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8일 목요일

KBS의 <누들로드>, 재미있게 보시나요?

화면, 구성, 어느것 하나 외국의 유명 방송에 빠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는 누들로드, 총 6부작으로 기획되었고 이제 3개가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누들로드>는 역시 다큐팬이라면 다들 기억하실 <유교2500년의 여행>, <차마고도>등과 함께 KBS가 <Insight on 아시아>라는 프로젝트로 진행했던 겁니다. 좀더 정확하겐... 2006년에 최종 결정이 났고, 당시 사장이던 정연주 사장이 총 5꼭지를 맡은 CP(외주/내부)들을 따로 불러서 만나 제대로 만들어달라고 신신당부했던 것이었죠.

<누들로드> 다음으론 <인간의 땅>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 역시 만만찮은 그림과 사람을 울리는 구성이 될 겁니다. 만든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어지간히 한 칼 그리는 양반들이 아니니까요. 말 그대로 쟁쟁합니다.

그런데... 이거 아세요? 사장이 CP들을 불러서 잘 부탁한다고 신신당부했다는 이 프로젝트 기획이... 정연주 사장이 쫓겨나게 되었던 이유였다는 사실 말입니다.

통상 공중파로 나오는 국산 다큐 한편의 제작비는 수 천만원 수준입니다. 해외에서 찍는다고 하더라도 편당 억 단위를 넘어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죠. 그런데 이 프로젝트 기획은 편당 10억을 집어넣었습니다. 총 300억이 들어가는 프로젝트였던거죠. 다섯 꼭지였으니 말입니다. 평소에 이런 규모로 다큐를 찍지 않았다가 처음 하는 기획이었기 때문에 조금 과다계상된 부분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BBC나 NHK 찜쪄먹는 수준의 그림들이 나왔죠. 예산의 문제는 Know How가 쌓이기 때문에 조금씩 더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로 만들면 KBS라는, 어떻게보면 대한민국의 대표 방송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우리는 드라마만 잘 만드는게 아니야~'라고 한 마디 제대로 할 수 있는 수준을 처음 만들기 시작했던거죠.

그런데... 이게 해고사유나 다름없었던 관계로... KBS는 올해 진행하려던 <Insight on 아시아> 프로젝트들을 모두 접었습니다. KBS의 세계시장 진출이라는 원대한 포부는 방송장악이라는 정권의 검은 속셈 때문에 한 방에 없었던 것이 되어버렸던 겁니다.

아니... 뒤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더 황당합니다만... 이것만 보셔도 쟤네 뇌구조가 나오지 않나요? 지금은 잠시 중단한 상태입니다만, 언론노조가 파업을 하면서 이야기했던 것, 조중동과 재벌에게 MBC가 넘어가면 <북극의 눈물>과 같은 작품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수 밖에 없다는 걸... 이미 KBS가 한 번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누들로드>, 앞으로 3편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 뒤는 <인간의 땅>이 이어지게 됩니다. 아껴보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나라당이 정권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한, 방송을 가지고 장난질을 치겠다고 덤비는 동안에... 다시는 보시기 힘든 수준의 국산 다큐들이니 말입니다.

 

댓글 2개:

  1. 누들로드 퀄러티가 환상적인 다큐같아요! 이런 걸 KBS가 지속적으로 제작해야 하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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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다큐짱 - 2009/01/20 18:46
    이런 환상적인 다큐 만들었다고 정사장 짤렸다니까요. --;; 거기다 20년전 패션 감각을 자랑하시는 분께 붙어 있는 그 공장 관계자들, 진짜 유유상종이라고 아니 할 수 없습디다. 그 분들의 이력, 한겨레21에 있는걸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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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순 녹취록’ 파문의 주역인 윤명식 PD를 편성본부 외주제작국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2006년 11월, 강동순 당시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 신현덕 전 경인방송 대표 등과의 술자리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언론을 어떻게 장악할 것인지 등의 대화를 주고받은 것이 드러나면서 언론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한국방송 PD협회에서 제명당했고 회사로부터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고대영 팀장도 보도국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보도본부 내 ‘보복 인사’에 앞장섰다는 의혹도 받았다. <미디어포커스> 기자들에게 “2년간 유배 생활을 시키겠다”며 막말을 했고, ‘대통령과의 대화’가 생방송될 때 한 PD와 멱살잡이를 했으며, 술자리에서 후배 기자를 폭행해 구설에 올랐다. 한 젊은 기자는 “고 팀장을 4개월 만에 보도총괄팀장에서 보도국장으로 승진시켜 앉힌 것은 본격적인 ‘땡이뉴스’를 하겠다는 의도”라며 “중립적이지 못한 성향도 문제지만 폭력으로 잇따라 물의를 빚은 부도덕한 인물을 어떻게 보도국 수장에 앉힐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당한 인사’는 이틀 뒤 팀장급 인사에서도 이어졌다. 이번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기술직 조합원들에게 “PD가 노조위원장이 되면 엔지니어가 죽는다”는 내용의 전자우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던 TV제작본부 교양기술팀의 한 직원은 팀장급으로 영전했다. 노조 부위원장 시절 노조 상근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탄핵됐던 ㄱ씨는 한 지방 총국 보도국장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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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내부 ‘관계자’는 이러한 사람들을 중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정상적이고 양식 있는 직원들은 대부분 정연주 사장 때 열심히 일을 했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그 쪽 진영에 인물이 무던히도 없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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