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31일 토요일

나이 마흔에 전경과 바로 대치했습니다.

어제 일이 있어 조금 늦게 합류했습니다. 거의 9시가 다 되어 시청에 도착하니 이미 촛불 행진을 시작했더군요. 입어야 할 일이 있어서 간만에 정장, 그리고 산지 얼마 안된 구두를 신고 있었던지라 발이 아파 저는 광화문 우체국 앞에 앉아 있었죠.
 
전경차에 붙어 있는 불법주차 계고장, 듀나의 영화 게시판에서 나온 친구들의 [공지]2MB는 강퇴되었습니다, 피케팅을 하던 젊은 친구들의 2MBㅅㅂㄹㅁ, 값싸고 질좋은 대통령을 수입하자, 청와대부터 민영화하자!, 명박지옥 하야천국, 이과장님 경리과에서 97일어치 퇴직금 받아가세요~ 등등의 재치 넘치는 피켓들도 구경하고, 강기갑 의원의 즉석 사인회가 열리던 청계광장도 보고 있던 중에... 지각한 대학생 대오의 깃발들이 광화문 방면으로 움직이고 있더라구요. 용케들 빈 공간을 찾아내서 저도 그쪽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때가 11시 반쯤인가 그랬습니다... 그때 효자동 사거리에서 지인들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청와대로 들어가는 길에서 전경들이 소방전을 풀어 시위대에게 물을 뿌리고 있더군요. 구호 따라하면서 뒤에서 응원하고 있다가 출출해 조금 위에 있는 페밀리 마트쪽으로 갔더니... 그쪽은 거의 축제 판이더라구요. 전경들과 약 10미터 정도의 사이를 두고 시위대는 비보이 공연까지 하고 있더라구요. 이쪽에서 한 번 보여줬으니 경찰들은 방패로 쇼 한번 하라는 구호가 나오기도 했었구요.
 
암튼... 그때 화장실도 갔다오고... 지인들과 먹고 마실 과자, 음료수, 오징어 한 마리와 맥주 몇 캔 등등을 사가지고 와서 앉아서 싸우는 학생들 응원이나 하고 있었습니다.
 
참... 여담이지만... 소시적에 전투소조장도 해봤던 저지만... 어제의 그 친구들처럼 싸우지는 못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지인들과 하면서 앞으로 20대에 가지고 있었던 편견들을 좀 바꿔야 하자는 이야기까지 했었죠. 특히 충남대... 코오... 대단했습니다(단... 2008년 전의경으로 복무한 놈들은 제외).
 
그러고 있는데... 새벽 3시쯤이 되니... 사직터널 방면으로 무척들 바쁘더군요. 닭차들이 빙글빙글 돌아다니고 있는 걸로 봐서... 이 친구들이 조만간 칠거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때까지 앉아서 구경하고, 박수만 치면서 앉아 있다가 슬슬 일어섰죠.
 
그리고 아시다피시 4시 30분경에 이 놈들이 밀고 들어왔습니다.
 
하...
 
영어로 White Fury라는 말 아십니까? 지금까지 살면서 제가 눈이 이렇게 눈이 뒤집혀진 것은 몇 없었던 일입니다. 이 자식들이 앳된 여학생들을 쫓아가면서 방패를 갈더군요. --+
 
방패 가는 놈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데... 뉘미... 애들이 순간적으로 제 뒤로 가 있는 겁니다. 이때 뒤로 잘못 물러서다간 조뙈는 수 있다는 것이 다년간의 경험이었다보니 방패 가는 놈들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면서 그냥 서 있었죠. 불과 몇초도 안되는 사이에 제 옆으론 청년들과 예비군들이 붙으면서 바로 스크럼이 되더군요. 일단 속으로 휴~ 하면서 가라앉히는데... 증거사진으로 쓰겠다고들 저쪽 찍사들이 엄청나게 찍더군요. 가운데 손가락을 날려주려고 했는데 힘이 너무 들어가 브이자를 펴고 말았습니다. --;;;
 
그리고... 바로 이때 MBC카메라가 전경들과 시위대 사이에 낑겨들더라구요. 일단 방송국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하니까 고참 놈이 방패 갈던 놈들 화이바를 때리면서 갈지 말라고 하고 지나가더군요. 거기다 기껏해봐야 중학교 2학년 정도 밖에 안 되어보이는 꼬맹이 하나가 자기도 대열의 맨 앞에 있다고 몇분간 저항을 하더라구요.
 
자고로 패싸움의 101은 자기보다 약해보이는 상대를 우선적으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죠. 눼... 방패 갈던 종자들의 얼굴을 주리줄창 노려보고 있었던터라 얼굴들은 대충 봐둔 상태, 마침 이리저리 밀리면서 찍었던 놈들 사이로 제가 앞에 서게 되더군요. 이 놈들을 노려보면서 이 놈들만 들을 수 있는 저음으로 이렇게 이야기해줬습니다.
 
"늬들 저 꼬마 대가리 깰려고 방패 갈았냐? 나 니네 삼촌 뻘인데, 지금 나 깔려고 방패 갈았냐? 쫌 전에 늬들 또래의 여학생들이 엎어졌는데 그 여학생들 깔려고 방패 갈았냐?" 등등...
 
이 시키... 쪽팔렸는지 대구리 푹~ 숙이곤 방패로 밀기만 하더군요. 쫌 더 이 녀석들에게 자괴감의 데미지를 높이려고 했는데 맨 앞이다보니 스크럼 짠 팔이 뒤의 스크럼과 얽혀 부러지겠더라구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뒤로 후퇴했습니다...
 
쉬파... 그런데 쫌 뒤에 이 놈들이 물대포를 쏘기 시작하더라구요. 솔직히 촌에서 학교 댕겼던 까닭에, 그리고 물대포가 시위 진압장비로 나오기 전에 학교 졸업했기 때문에 이 놈의 위력을 좀 과소평가했던 거 같습니다. 약 20미터정도의 거리에서 구호외치면서 온 몸으로 맞았는데... 우쒸... 장난 아니더군요. 가슴에 정통으로 한 방 맞은 사이에 뒤 돌아서 캑캑 거리는데 이 놈들이 제 등이랑 뒷머리를 정통으로 때리더군요.
 
양복입고, 랩탑 가방 들고 완전히 물에 빠진 생쥐가 되었음에도... 방패 갈던 놈들을 보면서 끓어올랐던 분노에... 이 놈들에게 맞고 갈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상황이었다보니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극심하게 분비되었었나봅니다. 그렇게 물을 맞았음에도 뒤로 조금 나가 있으니까 옷이 쬐끔 말랐더라구요. 물을 짜내려고 하니 딴 분이 도와주셨음에도 물이 안 나오더라구요. --;;; 그리고 웃통을 벗으니 바로 뒤에서 산행가려고 하셨던 복장으로 나오신 분이 자기가 여분의 옷이 한 벌 있다고 주시더군요. 연락처를 주시면 되돌려드리겠다고 했는데... 그냥 입고 싸우잡니다. --;;

압권은... 물을 몇 번 맞고 나서 다시 물을 뿌리겠다는 경찰의 방송을 두고하는 사람들의 반응이었습니다. '온수!' '온수!'를 연호했거든요. 경찰내부 훈령을 어기면서까지 진압하는 저들에게 시민들은 끝까지 여유있게 반응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때가 5시 30분경이었고... 30분만 더 버티면 MBC아침뉴스에 방영이 될 것이고... 어쩌면 아침부터 결합하는 분들이 더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딱 30분만 버텼습니다. 새벽에 홀딱 젖은 상태에서 그렇게 싸워놓으니 거의 눈이 잠기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렇게 6시까지만 싸우고 집에 들어와 지금까지 잤습니다. 지금 일어나 보니 저희 팀이 떠난지 딱 10여분 뒤에 쳤더군요... 조금만 더 버텼어야 하는게 아닌가... 자고 일어나서 땅을 치고 있습니다.

최근에 전의경과 관련된 글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이 부분에서 저 할 말 많습니다.

앞서 썼습니다만... 저 소싯적에 한 손에는 병을, 한 손에는 파이프를 들고 전경과 피흘리는 일전들을 벌였습니다. 실제로 충돌했던 그 옛날엔 아니었지만 대학 졸업 이후에는 조금 생각이 달라졌었죠. 저 놈들이 무슨 죄인가란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광화문을 막고 있는 전의경들에게 농담같은 구호 "불법주차 견인하라"등을 외치고 가긴 했습니다만... 그때까지도 별 유감 없었습니다. 그리고 효자동 사거리에서 초반에 끌려나왔던 전의경들도 시위대는 "수고했다 잘가라~ 낼보자?"는 식의 인사를 전했었죠. 그러나 방패 갈던 놈들, 그리고 잠 못자서 시위대를 때렸다는 바로 밑의 이 놈들에겐 이 말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늬들, 군바리가 두 번째 쪽팔려야 하는 것이 뭔지 아냐? 남의 나라를 침략하는 거다. 그럼 첫 번째로 쪽팔려야 하는게 뭔지 아냐? 자국민을 상대로 작전하는 놈들이다!

라고 말입니다.

전의경도 사람이니 감정을 자극하면 안된다고 오늘 정말 힘들게 평화시위 대오를 유지했던 예비군들은 외쳤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후로는 이 말에 대해서 전 동의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사람이려면 사람다워야 사람입니다.

아이를 방패로 찍겠다고 방패를 가는 놈들은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을 끌어당겨 군화발로 머리를 차는 놈들은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물대포는요?

물대포에 관한 장비관련규칙은 다음과 같더군요.

경찰장비관리규칙
〔1999. 11. 17 전개 경찰청훈령 제279호〕

2000. 11. 24 훈령 제337호
2002. 3. 29 훈령 제377호

7. 살수차

가. 최루탄 발사대의 발사각도를 15도 이상 유지하여 발사되는지 확인후 사용할 것
나. 20미터 이내의 근거리 시위대를 향하여는 직접 살수포를 쏘지 말 것
다. 살수차는 항상 진압부대의 보호속에서 운용되어야 하며 후진시는 유도요원의 유도에 따라
운용할 것

그런데 이 사진이 15도 이상인가요? 저도 거의 20미터 뒤로 있었음에도 직사로 맞은 것만 네 번이 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의경을 자극해서 폭력적이 되었다구요? 조까라고 하십셔. 지금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촛불문화제, 그리고 촛불행진과 집회에서 서울만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다른 곳들은 축제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왜 서울만 이럴까요?

잠도 못자고... 운운하는 그 놈. 아고라에서 이미 실명이 돌아다니고 있더군요. 그런데 말이죠... 잠은 사람과 동물이 자는 겁니다.

아마 이쯤되면 "쒸팔 나 동물이야"라고 하는 놈들도 나올 겁니다. 그 동물들에겐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군요. 늬들이 발로 차고 방패로 깐 사람들은 늬들이 전역한 이후에, 혹은 학교 졸업하고 나서 취직한다고 했을때 이력서를 가장 먼저 보게 될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저라면 2008년에 서울에서 전의경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면 이유불문 서류에서 뺄 겁니다. 이게 저만 그럴거 같은가요? 지들이 사람이라면, 적어도 사람 꼴을 갖추려고 한다면 '잠도 못자고 씨발'과 같은 소릴 하기 전에 한 놈이라도 탈영하고 양심선언을 해야 할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의 지금 상태는 이것이더군요.

대통령과 국회를 두고 헌법기관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최상위의 헌법기관은 국민입니다. 지금 그 헌법기관이 지금 길거리에서 방패에 맞으며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다면 그게 동물이지 사람입니까? 그리고 도대체 어떤 정신나간 회사가 동물을 고용할까요?

2MB와 서울경찰은 이미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습니다. 저도 조금 있다 다시 나갈 것이고, 연행된다면 당당하게 연행될 겁니다. 설령 이 글을 가지고 시비를 건다고 하더라도 당당하게 나갈 겁니다.

나이 마흔에 이런 참담한 나라에 그냥은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08년 5월 30일 금요일

역시 부산

링크 1

링크 2



ps1. 곱상한 부산 언니 입에서 저 소리가 나올때의 리듬과 억양을 감안해서 읽으시면 의경 꼬꼬마가 얼마나 겁 먹었을지 짐작하실 겝니다.

ps2. 야구 어떻게 되었어요? 라는 말에 저도 솔직히 할 말이 없었던게 어제 시위대가 종로타워 즈음에 도착했을때 화장실 갔다오면서 네이뇬의 야구중계부터 먼저 봤습니다. --;;;

2008년 5월 29일 목요일

찌라시들이 이젠 민사작전을 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와 같은 찌질한 놈들은 그래도 수작이 눈에 빤히 보입니다. 이 기사의 경우, 1. 시민이 밀어서 2. 전경이 반응했는데. 3. 그게 폭력경찰의 증거가 되었다. & 정보채증을 위해 배치된 사복이 '커다란 무전기로 본부와 통화하다 프락치로 오인받아 곤욕을 치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죠.

조까라고 하십셔. 먼저 뒤의 부분은 경찰 자신이 집시법 위반을 하고 있는 겁니다. 집회중에는 정복경찰만 투입할 수 있으며, '커다란 무전기'는 예비군용으로 밴딩되어 있습니다.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커다란 무전기'입니까?

앞부분은 훨씬 더 의도적입니다. 밀어서 반응하는 경우보다 집에 가야 한다고, 배달가야 한다고 하는데도 방패로 미는 경우나 방패로 치는 경우들이 훨씬 더 많으니까 말이죠.

뭐 이 넘들은 취재방해 등의 이야기를 하겠지만 기껏해야 현장에서 울려퍼지는 건 SBS와 같은 매체가 취재를 할 경우 옆에서 '취재하면 방송하라!' 정도입니다. 일부 흥분한 이들이 달려든다고 하더라도 주변에서 다 막습니다.

얘네들이 이러는 이유요? 이제 날 거짓말은 잘 안 먹히거든요. 잘 먹히는 거짓말, 특히 전경들과 같이 생계와 관련된 절박한 시위대를 상대로 정훈교육을 할때 가장 많이 쓰는 방법도 적당한 사실과 거짓을 섞는 겁니다. 어떤 전경출신은 돈 벌이를 위해 집회를 조직하는 경우도 있다라는 말을 하면서 이번의 촛불 집회도 그들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아마 전경들 상당수도 그렇게 믿는 친구들이 있을 겁니다.

그럼 이거 사실일까요? 아뇨. 부분적으로만 사실입니다.

생뚱맞은 현장에 민중가요가 퍼지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토지보상, 혹은 뉴타운과 같은 재개발 지역에서 벌어지죠. 자신들의 입장을 집회로 만들어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보니 이들을 찾아가서 스피커는 물론이고 율동까지 가르치는 걸로 돈을 받는 사람들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1987년 이후로 어지간한 단위들이 다양한 형태의 투쟁경험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 부분적 사실 뒤로 묻히게 되는거죠.

지랄탄을 날리면 날아오는 방향과 풍속, 날아오는 속도등을 보고 판단해 이걸 전경에게 던질까, 아니면 도망갈까를 결정했던 입장에서 보자면 이 집회와 행진처럼 분산적인 집회는 본 적도,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XT를 가지고 돌려보던 Life라는 게임이 연상될 정도죠.

반면 조선일보의 이 기사는 한국경제와는 달리 상당히 고단수입니다.

이번 촛불시위의 뚜렷한 특징이라면, 아직은 '중앙통제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설령 시위를 '주도'하는 단체들이 있다 해도, 시위 인파를 한 방향으로 몰아가지는 못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대부분 참가자는 인터넷 등에서 돌아다니는 정보를 신봉하고 '참을 수 없는 순정(純情)'으로 나온 것 같았다

...

이 감성적 '순수함'에 어떠한 논리적 설득도 쉽게 통할 것 같지 않았다.

여기서 주의할 부분은, '인터넷 등에서 돌아다니는 정보를 신봉'하고. '참을 수 없는 순정'으로 나왔다는 겁니다.

이걸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들은 인터넷 상에서 떠도는 괴담을 진실을 전달하는 자신들보다 더 믿고 있다'가 앞부분이라면 이들은 '순수해야 한다는 마법의 주문'을 걸고 있는 겁니다. 아... 당삼하게 이들은 '이성적이지 않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건 물론이죠.

그런데 도대체 '순수'해야 한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이게 마법의 주문인 것은 '이 집회는 순수해야 한다'는 이야기 하나로 변형되는 다양한 공세들을 벌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라고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 시키들의 프레임에 그대로 빨려들어가기도 쉽죠. 촛불집회를 벌이는 이들은 자중지란에 빠지게 만들면서도 자신들의 프레임 안으로 포섭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양수겸장의 선동은 없는 셈입니다.

더불어 이 민사작전용 삐라는 지금의 촛불집회에 있어서의 가장 약한 고리를 건드리고 있습니다.

바로 '프락치 공포를 이용한 시위대 내부의 불신'이죠.

그리고 이 공격에 1번타자로 노출된 이들은 바로 '다함께'그룹입니다. 얘네들 상태 안 좋은 애들이라는 건 저 역시 인정합니다. 더불어 적절하지 못한 표현으로 가득찬 유인물을 운동권이 아닌 집단에게 뿌리고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당해 삐라에서 말하는 "반란에 동참하라"가 얘네들의 작품이라는 거야 일러무삼한 이야기죠. 그리고 얘네들과 촛불문화제 참가자들과는 초창기부터 꽤나 많은 갈등들을 빚어왔습니다. 이 친구들이 지금까지 잘 해왔던 것이 운동권 집회에서 신문팔이를 하면서 기존 운동권 조직들의 새살들을 열심히 갉아먹던 것인데, 지금의 정국에서도 비슷한 행태들을 보이고 있거든요... 그러니 삑사리가 심하게 날 밖에요.

그러나 이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불신들은 사실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하기엔 좀 어려운 부분들이 있습니다. 전경대로 바로 몰고 갔다는 이야기 같은게 대표적인데... 그만큼의 조직력과 정보력을 갖추고 있을리가 없죠. 이 어설픈 넘들이 말입니다. 그러니, 촛불문화제와 행진에서 심심찮게 목격되는 술에 상당히 쩔어서 오바하시는 분들을 다루듯 하시면 됩니다.

얘네들이 지금 논조를 바꾼 것은 다 목적이 있어서 그런 겁니다. 부디 논조가 달라졌다고 착각하지 마시고... 이 찌라시들이 지금 민사 작전을 위한 삐라로 자신들의 옷을 바꿔 입은거니까 극도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뭐 복잡하게 생각하시지 말고 안 좋은건 딱 끊으셔도 좋습니다.

이명박은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마르세리안님은 책임지지 않으려는 2MB(이거 오늘부로 금칙어라구요?)에 대해지적하셨습니다만... 책임지지 않으려는 것은 그 시대를 살아온 기업인들의 일반적인 생태본능들 중에 하나라고 봅니다. 아닌 말로... 대우그룹을 그렇게 말아드셨던 김우중 회장이 책임을 졌나요? 한보의 정태수는?

그것보다도 좀더 앉아서 생각해봐야 하는 건 이 아저씨가 도대체 뭔 그림을 그리고 가고 있는가라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가 보기엔 황당한 것이겠지만, 자기 나름으로는 큰 그림이 있으니 '1년을 기다려달라'라고 했을 것이니 말입니다.

오늘 미국 쇠고기 고시를 발표하는 바람에 거의 묻혀버렸지만, '지방상수도를 권역역별로 광역화하여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라고 쓰고 '상수도 민영화'라고 읽습니다)를 추진하겠다는 회의를 행정안전부에서 가졌습니다. 의료민영화는 사실상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는 거야... 국민건강보험의 데이터들이 민간보험회사로 넘어간 그 순간에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죠.

역시 쇠고기에 집중되어 있는 동안 묻혀버린 뉴스지만 이 정부는 각종 국책연구기관들을 통폐합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국립수리과학연구소와 핵융합연구소, 그리고 극지연구소를 '공문 한 장'으로 통폐합했습니다. 그리곤 정통부를 사실상 움직인다는 평가를 해왔던 ETRI를 KIST와 통폐합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상태죠.

뭔가 보이시는지요?

이 아저씨들의 주변에는 워싱턴 컨센서스만이 살길이라고 믿는 사람들 밖엔 없습니다.

참여정부의 인사를 두고 '코드인사'라고 비판하던 이들이 그보다 더한 동질 집단을 구성해놨으니 이에 대해 일말의 의심을 가진 사람들은 청와대에 들어가질 못했죠.

그런데 각하께선 '1년만 기다려달라'는 말씀을 하셨단 말이죠...

이 이야긴 1년내에 시장에게 모든 것들을 넘기는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게 아닌가 합니다. 상수도 & 전기 등 망 사업 민영화... 의료민영화, 그리고 각종 국책연구소들을 대거 통합하고 기업연구소에 지원하는 형태로 일을 진행하겠다는 거죠.

더불어 지난 정부부터 일관되게 지속되었던 흐름들 중에 하나는 대기업이 중소기업들의 고유사업영역들을 축소시키는 것이었죠. 이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묵시록 쓴다고 욕하지 마십셔. 이미 비교적 후한 임금을 보장하는 KBS가 자료조사원을 석사급 이상을 찾는다면서 월 150만원 + 알파를 한 달치 임금으로 내놓는 세상입니다. 88만원 세대가 그냥 나온 것도 아니라구요. 세전 88만원을 평생의 임금으로 받게 될 세대가 등장했다는 이 이야기는 바로 자영업자들에게 타격을 입힐 수 밖에 없습니다.

임금은 극도로 줄어들고, 영세 자영업자들은 폐업 밖엔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으로 몰려가게 될 겁니다. 대기업 노동자들이라고 뭐 남아날 것 같나요? 지난 한 달 내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줄기차게 문제제기를 해왔음에도 자기가 한국에 없는 동안 장관이 고시를 하도록 만들어놓은 분이, 떼법은 엄단하겠다는 말씀을 하신 분이... 대기업 노동자들의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그대로 놔둘까요?

참고로 대기업 노동자들도 잔업과 철야 수당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급여로 놓고보자면 아주 많이 차이가 난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극도의 임금억제, 더불어 항상적 실업자들이 일정 수 이상 유지되는 노동시장이 벌어진다면 기업의 단기적 재무재표는 향상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돈이 안 돈다는 건 이미 참여정부 5년간 확인된 상황이구요. 재미있는건... 국가 GDP라는 것은 소득분배와 관련해선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 지표라는 것이죠. 설령 각하께서 공약하신 7%에 미달한다고 하더라도 참여정부보다 약간 더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은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몇 년 내에 유가가 200달러가 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미국 시장의 상황이 극도로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게 성과를 얻기란 그렇게 쉽지 않은 상태가 될 겁니다.

더 암담한 건... 이게 이미 이렇게 진행된 상황에서 바꾸는 것은 지금보다 몇 배는 더 힘든 것이 될 겁니다.

거꾸로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저항하는 이들과 쉬지 않고 소통하며 연대하는 것이 이 암담한 상태로 달려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몇 번 안 남은 기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서울 시청앞 촛불집회가 행진으로 바뀌었을때... 최대 참여인원은 대략 6~7만명 정도였던 것으로 봅니다. 부산 서면에선 3만이 모였다고 하더군요. 뭐 고담 대구조차도 백 단위는 모였다고 하니... 이번 토요일, 제대로 한번 모이는 것으로부터... 그리고 사람들과 이 이야기들을 조금 더 진지하게 해보는 것으로 부터... 이걸 막는 것은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괴담이라구요? 글쎄요... 레임덕 밖엔 남은 것이 없는 부시랑은 시시덕 거리면서 메케인과 힐러리, 오바마가 모여 있는 곳에 가는 것은 거부했다는 얇디 얇은 상황판단 능력, 그리고 중국에 가선 외교부 대변인으로부터도 냉대 받고 오시는 분이 그 분입니다. 그리고 그 분의 지금까지의 삶에서 '산출물이 투입된 요소보다 더 많아야 한다'는 경영인으로서 당연한 상식과는 거꾸로된 삶을 살아오신 분입니다요. 현대건설이 어떻게 망가졌는지... 그리고 서울시장을 하시면서 서울시의 총부채와 매년 쌓이는 부채를 어떻게 만들어놨는지만 확인하십셔.


고시 내용, 황당 황당

1. 기존의 검역과정은 그대로 간다(뭐 특별한 것처럼 이야기합니다만... 허가받은 도축장이 아닐 경우 원래 당삼 빠꾸놓게 되어 있는 겁니다. SRM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빠꾸되는 겁니다).
 
2. 새로운 합의에 따라 뼛조각이 들어가 있는건 '뼈가 아니기 때문에 통관시킨다'.
 
3.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도록 하고 단속을 철저히 하도록 하겠다(문제는 한우 자체가 독특한 DNA를 가지고 있는 넘이 아니기 때문에 구분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 이야기가 나오기 이전에도 콧방귀만 나오더군요. 특히 미국에 갔던 아저씨들 말입니다.
 
1. 우리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할만큼 했다(글쎄... 10일동안 30개를 돌아봤다면서 꼼꼼히 들려다 볼 수 있었는지???? 애초에 무리였던 거 아니었나요?)
 
2. 30개월 이상과 30개월 이하의 작업대는 다르며 30개월 이상을 도축했다가 30개월 미만을 도축할 경우에는 고압, 고열을 통해 살균한다. 근데 프리온은 고온 고압에서도 안 없어져서 문제 아니었나요? 거기다 30개월 미만과 이상의 구분이 뭔 상관이래요? 30개월령 이상을 수입하기로 했는데?
 
이게 또 에러인게 실제 단속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소가 수입된 건지 한우인지만 구분하는 것이지... 얘가 30개월령 이상인지 이하인지를 최종소비단계에서 확인할 방법은 아직까지 나온게 없다는 겁니다.
 
그 이외의 내용들은 국고보조율등을 늘리겠다... 지원금 늘리겠다... 인데. 이거 FTA위반일껄요? 국내 보조금 지급 자체가 금지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뭐 대단한 것을 준비했다고 하고 있으면서 실제의 내용은 걱정했던 것과 100% 동일합니다. ㅎㅎㅎ
 
이따 퇴근하자 마자 바로 시청으로 달려가야 하겠네요.
 

2008년 5월 28일 수요일

[펌] 촛불집회중 연행시 대처방법

일전에도 올려놓긴 했습니다만... 이게 좀 더 구체적이라고 생각해 퍼다 놓습니다. 오늘 장관 고시를 강행하는 걸로 봐서 어제처럼 끝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불상사가 커질 것 같아 올려놓습니다.

참... 이전에...

카메라, 특히 DSLR을 가지고 나가시는 분들은 백통이라고 통칭하는 넘들이 아니면 들고 나오지 말기 바랍니다. 역시 노트북과 같은 고가의 물건들도 가능하면 가지고 나오시지 말기 바랍니다. 현장 중계과정에서 파손의 우려가 오늘은 특히 심할 것 같아서 말이죠.

옷차림도 가벼운 옷차림이 좋긴 합니다만... 바람 막이를 위한 얇은 점퍼류는 걸치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집회에 참여하면서 목캔디와 물통 정도도 기본으로 챙겨가셔야할 거구요.

그럼 대처 방법 나갑니다.

만약, 나 자신이 폭력경찰에게 잡혀서 끌려갈 경우 대처방법
혹시라도 시위 중 경찰 등 공권력에 연행되는 경우입니다.

(여러분을 형사처벌하려면 증거가 필요한데,

경찰이 하는 것이라고는 옆에서 채증(증거수집)하는 조가 사진을 촬영하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사진은 증거로 쓰이는 조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여러분은 발뺌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만,


법률 지식이 없는 일반 시민은 수사기관 앞에서 신문을 받을 때에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함부로 진술하여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백을 해 불리한 증거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렇게 하십시오. 민변에서도 이렇게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연행될 경우 "아무 말도 하지 마십시오."

이것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인 '진술거부권(묵비권)'입니다.


수사기관이 국민을 연행하면서 진술거부권과 변호인선임권을 고지하지 않을 시 불법연행이 됨은 물론이며 여러분은 이 권리를 행사할 권리가 있습니다.(미란다 원칙)


법은 또한 진술거부권을 행사한다고 하여 불리한 간접증거로 참작하거나 소위 '괘씸죄'를 적용해 형량을 높이는 등의 불이익을 가하지 못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경찰은 연행 뒤에 피의자신문을 한답시고 컴퓨터 앞에 앉힌 뒤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을 묻겠지만('인정신문'이라고 합니다) 이것조차 대답할 필요가 없습니다.



경찰이 "이름!"하고 물어도 이름도 말하지 마십시오.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는 촛불시위 중 연행된 분들을 위하여 변호단체를 구성하였습니다.



민변의 전화번호는 02-522-7284입니다.



시위 나가실 때 번호를 꼭 저장해서 가십시오.



연행되면 즉시 이곳으로 전화하여 도움을 요청하고,



"변호사가 올 때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 라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수사기관은 변호인과의 통화를 엿들을 수 없으므로(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 경찰관이 통화내용을 들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면 "물러나라"는 요구를 하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은 소중합니다. 폭력시위대, 불법시위대로 매도당해 공권력의 칼날에 희생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꼭 명심해주십시오.


이상입니다.



그리고 이 게시물은 무단전재 배포 허용입니다. 마음껏 퍼뜨려주시고, 추천해 주십시오.



될 수 있으면 오늘도 연행될 지 모르는 선량한 시민들을 위하여


##추가글 입니다. (좀더 구체적이네요)

  저는 민족 전남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중국에서 체류 중인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학생시절 여러번 경찰서에 잡혀가 보아서 (89년 고등학교 때 전교조 관련 시위 훈방, 91년 안기부 기습시위로 기소유예, 93년 국회앞 시위로 구류, 94년 학생회 활동 관련 연행 집행유예, 96년 연세대 투쟁으로 불구속 기소-벌금) 연행 및 경찰조사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고 있기 때문에 지침을 알려드립니다. 자세히 알고 있으면 크게 겁먹을 일은 없습니다.


=&=&=&=

먼저 말씀드릴 것은, 현재와 같이 주동자도 불분명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저항에는 정권 차원에서 대책이 없습니다.
단순 거리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잡아가봤자, 구류 내지는 벌금 외에 구속 시킬 방법은 없고, 해산을 시키고 겁을 줘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일제시대에도 기물 파괴, 폭행 등을 동반하지 않은 단순 시위는 구속 시키지 못했습니다. 물론, 잔인한 고문과 폭행은 있었지만, 말 그대로 사법적인 판단에서는 감옥에 가둘 수 없었다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21세기에 거리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가둘 수 있겠습니까?


서울 시내에서 1000명만 동시에 연행되어도, 모든 경찰서와 검찰의 업무가 마비됩니다.

어차피 최악은 이틀(48시간) 정도 경찰서 보호실에 있다가 벌금 내거나 기소유예 입니다. 겁먹지 말고 웃으면서 투쟁합시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주인입니다.  


그러면 구체적인 지침 나갑니다.



연행 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경찰이 곤봉과 방패를 휘두르며 록력에 나설경우, 당황하지 말고 일단 인도로 피하십시오. 만약 인도로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눈과 머리를 방어하고 자리에 누우십시오. 소리를 지르고 연행이유를 밝히라고 하시고, 몸에 손을 대지 말라고 요구하십시오.
경찰은 현행범을 연행하더라도 미란다 원칙에 따라 먼저 경찰의 신분을 밝히고, 혐의 사실을 고지하며, 묵비권과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합니다.

경찰이 때리면, 실신해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됩니다. 어차피 이 놈들의 목적은 연행이 아니라 겁을 주고 해산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구급차에 실려 보내버릴 겁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소리를 지르고, 몸에 손대는 것을 거부하더라도 경찰을 때리지는 마십시오. 특수공무집행방해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연행이 되었을 때

(경찰조사 - 연행 후 24시간 내 검찰 송치 여부 결정)

연행이 되면 먼저 닭장차로 갔다가 가까운 경찰서로 이동될 것입니다. 연행 시간 정확히 기억 하시구요.

연행이 되면 먼저 연행자의 신분을 정확히 밝히라고 요구하십시오. 그리고, 민변이나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등에 변호사를 선임하겠다고 요구하십시오.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 등을 요구하면, 변호사가 올 때까지는 묵비권으로 버텨도 됩니다.

신분증이나 핸드폰 등을 강제로 가져가서 신원을 파악하려 한다면, 압수-수색 영장 없는 사유재산 침해는 불법행위임을 고지하시고 정확한 신분과 압수근거를 문서로 내놓으라고 하고, 차후 변호사를 통해 고발하겠다고 하십시오.

묵비권으로 버티고 있으면, 조서 쓰는 경찰도 대책 없습니다. 아마, 신원파악만 하고 풀어줄 테니 조사에 협조하라고 할 것입니다.

그냥 잘 판단하셔서 묵비권 유지하며 경찰서에서 주무시던가, 대충 진술하시던가 판단하십시오.

아마, 주된 조사는 집회 참여 경위, 주동자 및 배후세력 여부, 당일 집회에서의 구체적인 행위 등을 조사할 것입니다. 이건 뭐 인터넷을 보고 국민의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참여했다라고 말씀하시면 될 것이고...

경찰조사는 연행 후 24시간 내에 끝내고, 검찰에 자료를 넘겨야 됩니다. 검찰에 넘길 만한 사유가 아니라면 훈방으로 끝나구요. 검찰로 조서를 넘기면 보호실에서 주무시면 됩니다.



검찰로 송치된 후,

(연행 후 48시간내 구속-불구속 여부 결정)


조서를 다 썼으면 보호실에 동지들과 정다운(?) 이야기 나무시면서 시간 보내면 됩니다. 검찰에서는 경찰조서를 근거로 구속-불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되는데, 대부분 불구속 일 겁니다.

근데, MB가 독종이라 즉심에 넘겨 구류 처분을 받게 되면 경찰서 보호실이 아닌 유치장으로 가구요. 유치장은 보호실과는 또 분위기가 틀립니다. 경찰서 내에 임시감옥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불구속일 경우는 일단 경찰서에서 풀려난 후, 검찰에서 다시 연락이 옵니다. 기소유예 또는 불구속 기소로 넘어가면 법정에도 출두해야 되구요. 하지만, 이것도 감옥에 집어넣을 수는 없기 때문에 크게 긴장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올린 메뉴얼을 잘 숙지하시고 열심히 투쟁해 주세요.


만약 MB가 최류탄까지 쏘면서 국민과 전쟁하면 저도 한국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이제 저도 아이 둘 가진 아빠지만, 거리에 서면 물불 안 가립니다. 함께 했던 오월대 동지들 다 모아서 갈 테니까,...



다른 곳에 마구마구 퍼가주세요.

카테고리 하나 추가...

이번주 한겨레21에 당황스러운 기사 하나가 실렸습니다. 문화부 홍보지원국 교육 자료라는 것인데... '외롭고 가난한 네티즌'들에 대한 대응방안은 '쇄뇌와 조작'이 짱이라는 이야기인데요... 다른 분들 처럼 발끈하기 보다는 이 화상들의 뇌구조를 이해하고, 이 뇌구조가 범접할 수 없는 프레임을 지금부터라도 고민해보는 것이 훨씬 더 생산적인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쟤네들 이해하기라는 카테고리를 하나 추가해보기로 했습니다. 일번타자는 가장 명박스러운 집단인 뉴라이트 되겠습니다.

2008년 5월 27일 화요일

이번에는 집단 자수 운동을 해야 하나요?

참나... 인터넷을 통한 배후(?) 선동자들은IP를 추적해서 필벌하겠답니다.  거 동생분께서 운영하신다는 룸에 가서 술이나 한 잔 걸치고 디비 잠이나 잤으면 이런 엉뚱한 이야기라도 안 할텐데, 얼리버드 쫓아서 얼리버리하시려고 하다보니 별 같잖은 소리까지 다 듣습니다.

남의 나라 시위대에 자국 국민이 두들겨 맞는 건 방치하던 분들께서 자국민 잡아 가두는 건 그렇게도 쉬운가 봅니다.

그렇게 잡아 가두겠다면 잡혀드리죠 뭐.

rainmaker10@empal.com 으로 멜 보내주시면 지가 걸어들어가겠습니다. 전화번호도 필요하세요?

2만1천3백2십7번째 촛불







촛불을 이어 받고 싶으신 분들은 여기 클릭!


고시철회! 협상무효!

2008년 5월 26일 월요일

초난감 CEO의 조건을 모두 갖춘 2MB

정부여당의 대응을 보고 있으면... 거꾸로 저쪽에 배후가 있는게 아닌가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제대로된 협상을 하라는 참 단순한 요구로 부터 출발한 집회를 정권퇴진 구호가 자연스러운 상태로 올려놓는거, 이거 참 쉬운게 아닌데 말이죠.

하긴 그 분들은 자신들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발생되면 무엇이든 누구의 '음모'라고 이야기하던 분들이었죠. 음모는 거기 털인데, 그 누구들은 참 거기 털도 많았나봅니다. --;;

뭐 이걸 두고 한심하다고 말하는 것도 아깝습니다. 뉴라이트 같은 사기꾼들이야 본업이 사기니까 그렇다치지만... 암튼...

이 배후설의 어처구니 없음은 그들이 그렇게 목놓아 찾고 있는 '선수'들은 아직 움직이지도 않았다는 사실에서 더 명확해집니다. 쥐새끼도 금칙어로 만들어놓을 정도로 포털에 집중하는 동안 의견광고는 물론이고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들은 전혀 생뚱맞은 곳에서 벌어지고 있으니까요.

경향신문과 한겨레에 광우병 쇠고기 반대에 대한 의견 광고를 낸 첫 번째 집단이 누구였습니까? 여성 패션 커뮤니티였습니다. 어제 경향신문에 두 번째 의견광고를 낸 커뮤니티도 이들이 목놓아 찾고 있는 '선수'들이 아니라 전혀 생뚱맞게도 메이져리그 야구를 주요 화두로 삼는 미국 야구 커뮤니티였죠. 뿐인가요? 100만원짜리 이상의 카메라를 주로 다루는 커뮤니티인 slrclub의 이슈토론방은 현 정부의 실정과 촛불행진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넘쳐나고 있고... 경찰총장의 동생이나 이번에 청와대에 임대차계약을 맺은 분과 친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섹티즌들의 커뮤니티들도 난리가 아닙니다. 더 재미있는 건 이 중에서 몇몇 커뮤니티들은 현 대통령의 당선에 일조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썼던 이들이 꽤나 되던 곳들이라는 겁니다.

현 여당과 정부는 변머시기 정도가 인터넷 여론과 관련해 조언을 하는 곳이죠. 딱 그 수준에 맞는 형태들의 대응이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이들이 '쥐새끼'를 금칙어로 만들어 놓을 정도로 포털에 집중하는 동안, 전혀 상관이 없어보이는 곳들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포털의 입장에서도 통제가 그렇게 쉽지 않은 코너가 한 역할을 하고 있죠. 6만명의 필자들이 뉴스를 쓰고 있는 블로거뉴스는 생생한 사진과 동영상이 지난 한달간 꾸준히 올라오고 있었고... 지난 주말의 경찰 진압에 분노한 이들이 점점 더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이게 온라인의 상태라면 오프라인의 상태는 더 깹니다.

저 촛불문화제, 지금까지 7번인가를 나갔습니다. 지금까지 쭈욱 보면서 한 가지 흐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른바 '선수'들의 발언권은 거의 없었고, 지금도 쫓아가기 바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집회에서 중간에 4자 구호가 튀어나오기 시작하면 일제히 그걸 따라하는 형태로 구호가 울려퍼졌는데... 지금까지의 촛불문화제에선 운동권스러운 구호들은 대체로 씹혔거든요. 그런데 지난 주말 이후로는 자발적인 구호들의 강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어제의 경우, 꽤 늦게 도착했던 청계광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많아야 7천명 내외였습니다. 하지만 행진을 시작하면서부터 점점 더 사람들이 모이더니 삼성생명앞으로 갔을 즈음에는 최소 2만명은 되어보이더군요. 술먹다가, 버스타고 집에 가다가, 택시 타고 집에 가다가 합류하던 사람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겁니다.

운동종목이 없는 선수들은 아직 출발도 안 했습니다.

이번호 시사IN에는 운수노조 정호희 정책기획실장이 나왔습니다. 지난 5월 9일 촛불문화제에서 "운수노조가 앞장서서 미국산 쇠고기 유통을 막겠다"라고 선언했었을때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튀어나왔었습니다. 기사에서도 이야기하지만 이 분은 이 모든 것이 얼떨떨하다고 하더라구요. 파업하겠다고 하는데 칭찬 받는건 처음이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이거, 주목할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파업의 꽃은 공공부문의 파업이죠. 나라가 서 버리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촛불문화제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광우병 쇠고기'에 '의보민영화'를 비롯한 '공공부문 민영화'입니다.

여기에... 현 정부의 경제정책 담당자들이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는 큼지막한 지뢰가 하나 있죠. 참여정부시절부터 인플레이션 압력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그 압력을 환율이 상당부분 커버를 해줬죠. 달러당 900원선까지 떨어지면서 급속도로 진행된 유가상승이 실제 물가에 반영되는 것을 막아줬던 겁니다.

그런데 현 정부는 수출이 잘 되어야 한다면서 환율 상승을 방치하고 있습니다. 유가상승이 이전의 압력에 더해 곱절로 물가에 반영되는 상황인 셈입니다. 이 때문에 전기요금을 비롯한 각종 공공요금들을 올리게 될텐데... 지금까지의 행각으로 봤을때 이게 민영화가 되면 얼마만큼의 전기세를 내야 하는가, 수도세를 내야 하는가와 관련해 괴담으로 떠돌던 수준의 이야기들이 괴담을 넘어서 설득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이 상황에서 공기업 민영화로 SOC, 정확하겐 대운하 공사를 시작할 자금을 만들겠다고 나섰을때 공공부문 노조의 반발이 얼마만큼의 지지를 받게 될까요? 일이 이렇게 전개되면... 97년은 저리가라고 하는 총파업으로 가게될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일이 여기까지 이르게 되면 아마 거의 정확하게 나라가 반쪽으로 나뉠겁니다. 무슨일이 있어도 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찍을 수 없는 사람이 전국민의 40%는 됩니다. 또 무슨 일이 있어도 한나라당을 찍을 사람들은 35% 정도니까 말입니다.

2MB옹께서 이해하기 쉽게 이걸 기업의 상황으로 놓고보자면 82년 존슨&존슨과 같은 식으로 대응을 할 것이냐, 아니면 90년대 중반에 인텔이 부동소숫점 연산을 못하는 펜티엄 CPU를 가지고 초특급 삽질을 했던 상황으로 일을 몰고갈 것이냐의 상황입니다. 아직까지는.

1982년 바퀴벌레 퇴치용 청산염이 일부 타이레놀 제품에 섞여들어가 7명이 사망하자 존슨&존슨은 다음과 같이 대응했습니다.

1. 바로 언론켐페인을 벌여 대중에게 캡슐에 독극물이 들었다는 사실을 바로 알리고 자사의 제품인 타이레놀을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회사 경영진은 문제의 범위를 축소하거나 부정하지 말고 언론과 협력해 현 상황을 널리 알리라고 했죠.

2. 1억달러의 손해를 감수하며 이들은 시판중이던 모든 타이레놀 캡슐을 회수했습니다.

3. 모든 타이레놀 캡슐을 문제가 없는 정제로 즉시 바꿔줬죠.

4. 경영진은 여러차례에 걸쳐 사건에 대한 충격과 사망자들에 대한 조의를 솔직하게 피력했습니다.

5. 모든 제품들을 회수한 후, 독극물 테러 방지형 포장으로 무장한 새로운 타이레놀 제품들을 소개하고 새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 켐페인을 벌였죠.

이 결과 모든 사람들이 끝장났다고 생각했던 타이레놀은 시장에서 살아남습니다. 시장점유율이 37%에서 한때 0%까지 떨어졌지만 몇 달후에 24% 수준을 회복했고, 오늘날까지 인기있는 제품으로 남아있죠.

반면 인텔은 부동소숫점 연산이 안되는 CPU를 두고 어디서 많이 본 형태로 대응합니다.

"... 부동소숫점 나누기 구십억 번 중의 한 번 정도 발생하는 오류이다... 일반 스프레드 시트 사용자에게는 이 잠재적인 오류가 2만 7천년에 한 번 꼴로 발생한다..."

여기에 또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방침이 인텔로부터 나옵니다.

"계산불구인 펜티엄을 회수하지 않고 재고가 바닥날 때까지 계속 판매할 방침..."이라고 말이졉.

이 소동을 벌이면서 인텔이 입었던 손해는 대략 50억 달러가 넘었다고 합니다.

<초난감 기업의 조건> 서문과 8장 요약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나서서 사과를 하고, 미국과 재협상 하겠다고 하고, 협상과정에 참여했던 이들 몇명의 목을 날려버리는 걸로 사태의 확산은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상최강의 벽창호에... 자신이 CEO로 있었던 회사를 엄청난 빚덩이에 올려놨던 이 분의 그간 행보를 볼때... 존슨&존슨의 해법보다는 인텔의 형태로 일이 진행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보입니다.

회사야 금전적 손해로 끝나는 일이지만, 국가가 반으로 쪼게지는 상황으로 이르게 된다면... 더 생각해보고 싶은 생각도 없어집니다.


촛불집회현장에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연행시 몇 가지 팁...

3일째 연속 참석입니다.

피곤해 죽겠습니다.

음주가무와 흡연으로 인한 체력소진을 아주 실감하고 있습니다.

쩝... 친구녀석이 2MB의 당선을 두고 화염병 다시 던지려면 체력비축을 해둬야 하는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을때만 하더라도 농담이었는데... 이게 현실이 되더군요.

집회하려고 해도 피곤합니다.

암튼...

오늘은 이런저런 일들이 좀 있어서 9시 경이 다 되어서야 청계광장에 갈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오늘 집회는 어청수의 어처구니없는 방화에 열 받아 어디 잡아넣을거면 나도 같이 넣어라는 생각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저만 그랬던 것이 아닌거 같더군요. 촛불문화제가 끝나자 마자 '행진!'이라는 구호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기 시작하더니 꽤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따라 붙었는데... 어라? 청계광장에서 을지로 입구로, 한국은행으로, 명동으로 가더니 다시 청계광장에서 종각방면으로 이동하게 되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행진중에 헨펀으로 찍은 겁니다. 핸펀 사진이니 화질 상태는 감안해주십셔... ^^;;

참...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청높여 '협상무효, 고시철회', '연행자를 석방하라', '이명박은 퇴진하라' 등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으면서도... 거의 15여년만에 밟은 서울의 길바닥은 그렇게 반갑지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 근데 청계광장에서 종각방면으로 이동하던 과정에서... 다리는 물론이고 허리까지 살살 통증이 오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집으로 들어와버렸습니다. --;;;;

거의 12시가 넘어서 들어와 인터넷으로 상황을 보니... 얘네 또 잡아넣겠다고 하고 있네요.

아무래도 오늘 아침부터 다시 담배를 끊고 운동을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싸움 꽤나 길게 갈 것 같으니 말입니다.

아... 참... 그리고 혹시라도 이 글을 보고 내일부터라도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주의사항 알려드립니다.

1. 집시법이 워낙 웃기는 법이다보니 경찰이 이 법을 적용하는 게 워낙 엿가락 같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코에 걸면 코걸이, 거기에 걸면 콘돔이라고... --;; 암튼, 그렇다보니 쪽수에서 밀리면 얘네들 이 법 적용하겠다고 못 나섭니다. 오늘의 경우 12시 전까지의 상황은 경찰보다 훨씬 더 많았기 때문에 동일한 사안을 두고도 경고방송도 하지 못했잖아요?

2. 그런 까닭에... 일단 숫적으로 밀리는 상황이 되면 불리합니다.

3. 숫적으로 밀리는 상황에서 연행될 경우... 이때부터가 중요한데... 저항하지 마십셔. 드러눕는 정도에서 끌려나오면 닭장차에 들어가서 기다리는 건 경찰폭력입니다. 그래도 저항하지 말고 잡혀가는게 낫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끌려들어가는 차 번호는 반드시 외워두십셔.

왜냐구요?

보통 집회에서 잡힐 경우 적용되는 법 위반은 '도로교통법 위반',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등입니다. 이거 대체로 훈방으로 끝나는 내용이죠. 하지만 심하게 저항할 경우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등이 더 붙게 됩니다. 요건 구속사유가 될 수 있죠.

그런데... 저항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폭력을 당했을 경우엔 맞고소가 가능합니다. 진보신당에서 변호인단을 꾸렸다고 하니 주변분들이 연행되었다고 한다면 진보신당(02-6004-2000)으로 연락해 법률적 대응을 준비하면 됩니다.

4.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안 잡히는게 짱입니다. ^^;;

내일도, 내일모레도... 촛불행진은 계속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상대하는게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지상최강의 벽창호인데 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광우병 쇠고기 쳐 먹은 닭들의 대화

양계하는 분들이 아니라면, 닭은 맛있는 단백질을 공급하는 가축들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이런 광우병 걸린 닭들의 꼬꼬댁 소리에 크게 신경쓰시지 않았으면 합니다. 살처분 할 수도 없는거잖아요?

2008년 5월 24일 토요일

이명박은 끝났다.


오바마의 한미FTA반대가 한축이라면, 또 한축은 통미봉남에 사실상 성공한 북한이 외부적 동력일 것입니다. 내부적 동력으로는 공공요금 상승으로 인한 물가폭등으로 인한 척박한 생활조건이 1번타자가 되겠네요. 7% 경제성장이라는 것이 정략적 구호라는 걸 스스로가 인정해버린 상황에서... 그것도 경제성장률 올리는 것을 강에 시멘트 콘크리트 부어넣는 것 이외의 해법을 가지지 못한 정부에게 대안이 있을리가 만무합니다.

다만 문제는... 애초에 이 상황이 될 수 밖에 없었던, 한나라당이 원내 과반을 차지하는 사태를 만들었던 그 놈의 '욕망'에 대한 성찰을 할 시간적 여유조차 가지기 힘들거라는 겁니다. 과반이던 시절에 날치기 하나도 못하던 것들은 결국 장관 하나 쫓아내는 것도 하질 못하고 있고... 여전히 성장의 필요성이 있는 쪽이 또 하나의 집단을 형성하고 있죠.

문사장이 엄한 곳이랑 손을 잡은 것, 이거 개인의 선택이라기 보다는... 21세기 대한민국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물들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흥분하기 보다는... 이젠 무엇이 대안이 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조금이라도 구체적인 안들이 나와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2008년 5월 21일 수요일

노땅의 촛불문화제 참가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모든 사태를 만든 분께서 오늘 오전중에 대국민담화를 발표하신다고 하더군요. 그 분께서 지금까지 해오신 행각을 봤을때 이게 정리될 가능성은 별루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민영의료보험이 상품으로 나오고 있고, 대운하는 단계적으로 추진할 거라고 하시는 판이니 어느 학생의 말처럼 촛불이 꺼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암튼... 그건 그거고... 이번 달 내내 일정들 봐가면서 되도록이면 청계광장으로 나갔습니다. 몇 번을 나가면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었는데... 오늘은 그 이야기나 함 해볼까 합니다.

1. 원더걸스는 좌우로, 나는 전후로.

뭔 이야기냐구요? 아래의 사진을 먼저 보시기 바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눼... 셔터스피드가 충분히 나오질 않아서 사람들의 움직임이 그대로 남아 있죠. 주의해서 보실 것은 팔의 움직임입니다. 좌우로 움직이고 있죠.

그런데 전 이게 안 되더라구요.

대학 댕기던 때의 팔 움직임이 밑의 사진과 같이 고정되어버렸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좌우로 흔들고 있을때 전 앞뒤로 흔들게 되더군요. 흐흐... 그런데 가만히 촛불의 움직임을 보다보면 저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분들도 꽤 됩니다.

2. "예/아니오" vs "투쟁/4자구호"

사회자가 @@@라고 물어볼때 원더걸스들은 힘차게 "예", 혹은 "아니요"라고 대답들을 합니다. 이것두 낯설더라구요. 소시적에 사회자가 '예'라는 대답을 이끌어내는 형태의 질문을 하면 저희는 "투쟁!"이라고 대답했었거든요. "아니오"라는 대답이 나올 경우엔 대체로 4자 구호로 대답하는 형태였습니다. 예를 들어 "미친소는 @@@의 아가리에 아가리에~" 와 같은 형태로 말이졉.

아... 그런데 이 착한 학생들은 "예/아니오"등의 형태로 대답들을 하는데... 심히 간지럽습니다. 물론 저의 이러한 자세는 문화제를 집회로 바꿀 우려가 있는 행동들이기 때문에 극히 조심하고는 있습니다만... ^^;;

이 두 가지가 가장 달라진 것이라고 한다면... 달라지지 않은 것들도 좀 됩니다.

옛날에 IS라는 소규모 그룹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민주노동당에 들어가 분당되는데 혁혁한 공헌을 세운 @@@이라는 이름으로 그 조직명이 바뀌긴 했습니다만... 이 친구들의 행각은 거의 20년이 지났음에도 달라진 것이 없더군요.

항상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 판 깔아놓고 신문팔이 다단계 사업을 했던 까닭에, 그리고 그들이 비판하는 기존 조직들에서 최소 6개월에서 2년 정도 공부시켜놓으면 현란한 구라로 아이들을 빼갔기 때문에 별로 좋은 이야기들이 안 나왔었죠.

집시법을 들먹이는 경찰의 공갈협박에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주최측의 입장에선 최대한 '문화제'의 틀을 가져가도록 애쓰는데... 이 분들은 여전히 신문 팔아가며 세 확장에 여념이 없더라구요. 여의도에선 약간 충돌이 있는 것도 봤는데 솔직히 꼬시다~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지지난주의 촛불집회에서 이들이 중심이 되어 본 무대가 있는 곳의 반대쪽에 모여있는 걸 봤는데... 좀 그렇더라구요. 원더걸스의 발랄함이나 어케 여학생 하나 꼬득여보겠다는 심사로 나왔다가 평소엔 해본적 없는 고민을 하게 된 떠꺼머리들이 보여주는 순진한 반문처럼 쨍한 것은 없고... "신자유주의가 @@@..."으로 나가는 그 말이 그 말인 이야기나 나오고 있었으니 말이졉.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볼만 합니다. 다만 이게 지상최강의 벽창호를 상대로 하는 거라...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것이 문제긴 합니다만.

뭐... 될때까지 들어야겠죠?

2008년 5월 18일 일요일

네팔의 봄은 가능할까?

1. 대서양의 작은 섬

우리에겐 Las Palmas라는 한 섬의 도시만 낯익지만... 카나리아 제도는 여러가지면에서 흥미로운 곳입니다. 지금은 거의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로 이동했지만, 8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수많은 국적의 원양어선들이 밀집해있던 곳이기도 했죠. 사실 이것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나이를 좀 먹은 분들의 귀에 익숙한 것이구요.

하지만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식수를 탄산수로 마셔야 할 정도로 물 공급 상태가 지랄인 이 동네(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담수화설비의 수준이 높지 않아서 대부분 식수는 탄산수로 만들어 마셨습니다. 요즘은 이것도 많이 뛰어넘어간 상태로 압니다만)가 본토인 스페인보다 더 잘사는 동네라는 겁니다. 생선만 가지고 이게 가능했을까요?

아닙니당...

이 화산섬들은 그 자체로 관광자원입니다. 아직도 활동중인 화산섬이다보니 이걸 가지고 각종 구경거리들을 만들어 놨죠. 특히 카나리아 제도에서 가장 큰 섬인 Grand Canaria섬의 남부지역은 꽤 사치스러운 관광지였습니다.

이런 관광상품들에 더 붙었던 것은 이 섬들에서 생산되는 오렌지와 올리브의 물량이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였냐구요? 이 7개의 섬의 평균소득이 스페인 본토 GNP의 2배정도였습니다. 한때 독립하겠다는 이야기도 그래서 나왔었죠. 요즘은 많이 퇴락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거의 30년 전의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모냐구요? 내륙국가 하나가 연상되기 때문입니다.

2. 바로 네팔

네팔 총선이 지난 4월 10일 있었습니다. 총 601석인 제헌의회 선거에서 CPN-M(마오주의정당)이 217석을, NC(네팔 국민회의)가 107석을, UML(네팔 공산당)이 102석을 차지했습니다. 74개인가 75개인가 하는 정당들중에서 나머지가 과반에 미달하는 의석들을 차지했구요. 그러니 이 셋이 일종의 연정을 구성할 것이라는 것, 그리고 마오주의자들이 연정의 리더가 될 것이라는 것은 빤한 사실이죠.

이번 총선에서 CPN-M의 선거공약들 중에 핵심은 왕정폐지와 외자유치였습니다... 사실 이것 때문에 이 친구들의 앞길이 그렇게 밝아보이진 않습니다. 이유가 뭐냐구요?

1) 이전에도 포스팅했던 내용입니다만... 네팔 마오이스트들의 아빠는 중국이 아닙니다. 1960년대 말에 총을 들었던 인도의 낙샬들이죠. 그리고 이 낙샬들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면적은 인도 전역에서 남한 전체 면적을 상회합니다. 요 사실 때문에... 외자유치가 그렇게 쉽지 않을거라는 겁니다. 돈을 끌어오기 가장 만만한 바로 옆나라가 인도와 중국이죠. 그런데 인도의 입장에서... 반국가단체와 연계되어 있는 정당이 자신들이 사실상 속국취급을 하는 나라에서 정권을 잡았는데 여기에 돈을 집어넣는다?? 글쎄요? 자국 내의 반국가단체와의 연계 해소를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이걸 검증할 방법도 없을테니... 꽤 깝깝할 겁니다.

이 사실이 난감한 건 중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은 자신을 둘러싼 국가들과 그렇게 사이좋은 나라도 아닌데다... 주변국가들과의 관계개선이 시급하긴 하지만... 그 대상으로 놓고보자면 비동맹 외교를 꾸준히 펼쳐온, 그리고 덩치도 자기들과 비슷한 인도가 우선순위에 올라가지... 자신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한 개 성 규모도 안 되는 넘의 나라와의 관계개선이 우선 순위에 올라갈 수 있을까요?

2) 그렇다고 외채를 끌어오는 것도 그렇게 만만한 것은 아닙니다. 미국 재무성은 네팔의 국채에 대한 등급을 '등외'라고 주고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휴지'라는 거죠. 투자와 관련해서도 관광업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모두 부적격 등급을 주고 있죠. 사실 네팔의 입장에서 가장 급한 것은 끔찍하게 부족한 SOC에 대한 투자인데... 여기에 돈 넣을 방법이 없다는 거죠. 그러니... 관광과 관련한 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임계점은 있는 상태입니다.

3) 2006년 4월 이후 제헌의회 선거가 끝난 지금까지의 2년, 엄밀한 의미에서 보자면 네팔은 '무정부상태'였습니다. 이 상태라는 걸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외국인들이 선뜻 투자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기 힘들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는 두 가지 사태가 있었죠.

-1. 하나는 왕실소유의 회사였다가 국영항공사가 된 네팔항공의 재정상황입니다. 가장 먼저 국고로 환수되었으며, 좀처럼 비는 자리가 없는 항공사임에도... 몇달전의 회계감사결과가 심히 골때렸죠. 국영항공으로 타이틀을 바꿔단 이후로의 경상이익이 얼마인지 집계가 안되었던 겁니다. 뭔 소리냐구요? 수입이 누군가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긴 들어갔는데... 그게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2. 두 번째는 석유입니다. 네팔석유공사가 인도석유공사에게 석유대금을 결제해주지 못해 한동안 석유공급이 끊겼던 적이 있었습니다. 네팔 임시정부가 인도로 허겁지겁 뛰어가 잘 봐달라고 싹싹 빌어서 미납된 돈(약 10억달러규모였던 걸로 기억합니다)을 외채로 전환해 인도정부가 안는 걸로 이걸 해결했었죠. 일이 이렇게 되었던 이유는... 시장에 따른 가격으로 네팔 내에서 거래되던게 아니라... 시장가격보다 낮게 공급하다가 어느날 그동안의 손실분까지 합쳐서 받겠다고 거의 20%가깝게 올려버렸기 때문에 석유폭동이 한동안 터졌었고... 여기에 굴복해 계속 낮은 가격으로 공급했던 것이 첫 번째 원인이고... 두 번째는 이 와중에서도 배달사고들이 심심찮게 터졌다는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뭔 이야기냐면 리테일망까지 완전하게 장악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면 이 넘들을 믿을 방법이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이상의 3가지가 외자유치가 그렇게 쉽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만... 그렇다고 이 친구들의 미래가 떡이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바로 앞서 예를 들었던 카나리아제도와 같은 모델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죠.

3. 네팔의 가능성

첫 번째는 SOC 구축을 작은 그리드 단위로만 해야 한다는 겁니다.

전기를 예로 들자면... 이 놈의 나라는 통상적인 전력수급방법인 화력이나 수력, 혹은 원자력 발전소를 하나 큼지막하게 지어놓고 여기서 전기를 빼가는 방식으로 할수가 없다는 아픔이 있심다. 이 세 가지 발전 모델들이 모두 상당한 수준의 물을 필요로 한다는 건데... 네팔 내륙국가입니다. 바다에서 물을 끌어들여 발전기 돌리는 원자력은 애초에 해당사항이 없고, 수력의 경우에도 우리나라의 소양댐이나 중국의 산샤댐과 같은 규모를 만드는 건 택두 없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10MW이하의 발전소들 지을 수 밖에 없죠.

그러면 돈이 안되는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원래 SOC라는 건 통합되어야 '돈'이 나옵니다. 길 하나 닦는 것보다, 이게 통신과 전기, 상수도까지 포함되는 형태로 일이 진행되어야 돈이 된다는거죠. 그런데 이걸 그리드 단위로 쪼개서 진행할 수 밖에 없고, 선보다는 점들의 밀집도가 높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되죠.

다만... 이른바 Eco-Tech의 최신 기술들은 모두 다 동원되어야 한다는 아픔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고도가 천차만별이다보니 나오는 과일들의 종류가 장난이 아니고... 광우병등과는 상관없을 뿐만 아니라 세계 치즈대회에서 심심하면 일등 먹는 치즈를, 그리고 가공기술이 결정적인 문제가 되긴 합니다만... 짐승털로 꽤나 가능성이 있는 털을 생산하는 야크 생산지 중에 하나라는 겁니다. 최근 몇년동안 맛을 모르는 것들이 '마블링'을 최우선으로 취급하는 바람에 거시기해져서 그렇지... 야크, 이거 꽤나 상품성 있는 넘입니다.

야크털이 뭔 가능성이 있겠냐고 하신다면... 삼성 이씨네 일족이 입는 정장을 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애용하는 양복은 산양 털로 만든 건데요... 이거 한벌에 4000만원이 넘는 물건입니다. 케시미어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산양의 수염털만 가지고 만드는 거니까 그렇게 비싼 건데... 보온성은 이미 검증된 야크털도 가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뭘 가지고 이렇게 말하냐구요? 흐흐... 돈 냄새 맡는 걸로는 한 가닥 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야크 대량 사육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만 보시면 됩니다. 문제는 해발 3600미터 밑으로 내려오면 이 동물이 죽어버리기 때문에 키울 수 있는 사람들이 제한되어 있는데... 쪼잔하기 이를데 없는 이 친구들이 올라가지도 못하는 한족들에게 돈을 퍼주고 있다는게... 그게 지금까지 진도 뽑지 못하고 있는 이유죠.

세 번째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옆의 나라들이 종교적으로 좀 빡세다는 겁니다. 네팔의 자연환경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 넘의 나라가 가능성이 높은건... 바로 밑은 순전히 종교분쟁으로만 매년 수천명씩 죽어나가는 나라 답게... 뻑하면 Dry-Day(술 안 파는 날)이 선포되는 인도이고, 바다 건너 중동은 술이 아예 금지되는 이슬람 국가들이라는 겁니다.

술 마시고 도박하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풍광 감상하러 돌아다니기 좋으면서도 그 나라들에 비해 물가는 한참 낮을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죠.

저간의 사정이 이렇다면... 얼마전에 총선이 끝나서 연립정부 수립에 정신이 없는 이 나라에게... 슬슬 접근해볼만 합니다만... 용량 2MB에는 리눅스도 깔 수 없다는 아픔이 있죠. 연산이라는 것이 돌아가려면 그래도 운영체제를 깔아줘야 하는데 말입니다.


2008년 5월 17일 토요일

5.18 28주년입니다.


많이 달라졌으면서도 많은 것은 또 달라지지 않은 세상에...

오늘은 노래 한 곡만 올립니다.

2008년 5월 16일 금요일

내일은 촛불집회가 아니라...

그 주변을 좀 돌아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친구 말처럼 저도 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장학사 900명을 풀었다구요? 옛날 고려적에 전교조 지지집회를 하던 얼라들 때려잡으려고 덤벼들던 장학사 나부랭이들 상대했던 발빨을 함 가동해봐야 할 거 같슴다.

근데... 요즘은 그런 거친 언행은 안 하고 살아온 착한 시민이었던 까닭에... 이게 잘 될지는 모르겠네요. 전투의지 증강용으로 조선일보 하나를 돈 주고 사야 하나... ^^;;;

2008년 5월 14일 수요일

현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통계학 101

미국산 쇠고기 먹고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45억분의 일이라고 했던가요? 뭐 국립수리과학연구소를 날려버리는 분들께서 숫자놀음을 하시겠다고 하는게... 심히 가소로와서 그동안 이야기를 안했습니다만, 이게 반복되니 좀 짜증이 납니당. 그래서 거의 20년 전에 배웠던 통계학 101을 잠시 읊어볼까 합니다.

1. 사상최대의 통계조사

국가 단위에서 통계자료를 가장 크게, 그리고 통계조사에 있어서의 원칙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 조사가 있습니다. 20세기 중반에 미국에서 했던 소아마비 백신의 임상실험이 그것인데요... 이 조사는 또 한편으로 통계가 바보같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근거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어떻게 했기에 그렇냐구요? ^^;;

이들은 비교집단을 동일한 크기로 잡았습니다. 소아마비 백신이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를 테스트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플라시보를 맞는 이들과 백신을 맞는 이들을 동일한 크기로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같은 지역에서 사는, 같은 학교를 다니는 이들이었고... 주사를 놓는 사람은 이게 플라시보인지 백신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진행되었죠. 주사 맞는 사람은 물론이고 주사를 놓는 사람들도 모르는 상태에서 주사를 맞았던 겁니다.

당시 소아마비의 발병률이 4% 정도였다는데... 백신을 맞은 군이 플라시보를 맞은 군에 비해 현저하게 발병률이 낮아지는 것을 보고 소아마비 백신이 상용화되게 됩니다.

중요한 것들은... 셈플은 임의로 선택되어야 한다는 것, 조사를 하는 사람이나 조사를 받는 사람이나 필드에서 만나게 되는 이들도 실제 내용은 몰라야 한다... 뭐 그런 것들이었죠.

2. 그럼에도 공격받은 이유...

통계의 거짓말과 관련해 나왔던 책에... 이 사례와 함께 독일제 털보 아저씨가 <Das Kapital>을 집필하면서 사례로 들었던 수치들이 기본적인 통계원칙을 벗어나는 것으로 인용이 된 뒤로... 가끔 통계를 정규과목으로 배우지 못한 분들에 의해 공격당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발병률을 근거로 놓고 봤을때 충분히 크지 않은 집단들도 이 당시의 조사를 집계하는 과정에 비교군으로 들어갔었다는 것이었죠. 오차범위에 들어가 있는 건지 아닌 건지를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집단이 비교 집단이 되었다는 건데... 솔직히 좀 웃기더군요. 왜냐면 큰 집단을 선택하는 것도 엄밀한 의미에서 '임의 선택'의 범위에서 넘어서는 것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전체 숫자 집계는 미국 대통령 선거마냥 조사지들에서의 합계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 숫자간 비교까지 포함되었던 것이 당시의 조사니까요.

맑스의 경우엔... 그 책의 저자의 의도도 좀 의심하게 되더라구요. 맑스와 엥겔스, 이 두 양반들 모두 각종 수치들을 정말 끈질기게 쫓아갔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공장명을 밝히지 않았던 것은 익명보장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구요. 그 당시에 빨갱이로 찍히면 지금의 대한민국 만큼이나 운신의 폭이 좁았던 시절이니었으니까요.

3. 45억분의 1이 그 숫자가 아닌 이유

깨는 건... 그 45억분의 1이 독립적인 사건으로 놓고봐야 한다는 겁니다. 평생동안 쇠고기를 먹을 때마다 이 카운트가 올라가는 룰렛 게임이 되는 겁니다.

두 번째는 미국의 검역 시스템입니다. 얘네들은 downer들 중에서 셈플을 뽑아 그걸 조사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임의 선택이 아니라는 거죠. 마치 노무현 지지자 중에서 노사모 찾는 것과 같이 빨리 찾을 수 있는 방법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광우병이 왜 발병되는가에 대해 답을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이런 조사를 한다는 건 통계 수치 자체를 심각하게 왜곡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더더군다나 일본에서 광우병 소들을 찾아냈을때... 걔네들의 상태는 멀쩡해보였다는 빼놓을 수 없겠네요.

4. 문제는 확률이 아니라 안전성

사실 지금의 이 논쟁은 담배가 유해하냐 아니냐를 가지고 통계를 들먹이며 유해성 자체를 수십년간 은폐시키는데 성공했던 담배회사들이 선택했던 방법입니다. 이 논쟁을 끝냈던 것은 담배에 각종 발암물질이 있다는 것을 의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으로 끝났었죠.

이번에 문제가 된 미국산 쇠고기도 광우병 자체가 논란인 것처럼 포장되고 있고... 꽤나 많은 분들이 이거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식품안전성 자체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시스템 자체가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이미 해답이 2006년에 나왔던 겁니다. '식품안전기본법'를 민주노동당이 중심이 되어 발의했었는데... 그때 청와대에 계시던 분이 파토를 놓으셨었죠. 결국 발의했던 분들이 워낙 엉망이 되어버린 법 상황을 보고 폐기해버렸던 겁니다.

이게 왜 이따위로 되었던 가에 대한 상황들은... 인터넷 검색해보십셔. 노명박이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거... 실감하실 겁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수습하는 것도... 2MB가 청와대 임대계약을 완료하는 것은 고사하고 임대에 들어간지 석달두 못된 상황에서 쫓겨나는 것도 아니고, 이 법이 원래 발의되었던 상태로 빠꾸해서 살려내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미국과 재협상을 해야하겠죠.

이 말두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만... 쩝~


2008년 5월 13일 화요일

이것저것

오늘 <시사IN>을 보니, 이런 말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1. 돌아가신 박경리 선생님께선 환경운동연합이 출범할 당시에 공동대표를 맡으실 정도로 환경문제에 적극적이셨답니다. 그 즈음에 청계천 복원 문제가 나왔을 때, 박경리 선생님은 여기에 앞장섰었고, 당시에 서울 시장에 입후보했던 한 분은 이걸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죠. 그리고 자기 공약을 '실천'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선생은 심히 불편한 마음을 거둘 수 없었고... 결국 자신의 소회를 동아일보를 통해 쓰게 되십니다

처음, 청계천 복원을 꿈꾸던 몇몇 학자들이 십년 후에나 가능할까, 이십년 후에나, 하면서 토지문화관에 모여 두 차례 세미나를 개최했다. 어쨌거나 그것이 발단이 되어 시작이 된 청계천 복원 사업이다. 지금의 형편을 바라보면서 미력이나마 보태게 된 내 처지가 한탄스럽다. 발등을 찧고 싶을 만치 후회와 분노를 느낀다. 차라리 그냥 두었더라면 훗날 슬기로운 인물이 나타나 청계천을 명실 공히 복원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몇 년은 더 벌어먹고 살았을 텐데. 노점상인들이 안타깝다.

하지만 당시에 이 공약을 실천했던 분께선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하네요.

박 선생이 쓴 것 같지도 않더라. 요즘 신문에 기사 나는 그대로 썼던데, 아니 그것보다 더 자세하게 썼더라, 그걸 본인이 썼겠나.

이런 쌩앙아치가 대통령까지 되어버리니, 그 졸개들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혈압을 가쁘게 올려주고 있습니다. 쒸불.

2. 파빙지려(破氷之旅). 냉랭한 얼음을 깨는 여행이라는 말입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융빙지려(融氷之旅)랍니다. 얼음을 녹이는 여행이라는 거죠. 그리곤 영춘지려(迎春之旅), 봄맞이 여행이라는 말이 나오더니 난춘지려(暖春之旅)랍니다. 따뜻한 봄날을 즐기자는 겁니다. 뭔 이야기냐구요? 중일관계를 두고 중국쪽에서 나왔던 말입니다. 실용외교, 자원외교, 21세기 한미전략동맹... 따위의 너절한 표현과는 몇 끝발은 달라보이는 말들 되겠습니다.

그 다음... 지옥의 9연전이 시작하기 전에 <메거진T>의 포커스는 바로 '롯데 자이언츠'였습니다. 지난 금요일, 청계광장에서 촛불문화제 이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롯데 팬'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었죠. 롯데 야구는 사람을 맛가게 만드는 드라마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최근 8연전에서는 3승 5패였지만(작년까지의 9연전은 악몽 그 자체였습니당)... 올해의 성적도 만만찮은 만큼... 올해는 뭔가 기대를 한다는 이야길 했었었죠... 그때 나는 왜 롯데 팬이 되었는가...라는 내용으로 하나를 포스팅하고 싶었습니다...만... 날이면 날마다 혈압 올려주시는 각하와 그 졸개들 덕택에 이걸 쓸 시간이 없습니다요. 헐~헐~

그 다음... 네팔의 총선이 끝났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이것저것 정리해보고 있는 것들이 쩜 됩니다만... 역시 님의 활약 덕택에 한 시간쯤 이것저것 읽고 역시 한 시간 정도 정리하면서 키보드 두들길 시간이 안 납니다.

이 C8놈들아! 나도 잡아 넣어라!

광우병 촛불 집회 주최자들을 사법처리하겠다고라? 갈아서 개 먹이로 만들어야 할 것들이 별 개소릴 다 늘어놓고 자빠졌네? 날두 춥고 오늘은 밤 새서 일 좀 하려고 했더니만 또 촛불을 들게 만들어야?

2008년 5월 11일 일요일

각하께 권하는 미드

일전에도 쓴 적이 있긴 하지만... 학부 전공이 수학이었다는 사실 때문에 논네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 한 마디 때문에 속으로 부글부글 끓어버리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뭔 이야기냐...

"세상 일이라는게 수학 공식 같은게 있는게 아니라서..."

이 따위 말을 사람들이 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이 분들이 중고등학교때 배웠던 수학 선생들이 수학을 잘못 가르쳤기 때문이졉. "공식을 외워라" 밖엔 말을 할 줄 모르는 분들이 수학 선생이었으니, 두르려 맞고 배웠던 기억밖엔 없을테니 말입니다.

일전에도 썼던 겁니다만... 수학공식이라는 것은 자연현상, 혹은 사람들의 행동, 어떤 상황의 예측을 하기 위해 천재들이 정형화시킨 겁니다. 라이프니쯔뉴튼이 거의 동시에 미분이라는 개념을 만들어서 이걸 썼던 부분은 '속도'와 '가속도'의 관계였습니다.

그런데 꽤나 오랜 세월동안 학교라는 곳에서 거꾸로 가르친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고급수학(이라고 해봐야 17세기 이후에 발전된 수학)은 일상생활과 하등 상관이 없는 것이라는 뿌리깊은 믿음으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잡히게 됩니다.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죠. 수 많은 건축물들과 토목기술의 결과물 들치고 미적분으로 부터 자유로운 경우는 없습니다. 아니, 한 지역에 얼마나 많은 복지시설이 필요한가를 계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 지역을 완전히 파괴시키기 위해 얼마만큼의 폭탄이 필요한가를 계산하는 것도 수학이죠(이런 건 산수 수준입니다만 ^^).

일전에 Terry가 각하에 대한 인물평을 하면서 "똑똑하고 근면함"이라고 했을땐 별 생각 없었지만, 기상청에 쫓아가 일기예보가 잘 안 맞는다고 일장훈시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나서부턴 등신 취급하기로 했었습니다.

왜냐구요?

일기예보를 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방법은 통계적 방법입니다. 예년에 기압관계가 어떤 식으로 분포되었을때 어땠다...라는 거죠. 하지만 슈퍼 컴터를 쓰기 시작한 요즘엔 실제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작업을 하려고 한다면 꽤나 고급 수학자들이 기상청에 각종 자문을 꽤나 오랜 시간동안 해줘야 일기예보의 정확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거죠.

근데 그 등신은 기상청 찾아가서 '훈시'라는 걸 하더군요. 일을 제대로 하려면 수학학회 등을 찾아가 지원금들을 어떻게 내놓을테니 일기예보의 정확성을 좀 더 높이는 작업을 도와달라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말이졉.

문제는 이런 식의 교육을 받은 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일일히 다 해명하는 방식으로 가봐야... 그리고 뭣보다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으로부터 뭘 배우는 걸 쪽팔리다고 생각하는 Narrow Mind의 소유자들인 이 논네들에게 이런 이야기하다보면 기껏해봐야 들을 수 있는 이야긴 '니 똥 칼라다' 되겠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을 위해 요즘 제가 쓰는 방법은... 바로 스콧 부라더스(<Gladiator>, <Black Hawk Down>등을 만든 그 스콧 부라더스입니당)가 제작하는 <NUMB3RS>라는 미드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FBI LA지국에서 팀장으로 뛰고 있는 형 Don Eppes, 그리고 CalSci(이게 사실은 Caltech이라는거야... ^^;;)의 수학교수로 NSA등에도 각종 수학 자문을 하고 있는 Charlie Eppes, 그리고 이들 형제를 둘러싼 사람들이 미궁에 쌓인 사건의 해결에 수학을 동원해 풀어가는 방식인데요...

꽤 흥미진진합니다. 미국의 몇몇 고등학교에선 이 시리즈를 수학 부교재로 활용하기도 한다더군요.

이걸 대통령에게 권하는 이유는 그 세대 즈음에선 외워야 했던 것들중에 하나인 수학 공식이라는 넘이 이젠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국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국방을 예로 들어볼까요? 오늘 아침 연합뉴스는 우리 군이 '스텔스 기술'을 일부 독자 개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전파 흡수 도료를 국산화했다는 이야기인데, 이게 배나 전투기 등에서 사용되기 위해선 반사각은 물론이고 엔진에서 나오는 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도 해결을 해야 실제 '스텔스 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거, 수학과 물리학, 그리고 화학과 같은 말 그대로의 기초학문이죠.

인터넷에서 수학이 가장 빛나는 부분은 전자상거래를 가능하게 해주는 인증서입니다. 안전한 전자상거래가 이루어지려면 암호 알고리즘이 뒷받침되어야 하죠... 이것 역시 수학입니다. 전자상거래의 활성화가 얼마나 많은 작은 기업들을 탄생시켜왔는지...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한미FTA가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낼 것이라고 주장하는 분들, 특히 국가 경제기관에서 이런 예측결과모델을 내놓는 것도 '행렬'연산을 통해 내놓는 겁니다.

그런데... 각하께선 국가 경쟁력의 핵심들 중에 하나인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핵융합연구소, 그리고 극지 연구소를 통폐합 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결정을... 그것도 공문 하나로 내렸다고 하더군요.

몇 편이라도 좋으니... 21세기에 얼마나 이런 기초학문이 국가의 위상을 결정짓는지 좀 보고 이해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뭐 뇌가 시멘트 콘크리트로 구성되어 있어 변형 단백질 따위론 뇌에 구멍이 날 수 없는 분들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런 이야기조차도 쇠귀에 경읽기이겠습니다만...


인도가 쫓아온답니다. 중국이 우릴 앞질렀습니다.

그런데 2MB는 이러면서 경제를 살리겠답니다.

아주 골고루 촛불을 끄지 못하게 하는군요...

싱가폴, 태국, 인도 등에 외국인들이 원정의료를 오는 것은 딱  세 가지 때문입니다.

1. 쌉니다.

시코를 들먹일 것도 없이, 미국에서 제대로 몸이 한 번 고장나면 엔간한 수준에선 답이 안 나옵니다. 그런데에 반해... 싱가폴과 태국, 인도 등지로 올 경우 '영어'에서의 장점이 있는데다가 최소한 '비행기 타고 움직일 수 있는 수준의 환자'들이기 때문에 기술적인 수준에선 그렇게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인거죠. 그 정도 범위에서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으니까요. 반면에 어디가 잘려져 나갔을때 그거 이어붙이는 형태의 수술은 이거 택두 없는 이야기되겠습니다.

2. 현지에서의 의료수가에 비해 비싸게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뭔 이야기냐면...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것보다 이쪽이 훨씬 더 수입이 좋을 수 밖에 없어... 의료기술과 관련해 아무래도 현지의 뛰어난 의사들이 이쪽으로 많이 붙기 때문입니다.

3. 자국에선 불법이거나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걸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 바로 인도의 대리모 산업 되겠습니다.

그런데... 문젠 울나라의 경우 대체로 이거랑 상관이 없다는 아픔이 있죠.

건강보험이 많은 부분을 해결해줘서 그렇지... 우리의 경우에도 수술비용들은 만만치기 않습니다. 특히 위의 세 나라들과 비교하자면 말이졉. 싱가폴의 경우엔 비교적 예외적이긴 합니다만, 이쪽은 워낙 도시국가라 가능한 부분들이 좀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땅에서 대리모 산업이요? 인도만큼은 어렵습니다. 아무리 돈이 급한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라도 말이졉. 거기다가 전국민을 주민등록번호로 통제하는 넘의 나라와 인도처럼 호적정리 하기 힘든 넘의 나라(얘네들도 중국처럼 고향땅 나와서 살게 되면 애 출생신고하러 고향땅으로 가야 합니당)에서 아이들 출생들과 관련된 쪽은... 많이 어렵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가능하고, 또 현실적으로도 붐을 꽤나 일으켰던 쪽은 성형쪽이었습니다. 워낙 성형미인들이 많아서 그랬던 것이기도 하고... 꽤 기술이 많이 필요한 숙련인력들도 확보되어 있기 때문인거죠.

그 이외의 부분들이요? 해당사항 없습니다. 그런데 "싸고 질좋은 쇠고기를 먹을 수 있으면 좋은거 아니냐"라는 검증불가능한 헛소릴 늘어놓던 분들은 이제 의료 '산업'을 위해 영리법인을 허용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군요. 이 정신 나간 것들을 앞으로도 4년 10개월동안 봐줄 생각하니까 혈압이 그냥 올라가버리네요.

어디서 회사 하나 징하게 말아먹고도 CEO운운하는 분의 머리엔 이거 해도 될 것이다라는 논리회로가 그려지겠지만... 의료 영리법인의 허용은 전체 국민의 의료비 부담만 늘려놓는 형태로(영어 잘하면서 의사 훈련까지 충실하게 받는 의사들 키우는게 한 두해 들어가는 일인가요? 거기다 프로모션까지 합치면? 답 안나옵니당~. 그러니 국내에서의 장사를 위해 의료수가를 높이는 형태로 일을 진행할 밖엔 없죠) 일을 진행할 것이 빤한 거잖아요?

2008년 5월 8일 목요일

어제 100분 토론. 피곤하게 살아야 함을 일깨워줌.

100분토론의 앞부분에서부터 뚜껑이 열려 폭음후 기절해버려 압권인 장면들을 꽤나 많이 놓쳤습니다.

일단 제가 뚜껑이 열려버렸던 것이... 뭔 대학 경제학과 교수님이라는 분이 나와서 '적절한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거 아니냐...

여기서 뚜껑이 열려버렸던 이유는... 그 놈의 '적절한 비용'이 얼마인가를 따져보면 그렇게 높은 비용이 아니라는 겁니다.

첫 번째... 도축하는 소의 연령추적을 하는 방법은 송아지로 이 세상에 나오자마자 RFID칩 하나 달아주면 되거든요. 이거, 개당 15달러입니다. 이거 달아놓으면 소에게 언제 항생제를 얼마만큼 먹였다와 같이 언제 뭘 했다는 거... 몽땅 다 기록가능합니다. 일본 친구들, 중국에서 유기농 아채 수입을 할때 이걸로 이력추적을 할 수 있도록 해서 신뢰도를 높이고 있죠(최종단계에서까지 이걸 쓰긴 좀 비싸니까 바코드랑 병행하더군요).

두 번째는... 경제동물이라는 일본이 확률과 비용문제를 몰라서 전수검사하고 이력추적을 했겠습니까? 전수검사도 비용절감을 위해 간이키트를 개발하면 된다는 사례로 봐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 다음은 문제의 번역입니당. 이미 술이 오를 만큼 올라서 뚜껑 열려있던 차에 친구가 문자로 물어봤던 건데... 찾아보니까 요거더군요.

The entire carcass of cattle not inspected and passed for human consumption is also prohibited, unless the cattle are less than 30 months of age, or the brains and spinal have been removed. The risk of BSE in cattle less than 30 months of age is considered to be exceedingly low ...

여기서 이견이 붙어 있던 건 "cattle not inspected and passed for human consumption"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인데 FDA는 아래와 같이 규정을 했습니다.

2. Definition of Cattle Not Inspected and Passed for Human Consumption

(Comment 32) Several comments stated that cattle carcasses and parts condemned on post-mortem inspection should not be considered CMPAF because some parts of the condemned carcass may have already been commingled with normal slaughter byproducts. The comments suggested that the definition ‘‘cattle not inspected and passed for human consumption’’ be changed to ‘‘cattle that do not pass antemortem inspection.’’

(Response) The agency did not intend for the purposes of this regulation that the carcasses of cattle condemned on post-mortem inspection be included in the definition of cattle not inspected and passed for human consumption.

The agency intended this category of cattle to include cattle that had been presented to a slaughter establishment  and rejected (did not pass ante-mortem inspection) as well as cattle that had not been presented to a slaughter establishment and, hence, were not subject to inspection by an appropriate regulatory authority.

To clarify this, FDA is modifying the definition of ‘‘cattle not inspected and passed for human consumption’’ in this final rule to mean ‘‘cattle that did not pass antemortem inspection by the appropriate regulatory authority.

"도축검사에 합격하지 못한 소의 경우"라고 해석하라는 말이졉.

여기까진 이상길 단장의 말이 맞는거 같습니다만... 문젠... 얘네들이 어떤 규정을 정의할 경우엔 그게 네거티브 규정이라는 겁니다. 'A를 금지한다'는 이야기는 'A의 조건을 만족시키지 않을 경우엔 모두 허용한다'란 뜻이거든요.

그러니...

'30개월 미만이거나', '뇌와 척수가 제거되지 않았다면'.

라는 문장이 붙는다는 건 ms마플님의 번역이 맞다는 걸 의미합니다. 클릭하는 것도 귀찮아 하실 분들을 위해 그대로 옮겨놓자면... 이런 뜻이라는 거죠.

1. 축우의 연령이 30개월 미만이거나, 2. 뇌와 척수가 제거 된 축우는, "식용기준" 합격이 아니더라도 금지되지 않는다.

특히 뒤의 문장은 이게 '허용'임을 분명하게 알려주잖아요. '30개월 미만일 경우 BSE(광우병)의 위험이 현저하게 낮기 때문에...'

그러니 강화된 사료요건이라고 말씀드리긴 참 거시기한거죠. --;; 이거 무역영어 좀 배운 넘들이면 기본땅 하는 건데... 단장님이 거꾸로 이야기를 한다는 건, 자기들이 무슨 서류를 사인했는지도 몰랐다는 이야기 잖습니까?

정말 된장맞을 일은... 이런 피곤한 이야기들을 딴 나라 넘들은 안하고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반면에... 이 땅에선 이거 다 따져봐줘야 한다는 겁니다. 조또!

2008년 5월 7일 수요일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할 수 없는 이유 세 가지.

급기야 협상 내용을 뒤집겠다는 식으로 진화에 나선 아저씨들의 말씀들을 듣고 있다보면 2004년의 탄핵 정국이 계속 연상됩니다. 도대체가 말이 되는 소릴 해야 말로 알아듣는데... 저 사람들이 도대체 정상적인 고등교육 과정을 어떻게 마쳤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니 말이졉.

하지만... 뭣보다 이 넘의 쇠고기 협상 결과 자체에 대해 반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딱 세 가지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선 아무도 제대로된 답변들을 주고 계시지 않더군요.

첫 번째는 미국의 축산 메이저들의 소 해체와 관련된 능력입니다. 얘네, 뼈와 살코기를 제대로 분리하지 못했다가 빠꾸 먹었던 상태죠. 급하게 처리하기 바쁜 친구들인데... 얘네들이 검역을 제대로 할 시간을 가지기나 할까요?

두 번째는 검역 능력입니다. 지금까지 광우병에 걸린 소는 3 마리가 아니라 44만 마리 이상일 수도 있다는 기사에서 보듯... 미국이라는 나라의 검역 시스템을 전혀 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그 3마리의 소에 대한 이력추적도 실패했잖아요?

세 번째는... 이 나라의 검역능력도 그닥 믿을 만한 넘이 못 된다는 겁니다. 광우병이 발병하면 협상결과를 뒤 엎겠다는 식으로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말이져... 문젠 이 분들은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가고 있음에도 제대로 방역도 못하고 있잖아요? 올해 유달리 독한 넘이라고 이야길 하는데... 글씨요? AI자체가 변종인데 그게 계속 변종을 일으키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는 거 자체가 웃긴거 아닌가요?

문제의 해결은 2006년에 노무현 대통령의 주도로 바보가 되어 결국 폐기되었던 식품안전법을 원안 그래도 살리고... 그에 따라 재협상을 하는게 아마 거의 유일한 해답이 될텐데요... 이걸 받아들일지는 도통 모르겠습니다.

이 정부가 지금까지 해온 과정을 놓고보자면... <초난감 기업의 조건>에서 가장 대표적인 Intel의 닭짓이 연상되거든요.

부동소숫점 연산이 안 되는 펜티엄 칩이 문제가 되자... 이 친구들 문제를 덮기에 급급하다 결국 엄청난 규모의 리콜을 하는 수 밖에 없었죠. 그 문제의 '부동소숫점 연산'이라는 걸 일반 사용자들이 할 일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이번 사태와 연결짓자면 '문제의 확률론'과 비슷하긴 하니까요.

반면 그 책에서도 나오는 내용이긴 합니다만... 타이레놀에 독극물이 들어가자(자기 책임이 아님에도) 몽땅 다 수거해서 전량 폐기하고 새로 시장에 안전한 넘을 풀었던 회사는 상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의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었잖아요?

이와 비슷한 형태로 굴러가고 있는데... 글쎄요. CEO출신이라고, 남의 나라 나가서 쪽팔리는 줄도 모르고 '나는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CEO'라고 떠들고 댕겼던 그 분의 경영철학은 아무래도 후자 같아 보이지 않아서 말입니다.

2008년 5월 6일 화요일

연예인이 문제라고? Shame on You!

2004년 7월 2일, 프레시안은 <美연예스타들, '부시 떨어뜨리기'에 총출동>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립니다. 내용인 즉, 바바라 스트라이샌드, 마돈나, 부르스 스프링스틴, 닐 다이아몬드 등의 가수, 벤 에플릭,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빌리 크리스탈 등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존 케리의 후원회에 참석해 부시를 맹 비난하고 존 케리에게 후원금으로 5백만 달러를 모아주는 등, 헐리우드 스타들의 지원 활동이 활발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있었던 발언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벤 에플릭의 발언이었습니다.

"스타들은 민주.공화 양당 지지자 모두에게서 사랑을 받아야 하는데 이렇게 나서면 손해라는 것을 잘 안다" 면서 "케리를 지원하는 것은 부시의 감세 정책으로 내 소득세가 1백50만달러나 줄었는데 이게 합당한 일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이야기입니다만... 미국의 소득세는 누진제로 적용됩니다. 최상위 그룹의 경우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게 되어 있죠. 그런데 헐리우드의 스타는 자신이 내야 하는 세금이 줄었다고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덜 낸 만큼 적은 소득을 내는 사람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 때문에 "합당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더라는 것이었죠.

사실 헐리우드 스타들의 반 부시 활동으로 놓고보자면 그 연원이 꽤나 깁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멋있었던 건... Washington Post의 한 면을 5만6천달러를 주고 통으로 사서 의견 광고를 올렸던 숀 팬입니다. 부시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의견 광고를 올리면서 자기 이름을 서명해 이 숀 팬이 그 숀 팬이 맞냐는 소동이 한 때 벌어질 정도로 말입니다.

자... 이제 우리로 다시 돌아와보죠. 일본의 전문가는 "한국에서 50~100명쯤 희생시켜도 된다는 관점"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죠. 연일 폭로전을 벌이고 있는 강기갑 의원은 협상 이전에 이미 백기를 들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WSJ의 96% 미국인 이야기도 사실은 오역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숫자 자체에 문제가 있던 기사였구요. 아닌 말로, 지들끼리 먹을 것도 모잘라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게 한미 FTA타결의 "4대 선결조건"으로 나올 리도 없었던 부분이잖습니까?

이런 과정에서 우리의 스타들이 한 마디씩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숀 팬처럼 신문광고를 통으로 사서 자기 의견을 말했던 것도 아니고,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했던 것도 아니고 다분히 자신들의 개인적인 단상들을 올려놓는 공간인미니 홈피 등에 자신들의 입장을 올렸던 겁니다. 김혜수씨의 경우엔 자신의 홈피에 섹션을 하나 더 만들어서 광우병과 관련된 기사들을 모으고 있는 정도였죠.
그런데두 청소년들이 쏟아져 나와 자신들의 생각들을 털어놓기 시작하자... 담배보다 끊기 어려운 조중동문은 이들 연예인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자신들의 생각이 여물지 않은 청소년들을 이들이 선동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광장에서 만나본 이들은 자신들의 두려움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에 반해, 정부 여당과 조중동문은 이들이 가지는 두려움을 '괴담'으로 취급하면서 숫자 조작까지 일삼고 있더군요. 아니... 조중동문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입장은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이들의 입장도 180도로 바뀌었음을 확인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말 바꾸는 것을 천연덕스럽게 하는 이들이... 자신들의 사적인 공간에 자신들의 생각을 썼다는 이유로 청소년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는 거. 스스로 쪽팔려해야 할 일이지만, 수치심은 이미 집에 포장해놓은 이들과 붙으려면 정작 필요한 것은 격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민선, 김혜성, 하리수, 희철, 김혜수 파이팅입니다.

그나저나 마왕의 한 마디가 나올 때가 된 거 같은디...


최근 사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도와주는 두 권의 책

인도라는 나라를 좀 오래 경험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 덩치 큰 나라에 질겁을 하면서도 그 나라가 제공하는 매혹에 심각하게 빠져 있는 경우들을 종종 발견합니다.

다큐 찍는 선배는 애국주의 짜장들이 서울 도심지 한복판에서 개난장을 펴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도가 중국보다 더 골때리는 넘들이라는 주장을 심심찮게 했었지만... 글쎄요. 제 관찰에 의하면, 그리고 제가 경험한 것들에 의하면 '대체로 나라가 크고 다른 넘들이랑 문제 일으키는 거 좋아하는 놈들치고 제대로 된 것들은 없더라' 쪽입니다. 이걸 클릭해보시면 알겠지만, 중국이라는 나라는 땅덩어리를 가지고 이웃과 온갖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유사 제국주의 국가'이고, 인도 역시 그 삽질에서 그닥 자유롭지 못한 넘들이거든요. 미국요? 어휴... 걔넨 개국이래 지금까지 전쟁국가였잖아요?

각설하고... 2006년에 인도를 꽤나 빨빨거리고 돌아다니고 나서 저 역시 그 넘의 나라에 매혹되더군요. 읽을때마다 뒤통수를 한 대씩 갈겨주는 인도 출신의 학자들이 제가 매혹된 대상들이었습니다. "안된다"는 것을 모르는 인도인이라는 환타의 이야기가 쬐끔 실감이 나더군요.

제가 20대까지 읽었던 책들이 심장은 왼쪽에서 뛴다는 것을 모토로 삼는 사람들의 저술이 대부분이었다면, 30대초중반 동안 죽어라고 읽었던 책들의 대부분이 경영, 그리고 컴터 기술과 관련된 책들이 대부분이었죠. 솔직히 어떤 입장이라는 것을 가지고 사물을, 현상을 판단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인간이라는 동물은 포유류 중에서도 시야각이 가장 좁은 동물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되더군요. 그런 저에게 고개를 돌려보는 것만으로, 혹은 관찰시점을 이동시켜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다른 사실들을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몇 년전에 알게된 인도의 지성들로부터 배우고 있는 셈이죠. 이 재미 꽤 좋습니다.

그리고 이 지성들이 지적하는 내용들을 쫓아올라가다보면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주요 이슈들을 조금은 더 잘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음... 아무래도 비슷한 책들을 읽은 사람들끼리 또 다른 시각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것도 상당한 의미를 가질테니 말입니다.

첫 번째는 98년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아마티야 센<윤리학과 경제학>입니다.

2006년 여름, 이미 촬영팀은 뭄바이에서 작업을 시작한 상황에서 후발로 쫓아가던 비행기에서 읽었었는데... 뒤통수를 좀 심하게 때리던 부분은 센의 다음과 같은 지적 때문이었습니다.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을 집필했을 당시, 경제학은 윤리학의 한 부분이었다."

뭔 이야기냐면 아담 스미스 이후로부터 경제학자들은 수학적 기법을 통해 경제현상의 많은 부분들을 설명할 수 있게 되긴 했지만... 전통적인 뿌리로부터 보자면 "개인의 이익 추구"만을 "유일한 합리적 선택"으로 놓고보기엔 무리가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럴 밖에요. 아리스토텔레스까지 올라가게 되는 "윤리학"의 궁극적 목표는 "다 같이 잘살자"는 것이었지, "개인의 무한한 이기심 추구"와는 거리가 있었던 것이니 말입니다.

경제학자라기 보다는 대기업 홍보실장에 더 잘 어울리는 분들의 주장과는 다르기 때문에... 그리고 책 한 권 안 읽고도 책 쓸 수 있는 이 분들의 자장에 꽤 많은 분들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지적이 생소할 뿐만 아니라... 잠꼬대 정도로 취급하실 분들도 많겠지만... 실제 현실은 이 선동가들의 이야기가 헛소리라는 쪽에 훨씬 더 가깝습니다.

최근에 SRI(Social Responsiblity Investment)와 같이 "착한 기업"이 경영도 잘할 뿐만 아니라, 경영실적도 좋기 때문에 이들을 따로 분류들을 하고 이들에게 투자를 하자는 움직임들이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이 SRI의 범주가 아직도 완전히 정리된 상태는 아니다보니 논란들이 좀 많긴 합니다만... 일본만 하더라도 고이즈미가 전세계 핫 머니 시장에 풀어놓은 3조달러보다 1조 달러가 더 많은 돈이 이런 경영을 하는 기업에만 투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보면 이야긴 좀 길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는 <IHT>의 전문 필자중에 한 명인 나얀 찬다의 <세계화, 전 지구적 통합의 역사>라는 책입니다.

제목 자체로 보자면 꽤나 중량감 나가는 책 같지만, 실제로 책을 펴서 읽다보면 꼭 KOEI사에서 만들었던 <대항해시대>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본문만 500페이지 가까울 뿐만 아니라 책 값도 2만5천원씩이나 하는 중량감 있는 책 이지만 술술 진도 나가더군요.

저자는 "세계화라는 것이 열대 우림을 파괴하는 것"도, "다른 나라의 거주자들과 자발적 상거래에 착수하기 위한 개인과 기업의 자유화 능력"(세계은행 정의)도, "일용품과 아이디어의 확산을 특징으로 하며, 전 세계에 걸친 문화 표현의 표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일상의 경험들로 이루어진 과정"(브리테니커 백과사정의 정의)도 세계화라는 흐름의 한 부분만을 보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인류의 역사 자체가 지구적 통합의 역사로 이어져 왔다는 것이고...그 과정에서 발생되는 기아나 한 지역 경제의 붕괴는 이 자체의 문제였다기 보다는 정책이나 시장의 실패에 기인한 것이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그립니다.

이 책을 보면서 생각났던 건... 한미FTA를 반대하는 이들을 21세기의 흥선대원군 취급했던 이들이었죠. 이번에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논란의 핵심도... "그들과 교역을 할 것인가 말건인가?"와 같은 질문이 아니라 세부 디테일의 문제일 뿐이잖아요? 예를 들어... 2004년 전체 미국 농축산업에서 약 1% 정도 거래되던 유기농 축산물의 비중이 매년 30% 가까운 성장세를 가지고 있으며 이렇게 생산된 쇠고기 가격은 1키로에 대략 1만5천원 정도에 현지에서 거래되더군요. 이런거 수입하자고 하면 누가 뭐라고 하나요? 냉장육으로 수입된다면 실제 시장에 풀리는 가격은 1등급 한우와 그렇게 큰 차이도 없는데 말입니다.

기껏 한다는 소리가 Downer증상을 가진 소라고 해서 광우병 걸린 소라고 볼 수 없으니까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 거다... 뭐 이런 개소리 밖엔 안 나오니 사람들이 발끈하는 거죠. 사람이 먹어서 안되는 소의 질병이 광우병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닐 뿐만 아니라... Downer증상을 보인다는 것 그 자체가 병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말입니다.

한 마디 한 마디 나올때마다 뇌 압력을 높이는 분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좀 더 나은 세상을 생각하는 분들이라고 한다면... 이 두 권의 책을 읽으며 잠깐이라도 냉정해질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디테일이 결국은 설득력의 핵심이니까 말이죠.


2008년 5월 5일 월요일

심재철, 우리시대의 슬픈 초상

한나라당 수석 부대표인 심재철 의원은 MBC기자 출신입니다. 그 이전엔 학교 선생님이었고... 그 보다 더 이전엔 1980년 서울역 회군을 이끌었던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님이셨죠.

어떤 입장에 선다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자기가 어떤 자리에 있느냐에 따라 입장이 달라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결국 이번의 광우병 논란을 민란으로 확장시켜 놓은 장본인들이잖아요.

뭐 이 아저씨의 아스트랄한 어록들이야 이미 2004년에 경험을 했던 겁니다만... SRM을 제거하면 광우병 소도 안전하다는 이야기에 이르면 이 분, 뭐 하는 분인가 싶습니다. 애초에 광우병이 발생되었던 나라들은 SRM부위를 먹는 나라가 아니었다는 사실은 이런 분들에게 별로 중요한 사실이 아닌거죠.

광우병 발병확률이 45억분의 1이라는 이야긴 차마 옮기지도 못하겠데요. 주로 유럽에서 200여명이 뇌에 구멍이 뚫려서 죽었는데... 그 숫자가 어케 나온담 말입니까? --;;;

2008년 5월 4일 일요일

이강택 PD강연. 한미 FTA 약인가 독인가?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뽑는 간땡이 부은 경찰청

지금 나오는 고등학생들, 중학생들... 90년대 중후반에 태어난 아이들입니다. 그 아이들의 부모들 대부분은 지금 빠뜻한 월급 때문에 아이들 사교육비 지출에 대해 걱정하는 이들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대학 다니던 시절엔 대학가가 최루탄과 화염병으로 범벅이 되었던 시절이기도 했죠.

아이들이 80%인 시위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그래서 그 아이들을 잡아가겠다고 하면... 과연 부모들이 가만히 앉아 있을꺼라고 생각하시나부죠?

친구가 2MB정부의 탄생을 두고 다시 돌 던지려면 체력관리를 해야 하는게 아니냔 이야길 했었을때까지만도 농담으로 생각을 했었는데... 농담을 현실로 바꾸겠다고 나서고 있구만요. 자국민이 외국인들에게 두들겨 맞는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몽땅 다 추적해서 잡아 가두진 못하고, 아이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가지고 나서는 건 불법으로 간주해 사법처릴 하겠다는게...그게 대한민국 경찰이 하는 짓이란 말입니까?

대학 다닐때... 우리가 병 들고 돌 던졌던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살던 나라가 내 나라가 아니라, 전이사회를 구현하던(그래서 전씨와 이씨가 나라를 말아먹었던)것 때문이었고... 그 다음엔 노씨가 말아드셨기 때문이었죠. 내 나라가 아니었기 때문에 경찰이 어떻게 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해 도덕적 판단을 유보할 수 있었기 때문인데...

남의 나라 놈들이 이 땅에서 행패를 부리면 그거 눈치를 보면서 우리의 아이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걸 사법처리하겠다고 나오면 20년전에 투사였던 그들이 가만히 있을거라고 생각하나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이유

1. 광우병과 관련해 솔직한 제 입장은 모기불님과 거의 비슷합니다. 광우병을 일으키는 것으로'알려진 prion'이라는 물질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너무나 적어서 괴담수준으로 확장된 부분들도 분명히 있긴 하지만... 합의된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은 반대한다는 겁니다.

2. 저,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꾸준히 헌혈을 해왔었습니다만... 재작년에 별 생각 없이 헌혈하러 갔다가 빠꾸 먹었습니다. 왜냐구요? 1970년대말과 1980년대 중반에 유럽과 영국에 있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헌혈을 통해 프리온 단백질이 옮겨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거죠. 문제는 제가 헌혈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이게 일관된 입장이 아니라는 겁니다.

3. 한나라당이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는 이유는... 변화된 것이라곤 자신들이 이제 '여당'이라는 것 밖엔 없음에도 광우병과 관련된 입장을 180도로 바꿨다는 것 때문이잖아요. 아뉘, 북한에 들어가는 독일산 쇠고기가 광우병 의심을 받는 소라는 것을 가지고 그렇게 말이 많았던 분들이, SRM도 아니고 뼈 조각 하나 나왔다는 사실을 가지고 검역주권을 말하던 분들이 '광우병은 그렇게 위험한게 아니다'라고 말하니... 사람들 뚜껑 지대로 열릴 밖에요.

4. 더군다나 불을 끄겠다고 나온 분들은 어떻게 그렇게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조옥 같은지, 불 난 곳에 페인트 희석제를 뿌리고 있더군요. 미국에서 도축되는 소의 80몇 퍼센트가 30개월 미만이라고 하면서도 수입과 관련해 30개월 이상을 미국이 허용하라고 압박한 이유도 뭣 때문이었는지 모르는 것 같더군요.

도축연령이 20개월이냐 30개월이냐가 문제가 되는 것은 광우병에 감염된 소를 걸러내기 위한 목적이기도 하지만, 이런 조건이 붙어 있다는 사실은 수입되는 모든 소들의 이력추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의미하죠. 애초에 광우병이 값싸게 마블링이 많이 들어가는 쇠고기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버려야 하는 단백질'을 소에게 먹였기 때문에 발생된 것인데... 추가로 돈이 꽤나 들어가야 하는 이력추적등을 해야 한다는게... 공장에서 값싼 고기를 부풀리는 넘들에게 먹힐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거죠.

5. 우석훈 선생도 이야기한 부분입니다만... 미국의 경우 하이엔드 마켓과 로우엔드 마켓은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죠. 엊그제 방화범들 중에 하나가 "미국에서도 육골즙을 스테이크 소스로 쓴다"는 이야길 했는데요... 저 그 사람들 그런 식당에 팔리는 고기와 각하께서 말씀하신 "값싼 쇠고기"가 같은 넘인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에 화가 나두만요. 육골즙을 내서 스테이크 소스를 만드는 레스토랑에서 팔리는 스테이크 한 번 맛 보려면 두당 100달러는 가뿐하게 넘는 곳으로 가야 합니당. 또 한쪽에선 2개에 1달러짜리 햄버거가 팔리고 있죠. 이게 같은 소라고 생각하시남요?

인도, 뉴델리의 여행자들 거리인 빠하르간즈 시장에서 비닐까지 마구 먹어서 배가 빵빵한... 그래소 살날 얼마 안남은 소와 1억원짜리 일본산 화우와 같은 소라고 이야기하는 거랑 똑같은 이야기거든요.

6.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식품 안전과 관련해서 정부의 입장이 되어야 하는 건... 도축되는 소들은 몽땅 다 전수검사해서 광우병에 감염된 소들을 찾아낸 일본과 같은 정책인거지... 위험하긴 하지만 확율이 낮기 때문에 그냥 드셔도 됩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건... 뇌에 구멍이 뚫려 있지 않다면 별루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봐야 하는거 아니냐는거죠.

7. 평소엔 다이어트가 가장 고민이신 Kakki님께서 이런 카툰을 그려야 하는 상황으로 만들어놓고... 빨갱이들의 준동이네, 정치음모네...라고 이야기하는 거. 집권초반부터 레임덕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아닌가 싶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긴... 원래 보수라고 하면 요즘 선진당 아저씨들이 하는 것처럼 해야 하는 건데 말입니당...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가장 맘에 드는 페러디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쬐끔 아쉬운 부분이라고 한다면 이렇게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설명할 경우, 항상 부딛히는 문제인... 이쪽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면 더 어렵다는 사실. --;;

2008년 5월 2일 금요일

그 사람들 소방수에요? 방화범이에요?

오늘 오후 2시 50분쯤에 버슬르 탔었는데, 버스 기사님이 듣고 있던 라디오에서 정부 합동 브리핑이 긴급 편성되었다고 뉴스고 뭐고 일단 생방으로 나간다고 하더군요.

근데... 일단 시작부터가 확~ 깼습니다. 자기들 논리를 펼 수 있는 쪽의 전문가들을 주루룩~ 불러놓고,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하나도 안 부르고 '기자'들만 부른 상태에서 '토론'이라는 걸 하고 '논쟁이 종식되길 바란다'고 시작 멘트를 날렸거든요.

그게 기가 막혔던지, 어느 기자는 도대체 '이게 토론이냐, 간담회냐, 뭐냐... 토론회라고 한다면 반대의견을 가진 패널들도 있어야 할 거 아니냐'라고 이야기하니 바로 꼬랑지 말고 끝장토론은 아니고... 끝장 간담회라고 썰을 풀더라구요.

그리고 나왔던 이야기. 과학적 근거가 있느냐 없느냐... 특히 비과학적인 선동질에 놀아나는 분들을 안심시켜드리겠다고 이야기를 하면서도... 주리줄창 나오는 이야기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기준에 따라..." 밖엔 없더군요.

그리고 96개 국가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다고 계속 강조를 하시더라구요.

근데 말입니다... 일전에 빌게이츠가 재단을 하나 만들어서 "인도의 에이즈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견을 인도정부에 전달하자... 인도에선 No Thank You!라고 했었던 적이 있었더랬습니다. 사실 인도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제들 중에 하나가 자국내 AIDS감염인이 500만명이 넘는다는 추정치(CIA factbook)이고, 이게 극히 과장된 것이라고 설래발을 칩니다만...

2006년에 돌아다니면서 봤던 걸론... 영아사망율이 집계되는 222개 국가들 가운데 끝에서 75위(우린 181위)인 나라에서 사람이 죽는 이유가 많을 수 밖에 없다보니... AIDS자체도 사소한 걸로 죽을 수 있는 것들의 바운더리에 들어갈 수 있겠더라는 겁니다. 뭐 West Wing의 한 에피소드에선 시계가 없어서 아프리카 국가들에 AIDS 약품을 줄 수 없다는 의약회사들의 입장이 잠깐 나오긴 합니다만...

그러니까... 그런 나라들이 96개 국가에 들어간다고 그 숫자가 의미가 있는건 아닌건데... 그 숫자에 집착을 하시더군요. 근데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그 숫자도 그게 아니더라는 사실에 봉착하게 되니... 요게 도대체 뭔 조환지 모르겠더군요. 야구 보다보면... 가끔 소방수라고 올라간 마무리 투수들이 집중타를 얻어맞고 역전당해 지는 꼴을 볼 수 있죠. 그걸 두고 야구팬들은 '방화범'이라고들 놀립니다. 근데... 오늘 기자회견장에 나온 분들은 분명히 '소방수'를 자처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무리 봐도 방화범 같거든요? 이제 석달이 되어가는 정부에서 언제까지 이런 화끈한 불쇼를 보여줄지... 심히 기대된다 하겠습니다. ㅎㅎ


 

이런 건 사서 봐야 하는데...

이 넘의 잡지 구하기가 만만찮으니 갑갑하데요. --;;

ps. 근데... 우짜다보니 이 넘의 카테고리가 특정 프로야구 팀과 관련된 이야기만 주리줄창 나오고 있다는... ^^;;;

2008년 5월 1일 목요일

<거꾸로 읽는 세계사>와 관련, kims님께 답변과 겸해,,,

음... 뭐 친절한 글을 쓰는 입장이 아니다보니 좀 오해가 있는거 같네요. 그리고 뭐 모기불님이야 블로그 계에서 유명한 분입니다만, 저야 그냥 저냥 글 쓰는 많은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인데 같은 편으로 놓고 설명을 하시면... 그것도 좀 난감합니다. 더군다나 모기불님과 저는 많은 부분에서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걸요.

암튼, 님께서 관심가지는 부분들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그 책의 초고들이 쓰여졌던 것은 대체로 1986~1987년 사이입니다. 그리고 1986년은 유시민씨가 서울대 프락치 사건으로 투옥되었다가 석방된 바로 다음 해였죠. 1987년 6.10항쟁 이전까지 존재했던 수 많은 조직들 중에 하나에서 여전히 활동하던 시절이나 1988년 창비를 통해 문단에 데뷔하고 이해찬 의원 보좌관을 하기전까지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안정되지 못했던 상태였는데... 그 과정에서 본인의 역량이 100% 투입된 글들이 나올 수 있다는 건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도 불가능했을 겁니다.

두 번째 1994년 개정판을 말씀하시는데요... 그때 그 아저씨 독일 유학가서 한참 공부하던 시절입니다. 역시 본인이 신경써서 손을 보기 보다는 출판사가 물가상승분등을 감안해 책 값 올리려고 손 볼 시점에서 나왔던 넘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시간에서 이 아저씨가 해야 했던 일들은 거의 10여년 전에 자신이 쓴 책들을 다시 정리하기엔 시간이 별루 없었었죠. 96년까진 독일에 있었고, 97년엔 대선이었으며 99년부터 2002년까진 학술진흥재단 기획실장으로, 성공회대 겸임교수로, M본부의 100분토론 진행자로, 그리곤 현실 정치판에서 키 맨으로 뛰어다녔던 시절이니까요.

필자가 개정판에 제대로 개입해 손을 본 것은 이 논란에 있는 것처럼 1994년 개정판이 아니라 그 10년 뒤에 나온 2004년 개정판이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2004년 개정판은 또 이야기가 없더군요. 쩝~

그 사이에 본인의 정치적인 입장만 하더라도 소련식 사회주의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룹으로부터 계속 이동해왔었구요.

거대한 이념의 등장과 퇴조, 저항하는 사람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으로의 변화,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던 시절에 벌어졌던 이야기들을 중간의 두 지점을 따로 빼서 이야기하시는 건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요?

더군다나 그 책이 쓰였던 용도는 90년대 초반에, 사회적 문제의식을 가진 대학생 하나 키워내는데 평균 1년이 걸리던 시절의 참고자료였습니다. 그 바로 직후 즈음에 알튀세와 그람시가 약 30~40년의 시차를 가지고 소개되고 있었는데... 정작 유럽에선 여러가지 대안들 중에 하나로 기든스가 <제3의 길>을 정리하고 있던 상황이었죠. 어느 선배의 자취방에서 기든스의 그 책(이게 번역이 되었던 건 98년이었습니다)을 90년에 처음 보고... 고민의 간극에 대해 처음 생각하게 되더군요. 불과 몇 년 뒤에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고 알튀세와 그람시는 유로코뮤니즘이라는 사파 정도로 취급되고 있었으니까요.

3학년때 <자본론>을 대학원생들과 강독하면서 머릿속에서 거의 2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사회를 어떻게 바꿔야하는가에 대해 벌어졌던 논쟁들을 정리하는 동안, 또 한편에선 제가 이미 고등학생 시절에 소화한 책을 대학 1, 2학년들을 대상으로 설명을 해야 했었었죠. 학력고사 끝나고나서 유시민씨가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쓸때 인용했던 책들 대부분을 심심해서 읽고도 시간이 남아 중국 고전 들춰보고 대학에 들어갔던 관계로 선배들과 갈등도 많았었죠.

니 잘났다구요? 글쎄요...? 이거 그래봐야 유럽 정도로 가면 '쬐끔 쎈 교양'에 불과한 겁니다.

전 지금도 이걸 일종의 지적지체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남들 다 끝낸 냉전을 아직도 이끌고 있고, 머릿속이 얼마나 비어있는지 '수령께서 모든 것을 인도하신다'는 한 마디로 정리되는 철학(?)을 두려워하고 사회에 살고 있는한... 20년전에 유시민씨가 고삐리들을 대상으로 초고를 썼던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봅니다.

그 다음...

일단 유시민씨에 대한 평가는 님께서 생각하시는 것과는 좀 거리가 먼 편입니다. 현실 정치인으로서 유시민씨는 그 후배들인 이른바 '386의원들'보다는 영리한 선택을 많이 했던 편에 속하긴 합니다만... 그의 행보와 관련해선 별루 인정하지 않는 편입니다. 특히 보건복지부 장관시절의 행보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의보민영화의 첫 삽을 뜬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구 있죠.

두 번째로... '의장님들'과 관련해선 전혀 잘못 읽으신 겁니다. 이른바 '386 정치인'으로 꼽히는 임종석, 이인영, 우상호 등에 대한 제 입장은... 별루 좋은 편이 못 됩니다. 진중권씨가 <시실리아의 암소>에서도 썼던 내용입니다만, 이들은 "한 세대의 상징자본을 낼름 독식한 이들"이며, 그 상징자본을 훼손했던 이들일 뿐만 아니라 현실정치에서 자신들의 실수와 실패를 한 세대의 그것과 동일시하려고 했던 이들이라고 봅니다. 그러니 이들에 대한 평가나 비판과 관련해서 유시민씨나 386의장님들을 성역화 한다는 이야기는 좀 많이 거시기합니당.

세 번째... 그 흑역사 시절에 싸웠던 사람들이 항상 옳았던 것도 아닙니다. 본문의 앞부분에서 이 시대를 이야기들이 저에게 다양한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고 쓴 것도 그 때분입니다. 저 역시 괴로운 결정을 하면서도 자기합리화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적도 있었고, 명백하게 잘못된 결정을 결과의 합리화를 위해 했던 적도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당대비평의 문부식 주간이 자신이 주도했던 미문화원 방화사건 당시에 사망한 분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자신의 유죄를 인정했던 이야기를 꺼내며 동의대 사건 관련자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썼던 적이 있었죠. 그때 많은 사람들은 문주간을 욕했지만 전 문주간 편이었습니다. 그건 '그 시대에 싸웠던 이들의 자기 성찰'을 할 수 있어야 조금 더 진보적인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완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성과를 이루는데만도 수많은 실수들을 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더더욱 앞으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선 '자기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뭐 좃선찌라시류 등의 삽질과 그 삽질에 부화뇌동하는 사람들과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영혼이 없는 사회'를 만들고 거기에 일조하는 분들을 예수나 석가가 아닌 이상 다 구하긴 어렵잖아요.

님께선 어떻게 읽으실지 모르지만... 그 시대의 말번으로나마 참여했던 입장에서 이것들을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일제 부역자들이 그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잘못했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 혹은 박정희 시절의 그 성과만큼 쌓인 삽질의 흔적들을 그 추종자들이나 이해관계자들이 'Colleteral Damage'정도로만 취급하는 것도 '잘못했다'는 인정을 하는 것이 장난 아니게 괴로울 뿐만 아니라 자신의 행동들을 제약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네 가지 부분은 단행본 한 권으로도 모자라는 이야기들입니다. 그런데 제 밥 벌이 하기에도 바쁜 상황에 이 방대한 부분이 완전히 빠져 있는 상태에서 벌어지는 논쟁(?)에 낑기는게 맞는거냐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거든요. 설령 방대한 이야기들을 다 한다고 하더라도 사실관계를 따지는 사람들이 관심이 있는건 자신들이 보는 제한된 부분과 관련해 맞냐 틀리냐는 것이지, 그게 왜 그렇게 진행되었는가와 관련해선 별 관심들이 없다는 것도 분명한 현실이니까요.

이런 맥락과 관련되었던 댓글을 가지고 그런 연상을 하셨다면... 저로선 어떻게 대답을 해야 친절한 답변이 될지.. 참 난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