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자가 뭔가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을때 가장 쓰기 좋은 수단은 무엇일까요? 직딩 생활이 좀 되는 분들은 금방 답 나올겁니다. 전임자를 까는거죠. 하지만 이것도 인수인계과정을 법적 지위로 보장된 곳에서 벌인다고 한다면 좋은 이야기 하기 참 거시기 합니다.
오늘도 각하께선 "아직도 야당생활하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하시더군요. 컴터가 포맷되어 들어왔다고, 그래서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뭐 그러시면서 하신 말씀인데... 아래의 짤방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미국 드라마 West Wing의 7번째 시리즈의 마지막 에피소드의 시작에 나오는 장면이죠. 부통령의 비서실장이자 시즌 6에선 자쉬와 치열한 선거전을 벌였던 Will Bailey(Joshua Malina 분)의 컴터에 붙어 있는 내용입니다. 기록물 보관소 등의 아카이브로 모든 내용이 저장되었음이라고 쪽지가 붙어 있죠...
뭐 컴터 화면은 켜지지 않냐구요? 켜지죠. 근데 민간기업에서 활동하신 분들이 없어서 그런지, 전임자 다음으로 후임이 되었던 적이 없는 분들만 청와대에 계시는거 같더군요.
원래 퇴사하기 전엔 회사에서의 각종 문서들을 정리하고, 인수인계를 위해 페이퍼를 작성하며... 인수 인계를 완료한 다음에는 컴터를 포맷하고 윈도와 필수 어플리케이션만 딸랑 남겨주는 법입니다. 저 역시 몇 번 회사를 옮기면서 이걸 했었고, 업무의 특성상 회사 서버와 관련된 내용이 있었을 경우엔 아예 메뉴얼로 만들어서 줬었습니다.
그런데... 청와대에서 준 메뉴얼이 대단하다고 호평 일색을 늘어놓던 신문들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더군요. 노통은 자신감있게 넘겨줬다는 내용들이 정작 필요있는 것들은 별루 없었다는 기사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합니다.
글쎄요...? 그런데 기사 내용에서도 나오는 겁니다만... 오린쥐 위원장님께서 전화비를 얼마를 낮추네 뭐네 그러면서 삽질을 하시는 동안, 정작 필요한 자료들은 다 확보하고 있으니 안 받겠다고 했다는군요.
이건... 자세의 문제에 앞서 10년 전에 IMF로 절딴 났던 나라를 그 대로 인수받은 것이라고 착각했던 그 분들의 잘못이지... 넘겨준 사람들의 잘못으로 보긴 좀 어려운 것 아닌가요? 아무리 특권이라고 하더라도... 이게 몇 번 반복되게 되면 일반 직딩들은 '업무능력'에 대해 가혹한 평가를 받음은 물론이고, 까딱 잘못하다간 그 회사 명의의 의료보험증을 생각한 것보다 빨리 반납하게 되는 수도 있는데... 청와대는 그렇지 않는가봅니다.
참... 5년간 얼마나 더 많은 핑계거리들이 필요할지... 참 기대해마지 않는 바입니다.
각하, 며칠 동안은 그런 식의 핑계를 대는 것도 가능하긴 하지만 말이죠... 이거 좀 길게 하시면 추해보일 뿐만 아니라... 업무능력을 의심하게 된답니다. 그거 원하세요? 엔간하면 그만 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