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로 논쟁의 한 가운데에 있었던 샘물교회가 또 단기 선교팀을 네팔에 보낸 것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더군요. 조선닷컴의 보도였는데... 흐흐... 요거 이야기꺼리가 좀 됩니다.
일단 네팔을 여행자제 국가로 분류해놓은 것은 외교통상부가 좀 지나친 부분이 있습니다.
공식적으로만 이 나라의 경제에서 '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입니다. 구매력 기준이 아닌, 환율기준으로 이 나라의 GDP는 약 9조달러입니다. 이 중에서 42%정도가 서비스업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 역시 관광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죠. (근거 CIA Factbook 2008)
또 외국에 나가서 일하는 사람, 구르카 용병대로 대표되는 용병, UN평화유지군이 들어와 있는 나라면서 동시에 가장 많은 국가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하는 나라 답게 그쪽에서 들어오는 돈을 제외하면... 사실상 나라를 끌고가고 있는 산업은 관광업 밖엔 없다고 해도... 뭐 그렇게 틀린 건 아닙니다.
그런 까닭에... 97년 마오주의자들이 무장투쟁을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외국인 사상자는 발생되지 않았죠. 등반사고는 꽤나 많았지만 말이죠. 뭐 마오의 위협이라고 하더라도 기껏해봐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500~1000루피(한화 6500원에서 13000원) 정도의 돈을 삥뜯는 수준이었구요.
최근의 위협은 집권한 마오세력이 아니라 왕정폐지에 반대하는 극단적인 힌두교도 그룹들이며, 관광객이 이들이 테러의 대상으로 삼는 곳에서 다칠 가능성 역시 좀 낮은 편입니다. 인도 여행자들이 실제로 만날 수 있는 인도인이라고 해봐야 거의 삐끼들인 것처럼 네팔 여행자들이 이런 곳들까지 가려면 네팔말을 어느 정도는 해야 가능하거든요. ^^
두 번째로... 문제의 폭력사태는 인도쪽 국경지대인 떠라이 지역이 분리독립운동을 한답시고 길을 석달 가깝게 막아버리는 바람에 기초생필품을 포함한 거의 모든 자원들이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던 겁니다. 다분히 일시적인 현상이라는거죠.
그럼 이들의 주장처럼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캠프를 기획해야 할 정도로 선교사가 많냐는 질문이 들어가야겠죠.
예. 졸라 많습니다. 아뉘... 그 동네에서 한인회 모임을 가지면 대체로 선교사 그룹과 관광객들을 주로 상대로 사업을 하고 있는 사업가 그룹으로 나눠서 놉니다. 물론 선교사 그룹이 압도적으로 많죠.
이건 외교통상부 산하의 기관이 욕 먹어야 하는 부분과도 연결이 됩니다. 왜냐구요? 국제봉사단(KOICA)가 현장실무경험들이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하는 시니어팀을 구성해 파견을 하고 있는데... 이 양반들의 연령대가 대체로 40대거든요. 40대에 해외에서 2년 가량의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어떤 군에 속할지 잠깐만이라도 생각했다면 국고로 선교활동을 지원하는 당혹스러운 사태는 없었을 겁니다.
특히... 이쪽에 부족한 것은 SOC기초시설들이라 60~70년대에 중동등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진 은퇴자들을 중심으로 일본의 JAICA처럼 팀을 꾸릴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에러죠.
거기다... 이 분들의 상태가 좀 고르지가 않습니다. 한국에서 송금되는 돈으로 1년에 1만달러씩 들어가는 외국인 사립학교에 자기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있는 양반들도 쫌 되고... 매년 종교분쟁을 막기 위해 투입되는 경찰들이 1천명 단위로 죽어나가는 우떠르쁘레더시 주의 힌두 성지인 와나르씨(Varanasi)에서 겐지스 강으로 보트 타고 나가 복음성가를 부르는, 머리에 확실하게 꽃 꽃은 인간들이 기어올라오기도 합니다(경찰 사망과 관련된 통계는 2006년에 인도에 있었을때 인디아 타임즈에서 봤던 건데, 인증짤은 만들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현지인들의 삶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정말 어려운 일들을 하시는 분들도 있구요.
유감스럽지만... 돈은 맨 뒤의 분들에게 집중적으로 흘러들어가야 할터인데... 우찌된게 앞쪽에 있는 양반들이 훨씬 더 많이 챙겨가죠. 머리 꽃 꽃은 치들이야 그냥 지나가는 이들이고, 1만달러짜리 학교 다니는 애들도 정체성의 위기와는 관계가 없죠. 거꾸로 없어서 현지인 학교를 그냥 다니고 있는 아이들이 이 문제에 더 노출이 되어 있는 상태구요.
원래 사고 잘 안치는 범생이과들이 사고를 치면 초특급으로 치듯... 제 관찰에 의하면 그나마 샘물교회는 '선교'라는 본연의 활동에 비교적 충실한 쪽으로 봅니다. 뭐 목사님이 뜬금없는 정치활동을 하시는 거야... 그쪽 세계관에선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아이들이 이 정도의 상태들은 아니거든요.
이런 것들을 감안한다면... 별루 문제삼을 것은 없다고 봅니다. 거꾸로 이걸 '논란'으로 만드는 것이야 말로... 다른 나라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밖엔 안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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