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4일 수요일

사이버 모독죄와 닌텐도

낮에 프레시안을 읽다가 이 기사를 보고 뿜었습니다. 벙커 밖으로 나와서 햇볕 좀 보면서 정신이나 차렸나 싶었는데... 뜬금없이 "닌텐도가 잘 팔린다는데 그런거 좀 만들어서 팔지..."라고 했다는거죠.

IT가 일자리를 줄이는 주범이라고 할 때는 언제고... 게임은 IT가 아니라 뭐 다른 산업의 하위개념인가 봅니다.

암튼, 겜업계 종사자들은 오늘 저 옥음을 듣고 하루종일 고혈압에 시달렸을텐데... 란 생각을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하나 올라왔더군요.

대충 이런 반응들이랍니다.

코카콜라 같은 음료수 만들어라. 전 세계 어디가도 그거 안 파는 가게 없더라.
질레트 같은 면도기 만들어라. 전 세계 남자들 중 그거 안 쓰는 사람 없더라.
제록스 같은 복사기 만들어라. 전 세계 사무실 그거 안 쓰는 데 없더라.
윈도우 같은 운영체제 만들어라. 전 세계 PC에 그거 안 쓰는 PC 없더라.


백지영씨의 '입술을 주고'가 19금 판정을 받았다는 뉴스가 동시에 뜨는 날... 이런 거 보면 참 우습지도 않은거죠.

본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본인들이 무슨 정책을 어떻게 펼치고 있는지 단 0.1초도 생각을 하지 않는 분들에게 길게 말을 하는거 자체가 저만 피곤할 뿐이라는 거... 잘 압니다만... 올라가는 혈압을 막을 방법이 없으니 글을 또 쓰게 됩니다요.

한류가 아시아 대중 문화의 한 흐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시아에서 가장 시민의 권리가 보장된 국가들 중에 하나였다는 것과 경제규모 덕택이었습니다. 돈 있으니까 비싼거 만들 수 있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니까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나왔던거죠. 그런데 1년도 안된 시간동안에 표현의 자유는 20년 전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다들 하는데 우리도 개발해보지... 와 같이 욕 처먹어 싼 소리나 늘어놓지 말고... 귀꾸멍이나 좀 열어놓고 듣기 싫어도 욕하는거 냅두는게 게임산업 발전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거. 이해는 할까요? 마린의 담배에 시비를 거는 청소년보호법이 10년전에 있었다면 미국 드라마에서 소품으로 리지니의 포스터가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었을까요?

쥐박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일단 검색해서 캡쳐해놓고 계신다는 분들의 뇌회로도를 감안하면 택두 없을 거라고 봅니다.

뭐... 가처분 소득이 없어서, 소비를 할 수 없어서 내수가 급속도로 축소되고 있는 걸... 그걸 가속화하는 법안으로 내수경기 진작을 하겠다는 참 당황스러운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니... 뭐가 불가능하겠습니까. 테트리스도 KGB의 감시가 시퍼렇게 살아있던 소련에서 개발되긴 했죠. 그 돈은 다른 놈들이 챙겨갔지만.

혹시... 그런 식으로 개발하라는 걸까요? 남의 나라를 위한 자원봉사 모드 말입니다. 쩝...


 

댓글 3개:

  1. 뭔가 깊게 생각하고 멀리 보진 못하고

    그냥 무조건 만들고 보자는 삽질 마인드의 대가이시죠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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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r.Met - 2009/02/04 21:06
    아나운서들의 표현을 빌자면 유머와 다큐가 한 문장에 같이 들어간 발화들이 많은거죠. 뭐 어차피 자기 말을 듣는 사람들은 '옥음'으로 반응할꺼고, 안 찍은 사람들이 열받는건 신경쓸 일이 아닐테니 말입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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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우리도 닌텐도 같은것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오늘 링블로그에 올라온 포스트를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현재 IT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피똥싸며 일하고 있는것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이번 땅박의 발언은 IT업종 종사자분들에게 그렇게 나쁜표현이었나?? 지금 그분들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만큼 땅박님의 표현을 왜곡해서 듣고있는지 알 수 있다. 땅박분 말씀 - "닌텐도 게임기 같은 것을 초등학생들이 많이 가지고 있고 한명이 사면 따라사고 한다고 하더라"며 "이런 것들을 개발해볼 수 없겠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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