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빨래하고 낮에 용산갔다와서 시계를 보니 다섯시 반... 애매하더군요.
그때 출발해도 성공회 대학교까지 가면 거의 1시간여, 노란거 챙겨오라는데... 노란색 반팔 셔츠가 하나 있긴 하지만, 아무곳에나 앉을 수 있는 바지는 아직 마르지 않았고, 그렇다고 정장 바지 입자니... 전날 비왔던게 생각나더라구요. 그냥 방구석에서 인터넷 중계나 보자고 퍼졌습니다.
사람들과 전화하고 뭐 그러다보니 시간은 어느덧 7시반... 오마이뉴스에 들어갔더니, 덴장할... 중계 안한다네요. 여기 저기 뒤지다가 혹시 아프리카에선 하나 싶어 찾아갔더니... 커널뉴스와 사자후TV가 중계를 하더군요. 족발 한 접시 시켜 소주 두 병 마시면서 공연을 봤습니다.
노찾사의 공연, 유시민 전 장관의 발언... 뭐 그냥 그런갑다하고 봤습니다. 거꾸로 좀 깼던 건... 김씨였습니다. 맨날 예능 프로그램에서나 봤던 사람이라 '아~ 가수였지'라는 생각이 들긴했었는데... 움... 가수 맞더군요. ^^
문자질 하면서 화장실 갔다온 사이. 퍼진 빡빡이 아저씨가 울먹거리면서 노랠 하더군요. DJ DOC인가...했는데, 체형이 좀 다른거 같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아놔... 마왕이더라구요. '가해자는 우리 자신이다. 우리가 먼저 반성한 다음에 저 10새끼들을 욕해야 한다'는 말... 그 즈음에 문자질 하다가 환타가 보낸 '알자지라 추산 100여명 사망' 소식에 이란 혁명세력끼리의 자리다툼으로 꼬라지 참 우습게 되고 있다는 생각, 뭐 그 외에도 몇 가지 생각이 동시에 돌다보니 어지럽데요. --;; 퍼져 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씻지도 않은 상태에서 뉴스들을 보니... 참 가관입디다. '검찰의 기소 독점주의'를 어떻게 손봐야 할 거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던 분이 검찰총장이 되고, 신부님들은 경찰에게 폭행당하고... 가카의 대국민담화가 뭘지 짐작하게 되더군요.
그리곤 어제 공연과 관련된 뉴스들을 클릭했습니다. 콘트롤 패널에서 사운드를 뽑지 못해 계속 볼륨조절해가면서 공연을 봤었고, 아프리카의 실시간 중계라는 게 상당히 극악한 수준이다보니 무대를 제대로 못봤는데... 가수들이 무료로 출연했음에도 3천만원의 운영비가 필요했던 이유가 뭔지, 그리고 사람들마다 연대 노천극장에서 행사하면 중도에서 들린다/안들린다고 말이 갈라졌던 이유가 뭔지도 알겠더라구요. ㅋㅋ
고대 노래얼에 86학번인가 하는 아줌니 한 분이 있심다. 1학년때 처음 이 아줌니 목소리를 역시 극악한 상태에서 녹음된 걸 들었었는데... 짜릿하더군요. 나중에 이 양반에 대한 전설을 몇 가지 듣게 되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스피커 어러 개를 해드셨다는 거였습니다. 기껏해봐야 기타 몇 대로 반주하던 시절이고, 제가 병역의 의무를 다 하고 복학할 즈음에야 신디사이저(라기 보단 키보드)를 노래패가 샀다고 자랑하던 시절입니다. 성량 빠방한 사람이 마이크에 그 힘을 불어넣으면 엠프가 처리하질 못해 스피커가 찢어졌던 거죠.
졸업할 무렵에야 대동제때 공연팀들이 10KW짜릴 쓸 수 있었던 정도니까 말해 뭣하겠습니까? 그 정도의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이걸 전기차 불러서 하룻밤 집회를 하게 되면 그 당시 돈으로 몇 백만원이 날아갔었는데... 아침에 추모 공연과 관련된 기사들을 읽다보니... 4배는 되었겠더군요. 운영비용으로 3천만원이 날아간게... 거의 전기차 돌린 비용이겠더라구요.
80년대 중반 학번들이 암소리 안 들린다고 하고, 2000년대 학번들이 소리 들린다고 했던 이유. 경험했던 출력 차이가 10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싶슴다. 그러고 보니... 제가 공연을 마지막으로 본게... 2001년 <오페라의 유령> 한국 공연이었더군요. 쩝~ 워낙 빈한한 문화생활을 한 탓도 좀 있겠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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