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베드카르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인도라는 나라가 그래도 '나라 꼴'이 되도록 만든 인도 건국의 아버지들 중 한 분이며... 무엇보다 인도 헌법의 아버지 되겠습니다(이 분의 이력이 궁금하시다는 분들은 위의 검색창을 이용하시면 되겠습니다)
불가촉 천민 출신인 이 분은 가뭄임에도 상층 카스트들이 물도 같이 쓰지 못하게 하자... 뭄바이의 어느 저수지로 일단의 불가촉 천민들을 끌고 가서 물을 마시는 집회를 열어버렸답니다.
버러지보다도 못한 쟤네가 설마...라고 보고만 있다가 허를 찔린 브라만들, 긴급 카스트 대회가 조직되고 당해 저수지는 브라만 사제들에 의해 '정화'의식이 거행됩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 '정화의식에 사용된 도구'가... 좀 깹니다.
'불가촉 천민'들의 '진입'등으로 '오염'된 저수지를 '정화'하기 위해 사용된 도구는 '하얀 소의 똥'이었거든요.
신성한 하얀 소의 똥... 으흠...
자...반 세기 뒤의 대한민국으로 돌아와서...
요즘엔 참 '수사'라는 단어에도 다양한 형태의 용례들이 생기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용산참사를 수사하고 계시는 검찰들께선 용역들이 옥상으로 진입하는 층에 없었기 때문에 '용역과 경찰은 공동작전을 펼친것이 아니다'라는 참 형이상학적인 발언을 하시더군요. 뭐 '성공한 쿠테타는 쿠테타가 아니다'라는 말에 버금가는 문지방에 좆 낑구는 소리라 하겠습니다.
이것도 넘어서 검찰이 전철연의 자금추적에 들어갔다는 이야길 들으니... '불가촉 천민에 의해 오염된 저수지를 정화하기 위해 소똥을 저수지에 집어넣는 브라만'들의 진지한 모습이 자꾸 오버랩되더군요.
불가촉 천민들의 위생상태가 아무리 불량하다 하더라도 소똥과는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은데... 위생학적인 측면에서의 '소독'이 아니라... 본인들의 사회통념상의 신념을 위한 '정화'이기 때문에 그런 코미디를 참으로 진지하게 벌였듯, 대한민국 검찰도 비슷하게 진지한 코미디를 벌이고 계시니 말입니다.
인도의 브라만들은 소똥으로 정화의식을 진행하면서 인도의 인권을 소똥에 파묻어버렸다는 사실을... 끝까지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아마 대한민국의 검찰도 참 독특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공권력을 발가락의 때' 쯤 취급되도록 만들었다는 사실을 끝까지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뭐... 그래도 그 브라만들 아직도 버팅기고 있고(암베드카르는 결국 불교로 개종했거든요), 그 덕에 인도는 아직도 계급과 종교로 인한 테러가 심심찮게 터지고 있습니다. 1인당 GDP가 25배쯤 높았던(리만브라더스가 좀 많이 까드셨거든요) 나라는 다양한 부분에서 20년 전으로 돌아가고 있죠. 하지만... 공권력의 권위를 시궁창에 처박은 검찰의 이번 수사... 두고 두고 길이 기억되어야 할 겁니다.
ps. 자꾸 재개발 보상금이 어쩌구 하면서, 철거 대상이 된 시민들이 보상금을 노리는 이들이라는 둥의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 분들에게 이 영화를 시청각 교재로 추천해드립니다. 참고로 묘한 매력이 있는 이 여주인공의 언니는 Bones라는 드라마 시리즈의 히로인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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