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은 철거민들의 시위에 대해 "도심 테러 성격이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경찰과 검찰이 쌍으로 개그를 하시는 동안, 정치권이 빠질 수는 없겠죠.
장의원 말씀을 그대로 풀면 철거에 항의하며 농성에 참여했던 이들은 '테러리스트적 성격을 가진 분'들일 겁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번에 돌아가신 분들, 엄밀히 이야기하면 한국사회에서 중산층으로 분류되어야 할 분들입니다.
경향신문의 이 기사에서 보듯, 인테리어 비용 3억원을 들여서 호프집을 운영하다 몇 달만에 평당 300만원 쳐줄 테니 가게 빼라는 통보를 받았던 부자, 그리고 일식요리사로 30년을 살아온 이들이 이번에 사망한 분들입니다.
호프집 주인, 일식집 주인... 적게 버는 사람들 아닙니다. 불경기라 손님이 이전보다 많이 줄었겠지만, 그래도 좀 먹고 살만했던 사람들이었다구요. 이런 사람들에게 터무니없는 이주비를 던져주고 쫓아내면... 중산층이 순간에 도시빈민되는 겁니다.
재개발조합의 이런 횡포를 두고 관할구청인 용산구청은 "떼법은 용납할 수 없다" 등등의 개소릴 늘어놓고 있었죠. 관할구청이 '행정조정'을 방기하는 동안에 이들의 분노는 쌓여갔던 것이고... 결국은 그게 점거로 이어졌던 겁니다.
정상적인 정치의식을 가진 나라라면, 중산층이 도시형 테러리스트가 되었다고 한다면 정치인들은 반성부터 합니다. 그런데... 테러리스트였기 때문에 진압했다는 말을 하는게... 이게 개념이 있는 분이 하실 소리랍니까? 그것도 도대체 메뉴얼을 지킨 진압이었는지 의심하게 되는 판국에... 희생자들을 모욕하는 언행을 한다는건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 분들이 너무 솔직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민은 물론이고 중산층까지 파괴해가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의 이익에 워낙 충실하신 분들이니까 그런 것일 수도 있겠죠. 만인에 대해 평등해야 할 법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만명을 위한 법을 만드는 분들이라는, 그리고 그 만명의 이해를 위해 행정기관이 종사하며, 공권력 역시 그렇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데... 그걸 하지 못해서 엄한 이야길 하는게 아닐까요?
뭐 지난 1년여간, 이 분들에게 '반성'이라는 것을 기대하거나... 혹은 '인권의식' 같은 것을 기대해선 안된다는 것을 참 몸으로 배웠던 기간입니다. 그리고 이젠 자신들이 누구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지 온 몸으로 보여주고 계시더군요.
그래서 묻게 되는 건... 딱 하나입니다. 또 이 분들 찍으실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