바로 '그레이스 박'이라는 처자인데, 이 시리즈에선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는 사이보그로 나옵니다. 그것도 개별 케릭터들의 성격이 다 달라 이 시리즈의 팬들은 어느 역이 더 낫네, 마네를 가지고 팬 투표도 하더군요. ^^;;
바로 이 처자입니다. 므흣한 걸로 함 골라봤심다. ^^;;;
하지만 이 시리즈가 무엇보다 가치있는 건... 지금의 미국이 겪고 있는, 그리고 수 많은 현대 국가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갈등들을 날것으로 보여준다는 거죠. 인간형 사이보그의 탄생으로 도대체 누가 테러리스트인지 알 수 없는 상황, 다신교와 유일신앙의 충돌, 신앙적 세계관과 세속적 세계관의 충돌, 무능한 정치 리더이자 자폐적 지식인 등등등... 하지만 주제가 무거워서인지, 아니면 지나치게 무거운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인지 시청율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하더군요. 하긴 시즌3의 에피소드 13, Dirty Hands와 같은 경우에는 우리에게도 시시하는게 많거든요. 사회 계층에 따라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된다는 것...그리고 전쟁상황에서의 파업권 이야기가 나오는 이 에피소드는 사회적 갈등이라는 것이 어떻게 해결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나름 이야길 합니다만... ㅎㅎㅎ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더군요.
이 시리즈의 팬들이 활동하는 사이트에선 사실 폴 버호벤과 같은 이들이 제작과 감독을 맡아 '군대가면 사람된다'는 속설이 사실이라는 광고과의 전투신을 기대하는 분들이 더 많다는 것도... 어쩌면 문제일 수 있겠죠.
하긴, 현실의 해골아픔이 장난이 아닌데... 쉬겠다고 틀어놓은 TV에서까지 그 모양이라면 별로 위안을 받고 싶진 않겠죠. 그러나 초창기 SF소설이었다고도 할 수 있는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가 당대 정치현실에 대한 지독한 정치풍자였다는 것을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올인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올해엔 마지막 시즌이라고 예고된 시즌 4가 시작하니 말입니다.
배틀스타 갤럭티카. 한창 빠져있을 때는 에피소드 전편에 대한 각각의 감상평을 쓰고 싶었을 정도로 정말 잘 만든 드라마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금도 미루고 있지만 언젠가는 처음부터 다시 보면서 제대로 쓰고 싶은 욕심이)
답글삭제미국내에서도 그렇고 더더욱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것이 아쉽기도 하거니와, 가장 안타까운건 사람들이 BSG를 단지 그저그런 뻔한 SF물로만 바라본다는 것이죠. -_- (사실 저도 처음에는 그랬지만)
다시 볼 때, 이 드라마가 어떤 것들을 담고자 했는지를 따져보려면 매트릭스를 봤을 때, 혹은 그 이상으로 엄청난 노력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티븐 킹의 말. 완전 공감합니다. ^^
@OFEHOLIC - 2008/02/21 20:55
답글삭제제작진들의 내공의 힘이 만빵으로 느껴졌던 건 시즌3의 에피13번도 그랬지만... 뉴카프리카에서 탈출한 뒤... 아... 지금 갑자기 이름이 기억안나는데... 사이런들에게 사실상 사람들을 넘겨줬던 대통령에 대한 지리한(!) 재판과정이었습니다. 에어록에서 던져버리던 다른 이들과 달리 왜 재판을 하는가... 그리고 그의 변호인단이 왜 변호를 자청했는가를 꼼꼼히 생각하다보면... 참 걸리는게 많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