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12일 금요일

노다메 칸타빌레, 재능있는 사람들이 즐긴다면...


만화는 일본 만화 참 좋아하는데, 일본 드라마는 만화만큼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사실 만화의 경우도... 이게 권수가 좀 늘어나면 끝까지 읽겠다고 덤비는 경우는 좀 적은 편입니다.

왜냐구요...?

<맛의 달인>을 예로 들어보죠. 세계 각국의 각종 음식들을 방대한 분량으로 다루고 있긴 합니다만, 그래서 맛구경하는 재미는 있지만... 이 넘의 만화, 갈등구조가 너무 단순합니다.

"갈등발생->주인공 투입->음식으로 갈등해소->모두가 즐겁다"

요기서 달라지는 것이라곤 '갈등을 일으키는 사람'과 '어느 나라 어떤 음식'만 계속 반복되면서 90권을 넘어가더군요.

뭐 따져보면... 다른 만화들도 마찬가지죠. 이젠 사장님까지 되셔서 한국의 '솜상'그룹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계시는 시마 아저씨의 경우만 하더라도 "문제 발생->여자 개입->Sex한판->여자가 문제 해결"의 반복이잖아요?

여기서 예외라고 할 수 있는 정도는 제가 봤던 걸론 <마스터 키튼>과 <명가의 술>과 정도... 였다고 할까요?

이런 판에 일본 드라마들의 상당수의 원작이 '만화로 성공한 작품'들이다보니... 아무래도 별로 땡길 것이 없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끌리는 넘들이 나옵니다. '일본은 관료주의 때문에 망한다'는 이야기 하나만 주리줄창하고 있는 <춤추는 대수사선>은 케릭터 때문에 찾아봤었습니다. 오다 유지(織田裕二)와 미즈노 미키(水野美紀)에 반했거든요. ^^;;

삐딱한 마녀여사는 일본 건 그렇기 때문에 다 살 생각이 별루 안 든다면서 같은 바운더리로 묶어버렸었습니다만... 전 이걸 드라마로, 그것도 제가 좋아하는 배우인 우에노 주리(上野 樹里)가 주연인 걸로 먼저 봐놓으니 한동안 정신을 못차렸거든요.

바로 노다메 칸타빌레(のだめカンタービレ)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 드라마도 이야기하는 내용은 '간단'합니다.

"재능이 있는 넘들이 어떤 것이든 그걸 '즐기기 시작'하면 지상 최강이 된다."는 거죠.

재능있는 청춘들이 주인공이니 여기에 러브러브 라인이 빠질 수 없습니다만... '즐겨라'라는 메시지 만큼 강렬하진 않습니다.

4화의 '베토벤 교향곡 7번'의 연주, 그리고 5화에서 '렙소디 인 블루'를 연주하는 S오케스트라의 활약만큼... 이걸 강렬하게 보여주는 걸 찾긴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기계적인 연주만을 하던 넘', '충동으로만 연주하던 뇬', 자신의 재능 자체를 찾지 못했던 넘들... 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 11화에서 이사장님이 "매년 수 천명의 음대생들이 졸업을 하지만 전업 연주자의 길에 들어설 수 있는 사람들은 한정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할때... 쬐끔 울컥하더라구요.

재능은 있으나... 그 재능이 발견되지 않은 아이들을 찾아내고, 그들을 교육/훈련시키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는 말씀인데... 우리의 모습이 좀 중첩되더라구요.

일단 우리의 학교는... 아이들이 즐기는 것을 훼방놓는데 더 열심입니다. 요 며칠 전에 우리나라 학생들이 '수학과 과학'의 성취도는 높으나 '즐겁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조사 대상국 가운데 최하위권이었다는 평가가 나왔었죠. 이게 무슨 뜻일까요?

'틀리는 것'에 대한 압박을 가장 많이 갖기 시작하는 시점이 대략 중 2정도부터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인간은 틀리는 것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가장 많은 동물'이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을 자기 수하의 군발스 정도로 이해하는 노땅들의 한풀이... 사실 영감님들의 특징들 중에 하나는 '절대로 새로운 것을 배우지 못하는 이들'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 뭣 같은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하나 밖에 없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재능이 있는 이들이 즐기기 시작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우리는 안다는 거죠. 뭐냐구요? 이 사진 혹시 기억하시나요?


더 설명할 필요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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