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29일 목요일

이명박은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마르세리안님은 책임지지 않으려는 2MB(이거 오늘부로 금칙어라구요?)에 대해지적하셨습니다만... 책임지지 않으려는 것은 그 시대를 살아온 기업인들의 일반적인 생태본능들 중에 하나라고 봅니다. 아닌 말로... 대우그룹을 그렇게 말아드셨던 김우중 회장이 책임을 졌나요? 한보의 정태수는?

그것보다도 좀더 앉아서 생각해봐야 하는 건 이 아저씨가 도대체 뭔 그림을 그리고 가고 있는가라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가 보기엔 황당한 것이겠지만, 자기 나름으로는 큰 그림이 있으니 '1년을 기다려달라'라고 했을 것이니 말입니다.

오늘 미국 쇠고기 고시를 발표하는 바람에 거의 묻혀버렸지만, '지방상수도를 권역역별로 광역화하여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라고 쓰고 '상수도 민영화'라고 읽습니다)를 추진하겠다는 회의를 행정안전부에서 가졌습니다. 의료민영화는 사실상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는 거야... 국민건강보험의 데이터들이 민간보험회사로 넘어간 그 순간에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죠.

역시 쇠고기에 집중되어 있는 동안 묻혀버린 뉴스지만 이 정부는 각종 국책연구기관들을 통폐합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국립수리과학연구소와 핵융합연구소, 그리고 극지연구소를 '공문 한 장'으로 통폐합했습니다. 그리곤 정통부를 사실상 움직인다는 평가를 해왔던 ETRI를 KIST와 통폐합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상태죠.

뭔가 보이시는지요?

이 아저씨들의 주변에는 워싱턴 컨센서스만이 살길이라고 믿는 사람들 밖엔 없습니다.

참여정부의 인사를 두고 '코드인사'라고 비판하던 이들이 그보다 더한 동질 집단을 구성해놨으니 이에 대해 일말의 의심을 가진 사람들은 청와대에 들어가질 못했죠.

그런데 각하께선 '1년만 기다려달라'는 말씀을 하셨단 말이죠...

이 이야긴 1년내에 시장에게 모든 것들을 넘기는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게 아닌가 합니다. 상수도 & 전기 등 망 사업 민영화... 의료민영화, 그리고 각종 국책연구소들을 대거 통합하고 기업연구소에 지원하는 형태로 일을 진행하겠다는 거죠.

더불어 지난 정부부터 일관되게 지속되었던 흐름들 중에 하나는 대기업이 중소기업들의 고유사업영역들을 축소시키는 것이었죠. 이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묵시록 쓴다고 욕하지 마십셔. 이미 비교적 후한 임금을 보장하는 KBS가 자료조사원을 석사급 이상을 찾는다면서 월 150만원 + 알파를 한 달치 임금으로 내놓는 세상입니다. 88만원 세대가 그냥 나온 것도 아니라구요. 세전 88만원을 평생의 임금으로 받게 될 세대가 등장했다는 이 이야기는 바로 자영업자들에게 타격을 입힐 수 밖에 없습니다.

임금은 극도로 줄어들고, 영세 자영업자들은 폐업 밖엔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으로 몰려가게 될 겁니다. 대기업 노동자들이라고 뭐 남아날 것 같나요? 지난 한 달 내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줄기차게 문제제기를 해왔음에도 자기가 한국에 없는 동안 장관이 고시를 하도록 만들어놓은 분이, 떼법은 엄단하겠다는 말씀을 하신 분이... 대기업 노동자들의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그대로 놔둘까요?

참고로 대기업 노동자들도 잔업과 철야 수당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급여로 놓고보자면 아주 많이 차이가 난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극도의 임금억제, 더불어 항상적 실업자들이 일정 수 이상 유지되는 노동시장이 벌어진다면 기업의 단기적 재무재표는 향상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돈이 안 돈다는 건 이미 참여정부 5년간 확인된 상황이구요. 재미있는건... 국가 GDP라는 것은 소득분배와 관련해선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 지표라는 것이죠. 설령 각하께서 공약하신 7%에 미달한다고 하더라도 참여정부보다 약간 더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은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몇 년 내에 유가가 200달러가 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미국 시장의 상황이 극도로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게 성과를 얻기란 그렇게 쉽지 않은 상태가 될 겁니다.

더 암담한 건... 이게 이미 이렇게 진행된 상황에서 바꾸는 것은 지금보다 몇 배는 더 힘든 것이 될 겁니다.

거꾸로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저항하는 이들과 쉬지 않고 소통하며 연대하는 것이 이 암담한 상태로 달려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몇 번 안 남은 기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서울 시청앞 촛불집회가 행진으로 바뀌었을때... 최대 참여인원은 대략 6~7만명 정도였던 것으로 봅니다. 부산 서면에선 3만이 모였다고 하더군요. 뭐 고담 대구조차도 백 단위는 모였다고 하니... 이번 토요일, 제대로 한번 모이는 것으로부터... 그리고 사람들과 이 이야기들을 조금 더 진지하게 해보는 것으로 부터... 이걸 막는 것은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괴담이라구요? 글쎄요... 레임덕 밖엔 남은 것이 없는 부시랑은 시시덕 거리면서 메케인과 힐러리, 오바마가 모여 있는 곳에 가는 것은 거부했다는 얇디 얇은 상황판단 능력, 그리고 중국에 가선 외교부 대변인으로부터도 냉대 받고 오시는 분이 그 분입니다. 그리고 그 분의 지금까지의 삶에서 '산출물이 투입된 요소보다 더 많아야 한다'는 경영인으로서 당연한 상식과는 거꾸로된 삶을 살아오신 분입니다요. 현대건설이 어떻게 망가졌는지... 그리고 서울시장을 하시면서 서울시의 총부채와 매년 쌓이는 부채를 어떻게 만들어놨는지만 확인하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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