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16일 월요일

촌놈들의 제국주의 읽는 중...노트1

책 자체를 다 읽는데 걸린 시간은 2시간 정도 입니다만, 저 밑에 어딘가에 썼듯이 이 책은 메모와 별도의 제 의견을 좀 많이 달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음... 05년에 일년간 책 쓴답시고 도서관 오고가면서 읽고, 또 정리했던 부분들 중에서 명확하지 않았던 부분들이 조금 더 명확하게 제 머릿속으로 정리할 수 있었던 것도 있거니와... 여러가지 생각나는 것들이 있거든요.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80년대의 사구체논쟁

80년 5월 이후, 본격적으로 이데올로기가 필요하다는 자각하에 빨간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운동권에 살포(?라기 보다는 자진감염이라고 봐야 할듯)되기 시작했는데... 그 당시에 수입(!)되었던 대표적인 이데올로기가 김일성주의와 맑스-레닌주의였죠. 이 둘의 입장이 가장 크게 갈렸던 것은 한국사회가 어떤 단계의 자본주의 체제에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의 혁명이 필요하냐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뉴불티나의 좌장이라고 할 수 있는 안병직 교수는 김일성주의를 한국사회 혁명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이론적 배경을 제시했죠. 이른바 '식민지 반봉건사회'라는 것이었습니다. 정치적으론 미국에게 예속되어 있으며, 경제적으론 본격 자본주의 시스템에 들어가지도 못한 상태라는 것이었죠. 근데... 요거 자체가 심각한 에러였던게... 안교수의 '식민지 반봉건사회'라는 정의는 이 분이 1960년대 후반에 내렸던 결론이라는거죠. 가발 수출하던 1960년대와 배와 자동차를 팔기 시작한 1980년과는 사뭇 차이가 크지 않겠습니까? ^^

반면 맑스-레닌주의를 수입했던 쪽에선 그 즈음에 소련의 과학아카데미에서 한국의 사회구성체를 정의했던 걸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라는. 뭐 앞부분은 비슷하죠? 자본주의 발전단계에서 '국가독점자본주의'라고 파악했던 것은 자본주의 체제라고 하면서도 경제의 상당부분은 사실상 경제관료들이 결정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이죠.

이게 1980년대 중반이후부터 상당한 논쟁거리가 되었는데... 논쟁에선 후자가 거의 완승을 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죠. 1960년대에 나온 정의가 맞을리가 있겠어요? 더군다나 이 시기는 '빛나는 30년'이라고 부르는, 그 발전속도가 현기증이 나던 시기였는걸요. 그렇다고 후자가 지금의 한국상황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 책에서 우석훈 선생은 대한민국이 '제국주의'를 지향하는 단계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 전 상당히 동감하는 편입니다.

2. 독도를 둘러싼 민족주의

이거, 2005년에 일본의 일개 '현'(우리로 치면 '도 수준의 광역자치단체)가 독도가 자기네 나와바리라고 나서는 바람에 초반에 상당히 뜨거운 논란이 되었고... 또 많은 우국지사들이 이 문제를 두고 다양한 의사들을 밝혔었는데요... 이 분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읽다가 웃겨서 데굴데굴 굴렀던 적이 몇 번있습니다. 이 '몇 번'에 들어가는 것이 지금의 우리 해군의 수준으로는 일본 해자대의 독도점령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뉘... 우국지사들의 충정어린 발언을 두고 웃은 이유가 뭐냐구요? 요 사진을 함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부산에서 히로시마까지의 거리를 구글어스로 측정해본 겁니다. 대략 300km죠. 300km면 ATACMS(육군전술미사일시스템)의 사정거리안에 들어가는 거리입니다. 일본은 그럼 미사일 없냐...라는 말씀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일본은 평화헌법 때문에 방어용무기만 가질 수 있습니다. 함대함 미사일은 일본을 침략하는 적의 함정을 상대하기 때문에 '방어용 무기'로 분류되는 반면, '함대지 미사일'이나 '지대지 미사일'은 '공격용 무기'이기 때문에 보유할 수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흔히 잊어버리는 것은...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삭막한 '육군강국'중에 하나라는  사실(뭐 그래봐야 1등인 미국에겐 쨉두 안됨다만)입니다. 탄도미사일제한협정에 의해 500km이상 날릴 수 없지만 순항미사일의 경우엔 탄두중량만 문제가 될 뿐, 실제 사거리에 대해선 제한이 없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겠죠. ATACMS의 경우만 하더라도 한 발에 축구장 면적이 날아가는 삭막한 화력을 가지고 있는 넘인데, 다른 미사일들은 어떻겠어요? 이러면 '시커'를 고치면 함대함 미사일도 함대지로 바꿀 수 있다는 테클이 들어오겠습니다만... 얘네들이 그거 고치는 시간이면 이 나라는 '핵무장'이 가능한 시간이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그러니 일본이 독도를 무력점령하는 터무니없는 사태가 발생된다고 한다면... 우리가 일방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미국이 시퍼렇게 두 눈을 뜨고 있는 한... 이 두 나라가 이 사태까지 갈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러니 '물리력'과 관련해 째비가 안된다는 이야기는 좀 그만 나올때도 되었는데... 이게 일본에 점거되었던 경험이 우선하다보니 아직도 공포로 남아 있다는 것이 좀 씁쓸한 상태죠. 이런 물리력 대결보다는 '평화'에 대한 논의가 더 중요한 것도... 사실은 물리력 대결과 관련된 부분은 이미 상당한 목표수준에 올라가 있지만 평화와 관련해선 아직도 이야기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소기업이 다 날아간 것이나 다름없는 한국경제가 버팅기고 있는 건... 몇 가지 부분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이 부분들의 격차가 후발주자들과 얼마 차이 나지 않아, 한 번 뽀게지면 다시 공장 만드는 동안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라도 괴멸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는 거... 그걸 좀 더 기억했으면 합니다.

음... 근데 이 책에선 '10대 여자 중학생'을 독자로 상정해서 그런지 이런 부분들은 빼셨더라구요...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댓글 2개:

  1. 예전 국독자논쟁할 때 일부 PD에서는 이미 우리나라의 제국주의화 경향에 대해 얘기를 했었습니다. 음.... 그런 PD가 소수였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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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까꽁 - 2008/06/17 11:47
    촌 동네에선 그 이야기 꺼냈다간 사문난적이 되었거든요. ^^;; 그리고 솔직히 이 책에서도 이 부분은 학자들간에 논쟁의 여지는 좀 많다고 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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