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무실이 모여 있는 건물에 제 밥벌이 공간이 있다보니 화장실에서 남들이 남겨놓고간 신문을 볼 일이 종종 있습니다. 아무래도 보수적인 양반들이 많은 곳이기도 해서 주로 굴러다니는 것들은 CJD, 바로 조중동이죠.
"청와대만 지키면 다냐?"라고 27일자 1면에서 징징거리던 조선일보... 대전역에서 그거 보고 기가 막혀 할 말을 잃었었죠. 오늘도 만만치 않더군요. "대책회의 압수 수색"이 탑이더라구요.
폭력불법시위로 모는데 나름 성공했다고 판단했던 것 같은 중앙은 그 사설이 엽기더군요.
지랄하고 자빠졌습니다. 동아는... 하... 2달간 국정공백이 어쩌구 하더니만 광고도 한 엽기 하더군요.
군사독재시절에나 있었던 광고탄압을 불법 시위대가 감행하고 있다는 광고를 달아놨던데... 이 포인트에서 저 할말 많아집니다.
1년 전에 자기들 입으로 뭔 이야길 했었는지 도통 기억을 하지 못하는 얘네들이라는 거야 반복해서 쓴다는 거 자체가 키보드 두드리는 손가락만 아픈 일이죠. 최근의 상황들을 보자면 CJD에게 1년이라는 시간은 부정확한 사료로 검토해야 하는 청동기 시대로 인지되는 것 같습니다.
"초기의 촛불시위는 순수했으나..."
지난 달 중순부터 얘네들의 입에서 나왔던 이야기죠. 그런데 말입니다... 초창기에 촛불소녀들과 촛불숙녀들이 등장했을때 CJD와 청와대가 입을 맞춰 이야기했던 건 "배후"였습니다. "배후"가 있어서 이들이 나왔다고 줄기차게 주장했었죠. 그러다가 한달여의 시간이 지난 뒤엔 "배후는 없는 거 같은데..."라는 이야기를 어영부영 했었죠.
뭐 이미 그때부터 사람들은 충분히 열 받아 있었던 상태구요. 자기들이 뭘 잘못했다는 걸 알면 그땐 '사과'를 해야 하는건데... 그런거 없이 어영부영 넘어가려고 하면서 사람들을 더 열받게 만들었죠.
CJD의 밥줄 끊기의 주 동력은 사실 그들로부터 모욕을 당했던 '배운 뇨자들'입니다. 정부가 돈을 퍼부어가면서 신문에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광고를 때리기 시작했을때... 가장 먼저 의견광고를 실었던 것은 '소울드레서'였죠. 자신들의 커뮤니티에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여자'를 지칭하는 말로 쓰던 '배운 뇨자들'이 처음 등장했었을때... 언론사에 있는 사람들치고 당황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없었다죠.
학력차별하는 이야기 아니냐... 라고 봤는데 알고보니 '가치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양식있는 회원'을 지칭하는 말이었으니까.
암튼... 실컷 모욕주고 나서 사과도 어영부영하면서 넘어가는 꼬라지에 분노한 이 '배운 뇨자들'... 98년 안티조선운동이 벌어진 뒤로 최대의 성과를 내기 시작하죠.
상황이 이쯤되었으면... 잘못했다고 빌어야 하는게 정상이죠. 사람들을 그렇게 열받게 했으면 말입니다. 그런데 CJD의 대빵인 조선일보, 바로 삽질을 하더군요. 세상에... 82cook을 상대로 고소고발하겠다고 나서는거 보곤 저 할 말을 잃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털을 통해 뉴스를 보는 세상입니다. 이 상황에서 신문이 독자수를 유지하는 게 만만한게 아니죠. 최근 몇 년간 조선일보가 타겟으로 삼았던 사람들이 '아줌마'들이었다는 거,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잖아요. 육아와 관련된 정보, 교육과 관련된 정보, 와인과 관련된 정보들을 누구보다 많이 싣었던 이들이 누구냐구요.
그랬던 치들이... 자기 독자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인 셈이니 기가 막힐 밖에요.
자기들이 잘못을 해서 광고중단 사태를 맞아놓고선 검찰을 부르고, 두 달 넘도록 시위진압에 동원되어 거의 한계치에 도달한 전경들로 하여금 자기네들 사옥까지 지키게 만드는 몰염치.
기억력은 딱 붕어 아니면 닭이고... 하는 짓은 딱 타조입니다. 저런 것들이 '보수적 가치'를 운운하니 '보수주의'라는 말을 만들어낸 버크(Edmund Burke) 영감은 아마 지하에서 땅을 치고 있을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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