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구성, 어느것 하나 외국의 유명 방송에 빠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는 누들로드, 총 6부작으로 기획되었고 이제 3개가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누들로드>는 역시 다큐팬이라면 다들 기억하실 <유교2500년의 여행>, <차마고도>등과 함께 KBS가 <Insight on 아시아>라는 프로젝트로 진행했던 겁니다. 좀더 정확하겐... 2006년에 최종 결정이 났고, 당시 사장이던 정연주 사장이 총 5꼭지를 맡은 CP(외주/내부)들을 따로 불러서 만나 제대로 만들어달라고 신신당부했던 것이었죠.
<누들로드> 다음으론 <인간의 땅>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 역시 만만찮은 그림과 사람을 울리는 구성이 될 겁니다. 만든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어지간히 한 칼 그리는 양반들이 아니니까요. 말 그대로 쟁쟁합니다.
그런데... 이거 아세요? 사장이 CP들을 불러서 잘 부탁한다고 신신당부했다는 이 프로젝트 기획이... 정연주 사장이 쫓겨나게 되었던 이유였다는 사실 말입니다.
통상 공중파로 나오는 국산 다큐 한편의 제작비는 수 천만원 수준입니다. 해외에서 찍는다고 하더라도 편당 억 단위를 넘어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죠. 그런데 이 프로젝트 기획은 편당 10억을 집어넣었습니다. 총 300억이 들어가는 프로젝트였던거죠. 다섯 꼭지였으니 말입니다. 평소에 이런 규모로 다큐를 찍지 않았다가 처음 하는 기획이었기 때문에 조금 과다계상된 부분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BBC나 NHK 찜쪄먹는 수준의 그림들이 나왔죠. 예산의 문제는 Know How가 쌓이기 때문에 조금씩 더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로 만들면 KBS라는, 어떻게보면 대한민국의 대표 방송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우리는 드라마만 잘 만드는게 아니야~'라고 한 마디 제대로 할 수 있는 수준을 처음 만들기 시작했던거죠.
그런데... 이게 해고사유나 다름없었던 관계로... KBS는 올해 진행하려던 <Insight on 아시아> 프로젝트들을 모두 접었습니다. KBS의 세계시장 진출이라는 원대한 포부는 방송장악이라는 정권의 검은 속셈 때문에 한 방에 없었던 것이 되어버렸던 겁니다.
아니... 뒤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더 황당합니다만... 이것만 보셔도 쟤네 뇌구조가 나오지 않나요? 지금은 잠시 중단한 상태입니다만, 언론노조가 파업을 하면서 이야기했던 것, 조중동과 재벌에게 MBC가 넘어가면 <북극의 눈물>과 같은 작품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수 밖에 없다는 걸... 이미 KBS가 한 번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누들로드>, 앞으로 3편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 뒤는 <인간의 땅>이 이어지게 됩니다. 아껴보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나라당이 정권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한, 방송을 가지고 장난질을 치겠다고 덤비는 동안에... 다시는 보시기 힘든 수준의 국산 다큐들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