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2일, 프레시안은 <美연예스타들, '부시 떨어뜨리기'에 총출동>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립니다. 내용인 즉, 바바라 스트라이샌드, 마돈나, 부르스 스프링스틴, 닐 다이아몬드 등의 가수, 벤 에플릭,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빌리 크리스탈 등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존 케리의 후원회에 참석해 부시를 맹 비난하고 존 케리에게 후원금으로 5백만 달러를 모아주는 등, 헐리우드 스타들의 지원 활동이 활발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있었던 발언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벤 에플릭의 발언이었습니다.
"스타들은 민주.공화 양당 지지자 모두에게서 사랑을 받아야 하는데 이렇게 나서면 손해라는 것을 잘 안다" 면서 "케리를 지원하는 것은 부시의 감세 정책으로 내 소득세가 1백50만달러나 줄었는데 이게 합당한 일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이야기입니다만... 미국의 소득세는 누진제로 적용됩니다. 최상위 그룹의 경우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게 되어 있죠. 그런데 헐리우드의 스타는 자신이 내야 하는 세금이 줄었다고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덜 낸 만큼 적은 소득을 내는 사람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 때문에 "합당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더라는 것이었죠.
사실 헐리우드 스타들의 반 부시 활동으로 놓고보자면 그 연원이 꽤나 깁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멋있었던 건... Washington Post의 한 면을 5만6천달러를 주고 통으로 사서 의견 광고를 올렸던 숀 팬입니다. 부시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의견 광고를 올리면서 자기 이름을 서명해 이 숀 팬이 그 숀 팬이 맞냐는 소동이 한 때 벌어질 정도로 말입니다.
자... 이제 우리로 다시 돌아와보죠. 일본의 전문가는 "한국에서 50~100명쯤 희생시켜도 된다는 관점"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죠. 연일 폭로전을 벌이고 있는 강기갑 의원은 협상 이전에 이미 백기를 들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WSJ의 96% 미국인 이야기도 사실은 오역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숫자 자체에 문제가 있던 기사였구요. 아닌 말로, 지들끼리 먹을 것도 모잘라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게 한미 FTA타결의 "4대 선결조건"으로 나올 리도 없었던 부분이잖습니까?
이런 과정에서 우리의 스타들이 한 마디씩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숀 팬처럼 신문광고를 통으로 사서 자기 의견을 말했던 것도 아니고,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했던 것도 아니고 다분히 자신들의 개인적인 단상들을 올려놓는 공간인미니 홈피 등에 자신들의 입장을 올렸던 겁니다. 김혜수씨의 경우엔 자신의 홈피에 섹션을 하나 더 만들어서 광우병과 관련된 기사들을 모으고 있는 정도였죠.
그런데두 청소년들이 쏟아져 나와 자신들의 생각들을 털어놓기 시작하자... 담배보다 끊기 어려운 조중동문은 이들 연예인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자신들의 생각이 여물지 않은 청소년들을 이들이 선동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광장에서 만나본 이들은 자신들의 두려움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에 반해, 정부 여당과 조중동문은 이들이 가지는 두려움을 '괴담'으로 취급하면서 숫자 조작까지 일삼고 있더군요. 아니... 조중동문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입장은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이들의 입장도 180도로 바뀌었음을 확인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말 바꾸는 것을 천연덕스럽게 하는 이들이... 자신들의 사적인 공간에 자신들의 생각을 썼다는 이유로 청소년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는 거. 스스로 쪽팔려해야 할 일이지만, 수치심은 이미 집에 포장해놓은 이들과 붙으려면 정작 필요한 것은 격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민선, 김혜성, 하리수, 희철, 김혜수 파이팅입니다.
그나저나 마왕의 한 마디가 나올 때가 된 거 같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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