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15일 월요일

옛날에 말이죠...

최근까지 중국이 가지고 있었던 전략핵잠은 Type 092 시아(夏)급 핵잠이었습니다. 1978년에 공사에 들어가 81년에 진수를 하게 됩니다.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전략핵잠을 80년대 초반에 만들어냈다니! 대단한 중국넘들! 이라고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좀 깹니다.

전략 핵잠수함은 핵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이라는 뜻이죠. 그런데... SLBM인 쥐랑(巨浪) 미사일 개발이 핵잠수함 진수보다 한참 뒤로 늦어졌던 겁니다. 탄도 미사일 없는 전략핵잠이었죠. 앙꼬 없는 찐빵도 아니고 말이죠. ^^;;

1981년에 1호기를, 82년에 2호기를 뽑아놓고 SLBM개발에 매진을 한 결과, 1982년에 부상발사를 해서 성공하고 같은 해에 수중발사 실험을 하게 됩니다. 첫 판은 실패, 그러나 5일 뒤에 다시 진행된 수중발사 실험에서 성공을 하죠.

중국 해군성과 중국 공산당이 '위대한 인민해방군 만세!'를 삼창하는 동안, 이 실험을 진행했던 엔지니어들은 보고서에 딱 한줄을 추가해놓습니다. 탄도탄 '자세 제어가 불안함'이라고. 발사 당시에 미사일이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것을 두고 불안했던 엔지니어들은 이 사실을 해군성에 보고합니다만... 하늘이 무너질 걸 걱정하는 기나라 사람이라는 핀잔만 들었습니다.

그리고 1985년, 시아(夏)급 1호기가 쥐랑(巨浪)-1 SLBM을 달고 남중국해로 기세좋게 나가서 수중실험발사를 했습니다...만... 보고했던 스테빌라이저를 손보지 않았던 결과 발사직후에 탄도 미사일이 거꾸로 박히면서 핵잠수함이 침몰하게 됩니다. 

문화대혁명한다고 10년동안 지식인들과 엔지니어의 씨가 마른 상태에서 의지만 달끝까지 가 있었던 중국, 아주 비싼 수업료를 물어야했었던 겁니다. 망치와 정 하나씩 들고 사람들을 떼거리로 산으로 보내 운하 판다고 삽질했던 대약진운동과 똑같은 방식으로 했다간 규모가 다르게 좆된다는걸 깨달았으니까요. 

시아급 1호기는 지금도 남중국해 심해 어딘가에 처박혀 있고 그 원자로는 여전히 돌아가는 중입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갖고 난리 났을때 그냥 웃고 있었던게 후쿠시마는 위치 때문에 태평양을 돌아서 우리 바다로 들어오지만 시아급은 85년부터 우리 앞바다에 열심히 우라늄을 공급하고 있었거든요. 거기다 핵발전소는 우라늄을 3% 이상만 농축하면 되는데, 전략핵잠의 땔깜으로 쓰는 우라늄은 20%인가 그렇습니다. 쩝. 

한경오(한겨레와 경향은 오마이뉴스랑 같이 패키지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겁나 짜증날겁니다) 두들겨 패면서 친문매체 만들어야 한다고 가오 잡는 분들 보니까 중국이 삽질했던 저 역사가 기억나서 말이죠... 쫌만 마음에 안들면 '하방갈래?'라고 먹물들 겁줬던 '문화대동란' 시절에 뭔 빙구같은 짓거리들을 했는지에 대해 알고 있으면 지금 하고 있는 짓거리들이 그거랑 별반 다를바 없다는 것을 알텐데... 뭐 인간이라는 동물이 자기가 바보짓 한 것에서라도 교훈을 얻으면 꽤 품질이 좋은 과라 말이죠;;;

뭐 잘들 해보세요... 

2017년 4월 16일 일요일

더 플랜에 대해, 조금 더 친절한 이야기

불친절했다는 지적이 많아서 다시 정리해드립니다.

0. 이른바 K값 이전까지의 이야기

앞부분의 약 8분까지는 개표부정의 역사와 대한민국의 선거 개표 시스템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그 다음에 총수가 묻는 부분에선 필진들 모두 터졌습니다. 총수는 The Plan에서 타임라인상 선관위가 중앙선관위에 보고한 다음에 언론을 탄다고 주장하더군요. 근데 필진들은 방송국과 신문사 기자들로부터 진다는 것을 이야기 듣고 다들 술 마시러 갔었거든요. 일단 2012년 대선 당시 선거기간동안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문후보는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습니다. 언론 종사자들은 다 알고 있었단 말이죠. 혹시라도 추세가 바뀌어 이길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던 거거든요.

모두가 모두에게 경쟁해야 하는 헬조선의 기자들은 개표현장 나가서 다들 남들보다 빨리 송고하기 위해 경쟁합니다. 그렇게 속보경쟁하다보니 방송사 방송이 항상 선관위 발표보다 빠릅니다. 물론 빨리 하다보니 틀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건 나중에 선관위 발표를 갖고 '보정'합니다.

역누적 이야기는... 우리 모두 2012년에 투표 독려들을 했죠? 퇴근하자마자 투표마감 시간 전까지 투표장으로 달려간 직장인들 많잖아요? 그거 누구 표겠어요? 늦게까지 투표를 했으니 늦게 도착하는 겁니다. 그런데 문재인에게 유리한 투표함이 나중에 열렸다니;;; 제 기억으론 그때 총수는 투표독려하는 나꼼수 진행하고 하고 있었는데요? 투표 독려하면 당연히 나오는 결과 아닌가요? 역누적은 문재인을 많이 찍은 도시 선거구들이 늦게 개표완료 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겁니다.

1. 미분류표란




분류기는 3번은 제대로 읽는데 4번 혹은 5번과 같이 찍힌 것은 누구에게 간 것인지 그 판정을 사람에게 넘깁니다. 미분류란 대부분 저런 겁니다. 여기에 기계적 오류가 일부 있을 수 있습니다. 멀쩡한 표인데 미분류로 처리하는 기계적 오류까지 더해지면 미분류표로 처리된 3.6%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숫자입니다.

실제로 개표참관인 해보시면 미분류처리되는 것이 상당히 나온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선에 조금만 닿아도 미분류 처리하거든요. 그리고 위의 3번처럼 찍지 않고 4번 혹은 5번과 같이 찍어서 기계가 분류하지 못하고 육안분류를 해야 하는 미분류표는 어르신들이 많이 만듭니다. 어떻게 아느냐... 투개표 참관인 좀 해보세요.

이게 어떻게 3.6%씩이나 나오느냐, 뭔가 잘못 되어 있는거 아니냐고 깜짝 놀라는 외국분의 인터뷰가 나오니까 '일단 3.6%라는 숫자는 비정상'이라고 이해하시고 넘어가게 됩니다. 근데요, 의왕구치소 503번을 끝까지 지지하셨던 4%라는 숫자를 두고 '호텔에서 전기포트에 오줌을 끓여본 적이 있다'는 일본 통계 이야기가 유머로 돈 적이 있지요. 네, 이상하게 행동하는 분들은 한 자리 퍼센트는  됩니다. 반복하지만 투개표참관을 같이 해보시면 이상하게 투표하시는 분들 저 숫자 만큼은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럼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하기에 저 숫자가 낮은 걸까요? 칸이 크고 많이 후보들 간격이 우리처럼 표 안에 들어가 있는게 아니라 후보별로 떨어져서 인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영상에서 나오는 것처럼 긴 투표용지가 나오는거죠. 칸이 크면 기표할때 다른 곳에 찍을 가능성이 아무래도 줄지요.


2. K는 1이어야 한다?

문제의 영상에서 현화신 퀸즈대학 통계학과 겸임교수님은 박근혜를 찍었는데 미분류된 것과 문재인을 찍었는데 미분류된 수치는 박근혜를 찍은 사람들과 문재인을 찍은 사람들의 비율이 같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K라는 숫자가 1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미분류표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숫자가 어느 후보를 찍는 것과 상관없이 '일정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거죠.

저 K값이라는 건 박에게 간 미분류표를 문에게 간 미분류표로 나누고 박이 득표한 것을 문이 득표한 값을 나눈 것을 다시 나눈 겁니다.


이 공식으로 놓고보면 잘못 찍는 비율이 투표를 하는 사람들과 연동해야 K값이 1이 됩니다. 즉, 현화신 교수님의 주장은 선거에서 편향이 없거나 그 편향이 흡수될 수 있는 상황을 전제로 합니다.

근데요... 대한민국에서 2012년 선거는 유일하게 두 가지 편향(Bias)이 작동했습니다. 그 전까지 작동했던 것은 지역전쟁이었죠. 하지만 유일하게 2012년의 선거는 지역전쟁이자 세대전쟁이었습니다. 그러니 젊은 층보다 기표 삑사리를 낼 수 있는 분들이 어떻게 투표권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K값에는 편향이 생기게 됩니다. 기표 실수를 할 수 있는 분들이 집중적으로 한 후보를 찍는다면, 1보다 큰 숫자가 나올 수 있습니다.

K값이 1.5라고 총수가 말하니 받아들이시는 분들은 두 종류로 나뉘더군요. 하나는 1.5가 일관되게 발생했다고 믿는 분, 또 하나는 너무 이쁜 포와송 그래프가 만들어졌다는 분들. 같은 영상물을 보셨는데 왜 다른 이야길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1.5라는 숫자는 평균값입니다. 실제는 0.97에서 2.27 정도까지 퍼져 있습니다. 평균치에서 극단은 딱 떨어지는 형태는 아니에요. 한 쪽이 약간 치우쳐져 있습니다.

반복하지만 전국적으로 일관된 K값이 나온 것이 아니라 평균값이 1.5였다는 겁니다. 그런데 뭔가 대단한 숫자인 것처럼 생각들 하시는데, K값이 1이 아니라 1.5라는 이야기는 이야기는 기계가 못 읽겠다고 사람더러 판단하라고 던져준 3.6%의 표 중에서 박근혜의 표가 문재인의 표보다 평균 33% 정도 더 나왔다는 이야기입니다. 3.6%에서 저 차이면 전체 투표에선 최대 1% 정도 되는 숫자죠.

저 공식을 놓고 따져보면 박근혜 지지지역에선 박근혜의 득표도 많지만 투표를 하시는 어르신들도 늘어나게 되지요. 그러면 기표 삑사리 비율이 더 높아지게 됩니다. 반면 문재인에게 투표하려고 했으나 미분류로 처리된 표의 숫자는 상대적으로 훨씬 적겠죠. 지역에서 문재인을 지지한 젊은 이들이 삑사리를 낼 가능성은 적으니까. 그러니 분모가 커지는 것보다 분자가 많이 커지게 됩니다. 즉, 꽤 큰 숫자가 나오게 됩니다. 

전라도 지역에선 박으로 가는 미분류가 적은 대신 문의 득표율이 높지요. 반면 문으로 가는 미분류가 높고 박의 지지율이 낮구요. 이러면 분자가 경향적으로 작아집니다. 즉, 상대적으로 전라도 지역에선 K값이 낮게 나올 겁니다.

어르신들의 기표실수가 많아서 K값이 커졌다는 것을 가설로 놓고 정리하면 이런 추정을 할 수 있습니다.

전라도 지역은 문을 압도적으로 지지했기 때문에 K값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는 반면, 경상도, 강원도, 충청도와 같이 박의 지지율이 높았던 상태에서 기표를 정확하게 하지 않는 어르신들이 만들어내는 미분류표 비율이 높았을 지역의 K값은 전라도보다 높을 것이다. 

그럼 The Plan에서 K값 계산했다는 것을 한번 보죠.




전라도 쪽이 평균값인 1.5보다 대체로 낮고 경상도는 대체로 1.5 이상이 나옵니다. 

한국의 통계학과 교수들이라고 한다면 이 두 가지 편향이 어떤 K값을 만들어내게 될 것인지 빤히 압니다. K값의 평균이 1.5가 나오니까 Planned되었다고 놀라신 교수님은 2012년 한국 대선에서 두 가지 Bias가 작동했다는 것을 모르시니까 그런 겁니다.

그럼 왜 지금까지는 K값이 1이었냐. 지역투표를 하게 되면 표를 정확하게 칸에 찍지 않는 어르신들의 표 역시 지역투표에 흡수됩니다. 분모와 분자가 같이 커지게 되니까요.  

그러니까 The Plan이라는 영상물의 제목인 Planned 된 값이라는 K=1.5는 두 가지 편향이 동시에 작동되면 나올 수 밖에 없는, 지난 대선의 특징을 다시 짚어주는 지표일 뿐입니다. 이거, 선거라는 실제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하면 다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무엇보다 이거 수학이나 통계학도 아니에요. 그냥 산수입니다. 반복합니다. 퀸즈대학 통계학과 교수님이 놀라신 것은 2012년 대선에선 두 가지 Bias가 작동했다는 것을 모르시는 분이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3. 분류기 해킹

컴터랑 연결되어 있는 기계, 당연히 해킹할 수 있죠. 근데 영상물에선 선관위 디도스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선관위 중앙서버의 보안성과 신뢰성에 의문이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투표용지 분류기를 '해킹된 선관위 중앙서버가 조작한다'는 것처럼 보이게 해놨습니다. 근데요... K값이 0.97에서 2.27 사이인 값을 전라도는 적게,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는 높게 나오는 값을 뿌려주면서 표를 '이동시킨 것'처럼 이야기하는데요...

더 플랜의 주장처럼 해킹되었다고 쳐도 움직일 수 있는 표는 전체 투표자 3천59만4천621명 중에서 최대 1%인 30만표 정도 밖엔 안됩니다. 우린 2012년 선거에서 100만표 넘게 졌습니다.

무엇보다 개표는 하나의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그런데 중앙에서 해킹공격을 하려고 하는데 접속할 수 있는 순간이 시작하기 전과 끝난 뒤라고 한다면 이 '흐름'을 바꿀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기계만 갖고 개표하는게 아니라 수많은 눈들이 뒤에 또 있단 말입니다.

4.  처리하는 순서만 바꾸면 된다고 하는데? 

분류기라는 넘을 쓰는 이유는 개표 종사원으로 참여하게 되는 은행 직원, 학교 선생님 등이 일을 빨리 마치고 다음날 업무를 제대로 보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런 겁니다. 우리 노동법 지켜야 하잖아요? 야근 수당 붙고 철야수당 붙으면 개표 종사원에 대한 인건비 상승폭이 일단 상당합니다. 그 분들이 지금보다 더 오래 일해야 하기 때문이죠.

기본적으로 수개표를 주장하시는 분들은 투개표 현장에 가 보신 적이 없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시스템의 어떤 결함을 열심히 찾아보시려고 하지요. 그렇다고 들었으니까. 그런데 말이죠... 우리 이 투개표 시스템이라는 것은 1987년에 만들어진 겁니다. 군대에서 찍는 표는 여당 표였던 시절에 이지문 중위가 양심선언을 해서 군 부재자 투표는 영외투표로 바뀌는 등의 진통은 있었지만 어찌되었건 간에 박한용 선생님과 송영길 의원, 한홍구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시절의 개표 문제들을 계속 해결해온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선거는 돈 많이 써야 하는 판입니다. 후보자 개인이든 소속 정당이든 돈 많이 썼는데 본인들이 납득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면 바로 소송들어가서 모조리 수검표 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렇게 했음에도 결과가 아주 많이 바뀐 적은 없습니다.

5. 그러면 뭐냐?

The Plan은 잘 모르는 사람들 겁주기 좋게 만들어진, 총수가 자주 하는 '아님 말고'식으로 던져놓은 음모론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이것이 어떤 여파를 줄 수 있느냐는 겁니다. 더 민주의 국회의원들은 총수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길 좋아하죠. 뭐 좋아하는거, 사실 이해됩니다. 저도 순위 좀 나오는 팟케스트에 종종 출연하는데, 팟케스트 상위 순위에 올라가는 프로그램들은 300만 이상이 듣습니다. 언론 노출을 사랑하는 분들이 많이 노출되는 기회를 버리실리가 없죠.

문제는... 이게 너무 빤한 음모론이기 때문에 공격받기가 쉽다는 겁니다. 선거 투개표에 참여해본 적이 있고 산수 쫌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하면 'K값이 1.5로 수렴된다'는 이야기를 보고 '응? 그거 지난 대선의 특징이었는데?' 이상의 이야기를 안하거든요.

아니, 여러분. 여론조사 결과가 납득이 안된다고 통계학과 교수님들이 삿대질하는 판국에 대한민국 통계학과 교수님들이 이 Bias를 모를 것 같으신가요...?

대권 재수중이신 분, 제 아내는 자신의 나라인 네팔을 두 번이나 다녀온 분이라고 해서 아주 좋아합니다. 저 분이 대통령이 되시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그 분에게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 아니 무엇보다 변 모가 목청 높여 "문재인의 뒤에는 김어준이라는 음모론자가 있다"고 날뛸 것 같아 보이지 않습니까?

딴지필진들은 항상 한 덩어리로 취급받죠. 한쪽에선 마초적이라고 욕 먹고, 한쪽에선 메갈을 빤다고 욕 먹습니다. 근데 딴지의 필진이라고 하면 다들 자기가 하는 다른 일이 있는 사람들이고 비정기적으로 기사를 쓰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강한 연대감 같은 것은 없습니다. 한국에서 정치적 입장이 아주 많이 달라도 같이 모여서 술 마실 수 있는 몇 안되는 그룹일 뿐입니다. 그런 양반들이 하나씩 "아니잖아?"라고 하는게 뭐 잘나서 그런거겠어요? 우리 집앞에 떨어진 똥은 우리가 치운다는 것 때문이지.

2017년 4월 15일 토요일

더 플랜에 대해.

이 글, 기본적으로 기분 무진장 나쁜 상태에서 썼고, 그걸 굳이 가릴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맘 상하실 분 많을 겁니다. 더 플랜의 그 공식 자체가 잘못된 전제를 갖고 작업을 수행한 것이기 때문이죠. 기호논리학, 혹은 집합론에서 배우는 것들 중에 하나는 이겁니다. "전제가 똥이면 결론과는 상관없이 그 명제는 똥이다."

1. 35분까지 나오는 각국의 사례들과 시간을 앞선 보도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어떤 주장을 하려면 비교 대상군이 동일해야 합니다. 총수 주장은 종이에 기표한 다음에 스케너로 분류한 다음 그걸 세는데, 스케너는 해킹할 수 있는 장치라는 거죠. 외국의 다른 사례들을 들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 하나를 빼놓습니다. 대한민국에선 기표한 선거용지, 즉 종이가 남습니다. 선거 결과에 대해 소송들어가게 되면 그 종이를 다시 계수하지요. 찾아다니면서 이야기하는 나라들과 우리의 선거 시스템은 다릅니다. 다른데 그게 뭔 의미가 있을까요?

스케너 장난 정도로 개표 부정을 저질렀다고 한다면 개표 현장에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은 다 장님들이거나 공모자여야 합니다. 기계는 해킹 가능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죠. 하지만 그걸 계수하는 분들은 보통 학교 선생님들이고 이 분들 중 상당수는 전교조 선생님들입니다. 만약에 고의적으로 계수 잘못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면 수만명이 작당해야 합니다. 최순실이 결국 꼬리가 밟혔던 것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개입될 수 밖에 없는 일을 벌였기 때문이죠. 그거랑 뭐 다를 것 같으신가요?

그리고 어떻게 시간을 앞서서 보도하느냐는 이야기는 현장에 있는 기자들을 어미가 물어다주는 먹이만 먹는 뻐꾸기 새끼 정도로 취급하는거죠. 자기네들이 나가 있는 선거구에서 누가 얼마를 득표했는지 다른 방송사보다 빠르게 전달하기 때문에 현장에 나가 있는 기자들이 직접 카운트 합니다. 선관위 결과보다 항상 언론보도가 빠를 수 있는 이유가 뭐겠어요? 선관위에서 개표발표를 한 다음에 방송 내보내는 방송사 본 적 없습니다.

2. 이른바 K값에 대해

'감 맛이 나서 감을 넣었다고 말씀드렸는데 어떻게 감이 들었냐고 하옵시면...' 뭐 대장금의 이 대사 밖엔 기억이 안나더군요. 그 교수님이 말씀하신 상관관계는 18대 대선에서 그렇게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2.1. 분류기는 무엇을 미분류로 처리하는가?

분류하기 애매한 애들을 미분류로 처리합니다. 기표를 살짝해서 잘 안보이는 경우, 한 후보에게 여러번 기표하다가 칸을 살짝 넘은 경우 같은 것들입니다. 이거 명백하게 두 후보를 찍거나 칸의 가운데에 찍어서 일부러 무효표를 만든 경우가 아니라고 한다면 어느 한 후보의 표로 인정되게 됩니다. 이런 표들은 사실 꽤 나옵니다. 기억들 하실지 모르겠는데 의왕교도소 503을 끝까지 지지한 4%, 혹은 호텔방에서 오줌을 끓여본 적이 있는 4%라는 숫자처럼, 그런 분들 꽤 많이 나옵니다. 제가 1992년부터 2004년 총선까지 몇 번 투표 참관인을 한 적이 있는데 기표 잘못 했으니 새 표 내놓으라고 하시던 어르신들 한 타스는 됩니다.

2.2. 2012년 대선은 역대 최악의 세대전쟁이었습니다. 

연령대별로 지지하는 후보가 명확하게 차이가 났고, 노인네들이 인구분포상 더 많아서 박근혜씨가 51.55% 득표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미분류되는 표를 젊은이들이 더 많이 만들어낼까요? 어르신들이 더 많이 만들어낼까요?

2.3 이른바 K값.

미분류로 분류된 표가 박근혜가 얼마를 더 많이 가져갔는가를 설명하는 지표입니다.17대는 워낙 이명박이 원사이드하게 끝났던 대선이니 말할 필요도 없지만 16대까지만 하더라도 세대전쟁보다는 지역전쟁이었다구요. 기표실수를 많이 할 수 밖에 없는 연령대가 한 후보를 집중적으로 지지한다면 기표 실수로 인해 미분류 되었다가 육안으로 확인한 다음에 유효표로 처리되는 표들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K값이 1.5라고 하니까 뭔가 대단한 것처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거 미분류되었다가 문재인을 지지한 것으로 확인된 표보다 미분류되었다가 박근혜에게 간 표가 30%정도 더 많다는 겁니다. 즉, 2012년 대선에선 어르신들이 더 많이 박근혜를 지지해서 대통령이 되었으니 더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수치에요. 포와송 그래프를 그리는 것도 선거구별로 인구분포상 문재인을 지지했던 젊은이들보다 박근혜를 지지했던 어르신들이 더 많다는 것을 보여줄 뿐입니다.

2.4 이게 왜 문제가 되는가. 

K값을 상정하신 교수님이 잘못된 것을 전제로 삼으셨기 때문에 그래요. 즉, 교수님은 유효표로 처리되는 비중이 일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세대전쟁이었는데 그런 실수들이 한 쪽에서 일방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은 당연한게 아닌가요?

3. 딴지일보의 필진으로서 한 말씀. 

일개 필진이 총수에게 당신 틀렸어~라고 삿대질 하는거. 아마 신기할 겁니다. 근데 그게 지금까지 투명인간 취급받는 매체를 아직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찾아주시는 이유기도 합니다.  그래도 총수가 삽질하면 말단 기자가 개저씨 취급해서 정리들을 시키는 편입니다.

근데 수학 이야기 나오기 시작하면 대부분 졸죠. 대한민국에는 수포자와 물포자가 훨씬 더 많으니 말입니다. 어떻게보면 이게 논란씩이나 되는 것도 미적분과 통계를 고등학교 문과수업에서 추방시킨 것과 연관이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명확한 상관관계에 있기 때문에 특정한 지표가 나오는 것을, 그것을 조작의 증거라고 이야기해도 되는 것은 우리 수학교육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일테니까요.

이번 대선도 불안해하실 분들이 많을 겁니다. 투표한 것이 제대로 표로 집계되는 것이 맞냐는 두려움, 저 영상물을 보시고 불안하셨던 분들이라면 5월 9일 대선에서 참관인 신청 많이 하세요. 각 정당 지역 당사를 통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눈이 많으면 총수 말따나 뭔 플랜이 가동되어서 개표조작을 하지도 못할 것 아닙니까?

2015년 5월 25일 월요일

네팔 지진과 관련해 제가 추천해드리고 싶은 단체

이번에 지진 나고 나서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았던 것은 "믿고 돈을 보낼만한 단체를 소개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모 국회의원께서 "대한적십자사가 아이티 지진을 위해 모금한 돈 중에서 극히 일부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은행에 넣어뒀다"라고 한 폭로, 그리고 몇몇 "기독교 계통의 구호단체들이 현지에서 재난구조보다 선교에 힘쓴다"는 이야기들이 돌면서부터 심화되었던 것 같은데요... 이거, 좀 많이 무책임한 언론과 현지에선 어떤 이해관계가 작동하는지를 필터링하지 않고 봐서 발생되는 문제라고 봅니다.

일단, 현지에 대한 교육훈련이 없는 상태에서 사람을 보내는 것 자체가 거대한 삽질이죠. 그렇지 않으려면 평소에 프로그램들을 개발해서 구호단체 사람들을 훈련하는 프로그램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대체로 가난한 나라들은 인프라 자체도 엉망이기 때문에 보험과 각종 수당등을 붙여서 보내지 않으면, 지역으로 파견되는 직원의 본국 노동법을 어기게 되죠...

그렇다고 현지에서 직원들을 뽑는 것도 말이 안됩니다. 구조 구난 작업, 특히 수색 구조 작업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들을 상당한 교육훈련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제3세계에서 대형 재난이 벌어지면 첫 번째 부딛히는 문제는 '장비와 그것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현지 직원을 채용해서 선진국에서 이런 교육훈련을 시키는 비용보다 선진국에서 훈련받은 이들을 제3세계에 적응훈련시키는 것이 훨씬 더 쌉니다. 오버헤드 비용은 그래서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티 건을 폭로했던 그 분, 이 비용들을 모두 제외하고 투입된 비용을 계산했었습니다. 거기다 또 한가지... 아이티 지진 당시에 미군이 가장 먼저 투입했던 것은 군인이었어요. 그만큼 현지 치안이 엉망이라는 거고, 국가 상태가 시망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현지 은행에 돈 넣어두면 그게 무사히 있을거라고 생각하면, 당신들은 너무 안전한 나라에서만 사셔서 그런 겁니다. 적십자사의 해명이 충분하지 않았던 문제, 그리고 조직 자체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돈을 안 보냈던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네팔은 그 정도는 아닌데 국제사회의 눈이 너무 매섭다는 것이 네팔 정부와 정부와 유착된 기자들의 불만이죠.



문제는 이런 이미지들이 돌면서 사람들을 현혹하는 건데요... 이거 쫌만 생각해보면 뭔가 목적이 있는 선동용 카툰이라는 것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최초의 펀드를 구성하는 사람은 '세계시민의 의무를 수행하려는 평범한 제1세계 사람'이 대부분이거든요. 그리고 그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이 남아서 그러는게 아니라 아끼고 아껴서 돈을 보내는 사람들입니다. 사회학자 엄기호 선생의 표현을 빌자면 '세계시민의 의무를 다하려고 하는 제1세계의 연금생활자' 같은 분들이죠. 무엇보다 기금이 저런 다단계를 거치는 구조 거의 없습니다.

이런 이미지를 살포하는 이유... 제1세계에서 교육받아 사람들이 어디에 감응하는지를 빤히 아는 양반들이 있거든요. 그리고 이런 이미지를 보면 그 돈을 직접 주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할 사람들이 더 많아질거라는 짱구가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요... 돈이 들어가서 제대로 작동하는 현지 NGO, 손가락으로 꼽습니다.

물론 저에게 믿을 만한 현지 NGO를 추천해달라는 이야기는 그 손가락으로 꼽을 만한 조직을 알고 있어서 그런거 아니냐는 거겠죠... 있긴 있는데 불교 NGO입니다. 종교색을 가졌다고 하면 질겁할 분들도 꽤 되는 것으로 아는데... 일단 이 사진부터 좀 보시죠...

비구니 스님들입니다. 티벳 역시 남아선호사상이 꽤 쎈 지역이라 여자들, 사람 대접 제대로 못 받습니다. 전통적으로 티벳 불교에서 여자가 할 수 있는 것은 구도의 길에 나선 비구들 뒷수발 하는 정도였죠.

그런데...

티벳 불교의 4대 문파중 가장 큰 드룩파 문파의 리더인 갈왕 드룩파 림포체께선 이거 좀 바꿔보시겠다고, 양성평등을 실천하시겠다고 다짐하시고 꽤 많은 성과들을 내놓으신 분입니다. 네팔 카트만두의 스와얌부나트가 보이는 산 중턱에 땅을 꽤 크게 사신 다음에 처음 하신 일 들 중에 하나가 50분의 비구니 스님들을 받아들인 겁니다. 그 분들이 2004년에는 200분으로 늘어났고 2010년에는 500분으로 늘어났죠.

현지에선 세또 곰파, 하얀 절이라고 불리는 DRUK AMITABHA MOUNTAIN은 이렇게 받아들인 비구니 스님들에 의해 많은 것들을 바꾸고 있는 곳입니다. 의대 졸업하신 분들까지 나와서 네팔과 인도 동북부, 그리고 이젠 중국의 지배를 받고 있는 티벳 곳곳에 현대적 의술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그 하나일 뿐입니다.

당신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었으니 우리는 그것을 갚아야 한다고 종종걸음으로 뛰어다니는 이 절의 비구니 스님들은 지진 직후, 트럭도 들어가지 못하는 길에 쌀가마니를 직접 매고 올라가서 전달하신 분들입니다...


이만하면 추천할만 하지 않나요?

자 그럼 후원하시는 방법...

갈왕드룩파 림포체께서 만든 재단입니다. 이번 재난 구호에 앞장서고 계시죠...
http://www.livetolove.org/donate-sidebar

밑에 보시면 이 단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별로 돈을 보낼 수 있는 방법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말씀드린 비구니 스님들 교육을 위한 시설입니다.
http://drukpa-nuns.org/index.php/support-us/sponsorship

오른쪽 하단에 페이팔로 돈을 보낼 수 있는 방법 있습니다.

저랑 관계 있냐구요...? 없습니다. 제가 갈왕 드룩파 림포체께 Your Holyness라고 존칭 쓰는 것을 두고 Sir라고 하지 않냐고 시비거시던 분과 함께 갈왕 드룩파 림포체 한 번 뵌 적은 있습니다. 아마 그 분은 영미권 신부님 보고 Father @@@라고 하면 왜 아버지라고 하냐고 시비걸 분이죠.

무엇보다 이 조직, 미쉘 여와 수잔 세런든이 열심히 후원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종교단체라서 싫으시다구요...? 그럼 사실 답은 하나 밖엔 없네요. 국경없는 의사회.

2015년 5월 3일 일요일

현재 보도가 집중 되고 있는 네팔의 두 주는...



현재 언론보도가 집중되고 있는 피해지역은 두 곳입니다. 고르카와 신두팔촉. 그런데 얘네가 주로 집중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두 주의 위치는 위의 그림과 같습니다.

그럼 아래의 그림을 보세요. 고르카는 인도와의 국경도시인 비르간즈에서 넘어오는 물류 요충지입니다. 반면 신두팔촉은 중국에서 넘어오는 코다리가 지나는 주죠. 재난 구조 조차도 두 강대국에게 주도될 수 밖에 없는 약소국인 네팔의 처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사실 많이 씁쓸합니다.


2015년 5월 2일 토요일

지금 주네팔 한국 대사관을 갖고 너무 뭐라고 해서는 안되는 이유

누가 누구에게 어떤 비판을 할때, 그 비판 자체가 어처구니 없는 것이라고 나서면 사람들은 왜 어처구니 없는가를 먼저 따져보는게 아니고 비판 당하던 쪽과 무슨 관계가 있는게 아닌가부터 따지더군요. 그게 비난이든 비판이든, 혹은 모함이든 상관없이 누가 누구에게 뭐라고 하는게 천부인권인것 처럼 말입니다.

이 나라에 처음왔던게 2006년 4월이었고, 이 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일을 좀 해보자고 덤벼든게 2008년 11월입니다. 그동안 다른나라들이라면 안 겪었을 수많은 일들을 겪었죠. 그 과정에서 현지 공관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면, 제가 이상한 놈일겁니다. 뭐 20대때 한참 혈기 넘칠때였으면 파이프 휘둘렀을 일이 한 두번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관에 대한 삐딱한 기사들에 대해 대단히 삐딱한 입장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지명도 제대로 모르는 기자들의 눈에 제대로 하는 것 같지 않아 보여도 대한민국 국적자들에게 현지 공관은 신뢰할 수 있는 마지막 시스템입니다.

네팔의 국가조직이 엉망이고 부정부패가 장난 아니라는 이야기를 지진 발생 이후 한 번도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던 이유는... 그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연상하게 되는게 '지구 종말의 날'입니다. 빨리 한국으로 탈출하지 않으면 그게 미친 놈이 되는 그림 말입니다. 그런 그림이었으면 벌써 저도 도망갔고, 이미 확보해놓은 도망가는 방법들 꽤 됩니다.

그런데 그 정도 상황까지 간 것은 아니지만 사실 불안한 부분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혹시 몰라서 한국의 지인들에게 부탁하는 목록들이 있는 것도 그 때문이죠.

여튼, 하려던 말은 이겁니다. 어떤 시스템도 이런 재난 상황에선 과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과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는 시스템에 과부하가 지속되면, 여기에 남아 있는 사람 입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마지막 시스템도 붕괴하게 됩니다. 주 네팔 대한민국 대사관에 몇 백명의 직원이 있는게 아닙니다. 지금은 KOICA 직원들과 공관원들 가족들까지 나와서 이런 저런 잡다한 일들을 하고 있어요.

그런 판에 애먼 공관 조지는 기사들 내기 시작하면 기자 당신들은 한국으로 돌아가면 땡이지만 여기서 최대한 있어야 하는 사람들은 마지막 동아줄 하나도 잘라놓는거라구요. 그게 그렇게 좋습니까?

두 번째... 교민들과 공관이 데면데면한 이유가 있습니다.

관변조직들은 특별한 대우들을 받습니다. 민주평통이라든가 뭐 그런 관변조직들에 들어간 사람들에게 국가가 해주는게 비행기 표 정도인데... 그게 백만원 단위가 넘잖아요? 당연히. 그런 거 딱밥으로 뿌려놓으면 그 떡밥 문 사람들과 안 문 사람들의 관계가 아주 친밀하다면 그게 이상한거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세 번째... 기사꺼리.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카트만두 바이라인 달아서 날린 분들 이후 과장된 기사들이 처음을 달궜습니다. 뭐 멀쩡한 건물이 없다는 둥, 울음소리만 가득찼다는 둥... 근데 그런 작문 해놓고 와서 보니까들 기대한 그림들이 아니거든요.

미국 매체들도 꽤나 삽질들을 하고 있는데에 반해 영국 매체들이 침착하고 정보 가치 높은 기사들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그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어요. 여기서 꽤나 오래 살았던 기자들의 풀이 상당하거든요. 'Kathmandu'라는 책을 낸 이코노미스트와 데일리 텔레그라프 특파원을 지낸 토마스 벨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여기 저보다 오래 있었고, 아내도 네팔 사람이에요.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깊이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라구요.

다문화라고 하면 오유와 일베가 어깨동무를 하는 대한민국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러니 카트만두 분지 내에서 빙빙돌면서 기사꺼리를 찾아야 합니다. 카트만두 분지 밖에서 식량 공급도 제데로 받지 못하고 있는 지역은 차로 못갑니다. 그러니 헬기 대여를 해야 하는데... 평소에도 시간당 몇 백만원 합니다. 안나푸르나 같은 곳에서 나도 해발 5천 밟았다고 시가 한 대 빨다가 자빠지는 양반들이 카트만두의 고산병 전문 병실에 들어가기 위해서 써야 하는 헬기 대여료는 5백만원 수준이었죠. 지진 이전에.  그런데 지금은 그거보다 더 달라고 합니다. 공급은 빤한데 수요가 넘치면 비싸지는거 당연하잖아요?

그러니 남들과 똑같은 그림과 기사 내보낼 수 밖에 없는데... 그건 데스크에서 싫어하겠죠? 쥐꼬리만한 취재비 주는 분들이? 그런 상황에서 공관조지기는 기사 쓰기 편하고, 주목도도 높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죠...

한국에 계시는 분들은 "걔네들이 뭐 그렇지"라는 반응 밖엔 안하시겠지만 그 반응을 위해 만들어진 기사들로 필요 이상으로 쪼게 되면... 여기 남아 있는 사람들은 나중에 정말 황당해집니다. 내가 그 양반들이 이뻐서 편들어주는게 아니라구요.

2014년 5월 14일 수요일

세월호 참극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교사선언


<세월호 참극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교사선언>

2014년 4월 16일
수백의 어린 영혼과 함께 대한민국이 침몰한 날, 국민의 억장이 무너지고 학교가 내려앉은 이 날을 영원히 지워버리고 싶습니다.
꽃다운 생명이 스러져가는데도 구명조끼를 입혀주며 서로 “사랑한다”고 다독이는 아이들 앞에서 가슴은 갈가리 찢겼고, “아무 것도 도와줄 수 없어 미안하다”며 울부짖는 친구들 앞에서 우리 어른들은 죄인이 되었습니다.
자율학습 보충수업에서 잠시 벗어나 3박4일의 짧디 짧은 행복을 꿈꾼 수학여행이 삶의 마지막 여정이 되고 말았을 때, 이 땅의 교육도 죽었습니다. 선실 벽과 유리창을 할퀴고 두드리다 피멍 들고 부러진 가녀린 손가락들이 모두의 가슴을 헤집어 놓았습니다.

아이들을 이대로 가슴에 묻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묻고 있습니다. “도대체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한 거예요?” 국민들이 묻고 있습니다. “도대체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가?” 이 물음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우리는 아이들을 가슴에 묻을 수 없습니다. 제2 제3의 수많은 세월호들이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의 꽃다운 목숨을 위협하고, 누군가의 가슴을 갈가리 찢어놓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돈 몇 푼을 위해 망설임 없이 생명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비정한 자본, 이를 조장하고 비호하는 정치인과 관료들이 있는 한, 또 다른 희생자들이 세월호 희생자의 이름과 얼굴, 소중한 기억들을 밀쳐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발뺌과 속임수로 자리보전에 연연하는 공직자들, 남이야 어찌 되든 제 자리부터 챙기고 보는 지도자들이 활개 치는 한, 권력에 빌붙어 정권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언론이 국민들의 귀를 사로잡는 한, 순박한 영혼들만 뒤에 남아 얼싸안고 죽음을 맞이하는 참극이 끝없이 되풀이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안합니다.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안내방송을 믿고 대기하라”고 한 말이 결국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말았다는 사실 앞에서, 많은 교사들이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 상황에 처했다면 어떤 교사라도 같은 말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해보지만, 속절없이 죽어간 제자들을 앞에 두고 차마 그런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의심스러우면 되물어야 한다고, 부당한 지시에는 복종하지 말라고 가르치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점수를 올리려면 의심하지 말고 정답만 외우라고 몰아세우고, 아이들의 장래를 위한다는 핑계로 정답만 생각하라고 윽박질러서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스스로 판단해서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가르치지 못해서 사진 속 아이들을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습니다
물이 차오르는 배 안에서 아이들이 죽음의 공포와 싸우고 있을 때, 대통령께서는 공직자들에게 문책 위협을 하신 것 말고 무엇을 했습니까. 수명을 다한 낡은 유람선이 꽃다운 생명을 가득 태우고 기우뚱거리며 죽음의 바다를 항해할 때, 탐욕스런 자본가들이 승객의 안전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화물 적재량을 속이기 위해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었을 때, 대통령은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대통령이 직접 끝장토론에 나와 ‘규제완화’를 역설할 때, 자본가들이 만세를 부르며 안전규제부터 내팽개치리라는 것을 몰랐단 말입니까. 대통령이 자본가들을 위해 비정규직 봇물을 열어젖힐 때, 자본가들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 선장과 선원들마저 비정규직으로 갈아치우리라는 것을 정말 몰랐습니까.
대통령은 취임할 때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했습니다. 그런데 피가 마르고 숨이 막히는 지난 한 달 동안 이 선서를 지키기 위해 진정 얼마나 노력했습니까?
고귀한 생명을 하나라도 건질 수 있었던 사고 초기단계, 그 금쪽같은 시간에 정부가 보여준 모습은 혼선과 무능 그 자체였습니다. 아니 생명을 구하려는 최소한의 책임마저 방기했습니다. 더욱이 일부 고위관료들의 몰상식한 행동과 막말이 사태를 걷잡을 수 없게 악화시켰습니다.
국민은 대통령에게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신의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찌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 실종자 가족들의 까맣게 타들어가는 가슴을 조금이라도 헤아리려는 마음을 국민들은 간절히 바랍니다. 형식적인 사과와 ‘연출된 위로’가 국민의 억장을 무너뜨렸습니다. 부실한 구난 시스템과 함께 가슴이 내려앉은 국민들은 단 한 명의 목숨도 구하지 못한 국가 시스템의 총체적 붕괴 앞에 또 다시 넋을 잃었습니다.

모든 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강압과 통제로 합리적 의심을 봉쇄하여 국민의 분노를 억누를 수 없습니다. 자신의 책무 불이행을 뼈저리게 고백하고 이제라도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발적인 재난이 아닙니다. 국민의 생존을 파괴하는 신자유주의 국가 시스템은 더 이상 존속될 수 없습니다. 이윤과 돈벌이가 아니라 생명과 안전을 우선하는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몇 명의 희생양을 먹잇감으로 던져주고 진실을 은폐해서는 안 됩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뼈를 깎는 책임규명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이런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습니다. 대통령은 무한 권력자가 아니라 무한 책임자입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지도 능력도 없는 대통령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사전에 막지 못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는 탐욕과 무책임이 넘치고 이를 조장하는 사회에 대해 침묵해 왔습니다.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한 해에 수백 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고 수많은 학생들이 차별과 서열화로 절망하고 좌절할 때 이를 바꾸기 위하여 치열하게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학생들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좀 더 철저하게 고민하지 못했고, 순응과 체념의 죽임의 교육을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탐욕과 불의에 복종하기 않겠습니다. 학생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살림의 교육을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와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혁신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2014년 5 월 15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