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일 월요일

대한민국 좌파와 우파의 공동전선, 문화예술

좌우 구분을 전라도와 경상도로 나누는 참 형이상학적인 정치지형도를 그리는 분들이 워낙 많은지라 이런 말을 쓰는게 맞는가 싶긴 합니다만... 싸우면서 닮는다고... 실제로 닮은 구석들이 꽤 많은게 현실입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양쪽 다 문화예술과 관련해선 상당히 적대적인 노선을 가진 분들이 많다는 겁니다. 왼쪽의 똘끼 충만한 분들은 '싸우기 바쁜 판에 무슨 문화예술이냐'라고 일갈하고, 대한민국산 예쑤님의 성령을 받드는 오른쪽의 똘끼 충만한 분들도 '먹고사니즘'을 이야기하거든요. 뭐 이 분들이 가끔 '문화예술'을 언급할 때가 있긴 한데... 그건 '관련 공연시설의 건축'을 의미하지... 그 '건물'안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선 관심 없거든요.

사실 대한민구에서 오른쪽에 포진한 분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은 딱 둘만 보면 됩니다. 하나는 각하, 또 하나는 삼성.

2006년 열린우리당의 시장후보로 강금실 장관이 나왔을때... 당시 시장이던 각하, 요런 과의 말씀을 하셨더랬죠.

"서울시 공무원들 춤은 좀 추겠네"

뭐 마파도2에서의 장년 여배우들을 두고 한 말씀도 만만찮습니다만.

그럼 삼성은 뭐가 문제냐구요?

ㅎ... 작년 여름에 삼성 미술관 리움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건물 디자인부터 제 할말을 잃게 만들더군요. 미니멀리즘은 사실 '자뻑'과 '독선'으로 읽힐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디자인입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이 일종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만들었다고 하는 건물의 디자인을 이렇게 하는게 '현명한 것'이었을까요?

거기다... 전시실 안에서 빛의 반사 때문에 전시물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지점들이 존재하더라는 것, 디스플레이가 맥락 없이 전시물의 가격 위주로 된 것에 가깝다는 것 등으로 가면 거의 좌절 수준입니다.

그럼 왼쪽은 낫냐... 조까라 되겠습니다.

목수정씨가 변듣보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변듣보의 삶의 목적 자체가 욕을 쳐듣더라도 인구에 회자만 되면 된다는 건데... 그걸 맞춰주신 것에 대해선 저도 유감입니다. 하지만 댓글들 중에 하나가 '현실과 유리된 문화예술' 운운...하는 걸 보니 바로 꼭지가 돌았습니다.

그 댓글 단 ㅆㅂ넘은 우고 차베스가 왜 El Sistema에 피 같은 베네수엘라 국민의 돈을 쓰는지 이해할까요? 다분히 부르조아틱한 이 관현악이 아이들의 뇌 발달 뿐만 아니라 '협력의 아름다움'을 몸으로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거... 이해나 할까요?

근데 말이졉... 8, 90년대의 사회과학 이론가들(친구넘은 염소수염이라는 말로 조롱합니다만)은 지금 뭐하는지 몰라도... 그 당시에 딴따라라고 개무시당했던, 그리고 심지언 조직에서도 짤렸던 진중권과 김규항이 살아남은 좌파 필자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모르겠습니다. 뭐 하는 꼬라지로 봐서 저런 식의 댓글 달고 댕기는 넘은 대중성이 제로에 수렴하는 지네들끼리들 중에서 한 넘을 영웅취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만...

똘끼 충만한 양극단의 사람들을 보면... 문화예술이 이들의 공공의 적이라는 느낌... 저만 드는 걸까요?

댓글 9개:

  1. trackback from: 자일의 생각
    "미니멀리즘은 사실 '자뻑'과 '독선'으로 읽힐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디자인입니다." 흠흠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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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현실과 유리된 문화예술' 운운하는 댓글이 지금은 지워졌나 봅니다. 원래 댓글이 어떻기에 사무엘님이 화를 내시는 건지 모르겠으나, 제 짐작이 맞다면...



    뭐 그냥 조용히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빵과 장미> DVD를 살포시 들이미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는 듯합니다. 그 켄 로치가 어떻게 영국 프리시네마, 뉴웨이브의 전통을 이으며 '미학적으로' 성과를 거두었는지, 기실 문화예술에 대한 부르주아의 전유를 오히려 뺏어오는 것이 얼마나 혁명적일 수 있는지 등등에 대해 떠드는 건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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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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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rearview - 2009/02/03 17:56
    사실 똘끼 충만한 단무지들이야 정치적인 입장과는 상관없이 관찰할 수 있는 존재들이라는거... 두말하면 입 아픈 이야기지만... 최근에 음악과 관련해서 여러가지 고민들을 하는 판에 그런 댓글 하나가 눈에 띄니 열이 화악~ 하고 올라가버리더라구요. 안 그래도 열 받는 일들 많은 판에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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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까꽁폭풍 - 2009/02/03 10:09
    눼... 지가 쫌 예민했심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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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Anonymous - 2009/02/03 17:56
    어이쿠... 오래간만이십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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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Samuel S. - 2009/02/03 19:09
    영화블로그에 최근 보다 존 모 영화에 대한 글을 쓰며 '똘끼충만'이라는 어휘를 썼었어요.(아직 공개 전입니다) 여기서 새삼 다시 보니 참 느낌이 묘하네요.;;;



    하여간, 네, 좌를 가나 우를 가나 똘들은 있기 마련이죠.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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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rearview - 2009/02/03 17:56
    근데... 생각해보니... 다시 담배 끊은 것의 여파가 좀 있긴 한거 같아요. 별 것 아닌 것일 수도 있는데 버럭~하게 되니 말입니다. 이제 뭐 3주차 만료되고 있으니 갈길 멀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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