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9일 월요일

촛불 이후 달라진 미디어 지형, 얼마나 갈까?

조선일보의 광고가 꽤나 떨어져나간 모양입니다. 이젠 고문자리로 가 있는 김대중 주필이 조선닷컴에 <촛불시위 vs 1인시위>라는 글을 올려놓은걸 보니 말이졉. 99년에 안티조선운동이 시작되었을때만 하더라도 시큰둥하던 그쪽이 기사논조까지 상당부분 바꾸고 있음에도 촛불시위 현장에서 조중동 기자들은 인터뷰는 고사하고 일장연설까지 들어야 하는 판이라죠. 뭐 수익의 대부분인 광고도 4월 대비로 보면 대략 10% 정도는 떨어진 것 같더군요. 조중동에서 떨어져 나온 독자들이 경향과 한겨레로 이동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요 포인트에서 쬐끔 그렇습니다.

조중동이라고 묶어서 부르기는 합니다만... 시장점유율은 물론이고 영향력에서도 조선일보는 다른 신문들을 사실상 압도하고 있는 상태죠. 이게 가능한 것은 있는 집에 능력있는 기자들이 몰려들고, 그 기자들이 생산하는 기사들이 다른 매체에 비해 숫자는 적은 대신, 퀄리티부분에서 꽤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입니다.

뭐 보도협조문 써본 분들이면 알겠지만... 조선일보는 보도자료를 비교적 덜 배끼는 매체들 중에 하나입니다. 실제 취재를 한다는거죠. 출판사 편집장인 선배의 경우에도 문화부 기자들 중에서 조선일보 기자들을 선호하는 이유가 그것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뭐 책 내놓으라고 떼쓰는 다른 매체 기자들과 좀 많이 다른 부분도 있구요.

정당에 들어가 있어야 할 사람들이 기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끔찍한 부분이고 욕 먹는 부분이지... 그 외의 부분에선 이런 차이들이 있기 때문에... 조선일보에 비해 일단 '얇은 신문'들인 이 두 매체로 옮겨간 독자들이 얼마만큼 만족할지에 대해선 쬐끔 회의적입니다.

상당히 괜찮은 기획으로 볼 거리가 쫌 많은 경향은 논외로 친다고 하더라도... 한겨레는 회사 전체가 이전의 그 운동권 분위기가 폴폴 날 뿐만 아니라, 기획기사들이 쬐끔 편향되어 있다는 것도 장기적으로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을까... 싶거든요. 그냥 걱정으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만... 지금 촛불시위 자체에만 집중하는 동안, 구독부수가 늘어나는 동안 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장기 마스터플랜들을 다시 점검하지 않는다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가능성도 높다고 봅니다.

포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네이버의 독주와 다음의 추격이라고는 하지만... 격차가 상당한 구조였죠. 그런데 다음뉴스와 아고라의 약진 덕택에 일부에선 순위가 바뀌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긴 합니다만...

문제는 서비스 내용입니다. 이건 그동안 쌓아놓은 미네랄과 가스가 네이버에 훨씬 더 많기 때문에 가능했던 부분이기도 하죠. 웹서비스 개발업체들이 어지간하면 네이버와 하려고 했던게... 어느쪽에 노출되느냐에 따라 들어오는 돈의 규모가 달랐기 때문이었고... 이게 상당기간동안 고착되었던 상태거든요. 아닌 말로... 삶의 어지간한 부분들은 네이버에 붙어 있는 각종 서비스들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데에 반해... 다음은 아직도 많은 부분들을 유저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 요거... 이번에 잠깐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봤을때 어떻게 될 지는 사실 좀 미지수죠.

제 경우만 하더라도 그냥 궁금한 것들은 위키와 구글을 이용하지만, 한글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네이버를 쓸 수 밖에 없거든요. 특히... TV로 볼 수 없는 야구중계는 거의 네이버에 항상 의존을 하고 있는 상태구요. --;;

제공서비스의 차이를 다음이 얼마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근시일내에 나오지 않는다면 다시 네이버로 몰릴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최근 한달동안의 촛불집회를 보면서 격세지감 비슷한 것을 느꼈던 것은... 그때 그 사람들 대부분이 직장인들이고, 가지고 있는 실탄이 학생들과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물량전이 되고 있다는 것이었죠.

재작년에 공공노련에서 네이버에 광고를 할 것이냐 다음에 광고를 할 것이냐를 가지고 갑론을박하는 것을 지켜봤던 입장에서... 신문 광고를 낼름 몇 개씩 사버리는 커뮤니티들을 보곤 벙쪘거든요. 뭐 주부들의 동호회나 화장품 동호회, 패션 동호회, DSLR동호회, DVD동호회등은 다른 동호회들에 비해 실탄이 아무래도 많은 쪽에 들어가긴 하죠.

정부를 상대로 이만큼의 물량전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입니다만... 그래도 저쪽의 물량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6.10을 기점으로 타격지점들이 다양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우석훈 선생은 물론이고 아고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주민소환제도 이들 중에 하나일거 같긴 합니다만... 이게 기존의 조직라인들(반상회, 부녀회 등)을 타지 않으면 움직이기가 심히 어렵다는 난감함이 있으니까요.

뭐 정권초기에 17%대의 지지율을 가져봤던 대통령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이 숫자는 역대최저기록의 두 배나 되는 숫자입니다(최저기록은 IMF직후의 03옹. 8.4%). 지나가는 비네, 친북 좌익세력의 준동이네, 사탄의 준동이네 등등등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 아직까지도 최저기록의 두 배에 달하는 사람들이 뭔가 떨어질 떡고물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고, 29만원 논네보다도 더 벽창호라는 뜻이기도 하죠.

촛불의 공습으로 전쟁의 승부는 끝났음에도... 고지점령을 위한 해병대 투입이 남아 있는 상태... 이 상태를 결정지으려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많은 일들을 하는 수 밖에 없다는... 뭐 그런 생각이 드네요.

참... 대한민국 국민되기 힘듭니다. ㅋㅋ


댓글 2개:

  1. 5월에 새 프로젝트 시작했는데...프로젝트 진행속도는 느리기만 하고...사흘 연휴를 쉬고 왔는데도 몸은 천근만근 무겁기만 하네...물대포맞아 홀딱 젖은 옷가지들은 겨우 어제 빨아 널어놨고 주방엔 설거지거리가 잔뜩, 분리수거해야되는 쓰레기들도 잔뜩, 베란다의 화분들은 고새 시들시들하고 급기야 고양이들까지 날 쌩까기 시작했네.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기 정말 어려우이. 주경야투에 건강까지 위협받으니...내 서있는 자리에서 뭐 하나라도 더 열심히 하자고 보니 생업을 유지하기가 빠듯하네...이러다 촛불집회로 인한 해고사태가 생기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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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errytheWitch - 2008/06/09 17:51
    뭐 전반적으로 생산성하락이 심각하게 나타나겠지. 근데 해병대라고 칭해야 하는 조직들이 사실 노조들인데... 화물연대를 제외하곤 이들이 총파업을 선언하고 나올 수 있을까도 좀 의심스러운 상태라... 쉬울거 같지가 않아. 이전의 전투력들을 이 조직들이 계속 유지하고 있으면 판은 벌써 끝났을텐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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