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4일 목요일

Good bye Jerry, 그리고 롯데 안녕...

어제 플레이오프 경기가 벌어지기 몇 시간 전에 롯데는 제리로이스터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한다는 선언을 했죠. 그런데 그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울컥했던 것은... 준플롭에서 깨지고 난 다음날의 만찬회 자리에서 "20년동안 우승 한 번 못한 팀"이라는 이야기를 구단주 대행이 했다는 이야기를 읽고 나서입니다.

롯데팬의 악몽이나 다름없는 8888577에서 344로 그나마 가을 야구의 가능성을 타진하게 되었던 거... 더군다나 전력의 대부분을 잃은 상태에서도 꾸역꾸역 4등에 들어설 수 있었다는 것만 해도 대단하게 보는게 팬들이었는데... 자기들 타는 차를 티코가 앞질러 갔다고 집단폭행을 했던 전과가 있는 집안 자식들은 다르게 보나 보더군요...

많은 운동경기가 선수들의 심리적 상황에 의존합니다만(뭐 이동국 선수의 월드컵에서의 마지막 킥이 엉망이 되었던 것처럼), 야구는 말 그대로 '두려움과 맞서는 경기'라고들 합니다. 언제 맞을 지 모른다는 투수의 두려움과 투수에게 농락당할지 모른다는 타자의 두려움이 맞서서 그 두려움을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지죠...

그래서 No Fear!를 외쳤고, 화끈한 공격야구가 정착되어가나 싶었는데... 객관적으로 우승전력이 안되는 팀에게 엄한 이야기하면서 분위기 싸하게 만들었다니... 뭐라고 할 말이 없더군요.

어느 롯데팬이 네이트에 이런 댓글을 남겨놨더군요...

1. 133경기를 직접 마운드로 올라가서 투수교체를 했던 최초의 감독.
2. 133경기를 1회부터 9회까지 항상 서있었던 최초의 감독.
3. 엄청난 공격적배팅을 주문했던 최초의 감독.
4. 엄청난 공격적주루를 주문했던 최초의 감독.
5. 엄청난 공격적피칭을 주문했던 최초의 감독.
6. 선발투수 승리요건을 끝까지 챙겨주는 최초의 감독.
7. 트레이너를 미팅에 참석시킨 최초의 감독.
8. 선수보호를 가장 중요시했던 최초의 감독.
9. 선수들에게 자신의 가족들을 먼저 챙기라고 주문한 고교야구감독이 아닌 최초의 프로야구감독.
10. 팬들을 사랑할 줄 아는 최초의 감독.
11. 신문지상에 연임지지광고를 받은 최초의 감독.
12. 롯데자이언츠를 3년연속 가을야구를 하게 만든 최초의 감독.
13. 롯데자이언츠 구단사상 최다관중을(3년간) 동원시킨 최초의 감독.
14. 롯데자이언츠구단 사상 선수들과 가장 호흡이 좋았던 최초의 감독.
15. 한국프로야구사상 구단흑자를 내게 만든 최초의 감독

그랬던 감독을 자르고 엄한 양반을 모셔올 모양입니다. 84년의 최동원처럼, 92년의 염종석처럼 혹사시킬 투수라도 있는지 의문인 팀을 우승시킬 감독을 찾는답니다. 내 참 웃겨서...

여친 생기면 같이 야구장 가는 것이 소원이었고, 혼자서라도 테이블 석에 앉는 것이 삶의 몇 안되는 호사중에 하나였던... 27년된 팬은 당분간 그 팀에 관심 끄려고 합니다.

타격 7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이대호 선수의 연봉을 깎겠다고 덤빌 프론트가 눈에 선히 보이는데 뭘 바라겠습니까? 8888577 동안에도 가끔 야구장을 찾았었고, 0대8로 지다가도 13:11로 이기는 경기를 직접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의 별명은 봄데였죠... 가끔 봄데는 보러갈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난 3년처럼 야구 시즌에 매일 야구를 보거나 급하게 티켓 구하는 일은 없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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