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4일 월요일

진보신당의 전진 논쟁을 보고...

2002년, 월드컵의 열기가 아주 잠깐 K리그로 붙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붉은악마의 'CU@K리그'라는 마지막 메스게임이 얼마나 처절한 것인지를 조금이라도 아는 입장에선 참 눈물나는 일이었죠.

그런데... 이게 몇 달을 안 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몇 달을 안 간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아마 많은 분들은 K리그가 재미없어서, 혹은 거품이 빠졌던 것... 뭐 이런 식으로 바라보시겠지만... 그 근처에서 꽤나 얼쩡거렸던 입장에서 보자면 '새로운 축구팬'의 등장에 대해 바라기만 했지 정작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일 것이라는 것에 대해선 별로 고민하지 않았던 '올드팬'들에게 그 책임의 대부분은 간다고 봅니다.

당시 축구장을 새로 찾았던 사람들은 2002년 월드컵에서의 그 환희를 계속 맛보고 싶었던 사람들이었죠. 당근 당시 월드컵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들의 팬들이 가장 많을 수 밖에 없었고... 그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즌권이 그렇게 싸다는 사실에 놀라고, 또 의외로 K리그도 꽤나 박진감 넘치는 게임이 벌어진다는 사실에 두 번 놀랐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올드팬들은 특정 선수들이 공만 잡아도 '꺄악~'하면서 뒤로 넘어가는 여중고생팬들의 등장이 아주 눈꼴 시었나보더라구요. 빠순이들이 축구장에도 등장했다는 투덜거림들이 참 많이도 들려오더군요. 그리고 이 친구들은 물론이고... 시즌권이 그렇게 싸다는 사실을 처음 안 사람들이 자신들이 어떤 팀을 응원할 것인지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거야... 일러무삼한 이야기죠.

그런데... 어디에 앉아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특정 팀이 아니라 특정 선수에 열광하는 것이 불편했던 분들... 사고한번 대빵으로 치게 됩니다. 제 기억으론 지금 북패라고 불리는 팀의 서포터스짱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분이 술 이빠이 취한 상태에서 '밀어버려~'라고 한 마디 하셨던 걸로 말이졉.

멋진 오빠의 뛰는 모습에 열광하던 소녀팬들, 그 사건 이후로 경기장에서 사라졌고... 더불어 동시에 K리그에 잠깐 동안 몰렸던 사람들은 모두 다시 흩어졌죠.

그런데 말입니다... 축구는 물론이고 야구도 꽤나 즐기는(롯데팬이 이렇게 말을 하면 욕먹는다는 소리도 어디서 들었던거 같은데...) 입장에서 이른바 '빠순이'들에 대한 시각이 존나 이중적이라는 걸 대부분의 남성팬들은 생각하지 않는거 같더라구요.

예를 들어... 99년의 선수협 파동 당시에... 선수협 사무실에서 가장 궂은 일들을 맡아서 했던 팬들은 선수협 결성대회장에서 특정 선수의 등장에 '꺄악~'하고 괴성을 지르며 넘어갔던... 바로 그 소녀팬들이었거든요.

축구라고 뭐 달랐을까요?

뭐 야구는 그나마 팬층이라도 두껍고, 연고지 이전과 같은 터무니 없는 행동을 하면 장사 안된다는 거 보여주고 있는 사례들이라도 있지만... 축구는 그렇지도 않은데 말이졉.

하여간... 올드팬들이 신입팬들을 구축하는 일이 벌어지는 걸 보고나서 이런 저런... 참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었는데... 이 비슷한 현상이 정치판에서도 벌어지는 걸 보면... 재교육 시켜야 할 인간들이 왜 저리 많나 싶은 생각이... 휘잉~ 하고 지나갑니다.


댓글 4개:

  1. 뭐라고 해야하나 K리그 서포터즈는 다소 폐쇄적이라고 해야할지,자신이 서포터즈라는데 자긍심을 갖는건 좋지만 비 서포터즈는 팬이 아닌 마냥 생각하는 듯한 느낌도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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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패닝홀릭 - 2008/08/04 17:26
    진보신당에서 지난달 말 즈음부터 시작된 논쟁을 읽다보니 딱... 말씀하신 부분과 매칭이 되더군요. 특히 목소리 큰 분들이 가끔 이런 행동들을 하는데... 촛불로 갑자기 몸집이 늘어난 진보신당에서 벌어지는 논쟁이라는 거이 그 모양이라서 말이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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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래두 예전 있던 곳보다는 새로운 '빠순이'들이 '올드팬'들보단 셀 것 같아서 그리 큰 걱정은 안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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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까꽁 - 2008/08/06 18:19
    그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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