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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14일 토요일

그래... 스트레스들은 좀 푸셨나요?

전 지금 어느 나라의 하수 처리현황과 그를 통한 재생가능발전계획이 타당한 것인지에 대한 리포트를 작성하는 중입니다. 찾아보다보니... 이 기술들의 발전이 실증단계는 아직 아니지만 연료전지를 사용하는 모델까지 나오고 있더군요. 이걸 요약정리해야 하는데... 지난주말까지가 바이오와 쓰레기 재활용 시설의 결합이었다면, 이젠 고려조차 하지 않았던 탄산염 연료전지 모델까지 공부하느라 머리가 좀 지끈지끈 한 상태입니다.

제가 일하는 속도를 감안하면... 현지 실사를 나가게 될 이번달 말까지 예전에 읽었던 미국 논문들 다시 뒤져볼 시간은 거의 없을 듯 싶습니다.

서방 국가들중에서 상당수의 주들이 사형을 집행하고 있는 미국의 사례는 다양한 데이터들을 얻을 수 있는 몇 안되는 국가죠. 더군다나 제가 그나마 좀 하는 외국어라곤 영어 밖엔 없는지라 읽는데 시간도 좀 짧은 편이구요. 상당수의 논문들은 인종과 재산상태, 교육 수준 등에 의해 판결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사실들을 적시하고... 사형수들의 경우에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사실들을 적시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엔 무료 변론의 수준이라는 것이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나아지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태임을 감안하자면... 이런 문제들은 더 빈번할 것이라는 건... 예상 가능한 추측이죠.

그랬기에 썼던 것인데... 이게 다음 블로거 뉴스에 며칠간 상단에 편집되어 있었던 까닭에 방문자들이 좀 상상을 초월하더군요. 글 하나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들은 좀 제한적인데다... 제가 어지간하면 A4한 장 안 넘기려고 하기 때문에 언급하는 내용들도 줄이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거 뭐... 간단한 넷북을 내놨더니 왜 올인원이 아니냐고 난리들이시네요.

암튼, 당분간은 제가 바빠서 관련자료들을 직접 드리지 못할 상황이니... 궁금하신 분들은 구글에서 인종, 재산 상황이 재판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논문들을 직접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아... 영어 좀 하셔야 할 겁니다. ^^

그럼... 전 내일 아침까지 영문 요약본을 내놓아야 하는 처지라...

2009년 2월 8일 일요일

내가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이유

강호순의 엽기적인 범죄행각, 그리고 제주 여교사가 끝내 살해된 상태에서 발견된 뒤로 흉악범에겐 국민 세금으로 밥 먹여줘선 안된다고...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이거 아시나요? 1997년은 대한민국에서 사형이 집행된 마지막 해입니다. 그런데 87년부터 97년까지 사형이 집행되었던 101명에 대해 이런 자료가 있습니다.

출처:한겨레21 2002년 10월 31일. 제432호 "'마지막 잎새'는 떨고 있나요"

뭔 이야기냐면...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대졸 이상의 학력과 재력을 가진 집안 자제분들께선 감형등의 방법으로 형을 면할 분들을 다 면하더라는 사실입니다. 특히 대한민국 검찰은... 간호사들이 파업할때 응급실과 수술실에 배치된 이들은 계속 근무하면서 파업을 함에도 노조에는 쇠방망이를 휘두르면서 의사들이 응급실과 수술실의 당직의사들까지 파업에 나서도 솜방망이 처벌을 하시는 분들입니다. 보건노조 지도부는 긴급수배가 떨어지지만 의사들은 불구속 수사까지 해주더군요.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 있기 때문에 도주 및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적다'는 참... 인자한 이유까지 붙여서 말입니다.

더군다나 검찰, 지난 용산참사를 두고도 비슷한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용역들이 들어와 강제집행에 나서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장님'소리 듣던 분들이 '철거민'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어 싸웠다는 이유로... 화마에서 살아남은 그 분들은 '구속', 용역과 합동으로 새대가리에서나 가능한 작전을 '작전'이라고 펼친 경찰 수뇌부는 '혐의 없음'으로 수사종결 시키실 분들 아닙니까?

사법체계가 만인 앞에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이렇게 열심히 보여주는 상황에서 흉악범 처벌강화로 뭐가 바뀔까요? 한나라당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는거 같더군요. 그러니 이렇게 법무부에 압력을 넣고 있는거구요.  민원인들을 두고 '떼법'을 일삼는 사람들이라는 구청장과 같은 분들에게 용산참사의 희생자들은 '법질서를 무너뜨린 도시형 테러리스트'일테니 말입니다.

근데... 언제 우리가 그렇게 될지 모르는 판인데... 처벌강화를 말씀하십니까? 더군다나 이 나라는 사법살인을 저지른 전과가 있는 나라고, 지난 정권에선 '사법살인'으로 결정났던 인혁당 사건을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집행된 처벌'이라고 우기시는 분들이 지금 정권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반대자들을 그렇게 처리했던 거... 기억 안나셔서 그러시는건가요?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면 사람들은 밑도 끝도 없이 잔인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 역시 사형수들의 인권에 앞서 희생자 가족들의 분노가 우선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법 집행기관이 이런 상태에서 사형 집행이 될 사람들이 제한되는게 사실이라고 한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니... 대학물 먹은 수준의 사람이 가지는 사회적 인맥과 재력으로 사형을 면할 수 있다고 한다면... 강호순 만큼 흉악한 인간이 멀쩡하게 풀려나와 우리와 같이 살고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하는거 아닌가 말입니다.

그런 판에 정치적, 사회적 상황까지 감안한다면... 사형제도 찬성이 누구에게 어떻게 날아올지... 조금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나요?

2008년 3월 24일 월요일

크리미널 마인드 1x14, 사형제도에 대한 잡담

작년에 어느 미드 동호회에 올렸던 글인데... 사형제도를 다시 살린다는 이야기에 여기다가도 올려놓습니다.
 
 
뒤늦게 C.M.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뭐 다른 이유는 없고, <Gilmore Girls>의 에밀리 길모어 여사의 한 말씀이 계속 생각나서요.
 
"요즘 TV틀면 법의학물 밖엔 없어!" 이 말씀이 말입니다. ^^;;
 
SF물도 볼게 많았던데다가(Stargete SG1은 시즌 10까지 갔었잖아요), 최근엔 <West Wing>을 복습하면서 정책과 관련된 영어들 줏는 재미에 좀 빠져 있었거든요. 뭐 <Bones>에서도 계속 나오는 말이긴 합니다만, 심리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약간의 불신도 좀 있었던 편이어서 프로파일링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신뢰가 CSI가 제공하는 과학적 확실함과 거리가 있었던 것도 한 부분을 차지하구요.
 
암튼, 보기 시작했는데... 많은 분들이 감상문을 올려놓은 것처럼 시즌1은 에피소드 14가 가장 감동적이었습니다. 뭐 그 감동의 정체가 모정이라는 것의 무게라고만 정리하면 스포일러 뿌렸다는 소린 안 들어도 되는 걸로 알겠습니다. ^^;;
 
사실 14편을 보고 나서 제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그 모정의 위대함보다는 사형제도입니다.
 
사형, 이거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낙태와 함께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가라는 것을 구분하는 꽤 중요한 갈림길입니다. 미국의 경우에 사형 찬성, 낙태 반대에 기독교도라면 거의 공화당의 오른쪽 끝에 가 있는 사람들이고 사형 반대, 낙태 찬성이라고 한다면 거의 대부분 민주당원들이죠. 당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당론의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중도로 분류되기도 하구요.
 
이 포인트에서 제 입장을 밝히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전 기본적으로 사형 반대, 낙태 반대입니다. 하지만 낙태에선 의학적, 윤리적 요소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사회적 규범으로의 낙태 반대가 아니라 여성 본인의 의사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임신해선 안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뭐 그렇다고 제가 사형을 반대하는 이유는 엄중한 처벌을 반대하거나 모두가 교화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은 아닙니다.
 
첫 번째 이유는 사람이 워낙 불완전한 존재기 때문에 언제든지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건 단순히 가능성의 문제만은 아닌게... 국민의 정부에서 참여 정부로 넘어오는 동안 사형을 선고받은 이들을 조사했던 기사를 읽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사형수중에서 대졸 이상의 고등교육을 받은 이가 아무도 없다고 하더군요. 경제적인 격차는 말할 수도 없구요. 대졸자가 살인을 안 하는 것도 아닌데... 이런 판결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면 그걸 어디까지 신뢰해야 하는가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두 번째 이유는 정치적인 이유에 의해 이게 악용될 가능성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유신시절 인혁당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죠. 정치적 반대자를 사형시키는 건 아프리카 오지에서 군벌들끼리의 전쟁에 소년병들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 수준의 야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우리에겐 아직도 낯설지만 원래 정치라는 것의 용도엔 사회의 통합과 비전 제시라는 것이 포함되는 것이니까요. 그 용도와 한참 벗어난 형태로 악용될 수 있다면 막아아죠.
 
마지막으론 정말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놈에게 생을 앗아가는 것은 그 자체가 자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영화 <밀양>에서 처럼 내가 용서하지 않았는데 신으로부터 용서받겠다고 나서는 놈들에게 사형은 마지막 안식을 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West Wing> 시즌3의 0번째 에피소드인 <이삭과 이스마할>에서 자쉬 라이먼이 이런 말을 하죠. 테러를 벌이다 잡힌 놈들에겐 그들의 행위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을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매일 보여줘야 한다고...
 
고통은 몸보다는 정신이 느끼는 부분이 더 크기 때문에 전 자쉬의 말에 동감을 했었죠.
 
하지만 문제는 중범을 저지른 죄수들을 사형시키지 않고 죽을때까지 감옥밥 먹인다고 한다면 그 사회적 비용이 로켓처럼 올라가버린다는 겁니다. 특히 사형수들의 경우엔 그 죄질이 극악한 경우가 많이 때문에 극악한 놈들을 같이 가둬두기 위해선 복잡하고도 비용이 많이 드는 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는 거죠. 중죄를 저지른 놈들끼리 싸우지 않도록 보호해야 하니,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을 겁니다.
 
범죄 자체의 발생빈도로 놓고보더라도 중범죄 발생빈도는 현저하게 낮은데 얘네들 때문에 아까운 국민 세금을 그냥 태워야 한다는 건 아무래도 논란거리죠...
 
ps1. 어느 선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주의를 끌고 싶으면 바하의 무반주 첼로 조곡 No.1 G 장조 BWV 1007. 이걸 야노스 스타커의 연주로 틀어놓고 글라스 가득 소주 부어놓고 있으라고. 뭐 우리에겐 L전자 D냉장고 광고로 더 유명한 곡입니다만...
 
ps2. 사실 사형과 관련된 이런 복잡한 이야기들은 추상적 의견로 분류되어야 할 내용들이죠. 교도관들의 자기 방어 시스템을 개발하지 않은 상태에서 교도소 수감자들에게 기초적 인권을 보장하니 교도관들이 죽어나가는 지금의 대한민국의 상황은 아무래도 이런 추상적 이야기보단 디테일한 대안이 필요하니까요

ps3. 유영철과 이번에 두 어린 소녀를 죽인 살인범은 전형적인 싸이코페쓰죠. 반사회적 행동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 사람들은 대체로 10만명당 1명 정도로 태어난다는 사회적 돌연변이들입니다. 이들의 정신상태를 분석하는 것은 가능하니 이들을 처음부터 격리시키는 방안들에 대해 가끔 이야기들도 나옵니다만... 이들이 또 다른 인물들과 겹친다는 것 때문에 시도되지 않고 있죠. 인류사에서 길이 남을 업적을 가졌던 정치인들과 성공한 비즈니스맨에도 이런 반사회적 인물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겁니다. 정치인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건 히틀러가 아니라 윈스턴 처칠이며, IT바닥에서 날고 긴다는 세계적 기업의 총수들의 심리상태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거든요. 인간이라는게 얼마만큼 복잡한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