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곳이 인도 비하르주의 보드가야입니다. 이 보드가야에서 카메라 들고 돌아다니다가 찍은 사진들 중에 하나를 보여드리고 이야기를 시작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 Samuel, S.
어떤 느낌 드시나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인도가 국가 GDP로 우리를 추월하기 시작했던 것은 2007년, 2008년 무렵입니다. 저 사진을 찍은 곳은 인도에서도 가장 가난하다고 하는 지역이죠. 인도의 상업 중심지, 그리고 작년 말에 테러가 터졌던 뭄바이로 가면 삐까뻔쩍합니다. 아래 사진 보십셔. 어구 정리하는 어부 앞으로 건물들 안 보이시나요?
사진, Samuel, S.
그런데... 딱 저 정도 수준인 도시가 수도인 나라가 있습니다. 인도 옆나라, 방글라데시입니다.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 인구가 1천만이 넘는 도시입니다만, 사회 기간 인프라시설은 인도에서도 가장 가난하다고 하는 도시 수준이라는 거죠.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쓰레기 문제입니다. 아니 뭐 하나 문제가 아닌 것은 없지만, 쓰레기 수거의 문제는 위생의 문제가 되기 때문이죠. 상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안 된 곳에서 쓰레기까지 쌓이면 식수를 비롯해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들이 오염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Oxford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했던 두 방글라데시인들은 이 문제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1995년부터 시작했었답니다. Maqsood Sinha와 Iftekhar Enayetullah가 이 두 주인공인데요... 이들은 1995년에 Waste Concern이라는 기구를 설립하고, 다카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이 주목했던 것은 다카의 쓰레기 80%가 유기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방글라데시는 더운 나라죠. 유기물 쓰레기를 분리해서 배출하면 그걸 수거해 쌓아두고 발효촉진을 시키면 바로 비료가 되는겁니다. 10톤의 유기 쓰레기를 가지고 2.5톤의 퇴비를 만들 수 있는거죠.
그리고 이렇게 생산된 퇴비는 톤당 약 60USD정도에 팔려나갑니다. 이 시스템이 돌아가기 위한 몇 가지 당근들이 있습니다. 유기성 쓰레기를 잘 분리해서 배출하는 것만으로 한 가구당 얼마의 인센티브가 주어지고 있는거죠. 가장 압권인건... 이건 정말 카레가 주식인 분들만 가능한 엽기적인 사고체계에서나 가능한 건데요... '폐기물을 자원화했으니 이산화탄소를 감축한거다. CER내놔라'라고 UNDP를 친거죠. 그리고 UNDP는 이걸 인정했구요.
이들이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먼저 아래와 같은 통으로 각 가정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합니다. 뭐 시장통의 경우엔 쓰레기 인부가 이걸 직접 수거하기도 합니다.
사진 Lisa Schroeder
사진, Samuel, S.
그 다음, 이걸 바로 위의 사진과 같은 싸이클 릭샤를 이용해 아래와 같은 퇴비화 작업장으로 옮기는 겁니다.
발효된 퇴비는 50kg짜리 푸대에 담겨 농민들에게 넘기게 되구요. 수거할 수 있는 유기성 폐기물들을 이렇게 처리하고 난 나머지의 쓰레기는 위생매립지에 매립을 하게 됩니다.
사진, Lisa Schroeder
위의 이미지는 위생 매립지를 만드는 법인데요... 아무래도 우리처럼 저렇게 복잡하게 하진 못하고 조금 단순화된 형태, 그것도 기존에 마구잡이로 매립되던 것을 조금씩 조금씩 위생 매립지와 비슷한 모양을 만들어갔더군요. 거기에 작은 매립지 가스 발전시설을 네덜란드의 자본을 끌어들여 짓기로 했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실 유기성 폐기물들이 분리수거됨으로서 나머지 쓰레기들도 자원화하기 용이한 형태로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값싼 형태를 선택했기 때문에 이들이 이걸 매립하고 있는거지... 별도의 자원화설비까지 감안한다고 한다면 더 훌륭한 재생에너지원이 될 수도 있는거죠.
가면 우울증 생긴다는 방글라데시에서 일을 이렇게 하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도 이런 형태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살기 팍팍한 요즘, 다시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희망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