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3일 월요일

내 안의 명박스러움.

네이버 본사는 분당 야탑에 있습니다. 수많은 직원들의 집이 서울인 관계로 아침 저녁으로 서울에서 분당으로, 분당에서 서울로 오는 버스가 꽤 많이 움직입니다. 작년 촛불 정국이 한창일때, 꽤 많은 이들이 분당에서 서울로 퇴근하자마자 촛불을 들었었죠.


사실 네이버가 촛불 시민들로부터 원성을 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뉴스를 공급받는 언론사들을 어떻게 메인에 배치하는가라는... 것으로부터 출발했는데... 뉴스 부분의 편집권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거의 대부분 C출신이라는 것이 원인이었죠. 대학 학보사 기자들이 CJD에 대해 가지는 혐오감을 구구절절히 쓸 필요는 없습니다만, 그럼에도 이들이 편집 레이아웃과 관련해 가장 많이 참고로 하는 것은 C입니다. 섹시한 야마와 깔끔한 편집에 있어서 한 칼 그리니 말이졉.


그래서 영입된 넘들이, 정치적으로 예민한 시기에 미묘한 행동들을 해놓으니 사람들이 그렇게 반응했던 겁니다. 사실 문제는... 사람들이 지나칠 정도로 포털에 의존하고 있는 것 자체인데, 요건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지나갑니다.


언소주 3차 타켓이 정해졌습니다. 여행업계 수위권을 치는 여행사들이죠. 작년 촛불 당시 친구의 소개로 만나게 된 친구가 그 곳들 중의 한 곳에 다닙니다. 약간 심술궂은 장난을 쳤더니 쬐끔 신경질 내더군요. ㅋㅋ 쪽팔리다고.


그런데... 말이졉. 슈트케이스 들고 일하러 돌아다닌게 아니라 배낭 짊어지고 일하러 돌아댕겨 놓으니 존니 웃기는 현상을 만나게 되더군요. 현지 랜드사로부터 상당히 삥뜯기고 가면서, 순전히 수익에 따른 동선구조에 그냥 쓸려가면서도 배낭여행자들을 존니 깔보더라는거죠...


이 이야기 왜 하냐구요? 그 여행사 다니는 아저씨가 작년부터 줄기차게 고민하는게 '내 안의 명박스러움'입니다. 대한민국의 비정상적인 문제들의 상당부분은 거기에서 출발하거든요...


호기심도 없고, 세상에 대한 이해도 그렇고... 여행과 관련한 가장 기본적인 측면들은 어디엔가 처박아 버리고 순전히 남보다 좀 낫다는 과시욕을 위한 여행을 계속 하는 한... 여행사들에게 놀아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구요.


이 이야기 왜 하냐면... CJD에 대한 압박, 중요하지만... 자칫 남에게 모든 것을 돌리면, 이 황당한 나라 꼬라지를 만들어놓은 근본적인 원인이 묻힌다는 겁니다.

 

<길모어 걸즈>에 요런 대사가 나오죠. "사람들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다만,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것은 그 '실수' 이후에 어떤 일을 하느냐는 것이다."라는.  

댓글 4개:

  1. 남보다 좀 낫다는 과시욕을 위한 여행이라... 정말 공감가는 말이네요.



    우리나라에서 소위 '명품'이라는 게 유행하는 것도, 자전거니 낚시니 카메라 같은 취미들이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장비 위주로 돌아가는 것도, 사실은 모두가 그 본질에 매달리지 못하고 '이걸 하면 남들이 어떻게 봐주겠지?' 싶은, 취약한 자존감 때문이 아닐까요. 여행도 다를 게 없는 것 같구요...



    우리나라 소비구조의 많은 부분은 소비자 스스로가 자존감이나 자기객관화가 부족한 데서 기인한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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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orehj - 2009/07/14 10:54
    쩝. 이런 저런 고민들을 하다보니... 앙시엥레짐에 가장 민감할 수 밖에 없는게 80년대 언저리에 대학 물을 먹었던 사람들이고, 그렇기에 대한민국의 문제가 '항상 내짐'이 되는게 아닌가란 생각도 쬐끔 들더라구요. 뭐... 다행이라면 작년 촛불의 그 '배운녀자'들의 존재인데... 요기서 뭔가를 할 수 있는게 아닌가... 계속 머릿속에서 뭐가 꼼지락거리긴 하는데... 정리가 잘 안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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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몇 년전에 해피로그 관리자 교육 때문에 네이버에 간 적이 있는데, 그땐 아마도 강남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후에 옮겨간 거겠죠?



    내 안의 명박스러움이라...... 저는 늘 저 스스로를 경계하며 살아가려 노력합니다. 소위 운동 좀 했다는, 나름 진보적이라는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무서운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남들이 보기에 저도 그렇지 않을까 늘 조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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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감은빛 - 2009/07/17 01:11
    운동 밥 좀 먹은 사람들은 남에게 쉽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에... 스스로 고민해야 하는 부분들이 항상 더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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