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리스 오블리제? 그게 뭐에용?
2008년 11월 13일 목요일
2008년 11월 7일 금요일
환풍구 발전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
최근 1~2주 동안에 다양한 사람들을 구경했었습니다. 뭐 구경만 했으면 뭐 그렇게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을텐데, '구경할 필요가 없는' 분들도 무심코 비슷한 방식으로 대하는 바람에 쬐끔 일이 꼬였습니다. 좀 성급했던 것도 있고... 뭐 암튼...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 눈 흘기는 형태로 일을 하는 바람에 고스란히 수습의 책임이 떨어진 셈이죠. 수습하려니 스트레스 만빵입니다.
그런데... 스트레스 풀이... 로는 좀 그렇고, 다른 분들은 요즘 같은 상태에서 뭔 이야기들을 하고 있나...를 보려고 거의 일주일만에 RSS리더를 함 돌렸더니... 좀 재미있는게 걸리더군요. 뭐 오바마 당선 확정 이후에 불난 호떡집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긴 합니다만, 다만 그게 10년이 넘은 개그의 반복에 가깝다보니 별걸 다 기억하는 넘의 입장에선 신선도가 좀 많이 떨어집니다. 뭔 이야기인지 모르시겠다는 분들은 이 기사와 한겨레21 307호 쾌도난담에서 당시 전임 대통령 각하의 이 말씀을 같이 읽어보시면 될 겁니다.
사실 이 10년 묵은 개그의 리플레이보단 이 기사를 둘러싼 공돌이들와 문과의 사이버 대전이 훨씬 더 흥미진진하더군요. 더군다나 이 사건의 발단이 공돌이들이 꽤 많을만한 곳에서 나왔으니 만큼 평소에 문과들에게 사정없이 자존심 긁히는 일이 많았던 전국의 공돌이들이 거의 일치단결을 했더군요.
문제의 사단은 어떤 경우에서든 생산 가능한 에너지는 투입총량보다 적을 수 밖에 없다는 열역학 제2법칙(뭐든지 정리해놓은 말들은 이렇게 쉽게 안 풉니다. 대신 이렇게 정의를 해놓죠. "어떤 과정이 자발적으로 일어나려면 우주의 엔트로피는 증가해야 한다.")에 감히 도전하겠다는 것을 공돌이들이 발견하면서 부터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지하철은 '전기'로 달리죠? 그런데 지하철의 환풍구는 지하철 운행시 발생되는 기압차로 작동합니다. 그런데... 환풍구 앞에 뭘 달게 되면 당삼하게 이게 빠져나가는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게 됩니다. 애초에 환풍구의 바람 자체가 지하철이 달리면서 발생하는 기압차이 때문인데 100만큼 빠져나가던 바람이 중간에 그 에너지를 가로채겠다고 뭐가 하나 달리면 100이 빠져나갈리 만무하죠?
두 번째는 이전에 공기를 밀면서 나갈때보다 더 좁아진 터널로 공기를 밀어넣게 되니... 지하철은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고산증을 확실히 겪는 높이로 올라가면 그만큼 공기밀도가 낮기 때문에 공을 차면 지상에서보다 더 멀리 나가죠... 이 반대의 현상이 생긴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 지하철 역사 내의 공기는 더 나빠지고... 그 바람을 생산하기 위해 지하철은 더 많은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달릴 수 밖에 없다... 요게 공돌이들의 결론되겠습니다.
평소에 문학이든 패션이든, 사회학이든... 나랑 관계없다고 생각했던 건 아무것도 몰라~라고 하던 공돌이들 입장에서... 택두 없는 기사가 실렸으니 일단 기자가 도마에 올라서 포로 떠졌습니다. 그런데두 이걸 시공하겠다는 회사는... 이러고 계시더군요. 쩝~
그런데... 문제는 별 생각 없던 문과들이 이공계가 십자포화를 날리는 사격선 안으로 별 생각 없이 들어왔던 겁니다. 평소에 문과들에게 쌓인게 많은 공돌이들~ 아싸 걸렸다 하곤 평소에 쌓였던 것들까지 신나게 풀어버렸죠. 그게 사선이었는지 모르면서 들어갔던 문과생들... 어느 순간부터는 인격적인 모독감을 느끼기 시작했으나... 뭐 이번 판에서의 승리는 택두 없어 보입니다.
그것보다... 이 친구들의 뇌회로도나 좀 더 이해해주시는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과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이과가 세상을 보는 방식은 아주 많이 다릅니다. 문과들은 이공계가 마치 '딱 떨어지는 답'을 가지고 놀거라고 예단하지만... 원래 이공계적 마인드로 보자면 자연현상을 이학적으로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오차는 가지고 있기 마련이고, 그 오차를 단계적으로 줄여가는 것이 기본입니다.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문과에 비해 훨씬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있게 이야기할때는 좀 단호한 편이라 오해의 소지가 많은 발화법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뭐... 모든 공돌이들이 이 바운더리에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전에 부군의 회사로 합류한 윤송이씨만 하더라도 클래식, 미술은 물론이고 방대한 상식을 가지고도 정말 깔끔하고 단순한 수식으로 사람들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들을 풀어내는 분이거든요. 지금의 공돌이들이 그 모양인건... 고등학교때 예술 관련 과목들을 모두 축출해버리는 지금의 교육시스템 때문이죠.
뭐 그래도 시청각 교제가 좀 필요하다 싶으시면... 미국드라마 중에서 <Big Bang Theory>를 추천해드립니다. 공대애들 그러고 놉니다. --;
아... 그러는 니 포지션은 어디냐는 질문이 이 즈음에 나오겠군요. 눼... 저 문과 분위기가 좀 많이 풍기긴 합니다만... 이과입니다. ^^;; 수학과 나왔고, 제 뇌회로도 2비트가 좀 많이 반복될 뿐이죠.
그리고 지금까지 대체로 해왔던 일들은 저 공돌이들을 어떻게 배치해서 돈을 벌어볼까였고... MBA없는 공돌이가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면 회사 좆됀다는게 기본적인 입장이기도 합니다.
왜냐구요? 대운하 논란과정에서 어느 공학 교수님께서 그 실예를 한번 보여주셨거든요. 운하를 터널로 파는게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논증하신 분 말입니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도 사실은 기술발전이 더 많이 되어 있는 관계루다... 정말 SF같은 것들을 제외하곤 불가능한 것들이 몇 가지 없긴 합니다. 문젠 이게 '흑자 구조'냐...'적자 구조'냐...라는 거잖아요? 이 정도면 뭔 뜻인지 OK?
2008년 11월 5일 수요일
빤히 보이는 글로벌 호구의 미래... 대안이 있긴 할까요?
<초난감 기업의 조건>을 읽으면서 뒤통수 한방 맞았다 싶었던 것은 업계의 역사에 대해 살펴보라는 부분이었습니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미래를 바꿀 수 없다는 이야기... 사실은 너무 많이 잊어버리고 사는 부분이 아닐까요?
오바마 연방상원의원이 대통령 당선인의 신분이 되면서 여러 매체에서 여러 집단들의 반응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아전인수격인 해석들이 워낙 많아서 읽으면서도 코웃음만 나오더군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칭 보수 논객'들의 '오바마는 좌파가 아니다'라는 궤변입니다.
뭐 그 분들의 뇌상태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만큼 시간낭비도 없을 겁니다. 인터넷에선 이미 충분히 돌았으니 더 이상의 이야기를 하는건 자원낭비일 겁니다.
다만... 북미관계가 변화됨에 따라...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몇 가지는 이 분들께서 보여주신 지금까지의 행태를 보면 추정가능하다고 봅니다.
1차 북핵위기는 북한의 압승으로 끝났죠. NPT를 탈퇴하고 독자적인 핵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모션을 참 오랫동안 단계적으로 나눠서 진행했었습니다. 이걸 말리기 위해 북한에게 안겨줬던 것은 이른바 '한국형 경수로'와 그 건설기간 동안에 미국이 중유를 제공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제대로 진행이 안되다가 뜬금없이 HEUP이야기가 나오고, 이게 마카오의 코딱지만한 은행으로 파급되면서 결국은 북한은 핵실험까지 하는 단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1차 북핵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그렇게도 원하는 북미수교까지 고려되었으나... 부시가 들어오면서 몽땅 다 뒤집혔었죠...
1차 북핵위기의 해법 자체가 완전히 뒤집혀졌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다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 같은데... 당시 경수로 건설비용은 우리와 일본이 떠안았었습니다. 일본 입장에선 별 의미가 없는 곳에 돈 쓴다고 열 받아있던 차에... '납치문제'를 들고 나올 수 있었고, 이걸 참 다양한 카드로 활용하고 있죠.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어떻게 된다고 하더라도... 빠질 수 없는 부분은... '비용'이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 비용의 문제는 지금까지 청와대가 보여준 행보를 감안하자면 1차 북핵위기보다 더 골때리는 형태로 해결될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은 절대적으로 SOC가 부족한 나라입니다. 거기다 이 나라가 다른 나라의 돈을 끌어들여 이걸 개발하는 과정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대체로 BOT와 비슷한 형태일 가능성이 높죠. 하지만 이것들 중에서... 북한의 주변국들에게 경제적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몫이 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철도의 경우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경원선과 경의선을 챙겨갈 겁니다. 건설을 자기들이 할 것인 만큼... 통과비용은 자기들은 무료에 가까운 수준이 될 것이고... 우리가 보내는 건 통과료에 철도 이용료까지 합산되는 형태가 되겠죠.
더 열받는건... 이 과정에서 경제적 실익이 불분명한 형태의 비용들은 대부분을 우리가 부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미국, 1차 북핵위기 당시에도 돈 거의 안 썼습니다. 일본이야 북미수교를 전후해 북일수교를 하게 되겠지만... 경제적 실익이 불분명한 부분에서는 '납치문제'를 전가의 보도로 활용할 겁니다. 거기다 북일수교를 하면서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일종의 보상금을 우리에게 줬던 방식으로 쓸 거라는거야... 안봐도 비디오죠. 북한경제를 일본에 종속시키는 형태를 만들기 위해 애쓸거라는 것도... 물어보나 마나겠죠.
국내의 지지층을 감안하자면, 그리고 현재의 지지율을 감안하자면... 청와대 입장에선 눈치본다고 중국, 러시아, 일본에게 선수를 완전히 뺏기고 정치적 공과는 미국이 몽땅 다 챙기는 과정에서 돈만 열심히 내는 위치가 될 거라는 건... 대충 판세를 보는 관찰자의 입장에서도 보이는 겁니다만...
문제는 지금까지의 대북노선에 변화를 일으킬만한 논리개발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긴 한가라는 것이 하나고... 설령 만든다고 하더라도 그게 주변국들의 심기를 심히 불편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은 답지를 선택할 가능성도 높다는 거죠.
IF문이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도 항상 상존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것이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그 내일은 어제와 오늘이 결정하는 법입니다. 다른 미래가 나오려면 다른 오늘이 있어야겠죠. 하지만 오바마 연방상원의원이 '당선인'이라는 새로운 신분이 된 어제부터 오늘까지 '다른 오늘'을 만들어내실 수 있는 분들의 행동과 발언은 어제와 똑같더군요. 궤변을 만드는 공력의 반이라도 다른 오늘의 입장변화를 위해 쓰지 않으니... 미래도 거의 고정될 것이라는거... 굳이 미아리에 좌판 깔지 않아도 그럴 것이라고 말하는게 어려울까요?
2008년 11월 4일 화요일
Mr. President Elect Obama!
조금전부터 Mr. Senator에서 Mr. President Elect로 그 호칭이 바뀐 오바마 당선인에 대한 기사들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더군요. 아마 김종배씨의 이 글도 그런 복잡한 심기들의 여러가지들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아닌 말로... 봉하마을 이장님을 연상하게 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죠. 계속 공화당에 표를 던졌던 미국인 은행가가 아내의 꼬득임에 넘어가 오바마 선거운동을 한 소감을 봐도... 그렇거든요. 2002년 당시, 젊은이들의 희망을 위해 자신의 정치적 포지션과는 다른 선택을 했던 분들이 꽤 많았었던 것이 제 기억이니까요. IT에 대한 날선 공격이 들어오는 것도... 어찌보면 2002년 당시 테헤란로에서 일하던 수 많은 사람들이 봉하마을 이장님을 지지했다는 것에 대한 현 집권자들의 불만이 되돌아오는 것일 수도 있을 겁니다.
그게 사실은 인터넷에 익숙한 대통령 후보와 전혀 그렇지 못한 후보와의 차이였다는 것, 본인이 웹사이트 설계를 하겠다고 나섰던 인물과 컴퓨터 부팅도 못해서 거의 보름간 컴퓨터도 쓰지 못했다는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인물의 차이라는 것은 항상 그렇듯... 덮어지기 마련이죠.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둘은 많이 다릅니다. 봉하마을 이장님이 투사로서의 위치를 가지고 있었다면 오바마 당선자는 전략가, 조정자로서의 행보를 보여줬으니까요. 미국 건국의 시조들이 자신들을 '공화주의자'라고 했던 것을 감안하자면... 그리고 지금의 미국 정치 시스템을 안다면 오바마 당선자가 봉하마을 이장님이 가지지 못했던 것들을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 쯤은 이해해야 할 겁니다.
뭐... 관심을 가지는 정도에 불과한... 저같은 아마추어 관찰자의 입장에서도 이것이 보이는데...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더군요. 뜬금없는 미사일 사거리 제한협정 폐기(훨씬 정밀도 높은 타격능력을 보이는 순항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의 제한거리보다 5배를 더 날아가고 있는데 뭔!), 핵개발(요이~ 땅! 하면 3~6개월 이내에 수천발의 전술핵탄을 개발할 인력과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을 외치는 꼴을 보면... 도대체 세상을 어떤 형태로 바라보고 있는 이들을 우리의 대표로 뽑아왔는가에 대한 자괴감만 생길 뿐입니다.
인도를 비롯한 좀 못산다는 나라를 여행하면서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런데... 서양넘들이나 일본인들의 경우엔 걔네들이 만들어놓은 '엉성한 시스템'에 따라갔다가 사기를 당하지만, 우린 단순한 편의 때문에 당하는 경우들이 많더군요. 갈길이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했었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 메케인 상원의원의 항복선언이 방송되고 있네요. 역시 미국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 항복선언이 아니라 "이제 그를 Commander of Chief(총사령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부분입니다. 미드, <West Wing>에서도 미국 대통령을 이렇게 부르는 것을 더 선호하는 장면들이 꽤 많이 나오죠. 이게 무슨 뜻일 건지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뭐 사실 <West Wing>의 한국팬들은 시즌5, 6, 7을 좀 낮게 평가들을 했었습니다만... 전 미국의 현실을 그보다 잘 묘사했던 적이 있을까 싶습니다. 극적 재미... 보다는 미국은 공화당이나 민주당의 나라가 아니라 '중도파의 나라다'라는 이야기가 그보다 많이 나왔던 적은 없었으니 말이죠...
이번 선거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특징 중에 하나가 그것이었고... 그 마무리를 메케인이 해주네요. 뭐... 남의 나라 정치 이야기는 이 이상 길게 할 필요는 없겠다 싶어서 정리합니다.
2008년 11월 3일 월요일
교과서 바꾸라는 전경련에게 아담스미스가 했던 말씀 한 마디만...
"따라서 이러한 계급(여기서는 기업을 말한다.- 인용자)이 제안하는 어떤 새로운 상업적 법률, 규제들에 대해서는 항상 큰 경계심을 가지고 주목해야 하며, 그것들을 매우 진지하고 주의 깊게 오랫동안 신중하게 검토한 뒤에 채택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들의 이익이 결코 정확히 공공의 이익과 일치하지 않는 계급, 그리고 사회를 기만하고 심지어 억압하는 것이 그들의 이익이 되며, 따라서 수 많은 기회에 사회를 기만하고 억압한 적이 있는 계급으로부터 나온 제안이기 때문이다." (<국부론>(상) p323, 김수행 옮김, 비봉출판사)
일단 전경련이 교과서를 개정하자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경제학의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던 것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는 것을 지적해야 하겠죠. 더불어 좀 더 골때리는 사실은 이 책이 2007년에 와서야, 그것도 김수행 교수에 의해 번역되었다는 사실입니다(그 이전에 나왔던 건 일종의 다이제스트판 되겠습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자본론>을 번역하신 분이 이 책을 번역했다는 거... 우찌 이해해야 하나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호의 미래가 암담한 이유...
얼마전에 모니터를 하나 샀습니다. 꽤 오래된 랩탑을 계속 쓰고 있긴 합니다만, 지금 제가 쓰는 거의 대부분의 일들이 문서와 간단한 2D이미지들을 만들어내는 수준의 작업이 대부분인 까닭에... 아무래도 작업대가 좀 큰게 필요했거든요... PC조립해 쓸때만 하더라도 비디오 카드는 항상 Matrox를 선호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죠. 가끔 하는 게임이라는게 <대항해시대4>나 <Capitalism>, <스타크레프트>정도니 3D처리속도가 빠른 넘은 필요없었죠.
LG Flatron을 사가지고 와서 잘 쓰다가... 요 며칠전에 선배네 기획사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눈을 버리고 말았습니다. 거기서 쓰고 있던 모니터가 EIZO였거든요... 요즘은 20.1인치 와이드 모니터라고 하더라도 20만원 초중반에서 구입할 수 있죠? 그런데 이 EIZO라는 넘은 21인치짜리가 1백만원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LCD의 반응속도 따지시는 분들이라면 이 넘의 반응속도에 콧방귀만 나올 겁니다. 16ms로 20만원대의 제품군이 5ms라는걸 감안하면 심히 구리니까요.
그런데도 114~116만원을 하는 넘을 쓰는 이유.
이 모니터로 인쇄용 그래픽 작업을 하면 출력물이 똑같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빛의 3원색이 RGB임에 반해 색의 4원색은 CMYK인 까닭에 아무리 그래픽 툴에서 CMYK로 작업을 해도 출력물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이것도 모르고 인쇄디자인 한다는 분들이 작업을 해서 엉뚱한 색을 쓰는 책들을 '상품'이라고 내놓는 만행을 저질렀었죠. 그런 까닭에 돈 좀 있다는 중산층 애 엄마들이 아이들 책을 특정 상품만 선호하는 일도 벌어졌었습니다. 몇년 전부턴 이런 택두 없는 일은 과거지사가 되긴 했지만요.
물론 인쇄쪽 업체들이 사용하는 컴퓨터가 매킨토시인 까닭에 이거 살 여유 없는 곳에선 애플 시네마도 많이 사용합니다. 이 놈도 가격이 많이 착해진게 5~60만원대죠. 재미있는 사실은 얘네들은 LG-필립스 공장에서 나오는 LCD를 사용하는 놈들이라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색감은 애플쪽이 훨씬 더 좋습니다. 같은 공장에서 나온 물건임에도 어떻게 가격차이가 그렇게 날 수 있게 만드는지...
뭐 국내 기업이 만드는 것들 중에 비싼 넘이 없냐면 그건 아닙니다. 삼성의 싱크마스터 제품군들 중에서도 100만원대에 근접하거나 훌쩍 뛰어넘는 넘들이 나오기는 합니다. 하지만 얘네들이 비싼건 이게 LCD가 아니라 LED이기 때문이지 색감 자체로 놓고보자면 선택지가 아닙니다. 이넘들, 더 아닌건 전기도 만만찮게 많이 잡아먹는 넘들이기 때문입니다.
사소해보이는 겁니다만... 결국은 이 차이가 우리와 선진국의 차이가 아닌가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장금이가 절대미각의 보유자라면 비싼 모니터를 만드는 회사의 엔지니어들은 절대색감을 가진 넘들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이런 색감의 차이는 3살 이후엔 성장하지 않습니다. EU에서 <다빈치 프로젝트>라는 걸 만들고, 아이들이 지나다니는 거리는 지나치게 칙칙하거나 원색을 사용하지 않도록 '규제'하는 이유도... 어렸을때부터 이 색감의 차이를 키워주기 위해 하는거죠.
하지만... 그렇게도 선진국이 되길 열망하면서도 사람들이 달려가는 길은 이와는 정 반대잖아요? 인문계 고등학교의 경우 미술과 음악, 체육이 시간표상으로만 존재한게 꽤 되었죠? 미감 자체를 키우지 못했다보니 어설프기 짝이 없는 청계천이나 서울숲 같은 거에도 환호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색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모니터에, 원색은 기가막히게 찾아서 쓰는 플래시 광고들이 주리줄창 떠다니는 인터넷만 보고 자라는 우리의 아이들과... 국가연합적 차원에서 아이들의 눈에 신경을 쓰는 나라의 차이는 궁극의 기술력 차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들더군요.
궁극의 기술력 차이라는 건... 설계도가 있어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잖아요?
그럼에도... 우리나라 정치 리더들의 머릿속에선 그게 아니더군요. 지난 4월 총선에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에게 패배했던 이방오 의원이 몇년전 국정감사에서 깨는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여러 밀리터리 매니아들 뒤로 자빠지게 만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현대 아산이 대북사업을 계속하는 댓가로 현대중공업에서 만들고 있던 KD-3 세종대왕함의 설계도를 건내줬다는 첩보가 있다고 사발을 푸셨거든요. 이지스함이 이지스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은 레이다와 방어미사일을 연동시키는 군용 소프트웨어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인데... 이 분들은 설계도만 있으면 다 만들 수 있다고 뇌의 뒤쪽에서 굳게 굳게 믿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망언이었던 겁니다. 변변한 조선소는 물론이고 전기가 없어서 난리인 동네에서 함선 본체를 찍어내는 것두 말이 안되는 이야기입니다만.
아마 내일이면 거의 결과가 확정될 2008년 미국대선에서... 오바마 후보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을 할때... 대체 에너지 개발과 관련해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감당할 수 있고, 재생할 수 있는 에너지, 그러니까 풍력, 태양력, 그리고 다음세대의 바이오 연료들에 다음 10년 동안 1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인데, 이는 신산업과, 새로운 5백만 개의 일자리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 일자리들은 보수가 좋을 것이고, 아웃소싱이 불가능할 것입니다."
요기서 "아웃소싱이 불가능할 것이다."라는 말을 좀 집중해보죠. 기업이 '아웃소싱'을 하는 이유는 그게 싸게 먹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웃소싱이 불가능한 업종'이라는게 무슨 뜻일까요? 뭐 길게 이야기할 것 없이... 그건 '자기들만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을 만들어낼 거라는거죠. 이게 국가경쟁력이 아닌가요? '남들이 쫓아갈 수 없는 기술적인 갭'을 만드는 것 말입니다...
이 갭은 흔히 말하는 '문화'이기도 하고, '비전'이기도 합니다. 더 골때리는 건... 이런 류는 자기 시간을 가지지 못한다면 결코 만들어지지도 않는 것들이죠. 잔업과 철야가 많은 나라에선 이런 형태의 혁신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일종의 양질전화 현상 같은 것이 생산현장에서 일어나야 하는 것이거든요. 지속적인 생산능력 개선작업이 어느 순간에 혁신을 일으키는 사례들은... 이를 체험적으로 아는 CEO들이 살린 회사들의 사례들만 봐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내용이구요.
뭐... 문화로 가면 더 암담하죠. 지금은 영국여왕과 자산규모가 비슷한 롤링여사가 <Harry Potter>시리즈의 1권을 썼을때... 그녀는 정부의 생활보조금은 받는 싱글맘이었습니다. 이 싱글맘은 당장의 생계가 갑갑함에도 불구하고 정부 보조금 받아가면서 소설을 썼었죠. 이거... 현 정부의 시각으로 말씀드리자면 '일하지 않고 정부의 복지수당을 받아먹는 기생충' 정도로 표현해도 뭐... 그리 틀린 건 아닐겁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우리의 문화 시장은 너무 좁아서..." 어쩌구 저쩌구 하는 이야기들이 나오죠. 그런데 말이졉... 이웃한 북경반점과 일본초밥집은 몇년전부터 전세계의 모든 지식들을 자국어로 번역하는 것을 국가 사업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만권 단위로 팔리는 책들은 대부분 다 번역된다고 보면 틀림없다고 봐도 됩니다. 그래도 '시장이 작다'라는 이야길 할 수 있을까요?
배부르고 등 따스하면 딴짓한다는게 70년대까지의 개발독재 시절에 가졌던 생각과 달리... 실제로 어느 정도 배부르고 등 따스한 국민소득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선 그 당시에 경멸했던 그게 국가 경쟁력이 되기 시작합니다. 최근들어 대기업 CEO들을 중심으로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는 것도... 어찌보면 그 양반들이 이제서야 이 사실에 조금씩 눈을 뜨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뭐 전경련에서 교과서 수정요구를 하는 황당한 행태를 벌이는 상황이기도 하니 갈길이 존니 멀긴 합니다만...
작업대 넓어졌다고 좋아하다가 선배네가서 눈 버리고 나서... 이 생각이 계속 들더라구요. 털어버리기 위해선 글로 한번쯤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아 올립니다...
2008년 10월 21일 화요일
한달간 방치후 복귀...
지난 한달 여간 밥먹고 사는 문제 해결하느라 뛰어다니기 바빠서 블로그에 글 하나 올릴 여유가 없었습니다. 뭐 시간적 여유보다는 심리적 여유가 더 컸죠. 대충 수습을 좀 하고 나서 간만에 들어와봤더니... 그 와중에도 하루 100여분은 꼬박 꼬박 오셨더군요. 유입경로들을 보아하니 거의 마우스 삑사리나 검색해서 들어왔다가 아닌거 확인하고 '우띠~' 한 마디들 남기고 가셨던 분들인거 같심다. ^^;;
앞으론 좀 제대로 된 이야기들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