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5일 월요일

생뚱맞은 산수 하나, 빌딩형 축사의 경제성

재생가능에너지와 관련해서 꽤 공부중입니다. 그러던 차에... 숫자 놀이나 한번 해보는게 어떨까란 생각이 들더군요. 마침... 경향신문에 글 하나 썼다가 엄청 씹혔던 분이 한 분 계시졉. 포린폴리시 한국어판 편집장인 노정태씨 되겠습니다.

미분양 아파트를 개조해 집약형 목장으로 만들자는 주장이었는데...

숫자가 안 나와서 대략 난감한 상황이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숫자를 아니까... 요걸 함 계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가축은 돼지로 하겠습니다. 사육기간이 소보다 짧고, 최근에 가격이 꽤나 올랐으니까요. 뭐 이유를 많이 달 수 있겠지만... 제가 워낙 삼겹살을 좋아합니다. ^^;;

아파트는... 43평짜리 4개가 한 층으로 20층으로 잡겠습니다. 그럼 총 3440평이 되겠죠? 이 정도의 평수면 키울 수 있는 돼지는 약 8000마리 정도입니다. 시중 돼지값이 오르긴 했지만... 2005년에 바이오 가스 플랜트 적용사례에서 다룬 걸 기초 자료로 했으니까 아웃풋 결과물은 대충 비슷하게 나올 것으로 봅니다.

얼마만큼의 바이오 가스가 나오고 이 바이오가스를 이용한 발전을 하면 얼마만큼의 경제성이 있는지만 계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60kg한 마리가 하루에 배출하는 분뇨는 평균 8.6kg입니다. 그러니 하루 발생되는 돈분만 68.8톤입니다. 돈분의 경우 바이오 가스의 원료로 표기할 수 있는 COD는 6.6%입니다. 여기서 최신형으로 갈 경우엔 하루 전력생산량을 최대 3MWh까지 가능합니다만... 설치단가가 좀 싼 놈으로 가보죠.

하루 발생되는 COD만 4,540.8kg COD/D가 나오는데... COD 1kg당 발생시킬 수 있는 바이오가스(메탄가스)는 0.54세제곱미터 되겠습니다. 그러면 아파트 한 동을 돈사로 개조한 경우에 얻을 수 있는 바이오가스는 하루에 2,452.032세제곱미터가 됩니다.

전력생산량은 1세제곱 미터당 0.87khw니까... 하루 생산할 수 있는 전기는 2133.26kwh/일이 됩니다.

그러니 전기만 생산하는 걸로 치면 별루 재미없죠. 요기에 두 가지가 들어가게 됩니다. 통상형의 경우 들어간 유기성 폐기물의 60% 정도를 비료로 내놓고, 유기성 폐기물 분해율도 60% 정도가 됩니다. 최신형의 경우엔 저 정도 규모면 하루 3MW까지 가능하고 유기성 비료가 나오는 게... 85%, 처리율 역시 85% 정도가 됩니다.

문제는 이 유기성 퇴비를 저장할 곳, 그리고 고형으로 나오는 넘을 분해하기 위해 지렁이를 키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 다음으로 돈이 되는 넘은 이산화탄소 배출권입니다. 바이오 가스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것은 아닌데 뭔 소리냐...고 하시겠지만, 이 발전시설에서 사용하는 바이오가스의 정체는 바로 '메탄'이고... 메탄 1ton은 이산화탄소 20ton에 달하는 온실가스입니다. 그러면 이 시설이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메탄가스가 얼마인지를 계산해봐야겠죠?

가스의 부피를 질량으로 계산하는 공식은...

d = m × 0.04809 g/ ℓ

입니다. 메탄의 분자량이 16에 메탄이 80% 정도를 차지한다고 치고 한번 곱해보도록 하졉. 최신형의 경우엔 최대 95%까지 뽑아냅니다만... 일반형이라니깐요.

16*0.8+((28*0.79+32*0.21))*0.2=18.568

그러면 영도씨에서 보자면 1세제곱 미터당 공기의 밀도는 0.8929kg/세제곱미터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럼 발생되는 바이오가스를 요기에 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루에 만들어내는 메탄가스는 2,189.419kg이 되는군요. 이걸 이산화탄소로 바꿔서 계산을 하면... 하루 43.788ton이고, 일년으로가면 15,982.761ton 되겠습니다. 1년에 1톤의 이산화탄소에 대한 배출권 가격은... 요즘 40달러 정도 합니다. 그러니 이걸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639,310.456달러네요.

그리고 전기료는 이게... 누진제라 좀 계산하기 그렇지만 그냥 1kw/일 당 120원으로 계산해보죠. 그러면 발전비로 벌 수 있는 건 93,425,400원입니다.

여기에 돼지 팔아서 벌 수 있는 돈이 2005년 기준으로 48억원 정도가 되고... 일본에서 실험중인 빌딩형 농장과 결합한다고 하면 비료 문제도 처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대략 15~20년 생각하면 아파트 개조비용과 사료값, 인건비 등등은 맞출 수도 있을 거 같은데요? ^^;;; 더군다나 이산화탄소 배출권 가격은 계속 올라가는 추세(2005년에 톤당 5달러였답니다. 그게 40달러가 된거라구요)니까 말이졉.

PS. 물론 화장장 들어서면 '뼛가루 날린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하면서 '집값 걱정' 하시는 분들의 세상에서 아파트 한 동을 돈사로 완전히 개조할 수 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봅니다. 제가 이 산수를 하면서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은... 21세기의 경제는 2MB각하와 같이 삽 한자루면 해결되는 경제가 아니라는 것... 전혀 다른 방향으로도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는 노정태의 상상력에도 '경제성'은 있을 수도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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