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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8일 목요일

기획이라는 것

기획이라는 것은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목적하는 성과를 내기 위해 최적의 프로세스'를 정리하는 행위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획자들에게 '아이디어'는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을 실행했을 때, 투입된 자원보다 성과가 더 커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지속성을 찾을 수 없다면 그 일, 안합니다.

 

제가 주로 밥 얻어먹는 영역에서 이 과정, 상당히 많은 단계들을 모두 문서로 처리해야 하고... 국어를 쓰지 않는 업계인간들에게는 그 업계의 언어로, 다른 사람에게는 그 사람이 주로 쓰는 언어로 이걸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더 해골 아프죠.

 

그런데... 이게... 방송 쪽에서는 충분한 자원이 있다고 한다면 해볼만한 '게임'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사안(클릭해보세요)의 경우, 방송사 정규직 PD가... 비정규직 독립PD를 발라버렸다는 상당한 혐의를 가질 수 밖에 없지요. 다른 업계에선 아이디어 정도의 수준이나, Contact Point만 있어도 충분한 그림이 된다는 판단만 할 수 있다면 그게 '기획'이 된다는 겁니다.

 

오늘, 해당 방송사는총투표율 96.7%, 찬성률 75.9%로 총파업이 가결되었습니다. 싸움을 진행함에 있어서도... '외주'가 '도구'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2009년 11월 26일 목요일

짜증나는(?) 두 선배들

만나면 서로 갈구는데 바쁜 선배 둘이 있습니다. 둘 다 독립PD고, 둘 다 한국 다큐바닥에선 나름 한 칼 그리는 아저씨들입니다. 친구인 산하가 방송 PD는 민간인보다 이기적인 유전자가 1만배쯤 많다는 이야기를 하기에 그게 뭔 이야긴가 했었는데... 두 양반이 일하고 노는 걸 옆에서 보면 제대로 실감하죠. 정말 짜증 만방으로 납니다. 인간들 쪼잔한거 가지고 신경쓰고 쌈질하거든요;;;

 

또 한편으로... 경쟁과 협력이라는 것이 사실은 동전의 양면임을 둘 만큼 잘 보여주는 경우도 없습니다. 최고의 조언은 물론이고 장비와 돈이 오고가는 걸 보면... 말이졉.

 

사실 둘은 쓰는 장비만큼이나 스타일이 다릅니다. 한 선배는 방송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편집기를 이용해 편집하는 반면, 또 한 선배는 한동안 좀 기묘하게 조립된 PC를 쓰다가 지금은 파워 맥 2대를 이용해 편집합니다.

 

성향은 장비가 다른 만큼 많이 다르죠. 편집기를 사용하는 선배는 '검증된 장비'만 씁니다. 다른 선배는  장비 사용에 있어서 약간 모험을 거는 편입니다. 10분 조금 넘으면 열 때문에 기절하는 Canon Mark2 5D, (예... DSLR입니다)를 그 더운 인도에 들고가서 찍은 아저씨고... 앞의 선배는 이 선배가 이러는 거 보고 맨날 '미쳤어'를 연발하죠.

 

하지만 이 선배는 오두막을 가지고 4억짜리 카메라나 담을 수 있는 화면을 담아 왔습니다. ㅋㅋ

 

생활하는 방식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평범한 중산층이고 싶어하는 선배와 교주 자리에 쪼끔 더 관심이 많은 선배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ㅋㅋ

 

하지만 방송에 목숨 건 사람들이라는 건... 둘 다 똑같죠. 사막, 내전현장을 아무렇지도 않게 다니는 양반들이니까요.

 

그런데... 이 양반들, 이번에 제대로들 사고 치려나 봅니다. 앞의 선배는... 그 뚫기 어렵다는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최종 결선에 올라갔다고 하고... 또 한 선배는 기가 막히는 그림을 SBS를 통해 보여줄 예정이랍니다.

 

앞의 선배 이름은 박봉남이고, 뒤의 선배는 이성규죠. 짜증나는 이 중년들의 파이팅을 기원합니다. ㅋㅋ



ps. ㅎ 결국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대상 먹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