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8일 목요일

MB식 개그의 총합, 녹색성장. 그리고 이에 대한 대안

각하가 심심하면 칭찬하지 못해 안달인 일본의 에너지 대책, 놀라운거 맞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그게 1차 오일쇼크에 초기 계획들이 만들어지고 2차 오일쇼크때부터 실행에 들어갔었거든요. 30년전부터 국가적 에너지 대책을 준비해온 놈의 나라와, '그게 뭐에요?', 혹은 '지구온난화는 좌빨의 선동'이라는 참 독특한 뇌논리회로 구조를 가진 분들이 아직도 많은 놈의 나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말입니다... 문제가 뭔지를 안다면 그걸 어떻게 해결을 할 것인지가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우리 각하, 작년 7월에도 좀 황당한 말씀을 하시더니만 이번에도 똑같은 말씀을 하시더군요.

'일본은 건물이 낮다', '천정이 낮다'...

아마 각하께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말씀하시는거 같은데... 일본도 건물 높습니다. 특히 버블에 한참 빠져서 허우적거릴 때 수십년된 건물들, 거의 대부분 다시 지었습니다. 그냥 함 가서 보세요... 천장 높은 빌딩들, 수두룩 빽빽입니다.

뭣보다... 천정이 낮은건 에너지 대책, 혹은 에너지 절감 기술과 별루 상관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유럽의 에너지 절감형 주택들, 천정 높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구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우리보다 훨씬 낮죠. 이유가 뭐냐구요? 그게 난방이든 냉방이든, 일단 가동시킨 다음에 충분한 환기를 하면서도 얼마나 그 열, 혹은 냉기를 건물 안에 가둬둘 수 있느냐가 '에너지 절감 기술'의 핵심이거든요. 처음에 얼마만큼을 데워야 하느냐는 총량만 생각하니 천정이 낮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환기의 문제와 결합되면 일정 이상의 용적은 차지해야 하거든요.

아뉘... 웃풍 심한 집에 보일러 아무리 돌려봐야 말짱 꽝이라는 거, 다 아는 이야기잖아요? 천장 낮으면 웃풍 없댑니까? 거기다 일본은 대체 에너지와 관련된 투자와 보조금 지급을 꾸준히 늘려온 나라입니다. 어느 나라처럼 꼴랑 3.5%를 전력기반사업기금에서 빼서 대체 에너지 발전시설 보조금으로 쓰다가 그거 오링났다고 보조금 끊는 짓거리 하는 놈의 나라랑은 다른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위의 이미지는 몇 년전에 에너지 경제연구원에서 발전연료별로 발전 단가를 뽑아놓은 겁니다. 그런데 말이졉... 이 놈도 기술발전속도와 탄소배출권을 감안하면 숫자 자체가 아주 많이 바뀌게 됩니다. 특히 바이오가스의 경우엔 메탄가스를 원료로 하고,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20배의 온실가스라는 것 때문에 1톤을 태우면 2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한 것으로 계산해줍니다. 그거 포함하면 수력의 발전단가랑 비슷합니다.

태양광의 경우도 비슷한게... 집광식 태양광 발전시설의 경우엔 소금을 400도로 가열해 그 열을 가지고 야간에도 발전하기 때문에 효율이 꽤 높아진 상태입니다. 풍력의 경우엔 발전단가가 kwh당 3센트 수준으로까지 가고 있는 상태구요. 기술의 발전이라는 게... 일정 이상 보급되지 않으면 말짱 꽝이거든요. 그런데도 보조금 지급을 줄인 행정부가 지자체와 국민의식을 탓해요? 지금까지 한전이 전력발전사업기금 가지고 삽질하다가 날려먹은 돈이 얼마인데 3.5% 투입하던 대체에너지 발전지원을 끊어요??? 이 분들, 최근에도 네팔에서 황당한 사업을 진행하려고 MOU까지 맺었습니다. 왜 황당하냐구요? 네팔 전력청과 풍력발전설비에 대한 MOU를 맺었는데, 그 설치지역이 국립공원지역이거든요. 전세계 환경단체로부터 그렇게 배부르게 욕먹고 싶답니까? 아니면 지도도 안보고 MOU맺은 걸까요? 인도와 네팔에 대한 영문 상세지도 5만원이면 사는데 말이졉.

아니, 그나마 여기까진 나이드신 분께서 기술발전의 속도를 쫓아오지 못해 생긴 속도에 현기증을 느끼는 것이라고 인정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어렸을땐 이런거 가지고도 물어 뜯었지만, 저도 나이 좀 들었다고 '완벽한 사람'은 꿈속에서나 존재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사실 최대의 개그는 북한과 남미에 나무를 심으면 그걸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깔 수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CDM사업이라는 거이 있습니다. 의무감축 대상국가가 아닌 국가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을 경우에 줄인 배출량만큼을 의무감축국에 팔 수 있는 제도입니다. 이게 처음 도입될 당시만 하더라도 그냥 그런갑다 수준이었습니다. 왜냐... 이산화탄소 배출권 가격이 아주 낮았거든요. 2004년까지만 하더라도 톤당 5달러 수준이었고, 작년초만 하더라도 8달러였습니다. 그랬는데... 이게 작년 연말부터 40달러로 폭등을 하고 있습니다.

이거, 돈 됩니다. 돈 되는거 남들은 모르고 자기만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항상 시장으로부터 혹독한 수업을 치르게 됩니다. 실제로 CDM 거래와 관련해서 가장 앞서고 있는 나라들은 중국, 브라질, 그리고 인도거든요. 석유로 돈 좀 만진 덕택에 남미의 가난한 나라들에게 각종 지원을 펼치면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는 우고 차베스의 베네수엘라와 역시 자원으로 돈 좀 만진 덕택에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룰라의 브라질이 '조림사업'과 같은 가장 낮은 수준의 탄소 크래딧에 관심을 가질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전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CDM사업이 08년 기준으로 3500여건입니다요.

가장 압권인 놈은 HFC와 관련된 사업입니다. 냉매로 활용되는 수소불화탄소(HFC)는 이산화탄소 2만배가 넘는 온실가스입니다. 얘 1톤을 완전히 소각하면 이산화탄소 2만톤을 처리한 것으로 계산됩니다. 무려 80만달러라구요. 이런거 하는 것과 조림사업 중에서 어느 쪽을 가지고 가서 딜을 칠 때... 상대방이 어느걸 물거 같으신가요?

더 황당한 건 북한에 대한 조림사업입니다. 일단 지금 정부의 북한정부와의 갈등관계는 배제하더라도... 이거 아무리 생각해도 꿈동산의 잠꼬대입니다. 북한의 에너지난은 거의 20여년 전부터 만성화되어 있던 겁니다. 얘네들이 체르노빌형 핵발전소를 구 소련으로부터 가지고 오려고 했던 즈음부터... 난방을 제대로 못해 북한의 숲들이 없어져가기 시작했었죠. 90년대 대홍수를 겪었던 것도 산림 자체가 소멸되었기 때문에 더 피해가 컸던 것이구요. 그런 판에 거기에 나무를 가져다 심는다고 한다면 1년 동안에 얼마가 북한 주민의 땔감으로 사라질까요? 땔감으로 사라지는 것과 새로 북한의 강산을 푸르게 푸르게 하는데 심을 나무의 차이가 탄소 크래딧으로 우리나라가 인정받을 수 있는 숫자가 되는데... '그린'이 붙는 밑빠진 독에 물 붓기는 그 분들이 그렇게도 질겁을 하는 '퍼주기'가 아닌가부죠? 킁~

아니... 뭣보다 이 정부의 환경부가 지난 8월에 이런 보고서를 쓴 적이 있습니다. 이 보고서가 현실적일까요? 남미와 북한에 나무 심는게 현실적일까요?

Carbon Disclosure Project라는 것이 있습니다. 글로벌 비영리기관인 CDP는 첫 번째 전 세계 금융기관 및 기관투자가들이 '기후변화'와 관련된 투자리스크, 혹은 투자기회를 명확히 측정할 수 있도록 기업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두 번째로 전세계 상장기업의 경영진들에게 금융계와 주주가 '기후변화'가 미칠 '미래가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주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 그룹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들, 돈 한번 집어넣으면 잘 안빼는 '연기금 투자기관들'만 315개입니다. 현 정부가 그렇게 목놓아 외치는 '시장'을 통해 접근하는 방식이죠. 한국에서도 3개 단체가 연합해 CDP한국위원회를 구성했고, 작년부터 보고서를 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각하는 자신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좌표 자체를 모르니... 자신의 얇은 에너지 지식만 계속 뽀록내면서 돌아다니시는 겁니다. 2012년 의무감축국에서 빠지는 것이 목표인데... 이거 안될거라는건 삼척동자도 아는 반면, 정작 산업 부분에서 '감축할 방법 자체'를 모르고... 아니 뭣보다 '학습할 의지'자체가 없는 상태에서 시간폭탄의 숫자가 계속 줄고 있는 것은 보이니 엄한 타령을 하는거죠.

솔직히 저도 욕하는거 지겹습니다. 별루 재미두 없을 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고 잡아가는 20년전 상황이 눈 앞에서 어슬렁거리는 거, 심히 불쾌합니다. 하지만 욕만 하기 보단... 뭔가 다른 것들을 했다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네이버 메일을 이용하시는 분들, 여기 클릭해서 내용 한번 살펴보시고... 맘에 드신다면 해피빈 기부에 동참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욕만 하지 않았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말이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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