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6일 화요일

'MB의 녹색 뉴딜', 녹색 맞아요???


M본부의 <100분 토론> 400회 특집, 뭐 깨는 장면들이 한 둘이었겠습니까만... 작년 11월에 봤던 K본부의 <시사기획 쌈>, '탄소의 덫'을 꽤 충격적으로 봤기 때문인지 눈이 좀 다른 쪽에도 꽂히더군요. 바로 MB정부의 잘하고 있는 정책의 2위가 '저탄소 녹색성장'이었다는 겁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이제 탄소 시장에 대해 맛뵈기만 좀 봤다 싶은 제 입장에서 봤었을땐... 택두 없는 소린데 말이졉. 아니... <시사기획 쌈>을 다시보기로 봐도... 택두 없는 소리라는거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을 지지하신다는 분들, 요건 어케 생각들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국무회의에서 36개 사업이 포함된 '녹색 뉴딜' 사업을 확정해 발표했는데요... 말은 참 잘두 가져다 붙였습니다. '녹색', '그린', '에코'... 그게 그거인 단어들을 아무곳에나 가져다 붙였는데... 눈에 딱 걸리는 건 바로 '자전거'와 관련된 부분이었죠.

예... 저 요즘 잔차 탑니다. 뭐 10만원짜리 중고로 개비한 접이식 미니벨로긴 합니다만... 하루 평균 15km를 타고 있습니다. 거의 의체화시켜야 할 정도로 몸의 여기저기가 안 좋다보니, 도대체 총 견적이 얼마나 나오는지 궁금해 의사인 친구놈들을 찾아다녔더니만... 이 넘들이 체력부터 좀 올려놓으라고 일침을 가하더군요. --;; 지금 체력으론 수영도 제대로 하기 힘드니 자전거부터 타라는 말에 암소리 못하고 며칠간 중고 장터에 잠복해서 Alton의 미니벨로 하나를 중고로 샀습니다.

길바닥의 요철이 바로 엉덩이로 전달되는게 미니벨로입니다만... 서울은 자전거 타기에 나쁜 도시가 아닙니다. 아니... 한강을 축으로 각 지천과의 연결이 대단히 잘되어 있는 도시죠. 후배넘에게 얹혀 지낼때 MTB 좀 탔을때도 느꼈던 겁니다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구요.

그런데 이 많은 자전거들의 대부분은 '출퇴근용'이 아닙니다. 이산화탄소 배출에 있어서 30%가 수송부분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 그리고 대한민국의 산업구조상 이산화탄소 감축 여력이 아주 낮다는 것까지 감안한다면 티끌모아 태산을 만드는 방식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동네 마다 여러 곳이 있는 치킨집에서 나오는 폐식용유를 바이오 디젤이나 에탄올로 회수하는 것 같은... 형태로 말이졉.

그런데... 어제 발표된 건 좀 깹니다.

4대강을 따라 모두 1300Km에 달하는 자전거 도로 건설, 전국 해안선을 따라 모두 3114Km에 이르는 자전거 도로 건설, 그리고 '자전거 급행도로'도 시범사업으로 실시할거라네요.

자전거로 출퇴근을 안하는 이유는 자전거로만 출퇴근하면 출근 했을 때 '씻을 곳'이 없다는 것이 하나고, 마을버스나 순환버스로 이동할 수 있는, 그래서 자전거를 이용하기 좋은 거리는 자전거타고, 먼 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어렵다는 것 때문에 안하고 있는 겁니다.

자전거 이용율을 높이려면 지하철에 자전거 전용칸(이거 독일 등에서 하고 있습니다)을 만들어주고, 역사 안에 자전거를 가지고 쉽게 오고갈 수 있도록 하는 정도만 하더라도... 프랑스에서 지금 하고 있는 시영 자전거 임대업보다 훨씬 더 효과를 볼 수 있단 말이죠. 그런데... 그런건 없고... 4대강을 레저용으로만 타는 도로를 만든다? 거기다 '급행도로'라뇨? 자전거 잘타는 사람이 낼 수 있는 속도가 30km정도입니다요. 거기다 디스크 브레이크가 아니라면 비오는 날엔 제동하기도 좀 난감해지는게 자전거란 말이졉. 근데 무슨 급행이요...?

복합형 태양광 시설을 이용해 씻을 수 있는 시설과 대중교통 시설을 이용하기 쉽도록 만드는데에 소요될 예산, 거기다 이게 길 닦는 것보다 고용인력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까지 있다는 걸 감안하면... '환경'이 목표인지 길 닦는게 목표인건지가 까리하지 않나요? 아니... 대도시에서 자전거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길 안내를 위한 지도를 만드는게 '급행도로'보다 싸게 먹히지 않을까요?

효율성이 감안되지 않은 계획이라는 거. 이제 자전거 타기 시작한(MTB쪽의 경우엔 북한산을 자전거로 완샷 할 수 있어야 '좀 탄다'는 이야기 듣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뭐... 전 이제 기는 수준이죠) 놈의 눈에도 확~ 들어오는 건데... 이게 '기존의 성장정책에서 포장만 바꾼 게 아니다'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봐도... 전 오늘 경향신문의 이 만평인거 같은데용?


ps. 아... 혹시 뚜르드프랑스를 본딴 국제 자전거 대회 유치용일 수는 있을거 같습니다. 전국민 자전거 도사 만들기 프로젝트라면 4대강에 1천키로가 넘는 코스를 만들고 해안가를 따라서 3114km의 도로를 만드는 것도 그런 맥락이라면 이해해드릴 수 있죠. 더군다나 자전거 급행도로도 시범사업으로 하시겠다니 일반인들도 시속 30km/h 이상으로 잔차를 달릴 수 있도록 해주시겠다는... 근데 이렇게 해석을 해드리려고 해도... 제 짱구로는 꿈동산의 잠꼬대 같거든요??

댓글 3개:

  1. trackback from: "녹색성장이 골프장 개발은 아니잖아요?"
    "녹색성장이 골프장 개발은 아니잖아요?" 계양산 골프장 반대 릴레이 99일차 단식농성, 내일 100일차 삼보일배 및 걷기대회 열어... 지난 10월 1일부터 각계각층의 인천 시민들이 계양산 하느재고개 쉼터 앞에서 벌인 '계양산 롯데골프장 반대, 시민공원 조성 촉구 릴레이 1차 단식농성'이 내일(8일)로 100일을 맞는다. 이에 계양산골프장저지및시민자연공원추진인천시민위원회(이하 시민위원회)와 100일 릴레이 농성참여자들은 내일 오전 11시 계양산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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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난 어떻게든 삽질은 하고 싶을 뿐이고 국민은 반대를 하고 있을 뿐이고... 아 저도 자전거도로 3000km만든다는 기사보고 역시 그 분의 삽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구나라는 걸 느낄수 있었죠... 연인원 만명은 이용하려나...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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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식고 - 2009/01/08 14:43
    미국에 계시는 은평구민의 개인 놀이터라고 봐도 뭐... 별루 틀리지 않을 겁니다. 쩝... 근데 이렇게 답글 폭탄을 남겨주시면 저 같이 게으름뱅이는 포스팅보다 답글 달다 하루 그냥 지나가게 됩니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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