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11일 수요일

믿음의 세계

경고: 이글은 임산부와 노약자, 조갑제를 싫어하는 우파, 논술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등에겐 정신건강에 해로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 막 식사를 마쳤거나 식사 중인 분의 경우엔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언젠가 커피 한잔 하면서 꽤나 진지한 모임의 홈페이지에 올라간 꽤나 진지한 분의 글을 읽다가 커피를 모니터에 뿜었던 적이 있습니다.

뭔 글이었냐면... 누구도 더 이상은 '아시아의 4마리 용'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구요. 아마 홍콩과 싱가폴은 3만달러 수준에 올라갔다는 것을 두고 그런 이야기를 하셨던 거 같더군요.

하지만 외국의 경제관련 매체에서 홍콩, 싱가폴, 대만과 우리를 하나로 묶지 않는 것은 덩치의 차이가 꽤 크기 때문입니다. 홍콩의 2007년 GDP는 2030억 USD였고, 싱가폴은 1535억 USD, 대만은 3756억 USD였습니다.

이에 반해 우리의 작년 GDP는 9819억 달러였죠. 이 셋을 모두 합친 것 보다 많습니다. 뭐 구매력기준(PPP)로 계산하면 재작년에 trillion group에 가입한 상태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런 농담을 참 진지하게들 하시는 분들은 중국과 인도의 성장을 이야기할때는 국가전체의 GDP를 언급하고, 이들 나라와 비교할때는 1인당 GDP를 언급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기준이 오락가락 하다보니 '잃어버린 10년' 따위의 헛소리가 나오는거죠.

엊그제 100만 촛불대행진이라는 역사의 현장에 참석하러 갔더니(가는 길에서 벌어진 코미디는 이 글을 보시면 됩니다. --;;) 위의 그 진지한 분께서 참 애독하셨던 잡지의 사장이었던 분이 운영하는 '독립언론'의 팜플랫이 있더라구요. 이미 인터넷에선 그 분의 발언내용 중 "어린이 혼 추행"에 분노하고 계시는 분들이 계십니다만... 이 팜플랫은 안보셨던 거 같더라구요.

이 포인트에서, 발언내용 보도를 가지고도 뚜껑열리신 분들이라면 이 페이지를 닫아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정신건강에 심히 해로우니까요. 도대체 뭔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하다...는 분들만 쫓아오시기 바랍니다.

먼저 표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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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의 촛불을 끄자!" 코오~ 꽤 있어보입니다.

근데 말이졉... '거짓의 촛불을 끄자'라고 할 거면, 켜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이거, 시청 서울 광장에서 자기들끼리 놀면서 서로 나눠보고 계시던데... 자고로 잘 팔려면 그게 '내부용'인지 '외부용'인지가 명확해야 하는 법인데 말입니다.

뭐 그래도 하단의 두 줄은 꽤 있어보이는 문장되겠습니다.

"반박되지 않는 거짓말은 사실로 통용된다""국가가 거짓에 항복할 순 없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너희들의 거짓말을 까발겨주께~'라고 선전포고를 하신 셈이졉. 에러를 꼽자면 뒷 줄입니다. 아뉘... 이명박 '정부'가 삽질한 거 가지고 이 난리가 난건데... 왜 '국가'를 가져다 붙이냐구요.

갈길 바쁘니까 첫 페이지부터 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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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MBC의 왜곡과 날조에서 시작되었다!"는 흑판 백자. 이거 칼라 인쇄 시대에 뭔 미감인가 싶습니다만... 애국하신다는 분에게 '미적감각'이런거 주문하는 것도 실례겠죠?

앞서 말했듯... '믿음'의 시선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다보니 첫 장부터 삑사리가 심각하게 나기 시작합니다.

과학적 사실은 BSE가 prion이라는 물질과 상당한 관계가 있으며, 헌혈 등으로 감염될 수 있다는 정도까지 밖엔 풀어낸 게 없습니다. 이게 무서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뇌에 구멍이 송송 뚫린다'는 것 못지 않게... 아는게 없다보니 치료방법도 없고, 뭘 어떻게 해야 잡을 수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죠. 사실 CJD와 vCJD와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아는 게 없다'가 정답입니다.

그런데 참... 용감무쌍하게 본 팜플랫에선 '상관없는 병'과 '인간광우병'이라고 해놓았네요. 그리고 제 기억으론 방송에서 미국에서 죽은 그 여성을 진단한 의사가 vCJD 가능성이 높은 환자라고 진단을 내렸다는 것 때문에 의사까지 찾아갔었는데, 고 이야긴 쏙 빠졌네용?

그리고 '비틀거리며 일어서지도 못하는 소'가 도살장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닌가요? 병든 가축은 살처분하지, 도축해서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게... 고게 '있는 나라' 아닙니까?

서울역회군 결정 내린 회장님의 이야기는 걍 패스할랍니다. 갈 길 먼데 하나 하나 언제 따져요.

근데 밑은 좀 요상합니다. '동물성 사료가 금지'되었다뇨? 97년에 금지되었던 것은 동종식육(가축에게 같은 종으로 만든 사료를 먹이는 것)만 금지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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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가면 더 요상해집니다. '광우병에 걸린 소의 뇌, 척수 등을 먹으면 위험해지지만 살코기만 먹어선 걸리지 않는데도'라... 글쎄용? 영국에서 죽었던 그 많은 사람은 헤기스(Haggis)만 먹었었나부죠? 웅... 근데 헤기스도 내장으로 만드는 것이지 뇌랑 척수는 안 넣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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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 헤기스(Haggis)입니다. 소시지 비슷하게 생겨먹은 건데... 주 원료는 소 내장 되겠습니다.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쪽에서 많이 먹죠.


광우병 환자의 피가 문제가 되었던 곳은 '영국'이었고, 이 때문에 혈액과 관련해 엄청난 돈을 미국에 퍼줘야 했죠. 피 사오느라. 뭐... 이런거 최근에 광우병과 관련해 공부 많이 하신 분들은 그 밑의 찌질한 이야기들은 다 정리하실 수 있을겝니다.

다음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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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이랩니다. Reuter의 이 기사를 오역했다고 하면서 "특정부위(뇌, 척수 등)"을 사료로 쓰지 못한다고 해놓으셨는데... 기사의 원문엔 '뇌, 척수 등'이라는 표현두 없습니다. 그냥 high-risk materials, 혹은 certain materials라고 되어 있지. 그리고 문제의 SRM이 들어간 부분은 '수입대상' 맞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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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라네요. 정작 기관원들은 이런 말을 하고 있는데 '배후로 지목되어 온' 이라... 뭐 같잖아서 더 말 안하고 다음 페이지 넘어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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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아고라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이 마치 이 단체에서 '지령'을 날린 것처럼 되어 있는데... 아고리안들의 반응이 심히 궁금해지는 밥니다. ㅋㅋ

그리고 "정부와 미국에 대한 저주와 증오심"이라고 하는데... 글쎄용? 5월 31일, 광화문을 뚫고 효자동 입구까지 뛰어가던 사람들이 미국 대사관 앞에서 잠깐이라도 움찔했었는줄 아네요. 뭐 홍위병과 크메르루즈까지 나오는데야 뭐... --;;

마지막 페이지도 꽤 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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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들의 세계관을 좀 확인할 수 있는 것들 중에 하나인데... "6.25때 자국민 4만명을 희생시키고 우리도 용서 못했던 조승희를 용서한 나라, 그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뭐 일단 기본 사실관계부터가 다르죠. 다인종국가인 그 나라에서 사고친 넘의 원적지를 따져들어가면 '나라가 깨집니다'. 그리고 뭣보다... 그거랑 쇠고기 안전성이랑 뭔 상관이래요?

뭐, 워낙에 사람은 다양하기 마련이니까 '개인'이 이런 주장을 하는 거야 '쟤는 그런 애'로 치면 될 일입니다만, 사뭇 감동먹은 상태로 이걸 또 옮겨오는 거. 참 탐구해야 할 뇌세계 아닐까요? ^^;;

요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에선 쥐고기를 먹지 못해 굶어죽고, 석탄성분이 있는 니탄까지 대용식품으로 쓰고,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데도, 한국의 젊은이들은 꼭 30개월 이하짜리 싱싱한 쇠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연일 무법천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게 뭔 상관관계가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지만... 북한에 식량보내는 건 '상호주의'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큰소리 빵빵치고 있다가 미국이 50만톤 보낸다는 발표를 한 뒤에 어슬렁어슬렁 나와서 5만톤인가 보내겠다고 했다가 뺀찌 먹은 이야기는 왜 빠져 있는지 모르겠고... 배 타고, 비행기 타고 넘어오는 쇠고기가 '싱싱한 쇠고기' 맞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린'이라고 하면 또 몰라.

무엇보다... 이 팜플랫에 낑겨져 있던 아래의 유인물만큼 이 분들의 상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것은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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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면 알겠지만... 뭐 뇌구조가 그런 분들의 그냥저냥한 구호들이라고 생각하고 읽다가 도대체가 이해가 아니되었던 거시... 10번입니다. 군발스들은 지금도 국토방위와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해 뺑이치고 있지 않나요? 뭘 하라는 이야기일까요? ^^

자고로 머리에 꽃 꽂은 사람을 상대로 화를 내거나 뭐 그러면 안되는 법입니다. 참 저분들, 사는거 힘들겠다...라고 이해해주자고 올린 거니까... 너무 열은 내지 말아주세용. ^^


댓글 2개:

  1. 뉴라이트재단 이사장이자 한나라당의 씽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이사장 안병직교수에 대해 글을 정리하고 있는데, 머리에 꽃꽂은 이 분들 연구하다보면 결국 철학이 문제다라는 게 뼈저리게 느껴진다. 세상을 바라보는 자기 기준같은 게 없는 이분들로서는 결국 힘있는 세력이 주입시키는 사상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자기 머리로 생각하는 것같지만 실제로는 남이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지. 대표적인 좌파 경제학자였던 안병직교수가 일본 우익집단의 돈줄인 도요타재단의 후원을 받아 연구를 하더니 일제가 한국발전의 기반을 닦았고 박정희의 5.16 쿠데타가 혁명이라는 풀뜯어먹는 소리를 하는 것이나 2MB가 경제만 살리면 모든 게 다 면죄될 거란 환상 아래 실제로는 남의 나라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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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errytheWitch - 2008/06/12 13:31
    한국사회 자체가 철학에 대해 이해하는 수준이 얇잖아. 그게 또 '밥먹여주냐'는 이야기도 쉽게 들을 수 있는 곳이고. 그런 상황에서 꽤나 복잡한 정치적 스텐스인 '보수주의'를 끌어다쓰고 있으니... 뭐 컴터로 치면 data overflow 상태가 된거라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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