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21일 토요일

6월 20일 광화문에서 겪은 일들

요즘 읽어봐야 할 책들의 리스트가 점 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테리는 이런 저를 두고 지식중독이 중증으로 접어들었다고 평가를 하면서도 비슷한 행동을 하다가 이번 주 월욜에 같이 방송을 탔었죠. ㅋㅋ 암튼... 책은 읽어야겠고, 촛불 쫓아다니는 것도 바쁘고 그래서 어제 책 들고 나가서 열심히 읽고 있었다는 좀 거시기한 이유로 진보신당의 칼라 TV방송을 탔습니다.

방송을 타니... 바로 전화들이 오더군요. 뭐 엔간하면 버팅길 생각이었는데... 가방에 랩탑을 비롯해 비싼 물건들이 많은 상황에서 밟힐 판이라 후퇴하고 말았습니다.

뭐 후퇴한 뒤에 시청앞 광장에서 친구들과 맥주 한 잔 하고 있는데... 깨는 상황이 전개되더군요.

제가 밀려 나오던 즈음에 교보문고 앞의 길가에서 청소년 다함께 친구들이 율동 공연을 하고 있었는데... 이 친구들 그때 이미 상당히 지친 상태들이었거든요. 지쳐서들 공연 접고 집에 가려고 하는 거 같았는데... 빨리 해산시켜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던 건지... 공연을 중단시키려고 하다가 마찰이 좀 생기기 시작했는데...

요게... 계속 분위기가 험악해졌었나보더군요. 오늘 새벽의 연행자들은 그 과정에서 오바하던 분들(제가 책 보던 중에도 술이 상당히 오른 몇몇 분들이 폴리스 라인에서 경찰과 충돌을 일으키고 있었거든요)이 대부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근데... 거의 하루가 지난 지금에 들어와서 생각을 해봐도 이해가 안되는건... 이른바 방송녀라고 알려진 여자 순경의 방송맨트와 좀 있으면 철수 했을 아이들을 굳이 그렇게 밀고 들어가야 했는가라는 겁니다. 뒤에서 사람들 말리고 있고, 다분히 국지적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을 두고 '방송'을 해야 하는가(뒤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게 만드는 효과 밖엔 없었습니다)와... 집에 들어가려는 아이들을 그렇게 해산시키겠다고 나서는 것이 '현명한 행동'인가라는 거죠.

사실 방송하는 순경의 존재는 이해 가능한 프로토콜이라고 봅니다만... 이 친구가 직접 멘트를 쓰고, 상황을 직접 판단해 방송을 한다는 건 상당한 버그라고 봅니다. 어떻게 보자면 이거 심리전이나 다름없는데... 갓 상경한 20대 중반의 처자가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좀 어려운 일이잖아요.

오바하는 사람들은 이쪽에서도 말린다는 것... 6월 1일과 8일 이후로 실제 충돌의 부분들을 서로 상당히 자제하는 상황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경찰들도 보다 현명해져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뭐 계속 개선이 되고는 있습니다만... 오늘 새벽의 상황은 아무리 생각해도 깨더라구요. --;

뭐 어떻게보자면 가장 충실한 독자층이라고 할 수 있는 82cook 아줌니들을 상대로 전쟁선포를 해버린 어느 찌라시의 정신상태를 보자면... 이해 못할 것도 아니긴 합니다만. --;;

댓글 2개:

  1. 어, '직선들의 대한민국' 읽다가 칼라tv 나오시던 분이 바로 Samuel님이었군요...^^ 목소리 좋으시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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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삭 - 2008/06/22 01:02
    사실 책 읽다가 이명선씨 왔었을때 처음 생각났던 건 "아... 싸인 받아야 하는데..." 였답니다. ㅋㅋ 뭐 책은 다 읽었고... 오늘 중으로 오마이에 서평이나 함 보내볼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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