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13일 금요일

5, 6월 촛불항쟁의 가능성과 한계


5월 2일부터 여중고생들이 시작했던 집회가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을 겁니다. 그러다가 지금은 지상최강의 유비쿼터스 시위대로 변했죠. 물론 8일과 같은 삽질이 있긴 했었습니다만... 어떻게보면 1일 새벽처럼 청와대에서 1킬로미터 떨어진 효자동 입구까지 갈 수 있었던 것도 이 사람들이 이른바 '선수'들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죠. 반면에 여전히 한계들은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 한계는 허지웅님이 지적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서울대의 동맹휴업이 자기 학교 여학생의 머리를 밟는 전경의 동영상이 유포되고 나서야 51.61%의 차이로 가결되었다는 사실. 겨우 1.61%의 차이에 의탁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이 그것이라면...

두 번째는 레디앙의 목수정님의 이 글입니다. 80년대, 90년대 초반 학번들이 경험하지 못한 형태의 집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에너지에는 감탄할 수 밖에 없지만... 여전히 미국문화의 소비자로 존재한다는 68혁명세대의 지적이 그것이죠.

어떻게보자면 이번의 촛불항쟁 역시 한국사회의 지독하게 우경화된 상황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겁니다. 다음페이지로 넘어갔지만 6.10 100만이 모이자는 광고의 하단에 있는 내용이 대표적이죠. '특정 정치세력'등이 참여하는 것을 스스로 경계할 수 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고, 집회나 행진에 참여하는 이들이 하나같이 '나는 @@@는 아니지만'이라는 말을 붙이고 참석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죠.

그리고 이른바 '선수'들이 선두에 서지 않았다는 것이 이번의 항쟁의 또 하나의 특징인 '대규모 물량전'이 가능하게 만들기도 했다는 것도 빼놓을 수는 없을 겁니다. 목수정님의 부군은 MLB팬클럽의 등장을 껄끄럽게 여겼지만... 초창기에 광고물량전을 시작했던 곳들 중에 한 곳이 MLBPARK라는 미국 프로야구 동호회였거든요. 소울드레서로부터 출발해, 야구 동호회, 마이클럽의 선영이들에 이어 그냥 바이크 타는 것이 좋다는 친구들까지도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건... 운동권 색깔이 그만큼 탈색되어 있기 때문이겠죠. 뭐 머리에 꽃 꽂은 분들은 윤민석형의 92년 조직사건을 들어 '간첩'이라고 말합니다만... 그걸 가지고 '간첩'이라고 하면 같이 놀고 계시는 그 '뉴불티나' 그룹에도 그런 양반들 많거든요. 그러니 말빨이 안 서는 거죠.

어쩌면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이 아슬아슬한 상황에 계속 기름을 부어주시고 계시는 분들이 현 정부 관계자,. 혹은 '뉴불티나'나 '올드불티나' 그룹들이라는 겁니다. 초창기에 화물연대의 미국산 쇠고기 운송거부에 환호성이 울려퍼졌음에도... 이게 실제로 연대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선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운송노조의 파업에는 '국민지지 1호 파업'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죠. 그러니 연달아 등장할 타자들이 얼마만큼의 준비를 하느냐... 어떤 소통을 준비를 하느냐가 '패배'냐 '승리'냐를 가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연대의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보는 건... 저쪽에 소방수는 없고 하나같이 방화범만 마운드에 올라왔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확언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연대의 가능성은 단 1.61%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니 극악한 상태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고... 우린 이 연대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어느쪽도 이런 섬세한 작업을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참 공부하고 고민해야 할 거 많은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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