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간만에 일찍 갔습니다. 5시 즈음에 광화문에 도착해 오겠다고 한 친구들 기다리면서 간만에 교보에 들어가 우석훈 선생님의 <촌놈들의 제국주의>를 한 2/3쯤 읽었습니다. 술술 나가기는 하는데, 이거 다 읽으려면 아무래도 포스트잇에 이것저것 생각나는 것들을 붙여가면서 읽어야하겠더라구요.
그래서 나중에 사야지~ 하면서 교보를 나와 시청앞 서울광장으로 갔던 것이 대충 6시 50분쯤이었습니다. 앉아서 김밥 한 줄이랑 물 한통 사서 저녁을 때우면서 집회를 보고 있는데, 오기로 했던 친구는 전날도 새벽까지 광화문에 있었던 여파...라기 보다는 그동안 집회 쫓아다니느라 피곤이 단단히 쌓여서 퍼졌더군요. 거의 한 시간 넘어서야 이 녀석은 도착했는데, 그 와중에 사람들이 급속도로 몰려들더군요.
참... 그거 보면서 질기다 싶었습니다.
거의 8시즈음 되어서야 도착한 이 친구가 저녁 못 먹었다고 하기에 설렁탕집(광우병 쇠고기 안 쓴다고 입구에다가 스티커로 붙여놓으셨더군요. ^^)에서 저는 냉면, 이 친구는 설렁탕 한 그릇 먹고 나와 청계광장 지나가는 길에 친구가 <시사IN>정기구독을 신청했습니다. 신문은 안보지만 주간지는 하나쯤 봐야겠다고 하던 차에 <시사IN>을 추천했었고... 지나가던 길이었기에 신청했더니 지난호와 이번호를 다 주시더군요. 음... 아마 나눠주시던 분도 자봉같았습니다.
행진할 체력은 안된다고, 광화문으로 어차피 돌아올테니 청계광장에서 잡지나 읽자고 보고 있는데... M본부의 아침 프로그램인 "생방송 오늘 아침"의 리포터가 약간 호들갑을 떨면서(주로 오후 5시 반 정도에 나오는 프로그램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설정이죠. ^^;;) 뭐 하고 있냐고 오더라구요.
행진 따라갈 체력은 안되고 그래서 잡지 읽고 있다고... 다음부턴 책 가지고 나와서 읽을거라고 그랬더니... 아... 이것저것 많이도 물어보더군요. 어차피 편집에서 다 자를거면서. ^^;;
근데... 인터뷰 끝나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이 말을 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아마티야 센이 <윤리학과 경제학>에서 사실 '경제학'이라는 학문은 '윤리학'에서 파생된 학문이고, '같이 잘 살자'는 주의와 '나 혼자 잘 살면 된다'는 주의가 긴장관계를 가지고 있었으나... 최근의 경제학 흐름은 후자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정운영 교수님이 생전에 쓰셨던 글들 중에서 '경제학자'는 현상 자체에 대해 해석하기도 바쁜데, '경제정책관료'는 얄팍한 입장을 가지고 모든 것을 재단한다고... 두 석학의 말씀을 합쳐보면 '외눈박이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상황'이라는 것. 그리고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을 지배한다'는 이야기만 사람들이 외우고 있지만... '윤리학'의 전통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에는 '기업가들이 하자고 하는 것은 아주 꼼꼼하게 검토한 다음에야 시행해야 할 것이며, 의심스럽게 이들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무조건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외치는 정부가 어떤 일을 할 것이라는 건 상상가능한 것 아니냐...
뭐... 이런 거 다 말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면 요즘 심각하게 경험하고 있는 '알콜성 치매'로 부터 자유롭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겠습니다만... ^^;;;
음... 근데 방송시간이 8시 30분이니 뭐... 거의 보시긴 어렵겠다 싶습니다. ㅋㅋ
그리고 뭐 인터뷰했다고 방송에 다 나가는건 아니잖아요. ㅋㅋ
댓글 없음:
댓글 쓰기