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11일 일요일
아주 골고루 촛불을 끄지 못하게 하는군요...
1. 쌉니다.
시코를 들먹일 것도 없이, 미국에서 제대로 몸이 한 번 고장나면 엔간한 수준에선 답이 안 나옵니다. 그런데에 반해... 싱가폴과 태국, 인도 등지로 올 경우 '영어'에서의 장점이 있는데다가 최소한 '비행기 타고 움직일 수 있는 수준의 환자'들이기 때문에 기술적인 수준에선 그렇게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인거죠. 그 정도 범위에서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으니까요. 반면에 어디가 잘려져 나갔을때 그거 이어붙이는 형태의 수술은 이거 택두 없는 이야기되겠습니다.
2. 현지에서의 의료수가에 비해 비싸게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뭔 이야기냐면...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것보다 이쪽이 훨씬 더 수입이 좋을 수 밖에 없어... 의료기술과 관련해 아무래도 현지의 뛰어난 의사들이 이쪽으로 많이 붙기 때문입니다.
3. 자국에선 불법이거나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걸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 바로 인도의 대리모 산업 되겠습니다.
그런데... 문젠 울나라의 경우 대체로 이거랑 상관이 없다는 아픔이 있죠.
건강보험이 많은 부분을 해결해줘서 그렇지... 우리의 경우에도 수술비용들은 만만치기 않습니다. 특히 위의 세 나라들과 비교하자면 말이졉. 싱가폴의 경우엔 비교적 예외적이긴 합니다만, 이쪽은 워낙 도시국가라 가능한 부분들이 좀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땅에서 대리모 산업이요? 인도만큼은 어렵습니다. 아무리 돈이 급한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라도 말이졉. 거기다가 전국민을 주민등록번호로 통제하는 넘의 나라와 인도처럼 호적정리 하기 힘든 넘의 나라(얘네들도 중국처럼 고향땅 나와서 살게 되면 애 출생신고하러 고향땅으로 가야 합니당)에서 아이들 출생들과 관련된 쪽은... 많이 어렵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가능하고, 또 현실적으로도 붐을 꽤나 일으켰던 쪽은 성형쪽이었습니다. 워낙 성형미인들이 많아서 그랬던 것이기도 하고... 꽤 기술이 많이 필요한 숙련인력들도 확보되어 있기 때문인거죠.
그 이외의 부분들이요? 해당사항 없습니다. 그런데 "싸고 질좋은 쇠고기를 먹을 수 있으면 좋은거 아니냐"라는 검증불가능한 헛소릴 늘어놓던 분들은 이제 의료 '산업'을 위해 영리법인을 허용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군요. 이 정신 나간 것들을 앞으로도 4년 10개월동안 봐줄 생각하니까 혈압이 그냥 올라가버리네요.
어디서 회사 하나 징하게 말아먹고도 CEO운운하는 분의 머리엔 이거 해도 될 것이다라는 논리회로가 그려지겠지만... 의료 영리법인의 허용은 전체 국민의 의료비 부담만 늘려놓는 형태로(영어 잘하면서 의사 훈련까지 충실하게 받는 의사들 키우는게 한 두해 들어가는 일인가요? 거기다 프로모션까지 합치면? 답 안나옵니당~. 그러니 국내에서의 장사를 위해 의료수가를 높이는 형태로 일을 진행할 밖엔 없죠) 일을 진행할 것이 빤한 거잖아요?
2008년 5월 8일 목요일
어제 100분 토론. 피곤하게 살아야 함을 일깨워줌.
100분토론의 앞부분에서부터 뚜껑이 열려 폭음후 기절해버려 압권인 장면들을 꽤나 많이 놓쳤습니다.
일단 제가 뚜껑이 열려버렸던 것이... 뭔 대학 경제학과 교수님이라는 분이 나와서 '적절한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거 아니냐...
여기서 뚜껑이 열려버렸던 이유는... 그 놈의 '적절한 비용'이 얼마인가를 따져보면 그렇게 높은 비용이 아니라는 겁니다.
첫 번째... 도축하는 소의 연령추적을 하는 방법은 송아지로 이 세상에 나오자마자 RFID칩 하나 달아주면 되거든요. 이거, 개당 15달러입니다. 이거 달아놓으면 소에게 언제 항생제를 얼마만큼 먹였다와 같이 언제 뭘 했다는 거... 몽땅 다 기록가능합니다. 일본 친구들, 중국에서 유기농 아채 수입을 할때 이걸로 이력추적을 할 수 있도록 해서 신뢰도를 높이고 있죠(최종단계에서까지 이걸 쓰긴 좀 비싸니까 바코드랑 병행하더군요).
두 번째는... 경제동물이라는 일본이 확률과 비용문제를 몰라서 전수검사하고 이력추적을 했겠습니까? 전수검사도 비용절감을 위해 간이키트를 개발하면 된다는 사례로 봐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 다음은 문제의 번역입니당. 이미 술이 오를 만큼 올라서 뚜껑 열려있던 차에 친구가 문자로 물어봤던 건데... 찾아보니까 요거더군요.
The entire carcass of cattle not inspected and passed for human consumption is also prohibited, unless the cattle are less than 30 months of age, or the brains and spinal have been removed. The risk of BSE in cattle less than 30 months of age is considered to be exceedingly low ...
여기서 이견이 붙어 있던 건 "cattle not inspected and passed for human consumption"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인데 FDA는 아래와 같이 규정을 했습니다.
2. Definition of Cattle Not Inspected and Passed for Human Consumption
(Comment 32) Several comments stated that cattle carcasses and parts condemned on post-mortem inspection should not be considered CMPAF because some parts of the condemned carcass may have already been commingled with normal slaughter byproducts. The comments suggested that the definition ‘‘cattle not inspected and passed for human consumption’’ be changed to ‘‘cattle that do not pass antemortem inspection.’’
(Response) The agency did not intend for the purposes of this regulation that the carcasses of cattle condemned on post-mortem inspection be included in the definition of cattle not inspected and passed for human consumption.
The agency intended this category of cattle to include cattle that had been presented to a slaughter establishment and rejected (did not pass ante-mortem inspection) as well as cattle that had not been presented to a slaughter establishment and, hence, were not subject to inspection by an appropriate regulatory authority.
To clarify this, FDA is modifying the definition of ‘‘cattle not inspected and passed for human consumption’’ in this final rule to mean ‘‘cattle that did not pass antemortem inspection by the appropriate regulatory authority.
"도축검사에 합격하지 못한 소의 경우"라고 해석하라는 말이졉.
여기까진 이상길 단장의 말이 맞는거 같습니다만... 문젠... 얘네들이 어떤 규정을 정의할 경우엔 그게 네거티브 규정이라는 겁니다. 'A를 금지한다'는 이야기는 'A의 조건을 만족시키지 않을 경우엔 모두 허용한다'란 뜻이거든요.
그러니...
'30개월 미만이거나', '뇌와 척수가 제거되지 않았다면'.
라는 문장이 붙는다는 건 ms마플님의 번역이 맞다는 걸 의미합니다. 클릭하는 것도 귀찮아 하실 분들을 위해 그대로 옮겨놓자면... 이런 뜻이라는 거죠.
1. 축우의 연령이 30개월 미만이거나, 2. 뇌와 척수가 제거 된 축우는, "식용기준" 합격이 아니더라도 금지되지 않는다.
특히 뒤의 문장은 이게 '허용'임을 분명하게 알려주잖아요. '30개월 미만일 경우 BSE(광우병)의 위험이 현저하게 낮기 때문에...'
그러니 강화된 사료요건이라고 말씀드리긴 참 거시기한거죠. --;; 이거 무역영어 좀 배운 넘들이면 기본땅 하는 건데... 단장님이 거꾸로 이야기를 한다는 건, 자기들이 무슨 서류를 사인했는지도 몰랐다는 이야기 잖습니까?
정말 된장맞을 일은... 이런 피곤한 이야기들을 딴 나라 넘들은 안하고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반면에... 이 땅에선 이거 다 따져봐줘야 한다는 겁니다. 조또!
2008년 5월 7일 수요일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할 수 없는 이유 세 가지.
급기야 협상 내용을 뒤집겠다는 식으로 진화에 나선 아저씨들의 말씀들을 듣고 있다보면 2004년의 탄핵 정국이 계속 연상됩니다. 도대체가 말이 되는 소릴 해야 말로 알아듣는데... 저 사람들이 도대체 정상적인 고등교육 과정을 어떻게 마쳤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니 말이졉.
하지만... 뭣보다 이 넘의 쇠고기 협상 결과 자체에 대해 반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딱 세 가지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선 아무도 제대로된 답변들을 주고 계시지 않더군요.
첫 번째는 미국의 축산 메이저들의 소 해체와 관련된 능력입니다. 얘네, 뼈와 살코기를 제대로 분리하지 못했다가 빠꾸 먹었던 상태죠. 급하게 처리하기 바쁜 친구들인데... 얘네들이 검역을 제대로 할 시간을 가지기나 할까요?
두 번째는 검역 능력입니다. 지금까지 광우병에 걸린 소는 3 마리가 아니라 44만 마리 이상일 수도 있다는 기사에서 보듯... 미국이라는 나라의 검역 시스템을 전혀 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그 3마리의 소에 대한 이력추적도 실패했잖아요?
세 번째는... 이 나라의 검역능력도 그닥 믿을 만한 넘이 못 된다는 겁니다. 광우병이 발병하면 협상결과를 뒤 엎겠다는 식으로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말이져... 문젠 이 분들은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가고 있음에도 제대로 방역도 못하고 있잖아요? 올해 유달리 독한 넘이라고 이야길 하는데... 글씨요? AI자체가 변종인데 그게 계속 변종을 일으키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는 거 자체가 웃긴거 아닌가요?
문제의 해결은 2006년에 노무현 대통령의 주도로 바보가 되어 결국 폐기되었던 식품안전법을 원안 그래도 살리고... 그에 따라 재협상을 하는게 아마 거의 유일한 해답이 될텐데요... 이걸 받아들일지는 도통 모르겠습니다.
이 정부가 지금까지 해온 과정을 놓고보자면... <초난감 기업의 조건>에서 가장 대표적인 Intel의 닭짓이 연상되거든요.
부동소숫점 연산이 안 되는 펜티엄 칩이 문제가 되자... 이 친구들 문제를 덮기에 급급하다 결국 엄청난 규모의 리콜을 하는 수 밖에 없었죠. 그 문제의 '부동소숫점 연산'이라는 걸 일반 사용자들이 할 일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이번 사태와 연결짓자면 '문제의 확률론'과 비슷하긴 하니까요.
반면 그 책에서도 나오는 내용이긴 합니다만... 타이레놀에 독극물이 들어가자(자기 책임이 아님에도) 몽땅 다 수거해서 전량 폐기하고 새로 시장에 안전한 넘을 풀었던 회사는 상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의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었잖아요?
이와 비슷한 형태로 굴러가고 있는데... 글쎄요. CEO출신이라고, 남의 나라 나가서 쪽팔리는 줄도 모르고 '나는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CEO'라고 떠들고 댕겼던 그 분의 경영철학은 아무래도 후자 같아 보이지 않아서 말입니다.
2008년 5월 6일 화요일
연예인이 문제라고? Shame on You!
2004년 7월 2일, 프레시안은 <美연예스타들, '부시 떨어뜨리기'에 총출동>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립니다. 내용인 즉, 바바라 스트라이샌드, 마돈나, 부르스 스프링스틴, 닐 다이아몬드 등의 가수, 벤 에플릭,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빌리 크리스탈 등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존 케리의 후원회에 참석해 부시를 맹 비난하고 존 케리에게 후원금으로 5백만 달러를 모아주는 등, 헐리우드 스타들의 지원 활동이 활발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있었던 발언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벤 에플릭의 발언이었습니다.
"스타들은 민주.공화 양당 지지자 모두에게서 사랑을 받아야 하는데 이렇게 나서면 손해라는 것을 잘 안다" 면서 "케리를 지원하는 것은 부시의 감세 정책으로 내 소득세가 1백50만달러나 줄었는데 이게 합당한 일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이야기입니다만... 미국의 소득세는 누진제로 적용됩니다. 최상위 그룹의 경우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게 되어 있죠. 그런데 헐리우드의 스타는 자신이 내야 하는 세금이 줄었다고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덜 낸 만큼 적은 소득을 내는 사람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 때문에 "합당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더라는 것이었죠.
사실 헐리우드 스타들의 반 부시 활동으로 놓고보자면 그 연원이 꽤나 깁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멋있었던 건... Washington Post의 한 면을 5만6천달러를 주고 통으로 사서 의견 광고를 올렸던 숀 팬입니다. 부시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의견 광고를 올리면서 자기 이름을 서명해 이 숀 팬이 그 숀 팬이 맞냐는 소동이 한 때 벌어질 정도로 말입니다.
자... 이제 우리로 다시 돌아와보죠. 일본의 전문가는 "한국에서 50~100명쯤 희생시켜도 된다는 관점"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죠. 연일 폭로전을 벌이고 있는 강기갑 의원은 협상 이전에 이미 백기를 들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WSJ의 96% 미국인 이야기도 사실은 오역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숫자 자체에 문제가 있던 기사였구요. 아닌 말로, 지들끼리 먹을 것도 모잘라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게 한미 FTA타결의 "4대 선결조건"으로 나올 리도 없었던 부분이잖습니까?
이런 과정에서 우리의 스타들이 한 마디씩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숀 팬처럼 신문광고를 통으로 사서 자기 의견을 말했던 것도 아니고,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했던 것도 아니고 다분히 자신들의 개인적인 단상들을 올려놓는 공간인미니 홈피 등에 자신들의 입장을 올렸던 겁니다. 김혜수씨의 경우엔 자신의 홈피에 섹션을 하나 더 만들어서 광우병과 관련된 기사들을 모으고 있는 정도였죠.
그런데두 청소년들이 쏟아져 나와 자신들의 생각들을 털어놓기 시작하자... 담배보다 끊기 어려운 조중동문은 이들 연예인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자신들의 생각이 여물지 않은 청소년들을 이들이 선동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광장에서 만나본 이들은 자신들의 두려움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에 반해, 정부 여당과 조중동문은 이들이 가지는 두려움을 '괴담'으로 취급하면서 숫자 조작까지 일삼고 있더군요. 아니... 조중동문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입장은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이들의 입장도 180도로 바뀌었음을 확인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말 바꾸는 것을 천연덕스럽게 하는 이들이... 자신들의 사적인 공간에 자신들의 생각을 썼다는 이유로 청소년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는 거. 스스로 쪽팔려해야 할 일이지만, 수치심은 이미 집에 포장해놓은 이들과 붙으려면 정작 필요한 것은 격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민선, 김혜성, 하리수, 희철, 김혜수 파이팅입니다.
그나저나 마왕의 한 마디가 나올 때가 된 거 같은디...
최근 사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도와주는 두 권의 책
인도라는 나라를 좀 오래 경험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 덩치 큰 나라에 질겁을 하면서도 그 나라가 제공하는 매혹에 심각하게 빠져 있는 경우들을 종종 발견합니다.
다큐 찍는 선배는 애국주의 짜장들이 서울 도심지 한복판에서 개난장을 펴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도가 중국보다 더 골때리는 넘들이라는 주장을 심심찮게 했었지만... 글쎄요. 제 관찰에 의하면, 그리고 제가 경험한 것들에 의하면 '대체로 나라가 크고 다른 넘들이랑 문제 일으키는 거 좋아하는 놈들치고 제대로 된 것들은 없더라' 쪽입니다. 이걸 클릭해보시면 알겠지만, 중국이라는 나라는 땅덩어리를 가지고 이웃과 온갖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유사 제국주의 국가'이고, 인도 역시 그 삽질에서 그닥 자유롭지 못한 넘들이거든요. 미국요? 어휴... 걔넨 개국이래 지금까지 전쟁국가였잖아요?
각설하고... 2006년에 인도를 꽤나 빨빨거리고 돌아다니고 나서 저 역시 그 넘의 나라에 매혹되더군요. 읽을때마다 뒤통수를 한 대씩 갈겨주는 인도 출신의 학자들이 제가 매혹된 대상들이었습니다. "안된다"는 것을 모르는 인도인이라는 환타의 이야기가 쬐끔 실감이 나더군요.
제가 20대까지 읽었던 책들이 심장은 왼쪽에서 뛴다는 것을 모토로 삼는 사람들의 저술이 대부분이었다면, 30대초중반 동안 죽어라고 읽었던 책들의 대부분이 경영, 그리고 컴터 기술과 관련된 책들이 대부분이었죠. 솔직히 어떤 입장이라는 것을 가지고 사물을, 현상을 판단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인간이라는 동물은 포유류 중에서도 시야각이 가장 좁은 동물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되더군요. 그런 저에게 고개를 돌려보는 것만으로, 혹은 관찰시점을 이동시켜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다른 사실들을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몇 년전에 알게된 인도의 지성들로부터 배우고 있는 셈이죠. 이 재미 꽤 좋습니다.
그리고 이 지성들이 지적하는 내용들을 쫓아올라가다보면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주요 이슈들을 조금은 더 잘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음... 아무래도 비슷한 책들을 읽은 사람들끼리 또 다른 시각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것도 상당한 의미를 가질테니 말입니다.
첫 번째는 98년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아마티야 센의 <윤리학과 경제학>입니다.
2006년 여름, 이미 촬영팀은 뭄바이에서 작업을 시작한 상황에서 후발로 쫓아가던 비행기에서 읽었었는데... 뒤통수를 좀 심하게 때리던 부분은 센의 다음과 같은 지적 때문이었습니다.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을 집필했을 당시, 경제학은 윤리학의 한 부분이었다."
뭔 이야기냐면 아담 스미스 이후로부터 경제학자들은 수학적 기법을 통해 경제현상의 많은 부분들을 설명할 수 있게 되긴 했지만... 전통적인 뿌리로부터 보자면 "개인의 이익 추구"만을 "유일한 합리적 선택"으로 놓고보기엔 무리가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럴 밖에요. 아리스토텔레스까지 올라가게 되는 "윤리학"의 궁극적 목표는 "다 같이 잘살자"는 것이었지, "개인의 무한한 이기심 추구"와는 거리가 있었던 것이니 말입니다.
경제학자라기 보다는 대기업 홍보실장에 더 잘 어울리는 분들의 주장과는 다르기 때문에... 그리고 책 한 권 안 읽고도 책 쓸 수 있는 이 분들의 자장에 꽤 많은 분들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지적이 생소할 뿐만 아니라... 잠꼬대 정도로 취급하실 분들도 많겠지만... 실제 현실은 이 선동가들의 이야기가 헛소리라는 쪽에 훨씬 더 가깝습니다.
최근에 SRI(Social Responsiblity Investment)와 같이 "착한 기업"이 경영도 잘할 뿐만 아니라, 경영실적도 좋기 때문에 이들을 따로 분류들을 하고 이들에게 투자를 하자는 움직임들이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이 SRI의 범주가 아직도 완전히 정리된 상태는 아니다보니 논란들이 좀 많긴 합니다만... 일본만 하더라도 고이즈미가 전세계 핫 머니 시장에 풀어놓은 3조달러보다 1조 달러가 더 많은 돈이 이런 경영을 하는 기업에만 투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보면 이야긴 좀 길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는 <IHT>의 전문 필자중에 한 명인 나얀 찬다의 <세계화, 전 지구적 통합의 역사>라는 책입니다.
제목 자체로 보자면 꽤나 중량감 나가는 책 같지만, 실제로 책을 펴서 읽다보면 꼭 KOEI사에서 만들었던 <대항해시대>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본문만 500페이지 가까울 뿐만 아니라 책 값도 2만5천원씩이나 하는 중량감 있는 책 이지만 술술 진도 나가더군요.
저자는 "세계화라는 것이 열대 우림을 파괴하는 것"도, "다른 나라의 거주자들과 자발적 상거래에 착수하기 위한 개인과 기업의 자유화 능력"(세계은행 정의)도, "일용품과 아이디어의 확산을 특징으로 하며, 전 세계에 걸친 문화 표현의 표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일상의 경험들로 이루어진 과정"(브리테니커 백과사정의 정의)도 세계화라는 흐름의 한 부분만을 보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인류의 역사 자체가 지구적 통합의 역사로 이어져 왔다는 것이고...그 과정에서 발생되는 기아나 한 지역 경제의 붕괴는 이 자체의 문제였다기 보다는 정책이나 시장의 실패에 기인한 것이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그립니다.
이 책을 보면서 생각났던 건... 한미FTA를 반대하는 이들을 21세기의 흥선대원군 취급했던 이들이었죠. 이번에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논란의 핵심도... "그들과 교역을 할 것인가 말건인가?"와 같은 질문이 아니라 세부 디테일의 문제일 뿐이잖아요? 예를 들어... 2004년 전체 미국 농축산업에서 약 1% 정도 거래되던 유기농 축산물의 비중이 매년 30% 가까운 성장세를 가지고 있으며 이렇게 생산된 쇠고기 가격은 1키로에 대략 1만5천원 정도에 현지에서 거래되더군요. 이런거 수입하자고 하면 누가 뭐라고 하나요? 냉장육으로 수입된다면 실제 시장에 풀리는 가격은 1등급 한우와 그렇게 큰 차이도 없는데 말입니다.
기껏 한다는 소리가 Downer증상을 가진 소라고 해서 광우병 걸린 소라고 볼 수 없으니까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 거다... 뭐 이런 개소리 밖엔 안 나오니 사람들이 발끈하는 거죠. 사람이 먹어서 안되는 소의 질병이 광우병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닐 뿐만 아니라... Downer증상을 보인다는 것 그 자체가 병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말입니다.
한 마디 한 마디 나올때마다 뇌 압력을 높이는 분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좀 더 나은 세상을 생각하는 분들이라고 한다면... 이 두 권의 책을 읽으며 잠깐이라도 냉정해질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디테일이 결국은 설득력의 핵심이니까 말이죠.
2008년 5월 5일 월요일
심재철, 우리시대의 슬픈 초상
어떤 입장에 선다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자기가 어떤 자리에 있느냐에 따라 입장이 달라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결국 이번의 광우병 논란을 민란으로 확장시켜 놓은 장본인들이잖아요.
뭐 이 아저씨의 아스트랄한 어록들이야 이미 2004년에 경험을 했던 겁니다만... SRM을 제거하면 광우병 소도 안전하다는 이야기에 이르면 이 분, 뭐 하는 분인가 싶습니다. 애초에 광우병이 발생되었던 나라들은 SRM부위를 먹는 나라가 아니었다는 사실은 이런 분들에게 별로 중요한 사실이 아닌거죠.
광우병 발병확률이 45억분의 1이라는 이야긴 차마 옮기지도 못하겠데요. 주로 유럽에서 200여명이 뇌에 구멍이 뚫려서 죽었는데... 그 숫자가 어케 나온담 말입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